논어집주

論語集註 顔淵 第十二(논어집주 안연 제십이) 第七章

耽古樓主 2023. 3. 2. 04:27

▣ 第七章

子貢問政。
子貢이 政事를 물었다.

子曰:
「足食。足兵。民信之矣。」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양식을 풍족히 하고, 兵備를풍족히 하면 백성들이 믿을 터이다.”

言倉廩實而武備修,然後教化行,而民信於我,不離叛也。
倉廩가 꽉 차 있고, 武備가 다스려진 뒤에 교화가 행해져서 백성들이 나[위정자]를 믿어 離叛하지 않음을 말씀하였다.

 

子貢曰:
「必不得已而去,於斯三者何先?」

子貢이 말하였다.
“부득이해서 버려야만 한다면 이 세 가지 중에 무엇을 먼저 해야 합니까?”

曰:
「去兵。」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兵備를 버려야 한다.”

言食足而信孚,則無兵而守固矣。
양식이 풍족하고 믿음이 깊으면 兵備가 없어도 지킴이 견고함을 말씀하였다.

 

子貢曰:
「必不得已而去,於斯二者何先?」

子貢이 말하였다.
“부득이해서 버려야 한다면 이 두 가지 중에 무엇을 먼저 해야 합니까?”

曰:
「去食。
自古皆有死,民無信不立。」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양식을 버려야 하니, 예로부터 사람은 누구나 다 죽음이 있거니와, 사람은 신의가 없으면 나라를 지키지 못한다.”

民無食必死,然死者人之所必不免。

사람은 양식이 없으면 반드시 죽는다. 그러나 죽음은 사람이 필경 면할 수 없다.


無信則雖生而無以自立,不若死之為安。

사람이 신의가 없으면 비록 살더라도 스스로 지킬 수가 없으니, 죽음을 편안히 여김만 같지 못하다.


故寧死而不失信於民,使民亦寧死而不失信於我也。

그러므로 차라리 죽을지언정 백성들에게 신의를 잃지 않아서, 백성들로 하여금 또한 차라리 죽더라도 나에게 신의를 잃지 않게 하여야 한다.


程子曰:
「孔門弟子善問,直窮到底,如此章者。
非子貢不能問,非聖人不能答也。」

程子가 말씀하였다.

孔門弟子가 묻기를 잘하여 곧바로 밑바닥에까지 이르렀으니, 과 같다.

子貢이 아니면 질문하지 못했을 것이요, 聖人이 아니면 답하지 못했을 것이다.”

 

愚謂以人情而言,則兵食足而後吾之信可以孚於民。

내가 생각건대, 人情을 가지고 말한다면 과 양식이 풍족한 뒤에 나의 신의가 백성들에게 믿어질 수 있다.


以民德而言,則信本人之所固有,非兵食所得而先也。

백성의 을 가지고 말한다면 은 본래 인간의 固有한 것이니, 과 양식이 우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是以為政者,當身率其民而以死守之,不以危急而可棄也。
이 때문에 爲政者들은 마땅히 몸소 백성들에게 솔선수범하여 죽음으로써 信義를 지켜야 하고, 위급하다고 해서 신의를 버려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