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련초해(百聯抄解) 102

백련초해(百聯抄解) - 지은 이에 대해

김인후(金麟厚, 1510~1560)는 조선 중종 · 명종 때 문신으로서 본관은 울산이고 자는 후지(厚之)며, 호는 하서(河西) 또는 담재(湛齋)다. 전라남도 장성 출신으로 중앙 정계에 진출한 향촌 출신의 신진 사림에 속하는 인물이다. 어려서부터 조원기 · 김안국 등을 만나 사림의 기풍을 배웠으며, 사마시에 합격해 성균관에 들어가서는 퇴계 이황(李滉) 등 신진 사림들과 교제했다. 1540년 별시문과에 급제해 승문원 부정자에 등용됐고, 이듬해 호당에 들어가 사가독서한 뒤 홍문관 저작이 됐다. 1543 년에는 홍문관 박사 겸 세자시강원 설서가 되어 세자를 가르치는 소임을 맡았다. 그러나 중종이 죽고 인종이 죽은 뒤 을사사화가 일어나자 조정에서 물러나 고향으로 내려갔다. 그 뒤로는 관직에 나아가지 않고 인종에 ..

백련초해(百聯抄解) 해설

근대 이전 중세에는 한시(漢詩)가 개인의 출세를 위한 방편이고 실력을 가늠하는 척도였다. 과거 시험을 통과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목으로 한시가 들어 있었기에 옛날 어린이들은 일찍부터 한시를 익혀야 했다. 시를 배우지 않으면 제대로 사람 구실을 하지 못하고, 사회적 입지 또한 갖추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옛날 어린이들은 글자를 익히자마자 문장을 익힌 옛날 교학(敎學) 과정으로 볼 때, ≪천자문≫을 익힌 바로 뒤부터 ≪동몽선습≫, ≪백련초해≫ 등을 학습했던 것이다. ≪백련초해≫는 바로 조선 시대 하서 김인후(1510~1560)가 편찬한 몽학(蒙學) 교재이자 한시 학습 입문서다. 조선시대 몽학 교재에는 자학류(字學類)와 문학류(文學類)가 있는데 ≪백련초해≫는 문장 학습류에 속하는 책이다.1) 1) 조기영,..

백련초해(百聯抄解) 1 花笑檻前聲未聽 鳥啼林下淚難看

원문 花笑1)檻前聲未聽 鳥啼林下淚難看2) 꽃화 웃음소 난간함 앞전 소리성 아닐미 들을청 새조 울제 수풀림 아래하 눈물루 어려울난 볼간 1) 도쿄대본에는 ‘우음 소’라고 되어 있다. '우음', '우움'은 '웃음'의 옛말이다. 2) 이인로(李仁老, 1152~1220)의 ≪파한집(破閑集)≫, 권하에 들어 있다. 또 김시습(金時習, 1435~1493)의 ≪매월당집(梅月堂集)≫, 권21, 에도 들어 있다. 그리고 1666년에 최시옹(崔是翁, 1646~1730)이 쓴 에 의하면, ≪산서잡록(山西雜錄)≫의 저자 조경남(趙慶男, 1570~1641)이 겨우 말을 배울 때가 되어 “花笑檻前, 月到天心” 등의 시구를 외웠다고 했다. 해석 꽃이 난간 앞에서 웃는데 소리를 듣지 못하겠고 새가 수풀 아래서 우는데 눈물 보기가 어..

백련초해(百聯抄解) 2 花含春意無分別 物感人情有淺深

원문 花含春意1)無分別 物感人情有淺深2) 꽃화 머금을함 봄춘 뜻의 없을무 나눌분 다를별 물건물 느낄감 사람인 뜻정 있을유 옅을천 깊을심 1) 신춘자, ≪백련초해≫, (동국문화사, 1980), 18쪽에서 ‘춘의(春意)'에 대해 “봄철에 만물이 피어나는 화창한 기분” 이라고 해석했다. 2) 당나라 백거이(白居易, 772~846)의 시 작품이다. ≪백씨장경집(白氏長慶集)≫, 권19, . “每看闕下丹靑樹, 不忘天邊錦繡林, 西掖垣中今日眼, 南賓樓上去年心, 花含春意無分別, 物感人情有淺深, 最憶東坡紅爛熳, 野桃山杏水林檎” 해석 봄뜻을 머금고 있는 꽃들은 분별하는 마음이 없는데 경물을 느끼는 사람의 감정에는 얕고 깊음이 있도다. 옛 한글 고즌 봄ᄠᅳᆮ들 머구머 이쇼매 ᄠᅦ텨3) 달로미 업소ᄃᆡ 므른 사ᄅᆞᆷᄆᆡ ᄠᅳ들..

백련초해(百聯抄解) 3 花因雨過紅將老 柳被風欺綠漸低

원문 花因2)雨過紅將老3) 柳被風欺4)綠漸5)低6) 꽃화 인할인 비우 지날과 붉을홍 장차장 늙을로 버들류 입을피 바람풍 속일기 푸를록 점즉점 낮을저 2) 도쿄대본에는 '저즐 인'으로 되어 있다. '젖다'는 '액체에 배어들어 축축하게 되다, 어떤 마음의 상태에 깊이 잠기다, 몸에 배어 버릇이 되다, 되풀이되어 귀에 익다' 등의 뜻이다. 3) '노(老)'를 시들어간다는 뜻으로 풀이하기보다는 '萬松花老'에서처럼 더욱 짙어가는 것으로 풀이해야 한다. 4) 수송소장본(秀松所藏本)에는 '까부를 파(簸)'로 되어 있다. 키질하듯이 까부르는 바람을 맞는 버드나무를 말한다. 5) '점즉'은 '점점', '점차'의 옛말이다. 6) 도쿄대본과 박은용본에는 '저(低)'로 되어 있고, 필암서원본에는 '제(除)’로 되어 있다. 도..

백련초해(百聯抄解) 4 花衰必有重開日 人老曾無更少年

원문 花衰必有重開日 人老曾4)無更2)少年3) 꽃화 쇠잔할쇠 반득필 있을유 다시중 열개 날일 사람인 늙을로 일찍증 없을무 다시갱 적을소 해년 1) ‘반득'은 '반드시'의 옛말이다. 2) 도쿄대본에는 '가설갱'으로 되어 있다, '가설'은 '다시'의 옛말이다. '가야', '가새야', '가새여'라고도 했다. 3) 송나라 진저(陳著)의 시 에 들어 있다. ≪본당집(本堂集)≫, 권1. “花有重開日, 人無再少年, 相逢拚酩酊, 何必備芳鮮, 醉時愁亦樂, 老去日如年, 慣見紅相別, 欣逢綠又鮮” 4) 도쿄대본에는 '일즉증'으로 되어 있다. '일즉'은 '일찍이'의 옛말이다. 해석 꽃은 시들어도 반드시 거듭 필 날이 있지마는 사람은 늙으면 일찍이 다시 젊을 날이 없도다. 옛 한글 고ᄌᆞᆫ 쇠잔ᄒᆞ야도 반ᄃᆞ시 다시 픨 나리 있거..

백련초해(百聯抄解) 5 花色淺深先後發 柳行高下古今栽

원문 花色淺深先後發 柳行1)高下古今栽2) 꽃화 빛색 옅을천 깊을심 먼저선 뒤후 베풀발 버들류 항렬항 높을고 아래하 예고 이제금 심을재 1) ‘항렬'이란 줄이나 차례, 서열 등을 뜻하여, 여기서는 버드나무의 키나 높이를 말한다. 2) 김정국(金正國, 1485∼1541), ≪사재집(思齋集)≫, 권4, 안에 들어 있다. 해석 꽃빛이 옅고 짙음은 먼저 피고 뒤에 피어서이고 버들이 높고 낮음은 옛날에 심고 이제 심어서로다. 옛 한글 곳비치 여ᄐᆞ며 기푸믄 졔며 후에 퓌요미오3) 버들 항녀리 노프며 ᄂᆞᆺ가으ᄆᆞᆫ 녜며 이제 심그미로다. 4) 3) 필암서원본에는 '픠미오'로 되어 있다. 4) 필암서원본에는 '심것도다'로 되어 있다. 참고 最是梅花先後發 倚風乘日艷精明 가장 먼저 매화꽃이 앞다투어 피어나서 바람 맞고 ..

백련초해(百聯抄解) 6 花不語言能引蝶 雨無門戶解關人

원문 花不2)語言能引3)蝶 雨無門戶解關人 꽃화 아니불 말씀어 말씀언 능할능 끌인 나비접 비우 없을무 문문 집호 알해 닫을관 사람인 2) 도쿄대본에는 '안득불'로 되어 있다. '안득'은 '아니'의 옛말이다. '안득 비(非)'. 그리고 '안즉'은 '가장'의 옛말로서 '안직'이라고도 했다. '안즉 최(最)'. 3) 도쿄대본에는 '혈인'으로 되어 있다. '혈'은 '혀다'이며 '끌다', '이끌다', '거느리다'의 옛말이다. 해석 꽃은 말을 아니 하되 나비를 잘 끌어오고 비는 문이 없는데 사람 가둘 줄을 아는구나. 1) 1) 신춘자, ≪백련초해≫, 21쪽에서는 “비는 문이 없어도, 갇힌 사람들을 풀어주도다”라고 하여 다르게 풀이했다. 정후수, ≪백련초≫(문이재, 2002), 18폭에도 이와 같은 내용이 보인다. 옛..

백련초해(百聯抄解) 7 花間蝶舞紛紛雪 柳上鶯飛片片金

원문 花間蝶舞紛紛雪 柳上2)鶯飛片片3)金 꽃화 사이간 나비접 춤무 어지러울분 어지러울분 눈설 버들류 위상 꾀꼬리앵 날비 조각편 조각편 쇠금 2) 도쿄대본에는 ‘마ᄃᆡ상’으로 되어 있다. '마대'는 ‘맨 위’의 옛말이다. 3) 도쿄대본에는 '어ᄌᆞ막편', '여ᄌᆞ막편'으로 되어 있다. 이는 '이작'을 가리키며 '조각'의 옛말이다. 해석 꽃 사이에 나비 춤추니 어지러운 눈이고 버들 위에 꾀꼬리 나니 쪼가리 금이로다.1) 1) 꽃 사이에 나비가 춤추니 펄펄 날리는 흰 눈이고, 버드나무 위로 꾀꼬리 나니 번쩍거리는 황금이라는 뜻이다. 옛 한글 곳 ᄉᆞ이예 나비 춤츠니 어즈러운 눈이오 버들 우희 곳고리 ᄂᆞ니 편편ᄒᆞᆫ 금이로다. 참고 落絮紛紛雪輕薄 芳草萋萋雨新足 어지러이 떨어지는 버들개지는 눈처럼 나푼거리고 다..

백련초해(百聯抄解) 8 花裏着碁紅照局 竹間開酒碧迷樽

원문 花裏1)着碁紅照局 竹間開酒碧迷樽2) 꽃화 속리 둘착 바둑기 붉을홍 보일조 판국 대죽 사이간 열개 술주 푸를벽 아득할미 술통준 1) 도쿄대본에는 '솝리'로 되어 있다. '솝'은 '속', '알맹이'의 옛말이다. 2) '준(樽)'은 '술통'이나 '동이'를 가리킨다. 해석 꽃 속에서 바둑을 두니 붉은빛이 바둑판에 비치고 대숲에서 술자리 여니 푸른빛이 술동이에 어리도다. 옛 한글 곳 속개셔 바독 두니 블근비치 판애 비취오 대 ᄉᆞ이예셔 수를 여니 프른비치 준네 아ᄃᆞᆨ하도다. 참고 與酣花柳争春日 情着棋樽占暮齡 취흥이 무르익자 꽃과 버들이 봄날을 다투고 바둑과 동이에 정을 붙이며 노년을 보내도다. 권호문3) 3) 권호문(權好文, 1532~1587). ≪송암선생문집(松巖先生文集)≫, 권1, 見客有時開小酌 南山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