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와 漢文 244

武夷九曲歌(무이구곡가)

1.서론 북쪽 이민족 여진족의 金나라에 의해 宋나라가 망하고, 남은 세력이 지금의 항주로 근거지를 옮겨 남송을 세울 무렵에 태어난 朱熹(1130~1200)는 왜 나라가 이처럼 이민족의 침입에 시달리게 됐는가를 깊이 생각하다가 그것이 불교와 도교 때문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魏晋남북조와 隋·唐시대를 거치면서 유학은 침체되고 佛敎와 道家가 유학을 압도하게 되는데, 이들은 君臣 父子라는 사회적 관계를 부정하고 오로지 마음의 평안을 구하고자 하며, 도덕이라는 추상적인 개념만을 강조하다 보니 결국 인의까지도 망가지므로 해서 사회의 기강이 무너지고 천하가 어지러워진다는 생각이었다. 한때 불교와 노자의 학문을 열심히 공부했으나, 24살 이후 儒學만이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으며 유학에 복귀한 주희는 11세기 北宋의..

漢詩와 漢文 2024.01.25

100.絕命詩

1. 原文 鳥獸哀鳴海岳嚬, 槿花世界已沈淪. 秋燈掩卷懷千古, 難作人間識字人. 2. 譯註 絶命詩(절명시) :목숨을 끊으며 지은 시. 이 시는 지은이가 한일합방의 비보를 듣고, 5백년 동안 선비를 길러온 나라가 망하는 날에 죽는 선비 하나 없다면 그 꼴이 뭐겠느냐며, 음독하기 직전에 지은 것이라고 한다. 모두네 수로 되어 있는데 여기 보인 것은 그 셋째 수. 鳥獸哀鳴海岳嚬(조수애명해악빈) : 새와 짐승도 슬피 울고 바다와 산도 괴로워 찡그린다. 槿花世界已沈淪(근화세계이침륜) : 무궁화의 세계가 이미 가라앉았다. 秋燈掩卷懷千古(추등엄권회천고) : 가을 등잔 아래 책을 덮고 천고의 옛일을 생각한다. 掩卷은 공부를 그만둔다는 뜻. 難作人間識字人(난작인간식자인) : 세상에서 글자 아는 사람 노릇 하기가 어렵다. 3...

99.在海鎭營中

1. 原文 水國秋光暮, 驚寒雁陣高. 憂心轉輾夜, 殘月照弓刀. 2. 譯註 在海鎭營中(재해진영중) : 바다의 진영 중에 있으면서. 水國秋光暮(수국추광모) : 물나라에 가을빛이 저문다. 물나라는 바다로 둘러싸인 섬 같은 곳. 驚寒雁陣高(경한안진고) : 추위에 놀란 기러기떼 높다. 憂心轉輾夜(우심전전야) : 근심스러운 마음으로 뒤척이는 밤. 殘月照弓刀(잔월조궁도) : 지는 달이 활과 칼을 비춘다. 3. 作者 李舜臣(1545∼1598) :조선 선조 때의 장군. 임진왜란 때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러나 모함을 받아 사형 직전까지 이르기도 하고 백의로 종군하기도 했다. 저서로 『이충무공전서(李忠武公全書)』가 있다.

98.作詩見志

1. 原文 絃歌不是英雄事, 劍舞要須玉帳游. 他日洗兵歸去後, 江湖漁釣更何求. 2. 譯註 作詩見志(작시견지) : 시를 지어 뜻을 보임. 絃歌不是英雄事(현가불시영웅사) : 현악기를 타면서 노래 부르는 것은 영웅의 할 일이 아니다. 劍舞要須玉帳游(검무요수옥장유) : 칼춤은 장군의 장막에서 행하는 놀이에 꼭 필요한 것이다. 他日洗兵歸去後(타일세병귀거후) : 다른 날에 병기를 씻고 돌아가서. 江湖漁釣更何求(강호어조갱하구) : 강호에서 고기 낚는 일 이외에 다시 무엇을 구하겠는가? 3. 作者 金德齡(1567∼1596) :조선 선조 때의 의병장. 임진왜란 때 담양(潭陽)에서 의병을 일으켰다. 그러나 억울한 누명을 쓰고 고문을 받다 옥중에서 죽었다.

97.北征時作

1. 原文 白頭山石磨刀盡, 豆滿江水飲馬無. 男兒二十未平國, 後世誰稱大丈夫. 2. 譯註 北征時作(북정시작) : 북방으로 갈 때 지음. 白頭山石磨刀盡(백두산석마도진) : 백두산의 돌은 칼을 갈아 다 닳게 한다. 豆滿江水飮馬無(두만강수음마무) : 두만강의 물은 말을 먹여 다 없앤다. 男兒二十未平國(남아이십미평국) : 사나이 나이 스물에 나라를 평안하게 못한다면. 後世誰稱大丈夫(후세수칭대장부) : 후세에 누가 대장부라고 일컫겠는가? 3. 作者 南怡(1441∼1468) : 조선 세조 때의 장군. 17세에 무과에 급제하고 27세에 병조판서가 된 탁월한 무인이었으나 주위의 모함으로 젊은 나이에 처형되었다.

96.與隋將于仲文詩

1. 原文 神策究天文, 妙算窮地理. 戰勝功旣高, 知足願言止. 2. 譯註 與隋將于仲文詩(여수장우중문시) : 수나라 장수 우중문에게 주는 시. 수나라가 고구려를 침범해서 싸울 때 을지문덕이 적장 우중문을 희롱한 시. 그때 고구려 군사들은 수나라 수십만 군사를 살수(청천강)에 장사지냈다. 神策究天文 妙算窮地理(신책구천문 묘산궁지리) : 귀신 같은 계책은 하늘의 모든 현상을 꿰뚫고, 기묘한 헤아림은 땅의 모든 이치에 통달했다. 비아냥거리는 말. 戰勝功旣高(전승공기고) : 싸움에 이긴 공이 이미 높다. 수나라 군사는 을지문덕의 유인작전에 걸려 싸움마다 이겼다. 을지문덕이 거짓 패한 것. 知足願言止(지족원언지) : 바라건대 족함을 알고 그만 그치라. 言은 무의미한 조사. 3. 作者 乙支文德 : 고구려 영양왕 때의 ..

95.述志

1. 原文 臨溪茅屋獨閒居, 月白風淸興有餘. 外客不來山鳥語, 移床竹塢臥看書. 2. 譯註 述志(술지) :뜻을 말함. 臨溪茅屋獨閒居(임계모옥독한거) : 시냇물에 임한 곳에 띳집 짓고 혼자 한가히 산다. 月白風清興有餘(월백풍청흥유어) : 달 밝고 바람 맑아 흥도 넉넉하다. 外客不來山鳥語(외객불래산조어) : 밖에서는 찾아오는 이 없고 산새만 지저귄다. 移床竹塢臥看書(이상죽오와간서) : 평상을 대나무 언덕(대밭)에 옮겨 놓고 누워서 책을 본다. 3. 作者 吉再(1353~1419) : 고려 말기에서 조선 초기에 걸친 학자. 호는 야은(冶隱). 조선이 건국한 뒤 태상박사(太常博士)를 내렸으나 나가지 않았다. 저서로 『야은집(冶隱集)』이 있다.

94.詠黃白二菊

1. 原文 正色黃爲貴, 天姿白亦奇. 世人看自別, 均是傲霜枝. 2. 譯註 詠黃白二菊(영황백이국) : 황백의 두 국화를 읊음. 正色黃爲貴(정색황위귀) : 국화의 정통적인 빛깔로는 노란 것을 귀히 여긴다. 天姿白亦奇(천자백역기) : 하늘이 낸 천연스러운 모습의 백국화 또한 기이하다. 世人看自別(세인간자별) : 세상 사람들의 눈에는 절로 구별된다. 사람들은 두 국화를 보고 스스로 구별한다. 均是傲霜枝(균시오상지) : 서리에 오만한 가지임은 둘이 똑같다. 백국화라고 해서 황국화만 못한 게 아니라는 뜻. 3. 作者 高敬命(1533~1592) : 조선 선조 때의 의병장. 호는 제봉(霽峰). 의병을 이끌고 금산(錦山)에서 왜군과 싸우다가 전사했다. 저서로 『제봉집(霽峰集)』이 있다.

93.厭觸舍人廟

1. 原文 千里歸來問舍人, 靑山獨立幾經春. 若逢末世難行法, 我亦如君不惜身. 2. 譯註 厭觸舍人廟(염촉사인묘) : 염촉 사인의 사당. 厭觸은 이차돈, 舍人은 벼슬 이름. 千里歸來問舍人(천리귀래문사인) : 먼 길을 돌아와 사인을 뵙는다. 靑山獨立幾經春(청산독립기경춘) : 청산에 홀로 서서 몇 봄을 지냈는가? 이차돈의 사당이 세워지고 오랜 세월이 지났다는 뜻. 若逢末世難行法(약봉말세난행법) : 만약 말세를 만나서 불법을 행하기 어렵다면. 我亦如君不惜身(아역여군불석신) : 나 또한 임처럼 몸을 아끼지 않으리라. 3. 作者 大覺國師(1055~1101) : 고려의 고승. 이름은 의천(義天). 문종 임금의 넷째 아드님. 우리나라 불교사에 혁혁한 이름을 남기었다.

92.臨死賦絕命詩

1. 原文 擊鼓催人命, 西山日欲斜. 黃泉無客店, 今夜宿誰家. 2. 譯註 臨死賦絶命詩(임사부절명시) : 죽음에 이르러 절명의 시를 읊음. 擊鼓催人命(격고최인명) : 북을 쳐서 사람의 목숨을 재촉한다. 옛날 刑場의 모습. 西山日欲斜(서산일욕사) : 서산에 해가 지려고 한다. 죽음을 함축한 말. 黃泉無客店(황천무객점) : 황천길에는 객점이 없다. 객점은 나그네가 쉬는 집, 곧 주막. 今夜宿誰家(금야숙수가) : 오늘 밤은 뉘 집에서 잘까? 3. 作者 成三問(1418~1456) : 조선 세종 때의 학자. 호는 매죽헌(梅竹軒). 사육신(死六臣)의 한 사람. 한글창제에 혁혁한 공이 있다. 저서로 『성근보집(成謹甫集)』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