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386

《고문진보》 해제

조선 刊 《詳說古文眞寶大全》에 관하여 1. 들어가는 말 《古文眞寶》는 '古文의 진짜 보배'라는 뜻이다. 이 책은 古詩와 古文의 교과서로서 조선시대에 무수히 간행되었으며 가장 널리 읽혔던 중국의 詩文選集이다. *成宗朝(1470~1494)에 첫 活字本이 나온 이래로 韓末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刻本이 나왔다. 중국에서는 宋代에 歐陽修·蘇軾 등의 大家에 힘입어 古文運動이 성공을 거둔 뒤 元· 明代에 이 《고문진보》가 가장 성행하여 여러 가지 판본이 나왔다. 그러나 淸대에 이르러서는 桐城派의 古文이 주류를 이루고 姚鼐(1731~1815)의 《古文辭類纂》이 규범으로 너무나 큰 자리를 차지하게 되어 《고문진보》는 차츰 세상에서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康熙年間(1662~1722)에 나온 《古文觀止》도 選文의 기준이 ..

고문진보-작자약전(作者略傳)

작자약전(作者略傳) 字나 號가 아닌 성명을 標題로 삼고 가나다 순으로 배열하였다. 賈島(779~843) 자는 浪仙, 또는 閬仙. 范陽(:北京) 사람. 처음에 집을 나가 중이 되어 無本이라 號하였는데, 뒤에 환속하여 여러 번 과거를 보았으나 급제하지 못하였다. 長江主簿를 지낸 적이 있어 賈長江이라고도 부른다. 한번은 ‘鳥宿池邊樹, 僧敲月下門’이란 시구를 지으며 길을 가다가 ‘敲’자를 ‘推’자로 바꿀까 어쩔까 생각하다 京兆尹 韓愈의 행차에 부딪치게 되었다. 한유는 그 연유를 듣고 ‘敲’자를 권한 뒤, 그의 문재를 높이 사서 친구가 되었다. 글을 고친다는 뜻의 ‘推敲’란 말은 여기서 나왔다. 그의 시는 孟郊와 흔히 병칭되어 ‘郊寒島痩’라 일컬어졌으나[그의 시의 범위가 좁고 가난하고 메마른 정조가 담긴 것이 많..

後集130-克己銘(극기명)-呂大臨(여대림)

克己銘(극기명)-呂大臨(여대림) 凡厥有生, 均氣同體, 胡爲不仁. 모든 생명이 있는 것은 그 기운[氣]도 같고 본체[體]도 같은데 어째서 不仁하는가? ▶ 有生(유생) : 생명이 있는 모든 것. ▶ 均氣同體(균기동체) : 생명력인 氣를 같이하고, 本體도 같이한다. 곧, 만물은 천지를 부모로 하여 오직 하나의 근원에서 나왔으므로 一氣同體라는 것이다. ▶ 胡(호) : 何와 같은 뜻. 어찌. 我則有己. 나에게 나라는 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物我旣立, 私爲町畦, 勝心橫發, 擾擾不齊. 사물과 내가 성립함에 사사로이 경계를 지어,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마구 일어나, 어지러이 평정을 유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 町畦(정휴) : ‘町’은 田地의 구획. ‘畦’는 밭이랑의 구획. 곧 경계를 짓는다는 뜻. ▶ 勝心橫發(승심횡..

後集129-東銘(동명)-張載(장재)

東銘(동명)-張載(장재) 戱言出於思也, 戱動作於謀也. 戱言도 생각에서 나오고, 장난의 행동도 계획하에 이루어진다. ▶ 戱言(희언) : 실없이 하는 말, 농담. ▶ 戱動(희동) : 장난의 행동. ▶ 謀(모) : 계책 계모 계획. 發於聲, 見乎四肢, 謂非己心, 不明也, 欲人無己疑, 不能也; 말로 표현하고 四肢로 보이고서, 자기의 본심이 아니라고 말하여도 명확하지 않아서, 남이 자기를 의심하지 않기를 바라더라도 그렇게 되지 않는다. ▶ 四肢(사지) : 手足을 가리킴. 過言非心也, 過動非誠也. 잘못된 말은 본심이 아니고, 잘못된 행동은 진정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 過言·過動 : 그릇된 말. 도리에 맞지 않는 행동. ▶ 非心 : 본심이 아님. 心은 인간 본연의 마음. 失於聲, 繆迷其四體, 謂己當然, 自誣也, ..

後集128-西銘(서명)-張載(장재)

西銘(서명)-張載(장재) 乾稱父, 坤稱母, 予玆藐焉, 乃混然中處. 하늘[乾]을 아버지라 부르고 땅[坤]을 어머니라 부르는데, 나는 여기 미미한 존재로서 거기에 뒤섞여서 존재한다. ▶ 乾稱父·坤稱母 : 건을 아버지라 부르고 곤을 어머니라 부름. 《易經》 說卦傳에 ‘乾은 하늘이다. 그러므로 아버지라 부른다. 곤은 땅이다. 그러므로 어머니라 부른다[乾天也, 故稱乎父․坤地也,故稱乎母.]'라고 하였다. ▶ 藐焉(묘언) : 형체가 작은 모양. 미미한 모양. ▶ 混然中處(혼연중처) : 천지만물과 뒤섞이어 그 가운데에 존재하고 있다는 뜻. 故天地之塞, 吾其體, 天地之帥, 吾其性, 民吾同胞, 物吾與也. 그러므로 천지에 가득 찬 기운이 나의 몸 그 자체이고, 천지를 주재하는 이치가 나의 本性이매, 사람들과 나는 동포이고 ..

後集127-動箴(동잠)-程頤(정이)

動箴(동잠)-程頤(정이) 哲人知幾, 誠之於思; 志士勵行, 守之於爲. 哲人은 기미를 알아서 생각에 정성을 다하고, 志士는 행동에 힘써서 올바른 행위를 지킨다. ▶ 哲人(철인) : 명철한 사람. 일의 도리를 깨달은 사람 ▶ 幾(기) : 일의 기미. 일의 근본 원인. ▶ 誠(성) : 정성되이 하다. 생각을 성실히 함. ▶ 勵行(여행) : 행동에 힘쓰다. 올바른 행실에 힘씀. ▶ 守(수) : 올바른 행실을 지킴. ▶ 爲(위) : 실천. 실행. 順理則裕, 從欲惟危; 造次克念, 戰兢自持, 習與性成, 聖賢同歸.’ 이치를 따르면 여유가 있으나, 욕망을 따르면 위태로워지매, 다급한 순간이라도 잘 생각하여 두려워 조심하면서 자신을 지켜가면, 습관이 본성과 함께 이루어져 聖賢과 같은 곳에 歸着할 터이다. ▶ 裕(유) : 넉..

後集126-言箴(언잠)-程頤(정이)

言箴(언잠)-程頤(정이) 人心之動, 因言以宣. 人心의 움직임은 말을 통하여 밖으로 宣布된다. ▶ 宣(선) : 선포하다. 표현하다. 發禁躁妄, 內斯靜專. 말을 할 때 조급과 경망을 금하면 속마음은 고요하고 한결같게 된다. ▶ 發(발) : 말을 함. ▶ 躁妄(조망) : 조급하고 경망스러운 것. ▶ 內(내) : 속마음. ▶ 靜專(정전) : 고요하고 한결같은 것. 矧是樞機, 興戎出好, 吉凶榮辱, 惟其所召. 더구나 이것이 중요한 계기가 되어, 전쟁을 일으키거나 友好로 나아가기도 하니, 사람의 길흉과 영욕은 오직 말이 불러들이는 것이다. ▶ 矧(신) : 하물며. 더욱이. ▶ 樞機(추기) : 중요한 기틀, 중대한 동기. ▶ 興戎(흥융) : 전쟁을 일으키다. ▶ 出好(출호) : 友好로 나아가게 하다. 우호를 맺게 함...

後集125-聽箴(청잠)-程頤(정이)

聽箴(청잠)-程頤(정이) 人有秉彝, 本乎天性. 인간에게는 꼭 지켜야만 할 常道가 있는데, 그것은 天性에 근본을 둔다. ▶ 秉彝(병이) : 꼭 지켜야만 할 영원불변하는 도리. 知誘物化, 遂亡其正. 사람의 지각은 사물의 변화에 誘引되어 그 바름을 잃는다. ▶ 知(지) : 지각. 주로 본능적 욕망을 가리킴. ▶ 物(물화) : 만물의 변화. 卓彼先覺, 知止有定. 저 탁월하였던 선각자께서는 지각을 善의 경지에 머물게 하여 안정시켰다. ▶ 卓(탁) : 탁월한 것. 뛰어난 것. ▶ 先覺(선각) : 선각자, 聖賢들을 가리킴. ▶ 知止(지지) : 머물 줄을 안다. 《大學》의 '지극한 善에 머무는 데 있다[在止於至善]'라고 하였다. 閑邪存誠, 非禮勿聽. 사악을 막고 誠心을 존속시키면서 예가 아닌 것은 듣지 말아야 한다. ..

後集124-視箴(시잠)-程頤(정이)

視箴(시잠)-程頤(정이) 心兮本虛, 應物無迹. 마음이란 본시 비어 있으매, 외물에 반응하면서도 흔적은 없다. ▶ 虛(허) : 비다. 마음은 형체가 없고 공허한 것임을 뜻한다. ▶ 應物(응물) : 외부의 사물에 대하여 호응하다. 외부의 사물에 대하여 마음이 감동하여 움직임을 뜻한다. ▶ 迹(적) : 발자국, 자취, 흔적. 操之有要, 視爲之則. 그것을 잡아둠에 요령이 있고, 봄이 법칙이 된다. ▶ 操(조) : 바르게 잡아둠. ▶ 要(요) : 요령. 요점. 蔽交於前, 其中則遷. 눈앞이 여러 가지로 가려지면, 그 마음은 딴 곳으로 옮아간다. ▶ 蔽(폐) : 가리다. 制之於外, 以安其內. 외부를 제어함으로써 그 내부를 안정시켜야 한다. ▶ 制(제) : 제어하다. 克己復禮, 久而誠矣.’ 자신을 극복하고[克己] 예로..

後集123-太極圖說(태극도설)-周敦頤(주돈이)

太極圖說(태극도설)-周敦頤(주돈이) 無極而太極, 太極動而生陽, 動極而靜, 靜而生陰, 靜極復動. 無極이면서 太極인데 태극이 움직이어 陽을 낳고 움직임이 극에 달하면 고요하게 되고, 고요하게 되면 陰을 낳는데, 고요함이 극에 달하면 다시 움직이게 된다. ▶ 無極(무극) : 천지나 만물이 이룩되기 전에 있었던 혼돈 상태의 만물생성의 근원이 된 하나의 기운을 太極이라 부르는데(《周易》繫辭傳下), 그것은 또 아무것도 없는 상태이므로 주돈이는 '무극'이라고도 표현하여, 유명한 이 글의 첫 구절을 이룩한 것이다. 一動一靜, 互爲其根, 分陰分陽, 兩儀立焉. 한 번 움직이고 한 번 고요해짐이 서로 그 뿌리가 되면서 음으로 나누어지고 양으로 나누어져서 兩儀가 성립한다. ▶ 兩儀(양의) : 하늘과 땅을 가리킨다 ( 《주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