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와 漢文/韓國漢詩100선 100

100.絕命詩

1. 原文 鳥獸哀鳴海岳嚬, 槿花世界已沈淪.秋燈掩卷懷千古, 難作人間識字人.   2. 譯註 ▶  絶命詩(절명시) : 목숨을 끊으며 지은 시. 이 시는 지은이가 한일합방의 비보를 듣고, 5백년 동안 선비를 길러온 나라가 망하는 날에 죽는 선비 하나 없다면 그 꼴이 뭐겠느냐며, 음독하기 직전에 지은 것이라고 한다. 모두 네 수로 되어 있는데 여기 보인 것은 그 셋째 수. ▶  鳥獸哀鳴海岳嚬(조수애명해악빈) : 새와 짐승도 슬피 울고 바다와 산도 괴로워 찡그린다. ▶  槿花世界已沈淪(근화세계이침륜) : 무궁화의 세계가 이미 가라앉았다. ▶  秋燈掩卷懷千古(추등엄권회천고) : 가을 등잔 아래 책을 덮고 천고의 옛일을 생각한다. 掩卷은 공부를 그만둔다는 뜻. ▶  難作人間識字人(난작인간식자인) : 세상에서 글자 아는..

99.在海鎭營中

1. 原文 水國秋光暮, 驚寒雁陣高.憂心轉輾夜, 殘月照弓刀.   2. 譯註 ▶  在海鎭營中(재해진영중) : 바다의 진영 중에 있으면서. ▶  水國秋光暮(수국추광모) : 물나라에 가을빛이 저문다. 물나라는 바다로 둘러싸인 섬 같은 곳. ▶  驚寒雁陣高(경한안진고) : 추위에 놀란 기러기떼 높다. ▶  憂心轉輾夜(우심전전야) : 근심스러운 마음으로 뒤척이는 밤. ▶  殘月照弓刀(잔월조궁도) : 지는 달이 활과 칼을 비춘다.  3. 作者李舜臣(1545∼1598) :조선 선조 때의 장군. 임진왜란 때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러나 모함을 받아 사형 직전까지 이르기도 하고 백의로 종군하기도 했다. 저서로 『이충무공전서(李忠武公全書)』가 있다.

98.作詩見志

1. 原文 絃歌不是英雄事, 劍舞要須玉帳游.他日洗兵歸去後, 江湖漁釣更何求.   2. 譯註 ▶  作詩見志(작시견지) : 시를 지어 뜻을 보임. ▶  絃歌不是英雄事(현가불시영웅사) : 현악기를 타면서 노래 부르는 것은 영웅의 할 일이 아니다. ▶  劍舞要須玉帳游(검무요수옥장유) : 칼춤은 장군의 장막에서 행하는 놀이에 꼭 필요한 것이다. ▶  他日洗兵歸去後(타일세병귀거후) : 훗날 병기를 씻고 돌아가서. ▶  江湖漁釣更何求(강호어조갱하구) : 강호에서 고기 낚는 일 이외에 다시 무엇을 구하겠는가? 3. 作者金德齡(1567∼1596) :조선 선조 때의 의병장. 임진왜란 때 담양(潭陽)에서 의병을 일으켰다. 그러나 억울한 누명을 쓰고 고문을 받다 옥중에서 죽었다.

97.北征時作

1. 原文 白頭山石磨刀盡, 豆滿江水飮馬無.男兒二十未平國, 後世誰稱大丈夫.   2. 譯註 ▶  北征時作(북정시작) : 북방으로 원정을 갈 때 지음. ▶  白頭山石磨刀盡(백두산석마도진) : 백두산의 돌은 칼을 갈아 다 닳게 한다. ▶  豆滿江水飮馬無(두만강수음마무) : 두만강의 물은 말을 먹여 다 없앤다. ▶  男兒二十未平國(남아이십미평국) : 사나이 나이 스물에 나라를 평안하게 못한다면. ▶  後世誰稱大丈夫(후세수칭대장부) : 후세에 누가 대장부라고 일컫겠는가? 3. 作者南怡(1441∼1468) : 조선 세조 때의 장군. 17세에 무과에 급제하고 27세에 병조판서가 된 탁월한 무인이었으나 주위의 모함으로 젊은 나이에 처형되었다.

96.與隋將于仲文詩

1. 原文 神策究天文, 妙算窮地理.戰勝功旣高, 知足願言止.   2. 譯註 ▶  與隋將于仲文詩(여수장우중문시) : 수나라 장수 우중문에게 주는 시.수나라가 고구려를 침범해서 싸울 때 을지문덕이 적장 우중문을 희롱한 시. 그때 고구려 군사들은 수나라 수십만 군사를 살수(청천강)에 장사지냈다. ▶  神策究天文 妙算窮地理(신책구천문 묘산궁지리) : 귀신 같은 계책은 하늘의 모든 현상을 꿰뚫고, 기묘한 헤아림은 땅의 모든 이치에 통달했다. 비아냥거리는 말. ▶  戰勝功旣高(전승공기고) : 싸움에 이긴 공이 이미 높다.수나라 군사는 을지문덕의 유인작전에 걸려 싸움마다 이겼다. 을지문덕이 거짓 패한 것. ▶  知足願言止(지족원언지) : 바라건대 족함을 알고 그만 그치라. 言은 무의미한 조사. 3. 作者乙支文德 : 고..

95.述志

1. 原文 臨溪茅屋獨閒居, 月白風淸興有餘.外客不來山鳥語, 移床竹塢臥看書.   2. 譯註 ▶  述志(술지) :뜻을 말함. ▶  臨溪茅屋獨閒居(임계모옥독한거) : 시냇물에 임한 곳에 띳집 짓고 혼자 한가히 산다. ▶  月白風清興有餘(월백풍청흥유어) : 달 밝고 바람 맑아 흥도 넉넉하다. ▶  外客不來山鳥語(외객불래산조어) : 밖에서는 찾아오는 이 없고 산새만 지저귄다. ▶  移床竹塢臥看書(이상죽오와간서) : 평상을 대나무 언덕(대밭)에 옮겨 놓고 누워서 책을 본다.  3. 作者吉再(1353~1419) : 고려 말기에서 조선 초기에 걸친 학자. 호는 야은(冶隱). 조선이 건국한 뒤 태상박사(太常博士)를 내렸으나 나가지 않았다. 저서로 『야은집(冶隱集)』이 있다.

94.詠黃白二菊

1. 原文 正色黃爲貴, 天姿白亦奇.世人看自別, 均是傲霜枝.   2. 譯註 ▶  詠黃白二菊(영황백이국) : 황백의 두 국화를 읊음. ▶  正色黃爲貴(정색황위귀) : 국화의 정통적인 빛깔로는 노란 것을 귀히 여긴다. ▶  天姿白亦奇(천자백역기) : 하늘이 낸 천연스러운 모습의 백국화 또한 기이하다. ▶  世人看自別(세인간자별) : 세상 사람들의 눈에는 절로 구별된다. 사람들은 두 국화를 보고 스스로 구별한다. ▶  均是傲霜枝(균시오상지) : 서리에 오만한 가지임은 둘이 똑같다. 백국화라고 해서 황국화만 못한 게 아니라는 뜻. 3. 作者高敬命(1533~1592) : 조선 선조 때의 의병장. 호는 제봉(霽峰). 의병을 이끌고 금산(錦山)에서 왜군과 싸우다가 전사했다. 저서로 『제봉집(霽峰集)』이 있다.

93.厭觸舍人廟

1. 原文 千里歸來問舍人, 靑山獨立幾經春. 若逢末世難行法, 我亦如君不惜身. 2. 譯註 厭觸舍人廟(염촉사인묘) : 염촉 사인의 사당. 厭觸은 이차돈, 舍人은 벼슬 이름. 千里歸來問舍人(천리귀래문사인) : 먼 길을 돌아와 사인을 뵙는다. 靑山獨立幾經春(청산독립기경춘) : 청산에 홀로 서서 몇 봄을 지냈는가? 이차돈의 사당이 세워지고 오랜 세월이 지났다는 뜻. 若逢末世難行法(약봉말세난행법) : 만약 말세를 만나서 불법을 행하기 어렵다면. 我亦如君不惜身(아역여군불석신) : 나 또한 임처럼 몸을 아끼지 않으리라. 3. 作者 大覺國師(1055~1101) : 고려의 고승. 이름은 의천(義天). 문종 임금의 넷째 아드님. 우리나라 불교사에 혁혁한 이름을 남기었다.

92.臨死賦絕命詩

1. 原文 擊鼓催人命, 西山日欲斜. 黃泉無客店, 今夜宿誰家. 2. 譯註 臨死賦絶命詩(임사부절명시) : 죽음에 이르러 절명의 시를 읊음. 擊鼓催人命(격고최인명) : 북을 쳐서 사람의 목숨을 재촉한다. 옛날 刑場의 모습. 西山日欲斜(서산일욕사) : 서산에 해가 지려고 한다. 죽음을 함축한 말. 黃泉無客店(황천무객점) : 황천길에는 객점이 없다. 객점은 나그네가 쉬는 집, 곧 주막. 今夜宿誰家(금야숙수가) : 오늘 밤은 뉘 집에서 잘까? 3. 作者 成三問(1418~1456) : 조선 세종 때의 학자. 호는 매죽헌(梅竹軒). 사육신(死六臣)의 한 사람. 한글창제에 혁혁한 공이 있다. 저서로 『성근보집(成謹甫集)』이 있다.

91.是非吟

1. 原文 是非眞是是還非, 不必隨波强是非. 却忘是非高着眼, 方能是是又非非. 2. 譯註 是非吟(시비음) : 시비하는 것을 읊음. 是非眞是是還非(시비진시시환비) : 참으로 옳은 것도 시비하면, 그 옳은 것이 그른 것으로 변한다. 不必隨波強是非(불필수파강시비) : 물결 따라 억지로 시비하는 것은 반드시 할 일이 아니다. 却忘是非高着眼(각망시비고착안) : 오히려 시비를 잊고 높은 데에 착안하면. 方能是是又非非(방능시시우비비) : 바야흐로 옳은 것을 옳다 하고, 또 그른 것을 그르다고 할 수 있으리. 3. 作者 許厚(1588∼1661) : 조선 효종 때의 학자. 호는 관설(觀雪).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었으나 학문에 정진하여 통달했고, 글씨를 잘 썼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