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19수(古詩19首) 20

19.古詩十九首(고시19수) 之十九

明月何皎皎(명월하교교) 照我羅牀緯.(조아라상위) 밝은 달은 어찌 저리 교교한가? 내 침상 위 휘장을 비추네. 憂愁不能寐(우수불능매) 攬衣起徘徊.(남의기배회) 우수에 싸여 잠 못 이루다가, 옷을 걸치고 일어나 배회한다. 客行雖云樂(객행수운락) 不如早旋歸.(불여조선귀) 나그네 행로가 비록 즐겁다지만, 일찍 돌아감 만하겠는가? 出戶獨彷徨(출호독방황) 愁思當告誰.(수사당고수) 집을 나가 홀로 방황하는 신세, 집 생각을 누구에게 말할 수 있으리? 引領還入房(인령환입방) 淚下沾裳衣.(누하첨상의) 고개 늘어뜨리고 다시 방에 돌아오니, 눈물이 흘러 옷깃을 적시는구나. ▶ 明月何皎皎(명월하교교) : 고시 7수와 유사한 표현이다. 제7수 ‘明月皎夜光(명월교야광),促織鳴東壁(촉직명동벽)’ ▶ 旋歸(선귀) : 가다가 다시 되..

18.古詩十九首(고시19수) 之十八

客從遠方來(객종원방래) 遺我一端綺.(유아일단기) 먼 곳으로부터 객이 찾아와, 한 자락의 비단을 전해주었네. 相去萬餘里(상거만여리) 故人心尙爾.(고인심상이) 서로 떨어져 만 리 밖에 있으나, 임의 마음 아직도 그대로라네. 文彩雙鴛鴦(문채쌍원앙) 裁爲合歡被.(재위합환피) 한 쌍의 원앙이 수 놓인 비단을, 마름질해 임과 덮을 이불 만드네. 著以長相思(저이장상사) 緣以結不解.(연이결불해) 영원을 생각하는 솜을 속에 넣었고, 풀리지 않을 인연의 실로 매듭 지었네. 以膠投漆中(이교투칠중) 誰能別離此.(수능별리차) 아교풀을 옻칠 속에 넣은 듯이 되리니, 누가 능히 떼어 놓을 수 있으리? 尙-오히려 상, 爾-너 이, 栽-심을 재, 著-나타날 저, 緣-인연 연,膠-아교 교, 漆-옷 칠 ▶ 故人(고인) :고시(古時)에서 ..

17.古詩十九首(고시19수) 之十七

孟冬寒氣至(맹동한기지) 北風何慘慄.(북풍하참률) 초겨울의 냉기가 스며드니, 북풍은 어찌 이다지도 떨리는가? 愁多知夜長(수다자야장) 仰觀衆星列.(앙관중성열) 시름 많은 밤은 더욱 길어만 가니, 하늘의 뭇 별들이 무수히 내려다보네. 三五明月滿(삼오명월만) 四五蟾兎缺.(사오섬토결) 보름이면 보름달 더욱 둥글다가, 스무날도 안되어 기울어가네. 客從遠方來(객종원방래) 遺我一書札.(유아일서찰) 멀리서 객이 찾아와, 내게 한 장 서찰을 전하였네. 上言長相思(상언장상사) 下言久離別.(하언구별리) 말머리엔 그리움이 길다 말하고, 말미에 만날 날은 멀다고 전하네. 置書懷袖中(치서회수중) 三歲字不滅.(삼세자불멸) 이 글을 간직하여 품속에 넣고있어도, 삼 년 동안 글자가 지워지지 않았네. 一心抱區區(일심포구구) 懼君不識察.(..

16.古詩十九首(고시19수) 之十六

凜凜歲雲暮(늠름세운모) 螻蛄夕鳴悲.(누고석명비) 춥고 춥게 한 해가 저물어 가니, 도르래미가 저녁때 슬피 우네. 凉風率已려(양풍솔이려) 遊子寒無衣.(유자한무의) 찬 바람이 급하고 맹렬히 부니, 유자는 춥고 옷이 없네. 錦衾遺洛浦(금금유낙포) 同袍與我違.(동포여아위) 비단 이불을 낙포로 보내니, 같이 덮을 사람은 나와 떨어져 있네. 獨宿累長夜(독숙누장야) 夢想見容輝.(몽상견용휘) 홀로 잠자기엔 긴 밤이 많이 지났으니, 꿈에 임의 풍채를 생각해 보네. 良人惟古歡(양인유고환) 枉駕惠前綏.(왕가혜전수) 장부는 옛사랑을 생각하여서, 수레를 몰아 수레 끈을 나에게 주었네. 願得常巧笑(원득상교소) 攜手同車歸.(휴수동거귀) “원컨대 항상 예쁜 웃음을 얻어, 손을 끌어 같은 수레로 돌아가기를.” 旣來不須臾(기래불수유) ..

15.古詩十九首(고시19수) 之十五

生年不滿百(생년불만백) 常懷千歲憂.(상회천세우) 사는 나이가 백년을 못 채우는데, 항상 천년의 근심을 품고 있네. 晝短苦夜長(주단고야장) 何不秉燭遊.(하불병촉유) 낮은 짧고 괴로운 밤은 기니, 어찌 촛불을 밝히고 놀지 않으랴? 爲樂當及時(위락당급시) 何能待來玆.(하능대래자) 즐기는 것도 때가 있나니, 어찌 내년을 기다리겠는가? 愚者愛惜費(우자애석비) 但爲後古嗤.(단위후세치) 어리석은 자는 비용을 아끼나, 단지 후세의 웃음거리가 될 뿐. 仙人王子喬(선인왕자교) 難可與等期.(난가이등기) 왕자교는 선인이 되었지만, 그와 같아지기를 바라기는 어렵네. ▶ 生年(생년) : 사람이 사는 햇수 ▶ 千歲憂(천세우) : 천 년 후까지도 살려는 걱정. 영원히 해결할 수 없는 인생의 본질적인 걱정 ▶ 秉燭(병촉) : 촛불을 ..

14.古詩十九首(고시19수) 之十四

去者日以疏(거자일이소) 生者日已親.(생자일이친) 가버린 것은 날로 멀어지고, 태어나는 것은 날로 가까워지네. 出郭門直視(생자일이친) 但見丘與墳.(단견구여분) 성문을 나가서 곧바로 보니, 보이는 건 언덕과 무덤뿐이네. 古墓犁爲田(고묘리위전) 松柏摧爲薪(송백최위신). 옛 묘는 갈아서 밭이 되고, 소나무와 잣나무는 꺾여서 땔감이 되네. 白楊多悲風(백양다비풍) 蕭蕭愁殺人(소소수살인). 백양에 슬픈 바람이 가득하니, 소소히 불어 근심이 사람을 괴롭히네. 思還故里閭(사환고리려) 欲歸道無因(욕귀도무인). 생각은 옛 동네로 돌아가는데, 돌아가고 싶어도 길이 없구나. ▶ 生者日已親(생자일이친) : 으로 되어있는 본도 있으나 문선에 실려 있는 것에 따른다. ▶ 犁(리) : 쟁기질하다 ▶ 摧(최) : 꺾다, 부러뜨리다 註解..

13.古詩十九首(고시19수) 之十三

驅車上東門(구거상동문) 遙望郭北墓.(요망곽북묘) 수레를 몰아 동문으로 오르니, 멀리 곽북묘를 바라보네. 白楊何蕭蕭(백양하소소) 松柏夾廣路.(송백협광로) 백양나무는 어찌 이다지도 소소히 소리내는고? 송백은 넓은 길을 끼고 있네. 下有陳死人(하유진사인) 杳杳卽長暮.(묘묘즉장모) 아래에는 오랫동안 죽은 사람이 있으니, 깊은 어둠은 길고 긴 밤이로다. 潛寐黃泉下(잠매황천하) 千載永不寤.(천재영불오) 황천 아래에 깊이 잠들었으니, 천년이 가도 길이 깨어나지 않네. 浩浩陰陽移(호호음양이) 年命如朝露.(연명여조로) 호호히 음양이 옮기니, 수명은 아침 이슬과 같도다. 人生忽如寄(인생홀여기) 壽無金石固.(수무금석고) 인생이 문득 의탁함과 같으니, 목숨은 쇠와 돌의 굳음이 없네. 萬歲更相送(만세갱상송) 賢聖莫能度.(현성막..

12.古詩十九首(고시19수) 之十二

東城高且長(동성고차장) 逶迤自相屬.(위이자상속) 동쪽 성이 높고도 기니, 길고 굽어서 서로 이어져 있네. 廻風動地起(회풍동지기) 秋草萋已綠.(추초처이록) 회오리바람은 땅에서 일어나니, 가을 풀이 무성하고 푸르네. 四時更變化(사시갱변화) 歲暮一何速.(세모일하속) 사시가 다시 변하니, 연말이 어째 이다지도 빠른고? 晨風懷苦心(신풍회고심) 蟋蟀傷局促.(실솔상국촉) 아침 바람은 괴로운 마음을 품고, 쓰르라미는 보잘것없음을 슬퍼하네. 蕩滌放情志(탕척방정지) 何爲自結束.(하위자결속) 우수를 씻고 정과 뜻을 풀어서 놀지, 무엇 때문에 스스로 구속하는가? 燕趙多佳人(연조다가인) 美者顔如玉.(미자안여옥) 연나라와 조나라에 아름다운 사람이 많으니, 아름다운 사람은 얼굴이 옥과 같도다. 被服羅裳衣(피복나상의) 當戶理淸曲.(..

11.古詩十九首(고시십구수) 之十一

廻車駕言邁(회거가언매) 悠悠涉長道.(유유섭장도) 수레를 돌려 멍에를 씌워 달리라 하니 유유히 긴 길로 가네. 四顧何茫茫(사고하망망) 東風搖百草.(동풍요백초) 사방을 둘러보니 어찌 초목이 이다지도 무성한가? 동풍은 백가지 풀을 흔드네. 所遇無故物(소우무고물) 焉得不速老.(언득불속노) 만나는 바는 고물이 없으니 어찌 빨리 늙지 않겠는가? 盛衰各有時(성쇠각유시) 立身苦不早.(입신고부조) 성쇠는 모두 때가 있고 입신은 괴롭게도 일찍 안 오네. 人生非金石(인생비금석) 豈能長壽考.(기능장수고) 인생은 쇠와 돌이 아니니 어찌 장수를 생각할 수 있겠는가? 奄忽隨物化(엄홀수물화) 榮名以爲寶.(영명이위보) 문득 형체가 변함을 따르니 영예로운 이름을 보물로 삼네. ▶ 駕言邁(가언매) : 말을 몰아 떠나다. ‘言’은 어조사...

10.古詩十九首(고시19수) 之十

迢迢牽牛星(초초견우성) 皎皎河漢女.(교교하한녀) 멀고 먼 견우성이요, 밝고 밝은 직녀성이로다. 纖纖擢素手(섬섬탁소수) 札札弄機杼.(찰찰논기저) 가냘프게 흰 손을 들어, 찰칵찰칵 베틀 북을 다루네. 終日不成章(종일불성장) 泣涕零如雨.(읍체령여우) 종일 한 편의 옷감을 못 짜고, 눈물이 비오듯 흐르네. 河漢淸且淺(하한청차천) 相去復幾許.(상거부기허) 은하는 맑고 낮은데, 서로 떨어져서 다시 그 언제 허락되려나? 盈盈一水間(영영일수간) 脈脈不得語.(맥맥부득어) 넘칠 듯 넘칠 듯 물 하나 사이에 두고, 맥맥히 말을 못 건네네. ▶ 纖纖擢素手(섬섬탁소수) : 李德弘(이덕홍)의 《艮齋集(간재집》續集(속집) 4권에 “句 중간에 ‘擢(탁)’字를 놓은 것이 가장 절묘하다. 만약 ‘擢素纖手(탁소섬수)’라고 한다면 시의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