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6長短句-13於潛令刁同年野翁亭(어잠령조동년야옹정)

耽古樓主 2024. 2. 17. 03:43

古文眞寶(고문진보)

나와 같은 해 진사가 된 어잠령의 야옹정(於潛令刁同年野翁亭)-소식(蘇軾)

▶ 於潛令同年野翁亭 於潛은 浙江省 杭州府에 있던 현 이름은 현령는 그곳 현령이었던 刁璹. 同年은 나이가 같은 사람 또는 같은 해에 과거에 급제한 사람野翁은 현령이 세운 정자 이름실제로는 정자보다도 그것을 세운 현령의 사람됨을 칭송하고 있다.
分類東坡詩》 9에도 실려 있다.

 


山翁不出山, 溪翁長在溪.
山翁은 산을 나가지 않고, 溪翁은 늘 골짜기에 있으나,
山翁 : 산에 사는 영감. 따라서 溪翁은 산골짜기에 사는 영감.

不如野翁來往溪山間, 上友糜鹿下鳧鷖.
野翁은 골짜기와 산을 내왕하면서, 위로 고라니·사슴을 벗하고 아래로 오리·갈매기를 벗함만 못하네.
() : 고라니.
鹿 : 사슴.
() : 오리.
() : 갈매기.

問翁何所樂, 三年不去煩推擠?
야옹에게 묻기를 즐기는 바 무엇이기에, 3년 되어도 떠나지 않아 밀쳐내게 만드는가?
煩推擠 : 飜擧로 밀어 옮기다. 애써 딴 고을로 전임시켜야만 한다.

翁言此間亦有樂, 非絲非竹非蛾眉.
야옹 말하기를 이곳에도 즐거움이 있는데, 현악기도 아니요 관악기도 아니며 아름다운 여자도 아니라네.
: . 현악기, 같은 것.
: 관악기, 같은 것.
蛾眉 : 나방 눈썹, 나방의 촉수같이 가늘고 예쁜 눈썹, 미녀를 대표함.

山人醉後鐵冠落, 溪女笑時銀櫛低.
산사람이 취한 뒤엔 冠을 떨어뜨리고, 골짜기 여인이 웃을 때면 은빗이 흘러내리네.
鐵冠 : 法冠. 철로 를 만들었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며, 도사들이 흔히 썼다.
銀櫛 : 은으로 만든 머리빗. 於潛 지방 여자들은 흔히 은으로 만든 한 자 길이의 큰 빗을 머리에 꽂았다 한다 [本文 註].

我來觀政問風謠, 皆云吠犬足生氂.
내 여기 와서 政績을 살피고 민요를 물으니, 모두 말하기를 짖던 개의 발밑에 털 자랐단다.
() : 짖다.
足生氂(족생리) : 는 긴 잡털. 옛날 岑熙魏郡太守가 되어 정치를 잘하여 無事太平하였으매 개도 놀라 뛰어다닐 일이 없어 발아래 긴 잡털이 났었다 한다 [後漢書列傳].

但恐此翁一旦捨此去, 長使山人索莫溪女啼.
오직 걱정은 이 야옹이 언젠가 이곳 버리고 떠나면, 오래도록 산사람 쓸쓸하게 하고 골짜기 여인 울게 할 터이네.
索莫 : 외롭고 쓸쓸한 것. 적막한 것.

 

 

 해설


이 시는 野翁亭을 세운 현령 刁氏의 소탈한 성품과 깨끗한 다스림을 칭송한 것이다. 蘇軾은 39세 때 杭州道判으로 있다가 密州知事로 옮겨 앉으며, 於潛縣에 들러 이 시를 지었는데, 이와 함께 〈綠筠軒〉, 〈於潛女〉 시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