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6長短句-14太行路(태항로)

耽古樓主 2024. 2. 17. 03:44

古文眞寶(고문진보)

태항로(太行路)-백거이(白居易)

▶ 太行路 太行山의 길.
태항산은 河南省 濟源縣에서 시작하여 북쪽 山西省까지 뻗어동북쪽으로 晉城·平順·潞城·昔陽 등의 을 거쳐 다시 하남성으로 들어와 ·武安 등 현을 거쳐 河北省 井陘縣·獲鹿縣에까지 뻗친 산을 가리킴지금의 太岳山脈의 支阜이며그 일부가 태항산맥이다.
이 시는白氏長慶集》 新樂府 50수 중의 제10수임.

 


太行之路能摧車, 若此君心是坦途.
태항산의 길은 능히 수레를 부러뜨리나, 님의 마음에 비긴다면 평탄한 길이네.
摧車 : 수레를 부숴뜨리다.
坦途 : 평탄한 길.

巫峽之水能覆舟, 若比君心是安流.
巫峽의 물은 능히 배를 뒤엎으나, 님의 마음에 비긴다면 평온한 흐름이네.
巫峽 : 長江 상류인 四川省의 급류로 유명한 三峽 중의 하나. 삼협은 巫峽明月峽·廣澤峽.
覆舟 : 배를 뒤엎다.

君心好惡苦不常, 好生毛髮惡生瘡.
님의 마음은 好惡가 매우 일정치 않아서, 좋아할 적에는 머리털을 나게 하지만 싫어할 적에는 종기를 나게 한다네.
好惡 : 좋아함과 싫어함.
苦不常 : 매우 일정하지 않음. 는 강조를 나타냄.
好生毛髮 : 좋아하여 머리털을 나게 하다.
무슨 뜻인지 분명치 않으나 싫어하여 종기를 나게 함의 반대 뜻일 터이니 몸을 아름답게, 또는 튼튼하게 해준다는 뜻이리라.
漢 張衡西京賦〉〔《文選]에서 所好生毛羽, 所惡生瘡痏라고 하였는데 같은 뜻이다. 李善에서 毛羽飛揚의 뜻이라 했는데, 역시 적합한 해석은 못된다.
: 종기. 부스럼.

與君結髮未五載, 豈期牛女為參商?
님과 결혼한 지 5년도 되지 못했는데, 견우와 직녀처럼 參星과 商星이 될 줄 어이 알았으리?
結髮 : 남녀가 결혼할 때 댕기머리를 틀어 올려 쪽을 찌는 것. 뒤에 결혼을 의미하는 말로도 쓰이게 되었다.
牛女 : 牽牛織女. 칠석 때 만나는 두 별로 다정한 남녀를 뜻한다.
參商 : 參星商星. 서쪽에 삼성이 나타날 적에는 동쪽의 상성이 들어가고, 반대로 상성이 나타날 적에는 삼성이 들어가, 영영 서로 못 만나는 사이를 상징한다.

古稱色衰相棄背, 當時美人猶怨悔,
옛날에 말하기를 얼굴빛 쇠하면 버림받고 등지매, 당시의 미인들이 원망하고 후회하였거늘,
色衰 : 얼굴빛이 시들다. 미색이 쇠하다.
棄背 : 버리고 등지다.

何況如今鸞鏡中, 妾顏未改君心改?
하물며 지금 鸞鏡의 내 얼굴은 변하지도 않았는데, 임의 마음 변하는가?
鸞鏡 : 봉황의 일종인 새가 조각된 거울. 옛날 거울에는 뒷면에 흔히 이 조각되어 있다.

為君熏衣裳, 君聞蘭麝不馨香,
님을 위해 옷에 향기를 쐬어 주어도, 님은 蘭麝의 향을 맡고도 향기롭다고 여기지 않고,
: 향을 피워 향내를 쐬는것.
蘭麝 : 蘭香麝香.
馨香 : 향내가 나다. 향기롭다.

為君盛容飾, 君看珠翠無顏色.
님을 위해 치장을 성대히 해도, 임은 진주와 비취를 보고도 좋아하는 빛 없네.
容飾 : 화장하고 치장하는 것.
珠翠 : 진주와 비취. 또는 구슬과 비취새 깃장식.

行路難難重陳, 人生莫作婦人身, 百年苦樂由他人.
가는 길 험난함은 거듭 얘기하기도 어려우니, 사람으로 태어날 제 여자 몸이 되지 마라! 백년의 苦樂이 남에게 매이네.
重陳 : 거듭 진술하다. 거듭 말하다.

行路難難於山險於水, 不獨人間夫與妻. 近代君臣亦如此.
가는 길 험난함은 산보다 험난하고 물보다 험악하니, 세상의 부부만이 아니다. 근래의 임금과 신하 사이도 그러하다네.

君不見
左納言右納史? 朝承恩暮賜死.
그대는 보지 못하는가?
왼편의 納言과 오른편의 內史가, 아침에는 은총을 받다가 저녁에는 죽음이 내려지는 것을.
納言 : 옛날 벼슬 이름. 임금에게 신하의 의견을 전하는 한편 임금의 조명을 내리는 일을 관장했음[書經舜典].
納史 : 周禮內史·外史·左史·右史는 있으나 납사란 말은 아무 데에도 보이지 않는다. 내사의 잘못인 듯. 내사는 임금의 政令과 조칙 등을 쓰던 궁중서기관이었다.

行路難不在水不在山, 秖在人情反覆間.
가는 길의 험난함은 물 때문이 아니고 산 때문도 아니고, 오직 인정의 反覆(:變化無常)에 매여 있네.
: 다만, 오직. 와 같음.
反覆 : 젖혀졌다 뒤엎어졌다 하는 것.

 

 

 해설


부부 사이의 갈등과 어려움을 노래하면서결론을 임금과 신하의 관계로 유도하고 있다.
白居易(772~846)는 정치를 풍자하여 올바른 길을 깨우치려는 뜻에서 新樂府라는 여러 수의 사회시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