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항로(太行路)-백거이(白居易)
▶ 太行路 : 太行山의 길.
태항산은 河南省 濟源縣에서 시작하여 북쪽 山西省까지 뻗어, 동북쪽으로 晉城·平順·潞城·昔陽 등의 縣을 거쳐 다시 하남성으로 들어와 輝·武安 등 현을 거쳐 河北省 井陘縣·獲鹿縣에까지 뻗친 산을 가리킴. 지금의 太岳山脈의 支阜이며, 그 일부가 태항산맥이다.
이 시는《白氏長慶集》 권3 新樂府 50수 중의 제10수임.
太行之路能摧車, 若此君心是坦途.
태항산의 길은 능히 수레를 부러뜨리나, 님의 마음에 비긴다면 평탄한 길이네.
▶ 摧車 : 수레를 부숴뜨리다.
▶ 坦途 : 평탄한 길.
巫峽之水能覆舟, 若比君心是安流.
巫峽의 물은 능히 배를 뒤엎으나, 님의 마음에 비긴다면 평온한 흐름이네.
▶ 巫峽 : 長江 상류인 四川省의 급류로 유명한 三峽 중의 하나. 삼협은 巫峽과 明月峽·廣澤峽임.
▶ 覆舟 : 배를 뒤엎다.
君心好惡苦不常, 好生毛髮惡生瘡.
님의 마음은 好惡가 매우 일정치 않아서, 좋아할 적에는 머리털을 나게 하지만 싫어할 적에는 종기를 나게 한다네.
▶ 好惡 : 좋아함과 싫어함.
▶ 苦不常 : 매우 일정하지 않음. 苦는 강조를 나타냄.
▶ 好生毛髮 : 좋아하여 머리털을 나게 하다.
무슨 뜻인지 분명치 않으나 싫어하여 종기를 나게 함의 반대 뜻일 터이니 몸을 아름답게, 또는 튼튼하게 해준다는 뜻이리라.
漢 張衡은 〈西京賦〉〔《文選》]에서 ‘所好生毛羽, 所惡生瘡痏’라고 하였는데 같은 뜻이다. 李善의 註에서 ‘毛羽는 飛揚의 뜻’이라 했는데, 역시 적합한 해석은 못된다.
▶ 瘡: 종기. 부스럼.
與君結髮未五載, 豈期牛女為參商?
님과 결혼한 지 5년도 되지 못했는데, 견우와 직녀처럼 參星과 商星이 될 줄 어이 알았으리?
▶ 結髮 : 남녀가 결혼할 때 댕기머리를 틀어 올려 쪽을 찌는 것. 뒤에 결혼을 의미하는 말로도 쓰이게 되었다.
▶ 牛女 : 牽牛와 織女. 칠석 때 만나는 두 별로 다정한 남녀를 뜻한다.
▶ 參商 : 參星과 商星. 서쪽에 삼성이 나타날 적에는 동쪽의 상성이 들어가고, 반대로 상성이 나타날 적에는 삼성이 들어가, 영영 서로 못 만나는 사이를 상징한다.
古稱色衰相棄背, 當時美人猶怨悔,
옛날에 말하기를 얼굴빛 쇠하면 버림받고 등지매, 당시의 미인들이 원망하고 후회하였거늘,
▶ 色衰 : 얼굴빛이 시들다. 미색이 쇠하다.
▶ 棄背 : 버리고 등지다.
何況如今鸞鏡中, 妾顏未改君心改?
하물며 지금 鸞鏡의 내 얼굴은 변하지도 않았는데, 임의 마음 변하는가?
▶ 鸞鏡 : 봉황의 일종인 鸞새가 조각된 거울. 옛날 거울에는 뒷면에 흔히 鸞이 조각되어 있다.
為君熏衣裳, 君聞蘭麝不馨香,
님을 위해 옷에 향기를 쐬어 주어도, 님은 蘭麝의 향을 맡고도 향기롭다고 여기지 않고,
▶ 熏 : 향을 피워 향내를 쐬는것.
▶ 蘭麝 : 蘭香과 麝香.
▶ 馨香 : 향내가 나다. 향기롭다.
為君盛容飾, 君看珠翠無顏色.
님을 위해 치장을 성대히 해도, 임은 진주와 비취를 보고도 좋아하는 빛 없네.
▶ 容飾 : 화장하고 치장하는 것.
▶ 珠翠 : 진주와 비취. 또는 구슬과 비취새 깃장식.
行路難難重陳, 人生莫作婦人身, 百年苦樂由他人.
가는 길 험난함은 거듭 얘기하기도 어려우니, 사람으로 태어날 제 여자 몸이 되지 마라! 백년의 苦樂이 남에게 매이네.
▶ 重陳 : 거듭 진술하다. 거듭 말하다.
行路難難於山險於水, 不獨人間夫與妻. 近代君臣亦如此.
가는 길 험난함은 산보다 험난하고 물보다 험악하니, 세상의 부부만이 아니다. 근래의 임금과 신하 사이도 그러하다네.
君不見
左納言右納史? 朝承恩暮賜死.
그대는 보지 못하는가?
왼편의 納言과 오른편의 內史가, 아침에는 은총을 받다가 저녁에는 죽음이 내려지는 것을.
▶ 納言 : 옛날 벼슬 이름. 임금에게 신하의 의견을 전하는 한편 임금의 조명을 내리는 일을 관장했음[《書經》舜典].
▶ 納史 : 《周禮》에 內史·外史·左史·右史는 있으나 납사란 말은 아무 데에도 보이지 않는다. 내사의 잘못인 듯. 내사는 임금의 政令과 조칙 등을 쓰던 궁중서기관이었다.
行路難不在水不在山, 秖在人情反覆間.
가는 길의 험난함은 물 때문이 아니고 산 때문도 아니고, 오직 인정의 反覆(:變化無常)에 매여 있네.
▶ 秖 : 다만, 오직. 只와 같음.
▶ 反覆 : 젖혀졌다 뒤엎어졌다 하는 것.
해설
부부 사이의 갈등과 어려움을 노래하면서, 결론을 임금과 신하의 관계로 유도하고 있다.
白居易(772~846)는 정치를 풍자하여 올바른 길을 깨우치려는 뜻에서 新樂府라는 여러 수의 사회시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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