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조에게 드림(贈鄭兵曹)-한유(韓愈)
▶ 贈鄭兵曹 : 鄭兵曹에게 드림. 정병조는 鄭通誠.
張建封이 武寧의 節度였을 때 정통성은 副使였고 韓愈는 그 군의 從事가 되어 술로 사귀었다. 병조는 兵事를 관장하는 관리. 이 시는 《韓愈文集》 권3에 실려 있다.
樽酒相逢十載前, 君為壯夫我少年.
통술을 마시며 10년 전에 만났을 적에, 그대는 장년 나는 청년이었네.
樽酒相逢十載後, 我為壯夫君白首.
통술 마시며 10년 뒤에 만나니, 나는 장년 그대는 백발이 되었구려.
我才與世不相當, 戢鱗委翅無復望.
내 재능은 세상과 맞지 않아서, 비늘을 움츠리고 나래 늘어뜨려 다시는 희망이 없지만,
▶ 不相當 : 서로 잘 어울리지 않는다. 서로 맞지 않는다.
▶ 戢鱗(집린) : 용이 비늘을 움츠림. 전하여 뜻을 가지고 때를 기다림.
▶ 委翅(위시) : 새가 날갯죽지를 접음.
▶ 無復望 : 다시는 세상에 나가 벼슬하기를 바라지 못함.
當今賢俊皆周行, 君何為乎亦遑遑?
지금은 어질고 뛰어난 이 모두 조정의 벼슬에 있거늘, 그대는 어찌하여 역시 갈팡질팡하는가?
▶ 周行 : 《詩經》 周南 卷耳 시에 일렀다.
'아아 나는 사람이 그리워 저 周行에 놓는다.'
《毛傳》에 ‘行은 列이다. 군자 현인에게 벼슬을 주어 주나라 列位에 놓으려 생각함이다.'라고 하였고,
鄭玄의 《箋》에선 ‘周의 열위는 조정의 臣을 말한다.'라고 하였다.
본시 주항은 '한길' '大路'의 뜻이나 《모전》의 해석을 따라 여기서는 '조정의 벼슬자리에 놓음'이란 뜻으로 쓰였다.
▶ 湟煌 : 황급히 움직이는 모양. 갈팡질팡하는 모양.
盃行到君莫停手, 破除萬事無過酒.
잔이 돌아 그대에게 가거든 그대는 손을 멈추지 말라, 만사를 잊어버림에는 술보다 나은 것은 없나니.
▶ 盃行 : 술잔이 돎.
▶ 破除 : 깨뜨려 없애버림. 잊어버림.
▶ 無過酒 : 술보다 나은 것은 없다.
해설
앞에서는 빠른 세월의 추이에 따라 늙어가는 인생을 탄식하며 자기의 불우에서 시작하여, 兵曹의 별다른 수가 없는 벼슬을 한하며 술이나 마시고 모든 근심을 떨어버리자는 것이 이 시의 내용이다. 사람으로서 어쩔 수 없는 시간의 흐름과 세상에 영합하지 못하는 자기의 성격과 재능은 생각할수록 작자의 마음에 시름을 안겨준다. 정병조도 똑같은 시름을 지니고 있었을 터이다. 그러기에 술이나 마시자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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