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학루에 올라(登黃鶴樓)-최호(崔顥)
▶ 登黃鶴樓 : 황학루에 오르다. 거의 모든 《唐詩選》에 들어 있는 명시이다. 황학루는 武昌의 서남 모퉁이 黃鶴磯에 있다.
《武昌志》에 일렀다.
‘옛날 辛氏라는 술장수가 있었는데, 몸집이 큰 남루한 몰골의 한 선비가 와서 술을 주겠느냐고 물었다. 신씨는 거절하지 않고 큰 잔에 술을 따라 주었다. 이렇게 하기 반년이 지났으나 신씨는 조금도 싫어하지 않았다. 하루는 그 선비가 술빚을 갚겠다면서 바구니의 귤껍질을 벗겨 벽에다 학을 그리니 바로 鶴이 되었다. 자리에 앉은 사람이 손뼉을 치며 노래하면 학은 가락에 따라 춤을 추었다. 사람들이 이 학을 보려고 모여들었으므로 10년 만에 신씨는 巨富가 되었다. 그 뒤 선비가 다시 찾아오니 신씨는 무엇이든 바라는 대로 올리겠다고 하였다. 선비는 웃으며 피리를 꺼내 부니 바로 하늘에서 그렸던 학이 내려왔다. 선비는 그 학을 타고 하늘로 날아갔다. 이를 기념하려고 신씨는 樓를 세우고 황학루라 이름하였다 한다.’
昔人已乘黃鶴去, 此地空餘黃鶴樓.
옛사람이 黃鶴 타고 가버리니, 이땅에 공연히 황학루만 남았구나.
黃鶴一去不復返, 白雲千載空悠悠.
黃鶴은 한번 가고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 흰구름만 천 년 두고 헛되이 흘러갔다.
晴川歷歷漢陽樹, 春草萋萋鸚鵡洲.
맑은 냇물 저쪽엔 한양의 나무들이 역력하고, 봄풀은 앵무주에 무성히 자라 있다.
▶ 晴川 : 맑은 하늘 아래 냇물. 이 시구로 말미암아 武昌엔 지금도 晴川閣이 서 있다 한다.
▶ 歷歷 : 하나하나 뚜렷이 잘 보이는 것.
▶ 漢陽 : 湖北省 漢陽府. 武昌과 長江을 사이에 두고 서쪽 기슭에 있다.
▶ 萋萋(처처) : 무성한 모양.
▶ 鸚鵡洲(앵무주) : 무창의 남쪽 강 가운데 있다. 後漢의 黃祖가 〈鸚鵡賦〉의 작자인 문인 禰衡을 이곳에서 죽였으므로, 그를 기념하기 위하여 앵무주라 부르게 되었다 한다.
日暮鄉關何處是? 烟波江上使人愁.
해는 지는데 고향은 어디쯤인고? 강의 안개 물결이 사람을 시름에 잠기게 하네.
▶ 鄕關 : 고향.
해설
이백도 보고 감탄했다는 명시이다. 전반 4구는 황학루의 유래를 통해 덧없는 인생을 노래하고 있고, 후반 4구는 이곳에서 느낀 감흥으로 아름다운 봄 해 저무는 때 타향에서 느끼는 향수를 읊었다.
이백도 이에 필적할 시를 지으려고 앞에 나온 〈登金陵鳳凰臺〉를 지었다 한다. 따라서 이백의 봉황대 시는 이 시의 운을 쓰고 詩想·詩句까지도 이를 본뜨고 있다.
宋代의 嚴羽는 그의 《滄浪詩話》에서 '唐人의 七律詩는 崔顥(704?~754)의 황학루로써 첫째로 삼아야 한다.'라고 극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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