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生의 成敗와 국가를 다스리는 핵심적 요소는 남을 공경하고 조심하며 삼감에 있음을 밝힌 篇이다.
存亡과 禍福은 그 요점이 자신에게 달려 있음을 提出하고 그 사례들을 뽑아 열거하였다.
强弱‧盈虛‧成敗‧得失‧利害 등의 관계는 서로 轉化됨을 천명하였다.
예컨대 强함을 유지하려면 반드시 弱으로 지켜야 하고, 成功하려고 하면 失敗를 거부하지 않아야 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德行이 훌륭하여도 恭遜함으로 자신을 지키면 榮光되고, 소유한 토지가 넓더라도 儉素함으로 지키면 安定된다는 등의 사례를 거론하여 이를 밝히고 있다.
또 敬愼을 견지하면 天災와 地妖도 두렵지 않다고 하여, 存亡禍福은 모두 자신에게 달려 있음을 강조하였다.
지위가 높아도 몸을 낮추며, 가득 찼어도 비우며, 부유하여도 검소하며, 존귀하여도 낮게 처신하며, 지혜로워도 어리석게 지내며, 용감하여도 겁을 내며, 言辯이 있어도 語訥하며, 널리 알아도 淺近히 여기며, 밝아도 어둡게 처신해야 한다는 孔子의 사상에서 기인하였다.
1. 존망과 禍福은 자신에게 달려 있다.
存亡禍福,其要在身,聖人重誡,敬慎所忽。
存亡과 禍福은 그 요체가 자신에게 달려 있으매, 聖人이 거듭 경계하셨으니 공경과 삼감을 소홀히 하기 때문이다.
中庸曰:
「莫見乎隱,莫顯乎微;
故君子能慎其獨也。」
<中庸>에 일렀다.
“숨김보다 더 나타나는 것은 없으며, 隱微함보다 더 드러나는 것은 없다. 그러므로 군자는 혼자 있을 때도 삼간다.”
諺曰:
「誠無垢,思無辱。」
속담에 말하였다.
“성실하면 허물이 없고, 사려가 깊으면 치욕이 없다.”
夫不誠不思而以存身全國者亦難矣。
성실하지 않고 사려 깊지 않고서, 몸을 보존하고 나라를 온전히 함은 역시 어렵다.
《詩》曰:
「戰戰兢兢,如臨深淵,如履薄冰。」
此之謂也。
<詩經>에 이르기를,
“두려워하고 조심하기를 깊은 못에 임하듯 하고, 얇은 얼음을 밟듯이 하라.”라고 하였으니 이것을 이름이다.
▶ 敬慎 : 공경하고 삼가함
▶ 見 : “現”과 같다. 나타나다.
▶ 顯 : 나타나다. 드러나다.
▶ 中庸曰 : <禮記·中庸> 1장.
“莫見乎隱,莫顯乎微。故君子慎其獨也。喜怒哀樂之未發,謂之中;發而皆中節,謂之和;中也者,天下之大本也;和也者,天下之達道也.” : “숨기는 것보다 더 드러나는 것은 없으며, 미세한 일보다 더 드러나는 것은 없다. 그러므로 군자는 혼자 있을 때도 모든 일을 삼간다. 희노애락이 아직 행동에 나타나지 않은 것을 ‘中’이라 한다. 이러한 행동이 행동으로 나타나서 법칙에 모두 맞는 것을 ‘和’라고 한다. 中이라 것은 천하의 큰 근본이며, 和라는 것은 천하의 통달한 원리이다.”
▶ 誠無垢, 思無辱 : 남에게 성실하게 대하면 자신이 모욕을 당하지 않고, 사려 깊게 생각하면 치욕을 당하지 않는다.
▶ 如臨深淵, 如履薄氷 : <詩經·小雅·小旻>에 “戰戰兢兢, 如臨深淵, 如履薄冰. : 두려워하고 조심하기를 깊은 못에 임하는 듯하고 얇은 얼음을 밟는 듯이 조심하여라.”라고 하였다.
2. 周公이 아들 伯禽에게 훈계하다.<周公戒子>
昔成王封周公,周公辭不受,乃封周公子伯禽於魯,將辭去,周公戒之曰:
옛날 成王이 周公을 제후에 봉하여도 주공이 사양하고 받지 않으매, 주공의 아들 伯禽을 노나라에 봉하자, 백금이 하직하고 떠남에 주공이 훈계하였다.
「去矣!子其無以魯國驕士矣。
“가거라! 네가 노나라를 가졌다고 선비에게 교만해서는 안 된다.
我,文王之子也,武王之弟也,今王之叔父也;
又相天子,吾於天下亦不輕矣。
나는 文王의 아들이자 武王의 동생이며 지금 왕의 숙부이고
또 천자를 보좌하고 있으니, 내가 천하에 있어서 지위 또한 가볍지 않다.
然嘗一沐三握髮,一食而三吐哺,猶恐失天下之士。
그러나 일찍이 한 번 머리를 감음에 세 번 머리카락을 잡고 나와 선비를 만났고, 한 번 밥을 먹음에 세 번 입의 음식을 뱉고 선비를 만났으나, 그러고도 천하의 선비를 놓칠까 걱정하였다.
吾聞之曰:
德行廣大而守以恭者榮,土地博裕而守以儉者安,祿位尊盛而守以卑者貴,人眾兵強而守以畏者勝,聰明睿智而守以愚者益,博聞多記而守以淺者廣;
내가 듣기에,
‘덕행이 넓고 크고 나서 공손함으로 자신을 지키는 자는 영광스럽고,
토지가 넓고 넉넉하고 나서 검소함으로 자신을 지키는 자는 편안하고,
녹봉이 많고 지위가 높고 나서 겸손함으로 자신을 지키는 자는 존귀하고,
인구가 많고 군대가 강성하고 나서 두려움으로 자신을 지키는 자는 승리하고,
총명과 叡智를 가지고 어리석음으로 자신을 지키는 자는 유익하고,
널리 듣고 많이 기억하고 나서 얕은 지식으로 자신을 지키는 자는 활달하다.’라고 한다.
此六守者,皆謙德也。
이 여섯 가지를 지킴은 모두 겸손의 미덕이다.
夫貴為天子,富有四海,不謙者先天下亡其身,桀紂是也,可不慎乎!
존귀하기로는 천자이고 부유하기로는 四海를 소유하고도, 겸손하지 못한 자로서 천하의 사람보다 앞서서 자기 몸을 망친 자는 桀·紂가 그들이니, 삼가지 않고 되겠느냐!
故《易》曰,有一道,大足以守天下,中足以守國家,小足以守其身,謙之謂也。
그래서 <周易>에서 이르기를 ‘한 가지 도리가 있으면 크게는 천하를 지키기에 족하고, 중간으로 국가를 지키기에 족하고, 작게는 자신을 지키기에 족하다.’라고 하니, 겸손을 이름이다.
『夫天道毀滿而益謙,地道變滿而流謙,鬼神害滿而福謙,人道惡滿而好謙。』
‘하늘의 도리는 충만을 덜어 겸손에 더해주고, 땅의 도리는 충만함을 변경하여 겸손함에 흐르게 하고, 귀신은 충만을 해쳐서 겸손에 복을 주고, 사람의 도리는 충만을 싫어하고 겸손을 좋아한다.’
是以衣成則缺衽,宮成則缺隅,屋成則加錯;
示不成者,天道然也。
이 때문에 옷을 지음에 옷깃 한쪽을 빠뜨리고, 궁궐을 지음에 한쪽 모퉁이를 빠뜨리고, 방을 만듦에 손볼 것을 남겨둠은,
완성이 되지 않았음을 보임이니, 하늘의 도리가 그러하다.
《易》曰:
『謙亨,君子有終吉。』
<周易>에 이르기를,
‘謙은 형통하니 군자에게 좋은 결말이 있으리라. 吉하다.’라고 하였고,
《詩》曰:
『湯降不遲,聖敬日躋。』
<詩經>에서 이르기를,
‘湯王이 겸손히 몸을 낮춤을 게을리하지 않아 성스럽고 공경하는 덕이 날마다 높아졌다.’라고 하였다.
其戒之哉!子其無以魯國驕士矣。」
경계하거라! 너는 노나라의 군주로서 선비에게 교만하지 말아야 한다.”
▶ 伯禽 : 周公 姬旦의 맏아들이며 伯禽은 字이다. 노나라는 무왕이 商나라를 멸망시키고 천하를 통일한 뒤 周公을 曲阜에 分封하면서 시작되었다. 주공은 봉지에 부임하지 않고 국도에서 무왕과 무왕의 아들 성왕을 보좌하면서 장남인 伯禽을 봉지로 보내 통치하게 하였다.
▶ 沐 : 고대에 머리를 감음을 沐이라 하고 몸을 씻음을 浴이라 하였다.
▶ 哺 : 입에 씹고 있는 음식물.
※ 吐哺握發 : 주공은 한번 머리를 감음에 어진 인재가 찾아오면 물기를 닦을 겨를도 없이 달려 나와 맞이하기를 세 번씩 했고, 한번 식사함에 현인이 찾아오면 씹고 있던 음식을 뱉어내고 곧바로 뛰어나가 맞이하기를 세 번 하였다.
주공이 어진 사람을 맞이함에 정성을 다했음을 말한다.
▶ 此六守者 : 恭, 儉, 卑, 畏, 愚, 淺
▶ 有一道 ~ 小足以守其身 : 지금의 <周易>에는 이 구절이 없다.
▶ 夫天道毀滿而益謙 ~ : <謙卦> ‘彖傳’에서 인용한 글이다.
“謙,亨,天道下濟而光明,地道卑而上行。天道虧盈而益謙,地道變盈而流謙,鬼神害盈而福謙,人道惡盈而好謙。謙尊而光,卑而不可踰,君子之終也。: 겸은 형통하다. 하늘의 도는 아래로 구제하여 광명하고, 땅의 도는 낮추어 위로 행한다. 하늘의 도는 가득 찬 것을 이지러지게 하여 겸손한 것에 보태 주며, 땅의 도는 가득한 것을 변화시켜 겸손함으로 흐르게 한다. 귀신은 가득 찬 것을 해치고 겸손함에 복을 주며, 사람의 도는 가득 찬 것을 싫어하고 겸손함을 좋아한다. 겸은 존귀하여 빛나고 낮지만 넘을 수 없으니 군자의 끝마침이다.”
▶ 加錯 : 조잡함을 손보다. 錯은 가지런하지 않다. 《韓詩外傳》 3에는 ‘加拙’로 되어 있다.
▶ 謙亨,君子有終吉 : 주역 <謙卦:䷎>이다.
“謙:亨,君子有終. : 겸은 형통하니 군자는 끝마침이 있다.” 즉, 군자가 만약 겸손하다면 이내 좋은 결말이 있으리라는 말이다.
▶ 《詩》曰 : <詩經 商頌 長發> 중에 “湯降不遲、聖敬日躋. : 탕왕께서 때마침 태어나시고, 성스럽고 공경스런 덕 날로 더하였네.”라고 하였다. 長發은 대체의 제사에 쓰인 송가로 탕왕을 찬양하는 시이다.
▶ 日躋 : 날로 진보하다. ‘躋’는 오르다.
3. 해가 중천이면 기울고, 달이 차면 이지러진다.<日中則昃,月盈則食>
孔子讀易至於損益,則喟然而歎,子夏避席而問曰:
「夫子何為歎?」
공자가 <周易>을 읽다가 損卦와 益卦에 이르러 한숨을 쉬며 탄식하자, 子夏가 避席하고 여쭈었다.
“선생님께서는 무엇 때문에 탄식하십니까?”
孔子曰:
「夫自損者益。自益者缺,吾是以歎也。」
공자가 말하였다.
“스스로 덜려고 하면 더해지고, 스스로 더하려고 하면 부족해지니 나는 이 때문에 탄식하였다.”
子夏曰:
「然則學者不可以益乎?」
자하가 말하였다.
“그렇다면 배우는 사람이 보태려고 해서는 안 됩니까?”
孔子曰:
공자가 말하였다.
「否,天之道成者,未嘗得久也。
“아니다. 하늘의 도가 완성되면 오래간 적이 없었다.
夫學者以虛受之,故曰得.
배우는 사람은 빈 마음으로 받아들이므로, 날마다 얻는다.
苟不知持滿,則天下之善言不得入其耳矣。
만일 충만함을 지키는 도리를 알지 못하면, 천하의 좋은 말이 그의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昔堯履天子之位,猶允恭以持之,虛靜以待下,故百載以逾盛,迄今而益章。
옛날 요임금은 천자의 지위에 오르고도 공손한 마음으로 지켜내었고, 겸허하고 평정한 마음으로 아랫사람을 대하였으매, 100년이 되어도 더욱 창성하고, 지금에 이르도록 더욱 드러났다.
昆吾自臧而滿意,窮高而不衰,故當時而虧敗,迄今而逾惡,是非損益之徵與?
昆吾는 자신이 잘났다고 자만하고, 높음을 다하고도 자제하지 않았으매 당시에 이지러져 패망하고, 지금에 이르도록 더욱 오명이 있으니, 이것이 損益의 징험이 아니냐?
吾故曰謙也者,致恭以存其位者也。
그래서 나는 ‘겸허함은 공손함을 지극히 하여 자신의 지위를 보존하는 방편’이라고 말한다.
夫豐明而動故能大,苟大則虧矣,吾戒之.
豐은 밝고도 움직이므로 풍대하니, 크면 줄어들게 마련이므로 내가 이 점을 경계한다.
故曰 日中則昃,月盈則食,天地盈虛,與時消息;
그러므로 태양이 정오가 되면 기울고 달이 차면 이지러지니, 天地가 차고 기울어 시간과 함께 소멸되고 자라난다.
是以聖人不敢當盛。升輿而遇三人則下,二人則軾,調其盈虛,故能長久也。」
이 때문에 聖人은 감히 융성한 자리에 자신을 두지 않나니, 수레를 탐에 세 사람을 만나면 수레에서 내리고, 두 사람을 만나면 軾에 몸을 기대어 차고 비움을 조절하였다. 그 때문에 오래간다.”
子夏曰:
「善,請終身誦之。」
자하가 말하였다.
“좋은 말씀입니다. 종신토록 이 말씀을 외우겠습니다.”
▶ 損益 : <周易> 64괘 중 <損卦>와 益卦.
※ 損卦 : ䷨ <周易> 64괘 중 41괘. 艮卦와 兌卦가 겹쳐서 이뤄진 괘.
“아랫것을 덜어서 위에 더하는 상형으로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받들어 봉사하면 뒤에 몇 배의 덕을 본다.”고 하였다.(損,損下益上,其道上行.
※ 益卦 : ䷩ <周易> 64괘 중 42괘. 巽卦와 震卦가 겹쳐서 이뤄진 괘.
<益>은 위를 덜어 아래에 더해주니 백성이 기뻐함에 끝이 없고, 위로부터 아래로 내려오니 그 도가 크게 빛난다.”고 하였다. (益,損上益下,民說无疆. 自上下下,其道大光.
▶ 喟然 : 한숨을 쉬며 서글프게 탄식하는 모양
▶ 子夏 : 전국시대 衛나라 사람으로, 성명은 卜商이다. 孔子의 제자로, 공자보다 44살 연하였다. 孔門十哲의 한 사람이다.
▶ 避席 : 자리에서 물러나 일어나다. (윗사람에게 경의를 표시하는 것이다)
▶ 自損者益, 自益者缺 : 스스로 덜려고 하는 사람은 더해지고, 스스로 더하려고 하는 사람은 결핍된다.
▶ 故曰得 : 《說苑纂注》에 澀井孝德의 설을 인용하여 “세 글자는 衍文이다.” 하였고, 《說苑校證》에는 “《太平御覽》에 이 세 글자가 없으나 ‘曰’자는 ‘日’자가 되어야 할 듯하다.” 하였으므로 ‘日’자를 따라 번역하였다.
▶ 苟 : 만약.
▶ 履 : 이행하다.
▶ 允恭 : 진실로 공손함. 允은 진실. 믿음.
▶ 百載 : <공자가어>에는 ‘千歲’로 기록하고 있다.
▶ 自臧 : 자만하다.
▶ 迄 : 도달하다.
▶ 昆吾 : 夏‧商시대의 동맹 부락으로, 己姓이다. 하나라의 걸왕과 난을 일으켰으며, 하나라가 쇠퇴하자 夏伯이 되었다가 商湯에게 멸망되었다.
▶ 豐明而動 : <周易> 豐卦:䷶의 彖傳에 “豐,大也。明以動,故豊.: 풍은 큼이다. 풍은 밝고도 움직이는 까닭에 풍성하다.”라고 하였다.
▶ 日中則昃,月盈則食 : 豐卦:䷶의 彖傳에 “日中則昃,月盈則食,天地盈虛,與時消息,而況人於人乎?況於鬼神乎? : 해가 중천에 있으면 머지않아 지고, 달이 가득 차오르면 이내 기울게 되니, 천지가 차고 비는 것이 때에 따라 이루어지는데 하물며 사람에 있어서며 귀신에 있어서는 어떠하겠는가?”라고 하였다. 月盈則食은 月盈則虧로도 쓴다.
▶ 軾 : 수레 앞턱의 횡목. 수레 앞의 횡목을 잡고 경의를 표시하는 것이 예법이었다.
4. 中庸의 도리 <宥座之器>
孔子觀於周廟而有欹器焉,孔子問守廟者曰:
「此為何器?」
공자가 周廟를 둘러보다가 攲器가 있자 공자가 사당지기에게 물었다.
“이것은 어떤 그릇이요?”
對曰:
「蓋為右坐之器。」
사당지기가 대답하였다.
“아마 右坐의 그릇일 터입니다.”
孔子曰:
「吾聞右坐之器,滿則覆,虛則欹,中則正,有之乎?」
공자가 말하였다.
“내가 듣기로 ‘우좌’라는 그릇은 가득 차면 엎어지고, 비면 기울어지며, 반쯤 채우면 바르게 서 있다고 하는데, 그렇습니까?”
對曰:
「然。」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孔子使子路取水而試之,滿則覆,中則正,虛則欹,孔子喟然嘆曰:
「嗚呼!惡有滿而不覆者哉!」
공자가 子路를 시켜 물을 떠 오게 하여 시험하자, 가득 차면 엎어지고 중간쯤 차면 바로 서며 비우면 기울어지매 공자가 탄식하였다.
“아! 어찌 가득 차고도 엎어지지 않는 것이 있으랴!”
子路曰:
「敢問持滿有道乎?」
이에 자로가 여쭈었다.
“감히 여쭙건대 가득 참을 유지할 방도가 있는지요?”
孔子曰:
「持滿之道,挹而損之。」
공자가 대답하였다.
“가득 참을 유지하는 방도는 억제하여 덜어내는 것이다.”
子路曰:
「損之有道乎?」
자로가 다시 여쭈었다.
“덤에 방도가 있습니까?”
孔子曰:
공자가 대답하였다.
「高而能下,滿而能虛,富而能儉,貴而能卑,智而能愚,勇而能怯,辯而能訥,博而能淺,明而能闇
是謂損而不極,能行此道,唯至德者及之。
“지위가 높으면 몸을 낮추고, 가득 찼거든 비우고, 부유하거든 검소하고, 존귀하거든 겸손하고, 지혜롭거든 어리석은 듯이 하고, 용감하거든 겁내는 듯이 하며, 말을 잘하거든 어눌한 듯이 하며, 학식이 넓거든 얕은 듯이 하며, 명철하거든 어리석은 듯이 함, 이것을 덜어내어 극에 이르지 않게 함이라 으르니, 이 도리를 행할 수 있음은 오로지 덕이 지극한 자이어야 한다.
《易》曰:
『不損而益之,故損;
自損而終,故益。』」
<周易>에 일렀다.
‘덜어내지 않고 보태매 손실이 오고,
스스로 덜어내기 때문에 더함을 얻는다.’”
▶ 周廟 : 周나라의 宗廟. <孔子家語·三恕〉에는 魯 桓公의 사당으로 기록하고 있다.
▶ 敧器 : 기우는 그릇. ‘欹器’로도 쓴다. 周나라 때 임금을 警戒하기 위하여 만들었다는 그릇. 늘 오른편에 두었다고 하여 ‘우좌지기’라고도 한다. 敧는 기울어질 ‘기’. 속이 비면 기울어지고 물이 반쯤 담으면 똑바로 서며 가득 담으면 넘어져서 쏟아지는 그릇이다. <공자가어>에는 ‘宥座之器’로 기록하고 있다.
▶ 滿覆 : 가득 차면 엎어진다.
▶ 挹 : 누르다. 겸양하다.
▶ 不損而益之, 故損 : 지금의 <주역>에는 없는 逸文이다.
5. 이는 빠져도 혀는 존재한다<齒亡舌存>
常摐有疾,老子往問焉,曰:
「先生疾甚矣,無遺教可以語諸弟子者乎?」
常摐이 병이 나자 老子가 가서 문병하며 여쭈었다.
“선생님의 병환이 위중하시니, 제자들에게 말할 만한 남기는 가르침이 없으신지요?”
常摐曰:
「子雖不問,吾將語子。」
상창이 말하였다.
“자네가 묻지 않더라도 내가 자네에게 말하려고 했었네.”
常摐曰:
「過故鄉而下車,子知之乎?」
상창이 말하였다.
“고향을 지나감에 수레에서 내림을 자네는 아는가?”
老子曰:
「過故鄉而下車,非謂其不忘故耶?」
노자가 대답하였다.
“고향을 지나가면서 수레에서 내림은 고향을 잊지 못함을 이르는 것이 아닙니까?”
常摐曰:
「嘻,是已。」
상창이 말하였다.
“아, 맞았네.”
常摐曰:
「過喬木而趨,子知之乎?」
상창이 다시 말하였다.
“높은 나무 아래를 지남에 종종걸음으로 감을 자네는 아는가?”
老子曰:
「過喬木而趨,非謂敬老耶?」
노자가 대답하였다.
“높은 나무 아래를 지남에 종종걸음으로 감은 노인을 공경함을 이르는 것이 아닙니까?”
常摐曰:
「嘻,是已。」
상창은 말하였다.
“아, 맞았네.”
張其口而示老子曰:
「吾舌存乎?」
자신의 입을 벌려 노자에게 보이며 말하였다.
“내 혀가 있는가?”
老子曰:
「然。」
노자가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吾齒存乎?」
“내 이가 남아 있는가?”
老子曰:
「亡。」
노자가 대답하였다.
“없습니다.”
常摐曰:
「子知之乎?」
상창이 물었다.
“자네는 그 이유를 아는가?”
老子曰:
「夫舌之存也,豈非以其柔耶?
齒之亡也,豈非以其剛耶?」
노자가 대답하였다.
“혀가 존재함은 그것이 부드럽기 때문이 아닙니까?
이가 없음은 그것이 단단하기 때문이 아닙니까?”
常摐曰:
「嘻,是已。天下之事已盡矣,無以復語子哉!」
상창이 말하였다.
“아, 옳다. 천하의 사리를 벌써 다 알았으니, 자네에게 다시 해 줄 말이 없구나!”
▶ 常摐 : 老子의 스승. ‘常樅’이라고도 한다. 자세한 행적은 알 수 없다.
▶ 老子 : 춘추시대 초나라의 철학자로 전해지고 있다. 성은 李, 이름은 耳, 시호는 聃이다. 허난성 루이 현 사람으로 주왕을 섬겼으나, 뒤에 관직을 버렸다.[史記列傳] 권63 老子韓非列傳
▶ 趨 : 朝廷이나 師門에서 종종걸음으로 빨리 걸어 존경을 표하는 일종의 예절이다.
▶ 夫舌之存也 : 齒亡舌存. 齒弊舌存, 舌存齒亡이라고도 한다. 단단한 이는 빠져도 부드러운 혀는 남는다는 뜻으로, 강한 것은 먼저 망하고 柔軟한 것은 나중까지 남는다는 뜻이다.
6. 부드러움 강함을 이긴다.<弱之勝強,柔之勝剛>
韓平子問於叔向曰:
「剛與柔孰堅?」
韓平子가 叔向에게 물었다.
“강함과 부드러움 중에 어느 것이 더 견고한가요?”
對曰:
숙향이 대답하였다.
「臣年八十矣,齒再墮而舌尚存,老聃有言曰:
『天下之至柔,馳騁乎天下之至堅。』
“신의 나이가 여든인데 치아는 거듭 빠졌으나 혀는 아직 남아 있으니, 老聃이 말하기를,
‘천하에서 지극한 부드러움이 천하의 지극한 견고함을 부린다.’라고 하였으며,
又曰:
『人之生也柔弱,其死也剛強;
萬物草木之生也柔脆,其死也枯槁。
因此觀之,柔弱者生之徒也,剛強者死之徒也。』
또 말하기를,
‘사람이 살아 있을 때는 몸이 유약하지만 죽고 나서는 몸이 굳어 단단해지고,
만물과 초목이 살아 있을 때는 유약하지만 죽고 나서는 말라서 뻣뻣해진다.
이에 따라 본다면 유약함은 삶의 무리이고, 剛強은 죽음의 무리이다.”라고 하였습니다.
夫生者毀而必復,死者破而愈亡
吾是以知柔之堅於剛也。」
살아 있는 사물은 훼손되면 틀림없이 복원되지만, 죽은 것이 파괴되면 더욱 망가지고 맙니다.
저는 이 때문에 부드러움이 단단함보다 견고함을 압니다.”
平子曰:
「善哉!然則子之行何從?」
한평자가 말하였다.
“좋은 말이오! 그렇다면 그대의 행동은 어는 것을 따르려 하시오?”
叔向曰:
「臣亦柔耳,何以剛為?」
숙향이 대답하였다.
“저는 오로지 부드러움을 따를 뿐, 어찌 강함을 따르겠습니까?”
平子曰:
「柔無乃脃乎?」
이에 한평자가 말하였다.
“부드러움이 무르고 약함이 아니오?”
叔向曰:
숙향이 말하였다.
「柔者紐而不折,廉而不缺,何為脃也?
“부드러움은 감아 묶어도 부러지지 않고 모가 나도 이지러지지 않으니, 어찌 무르고 약하겠습니까?
天之道,微者勝,是以兩軍相加而柔者克之, 兩仇爭利,而弱者得焉。
하늘의 법도는 미약함이 이기매, 이 때문에 양쪽 군대가 서로 겨루면 부드러운 군대가 이기고, 두 적수가 이익을 다투면 약한 사람이 차지합니다.
易曰:
『天道虧滿而益謙,地道變滿而流謙,鬼神害滿而福謙,人道惡滿而好謙。』
<周易>에 일렀습니다.
‘天道는 충만을 이지러지게 하여 겸손에 더해주며, 地道는 충만을 변화시켜 겸손으로 흐르게 하며, 鬼神은 충만을 해치고 겸손에 복을 주며, 人道는 충만을 싫어하고 겸손을 좋아한다.’
夫懷謙不足之柔弱 而四道者助之,則安往而不得其志乎?」
겸허하여 유약이 부족하다는 마음을 품으면 四道가 도울 터이니, 어디를 간들 자기의 뜻을 이루지 못하겠습니까?”
平子曰:
「善!」
한평자가 말하였다.
“좋은 말이오!”
▶ 韓平子 : 춘추시대 晉나라의 卿으로, 이름은 須, 시호는 貞 또는 平이라고 한다. 韓貞子라고도 하며 晉나라 韓씨의 領袖로 한선자 韓起의 아들이다. <史記 韓世家>
▶ 叔向 : 羊舌肹. 춘추시대 晉나라의 賢者. 성은 羊舌이고, 이름은 肹 또는 숙힐이며, 字가 숙향이다. 晉平公의 사부로서 박학으로 널리 알려졌으며 辭令에 밝았다. 齊나라의 晏嬰, 吳나라의 季札, 鄭나라의 자산과 함께 당대의 대표적인 현인으로 불렸다.
▶ 老聃 : 老子. 춘추시대 초나라의 철학자로 전해지고 있다. 성은 李, 이름은 耳, 시호는 聃이다. 허난성 루이 현 사람으로 주왕을 섬겼으나, 뒤에 관직을 버렸다. 그는 중국에서 우주의 만물에 대하여 생각한 최초의 사람으로, 그가 발견한 우주의 진리를 道라고 이름지었다. 그 도를 중심으로 하는 신앙을 '도교'라고 하며, 그는 우주 만물이 이루어지는 근본적인 이치가 곧 '도'라고 설명하였다.<위키백과>
▶ 天下之至柔,馳騁乎天下之至堅. : <老子 제43장>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
“天下之至柔,馳騁天下之至堅。無有入無間,吾是以知無為之有益。不言之教,無為之益,天下希及之。: 천하에서 지극히 유약한 것이 천하의 지극히 견고한 것을 부린다. 형체가 없는 것은 틈이 없는 곳에까지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것으로써 무위가 유익한 것임을 알고 있다. 말로 표현하지 않는 가르침과 무위의 이익은 천하에서 이것을 따를 것이 드물 터이다.”
▶ 馳騁 : 빨리 달리다.
▶ 人之生也柔弱~ : <老子 제76장> 부드러움이 강함보다 위에 있다.
“人之生也柔弱,其死也堅強。萬物草木之生也柔脆,其死也枯槁。故堅強者死之徒,柔弱者生之徒。是以兵強則不勝,木強則共。強大處下,柔弱處上。: 사람이 살아 있을 때 몸은 부드럽고 연약하지만, 죽고 나서는 몸이 굳고 단단해진다. 살아 있는 만물과 초목은 부드럽고 연약하지만 죽고 나서는 말라서 뻣뻣해진다. 그러므로 굳고 강한 것은 죽음의 무리이고, 부드럽고 연약한 것은 삶의 무리이다. 그래서 군대가 강하면 승리하지 못하고, 나무가 강하면 꺾여지는 것이다. 강대한 것은 아래쪽에 있고, 부드럽고 약한 것이 위쪽에 있다.”
▶ 柔脆 : 무르고 약함.
※노자 도덕경 78장 :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
“天下莫柔弱於水,而攻堅強者莫之能勝,其無以易之。弱之勝強,柔之勝剛,天下莫不知,莫能行。: 천하에 물보다 부드럽고 약한 것은 없다. 그러나 단단하고 강한 것을 공격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이를 대신할 만한 것이 없다.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 부드러운 것이 굳센 것을 이긴다는 것은 천하에 모르는 이가 없지만 실천하는 이는 없다.”
▶ 紐 : 매다. 묶다.
▶ 廉 : 모서리. 모.
▶ 易曰 : <謙卦> ‘彖傳’에서 인용한 글이다.
“謙,亨,天道下濟而光明,地道卑而上行。天道虧盈而益謙,地道變盈而流謙,鬼神害盈而福謙,人道惡盈而好謙。謙尊而光,卑而不可踰,君子之終也。: 겸은 형통하다. 하늘의 도는 아래로 구제하여 광명하고, 땅의 도는 낮추어 위로 행한다. 하늘의 도는 가득 찬 것을 이지러지게 하여 겸손한 것에 보태 주며, 땅의 도는 가득한 것을 변화시켜 겸손함으로 흐르게 한다. 귀신은 가득 찬 것을 해치고 겸손함에 복을 주며, 사람의 도는 가득 찬 것을 싫어하고 겸손함을 좋아한다. 겸은 존귀하여 빛나고 낮지만 넘을 수 없으니 군자의 끝마침이다.”
▶ 四道 : 天道‧地道‧鬼神道‧人道
7. 쇠붙이가 너무 강하면 부러진다-金剛則折
桓公曰:
齊桓公이 말하였다.
「金剛則折,革剛則裂;
人君剛則國家滅,人臣剛則交友絕。
“쇠붙이가 너무 단단하면 부러지고, 가죽이 너무 단단하면 찢어지고,
군주가 너무 강하면 국가가 멸망하고, 신하가 너무 강하면 交友가 끊어진다.
夫剛則不和,不和則不可用。
너무 강하면 화합하지 못하고 화합하지 못하면 등용하지 못한다.
是故四馬不和,取道不長;
父子不和,其世破亡;
兄弟不和,不能久同;
夫妻不和,家室大凶。
그러므로 네 마리 말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갈 수 있는 길이 멀지 않고,
父子가 화합하지 못하면 그 세대가 파멸되며,
형제가 화합하지 못하면 함께 오래 살지 못하고,
부부가 화합하지 못하면 집안에 큰 흉사가 난다.
《易》曰:
『二人同心,其利斷金。』
<周易>에 일렀다.
“두 사람이 마음을 합치면 그 날카로움이 쇠를 자른다.”
由不剛也。」
너무 강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이다.”
▶ 四馬 : 수레 한 채를 끄는 네 필의 말,
▶ 易曰 : <周易> <계사전 繫辭傳 上>에서 인용한 글이다.
「同人,先號咷而後笑。」子曰:
「君子之道,或出或處,或默或語,二人同心,其利斷金。同心之言,其臭如蘭。」 : “남과 함께하되 먼저 울부짖다가 나중에 웃는다.”라고 한 것에 대해 공자가 말하였다.
“군자의 도는 혹은 나아가고 혹은 머물며 혹은 침묵하고 혹은 말한다. 두 사람이 마음을 함께하면 그 날카로움이 쇠를 절단할 만하다. 마음을 함께하는 말은 그 향기로움이 난초와도 같다.”
▶ 利 : 날카롭다.
8. 재앙은 복이 의지하는 곳이요, 복은 재앙이 잠복하여 있는 곳이다<禍兮福所倚,福兮禍所伏>
老子曰:
노자가 말하였다.
「得其所利,必慮其所害
樂其所成,必顧其所敗。
“이익을 얻음에 반드시 해로움을 생각하고,
성공을 즐김에 반드시 실패를 고려해야 한다.
人為善者,天報以福
人為不善者,天報以禍也。
善을 행한 사람에게 하늘이 복으로 갚아주고,
不善을 행한 사람에게 하늘이 재앙으로 갚는다.
故曰:
禍兮福所倚;
福兮禍所伏.
그래서 말하였다.
“재앙이여, 복이 의지하는 곳이요,
복이여, 재앙이 잠복한 곳이다.”
戒之,慎之!
경계하고 삼갈지어다!
君子不務,何以備之?
군자가 이 점에 힘쓰지 않으면 무엇으로 재앙을 방비하겠는가?
夫上知天、則不失時;
下知地、則不失財。
위로 하늘의 법도를 알면 적당한 때를 놓치지 않고,
아래로 땅의 법도를 알면 재물을 잃지 않는다.
日夜慎之,則無災害。」
밤낮으로 삼가고 조심하면 재해가 없을 터이다.”
▶ 得其所利~ : 지금의 <老子>에는 이 구절이 없다.
▶ 人為善者,天報以福 : 『為善者,天報之以福;為不善者,天報之以禍。』 :
“착한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하늘이 복으로 갚아주고, 착하지 않은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하늘이 재앙으로 갚는다.”<孔子家語·在厄> [明心寶鑑1.繼善篇]
▶ 禍兮福所倚, 福兮禍所伏 : <老子> 道德經 58장에서 인용한 것이다.
9. 끝맺음을 처음과 같이 신중히 하라<慎終如始>
曾子有疾,曾元抱首,曾華抱足,曾子曰:
曾子가 병들자 曾元이 머리를 안고 曾華는 다리를 안자, 증자가 말하였다.
「吾無顏氏之才,何以告汝?
雖無能,君子務益。
“나는 顔子의 재주가 없으니 너희들에게 무엇을 알려 주겠느냐?
비록 무능하더라도 군자는 유익한 일에 힘써야 한다.
夫華多實少者,天也
言多行少者,人也。
꽃이 많이 피면 열매가 적게 엶은 하늘의 법도이고,
말이 많으면 실행이 적음은 사람의 실상이다.
夫飛鳥以山為卑,而層巢其巔
魚鱉以淵為淺,而穿穴其中
然所以得者餌也。
나는 새는 산이 낮다고 여겨 산꼭대기에 높은 둥지를 틀고,
물고기와 자라는 연못이 얕다고 여겨 연못에 구멍을 뚫고 산다.
그러나 사람에게 잡힘은 미끼 때문이다.
君子苟能無以利害身,則辱安從至乎?
군자가 진실로 이익 때문에 자신을 해치지 않을 수 있다면, 치욕이 어디서부터 오겠는가?
官怠於宦成,病加於少愈,禍生於懈惰,孝衰於妻子
察此四者,慎終如始。
관리가 태만하게 됨은 벼슬을 얻었을 때이고, 병은 심해짐은 조금 나았을 때이며, 禍는 게으름에서 생겨나고, 효도는 처자 때문에 衰微한다.
이상의 네 가지를 잘 살펴, 시작할 때와 같이 끝까지 신중해야 한다.
《詩》曰:
『靡不有初,鮮克有終。』」
<詩經>에 말하였다.
‘시작이 없는 적이 없으나, 유종의 미를 거둠은 적었다.’
▶ 曾子 : 曾參. 공자의 제자로 字는 子輿이다. 공자의 사상을 이어받아 공자의 손자 子思에게 전하였고, 자사가 孟子에게 그 도를 전하였다.
▶ 曾元, 曾華 : 증삼의 아들들.
▶ 顏氏 : 顔子. 顔回. 春秋時代 魯나라의 현인. 공자가 가장 신임하였던 제자였다.
▶ 愼終如始 : 마지막까지 처음처럼 愼重을 기함.
※ <道德經 64장>중에서 “民之從事,常於幾成而敗之。慎終如始,則無敗事. : 사람이 일함에 언제나 다 되어가고 있을 때 실패하게 된다. 마지막을 처음처럼 삼가 조심하면 실패가 없을 터이다.”
▶ 靡不有初,鮮克有終 : <詩經·大雅·蕩˃에서 인용하였다.
“天生烝民、其命匪諶。靡不有初、鮮克有終. : 하늘이 백성을 낳으셨어도 그 천명만 믿고 있을 수 없어라. 모두가 시작은 있었어도, 유종의 미를 거둠은 적었다.”
※ 靡不은 無不과 같다. 하지 않는 것이 없다. 모두 ~이다.
※ 克은 ~할 수 있다.
10. 나라를 다스림에 있어 다섯 가지 폐단
單快曰:
單快가 말하였다.
「國有五寒,而冰凍不與焉;
“나라에 다섯 가지 추위가 있지만 얼음이 얾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一曰政外,二曰女厲,三曰謀泄,四曰不敬卿士而國家敗,五曰不能治內而務外;
첫째는 政事가 밖에 있음, 둘째는 여자가 사나움, 셋째는 計謀가 누설됨, 넷째는 卿士를 공경하지 않아 국가가 패망함, 다섯째는 內治에 능하지 못하면서 외교에 힘씀이다.
此五者一見,雖祠無福,除禍必得,致福則貸。」
이 다섯 가지 중에 하나라도 나타나면, 비록 제사를 잘 지내더라도 복이 없으며, 환란을 제거하려고 해도 반드시 얻게 되고, 복에 이르렀다면 잠시 빌린 것일 뿐이다.”
▶ 單快 : 사람 이름으로, 평생 행적은 알 수 없다.
▶ 國有五寒 : 나라를 다스림의 다섯 가지 폐단
▶ 冰凍 : 由于冷却而冻结成冰
▶ 女厲 : 여자 때문에 생기는 환란.
▶ 卿士 : 公 이외의 벼슬아치를 통틀어 일컫는 말. 卿, 大夫, 士.
11. 存亡禍福은 자신에게 달려 있다.
<공자가어·五儀解>에는 공자와 노 애공의 대화로 기록하고 있다.
孔子曰:
孔子가 말하였다.
「存亡禍福,皆在己而已,天災地妖,亦不能殺也。
“存亡과 禍福은 모두 자신에게 달려 있을 뿐이고, 天災와 지상의 괴이한 일도 없앨 수 없습니다.
昔者殷王帝辛之時,爵生烏於城之隅,工人占之曰:
『凡小以生巨,國家必祉,王名必倍。』
옛날 殷王 帝辛 시절에 참새가 성곽 모퉁이에서 까마귀를 낳았는데, 工人이 점치고 풀이하였습니다.
‘작은 것이 큰 것을 낳았으니, 국가에 틀림없이 복이 있고 왕의 명성은 틀림없이 배가 되겠습니다.’
帝辛喜爵之德,不治國家,亢暴無極,外寇乃至,遂亡殷國,此逆天之時,詭福反為禍至。
제신은 참새의 福德을 기뻐하여, 국가를 다스리지 않고 흉포함이 끝이 없더니, 마침내 외적이 쳐들어와서 은나라를 멸망시켰으니, 이는 천명을 거슬러서 복이 바뀌어 도리어 재앙이 된 것입니다.
殷王武丁之時,先王道缺,刑法弛,桑穀俱生於朝,七日而大拱,工人占之曰:
『桑穀者,野物也
野物生於朝,意朝亡乎!』
은왕 武丁 때, 先王의 道가 결핍되어 형법이 느슨해지자, 조정의 뜰에 뽕나무와 닥나무가 함께 나서 7일 만에 크기가 한 아름이나 되니, 工人이 점치고 풀이하였습니다.
‘뽕나무와 닥나무는 야생식물인데
야생식물이 조정의 뜰에 났으니, 짐작컨대 나라가 망하겠습니다!’
武丁恐駭,側身修行,思先王之政,興滅國,繼絕世,舉逸民,明養老之道;
三年之後,遠方之君,重譯而朝者六國,此迎天時得禍反為福也。
무정이 놀라고 두려워서 자신을 경계하며 행실을 닦고, 선왕의 정치를 사모하였고, 멸망하는 나라를 부흥하고, 끊어지는 세대를 이어주고, 은거한 현인을 등용하고, 노인을 봉양하는 예절을 표명하였습니다.
3년 후에 먼 지방의 군주들이 重譯하며 조현한 나라가 여섯 나라나 되었으니, 이것은 천명을 맞이하여 얻은 재앙을 도리어 복이 되게 한 것입니다.
故妖孽者,天所以警天子諸侯也
惡夢者,所以警士大夫也。
그러므로 요사한 재앙은 하늘이 천자와 제후를 경계하는 방편이고,
惡夢은 士와 大夫를 경계하는 방편입니다.
故妖孽不勝善政,惡夢不勝善行也
至治之極,禍反為福。
그러므로 요사한 재앙은 善政을 이기지 못하고, 악몽은 善行을 이기지 못하는 법입니다.
治世의 極端에 이르면 재앙이 도리어 복이 됩니다.
故《太甲》曰:
『天作孽,猶可違
自作孽,不可逭。』」
그러므로 <太甲>에 일렀습니다.
‘하늘이 내리는 재앙은 피할 수 있지만, 자신이 지은 재앙에서는 달아나지 못한다.’
▶ 天災地妖 : 자연에서 발생하는 재해와 괴이한 현상. 地妖는 지상의 요사한 變災.
▶ 帝辛 : 紂. 商 왕조의 마지막 왕. 본명은 帝辛 또는 受이고, 紂는 무도한 군주에게 주어진 시호이다. 주왕은 辯調을 잘하고 힘도 세며 미녀와 음악을 즐겼다고 한다. 궁전과 정원을 호화롭게 장식하고 酒池肉林 속에서 寵妃 妲己에게 매혹되어 충신들의 간언을 듣지 않고 간사한 무리를 가까이하였다. 周武王의 군대와 牧野에서 싸우다가 패하자 분신자살하였다
▶ 爵 : 참새
▶ 工人 : 기술이 있는 技藝人. 匠人. 여기서는 점치는 사관을 말한다.
▶ 詭 : 바꾸다.
▶ 武丁 : 盤庚의 아우인 小乙의 아들로 이름은 武丁이며. 덕이 높아 존경할 만하매 號를 ‘高宗’이라 하였다.
▶ 桑穀 : 桑谷과 같다. 뽕나무와 닥나무. 뽕나무와 닥나무는 들에서 자라는 식물인데 조정의 뜰에 났으니 나라가 망할 징조라 하였다.<論衡 異虛>[史記 本紀] 권03. 殷本紀
▶ 拱 : 한 아름. 두 손으로 안다.
▶ 側身 : 飭身. 자신의 처신을 경계하다.
▶ 逸民 : 은거자.
▶ 重譯 : 이중 통역하다. 여러 차례 통역하다.
▶ 妖孼 : 요사스러움과 재앙. 孼은 원래 嫡子가 아닌 庶子로 재앙을 의미한다.
▶ 太甲 : 성은 子이며, 이름은 기록에 따라 太甲이나 祖甲이라고 한다. 王號는 太宗이다. 商나라를 건국한 湯王 天乙의 태자였던 太丁의 아들이다. 즉위하였으나 무도하여 伊尹에 의해 桐으로 내쫓기고 이윤이 섭정을 하자 3년 만에 잘못을 뉘우치고 돌아와 명군이 되었다.[史記 本紀] 권03. 殷本紀
※ <공자가어>에는 ‘太戊’로 기록하고 있다.
▶ 天作孽,猶可違 : <書經·商書·太甲 中>에서 인용한 말이며, 이윤의 훈계에 태갑이 자신의 잘못을 사죄한 말이다.
“予小子不明于德,自厎不類。欲敗度,縱敗禮,以速戾于厥躬。天作孽,猶可違;自作孽,不可逭。: “이 보잘것없는 사람이 덕이 밝지 못하여 스스로 어리석어 그렇지를 못하였습니다. 욕망으로 법도를 망치고 방종함에 예의를 망쳐 죄가 빨리 이 몸에 이르게 하였습니다. 하늘이 내리는 재앙은 피할 수가 있으나 스스로 만든 재앙으로부터는 달아날 수가 없습니다.“
▶ 逭(환) : 달아나다.
12. 나라가 망하는 경우
石讎曰:
石讐가 말하였다.
「春秋有忽然而足以亡者,國君不可以不慎也!
“<春秋>에는 갑자기 망하기에 족한 것들이 있으니, 군주는 신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
妃妾不一,足以亡
妃나 妾이 하나가 아니면 망하기에 족하고,
公族不親,足以亡
公族이 친목하지 못하면 망하기에 족하고,
大臣不任,足以亡
대신을 신임하지 않으면 망하기에 족하고,
國爵不用,足以亡
賢人을 등용하지 않으면 망하기에 족하고,
親佞近讒,足以亡
아첨하고 참소하는 자를 친근하면 망하기에 족하고,
舉百事不時,足以亡
온갖 일을 처리함에 때에 맞지 않으면 망하기에 족하고,
使民不節,足以亡
백성을 부림에 절도가 없으면 망하기에 족하고,
刑罰不中,足以亡
형벌이 공정하지 못하면 망하기에 족하고,
內失眾心,足以亡
안으로 백성의 마음을 잃으면 망하기에 족하고,
外嫚大國,足以亡。」
밖으로 大國을 업신여기면 망하기에 족하다.”
▶ 石讐 : 사람 이름으로, 평생 행적은 미상이다.
▶ 足以 : ~할 수 있다. ~하기에 족하다.
▶ 嫚 : 깔보다. 경시하다.
13.경솔과 자만이 나라를 망친다.
夫福生於隱約,而禍生於得意,齊頃公是也。
복은 곤궁함에서 생기고, 화는 만족함에서 생기니, 齊頃公이 바로 이에 해당한다.
齊頃公、桓公之子孫也.
제 경공은 桓公의 손자이다.
地廣民眾,兵強國富,又得霸者之餘尊,驕蹇怠傲,未嘗肯出會同諸侯.
국토는 넓고 백성이 많고, 군대는 강력하고 나라는 부유하고, 더구나 霸者의 남은 존엄까지 얻었으나, 교만하고 태만하여 제후의 회동에 나간 적이 없었다.
乃興師伐魯,反敗衛師于新築,輕小嫚大之行甚。
군대를 일으켜 노나라를 공격하고 돌아가다가 衛나라 군대를 新築에서 패퇴시켰으니, 이는 작은 나라를 깔보고 큰 나라를 업신여긴 행위가 심한 것이었다.
俄而晉魯往聘,以使者戲,二國怒,歸求黨與助,得衛及曹,四國相輔期戰於鞍,大敗齊師,獲齊頃公,斬逢丑父,於是戄然大恐,賴逢丑父之欺,奔逃得歸。
얼마 후 晉·魯의 사신이 와서 憑問함에, 사신을 가지고 희롱하자 두 나라가 노하였고, 귀국하여 동맹국의 도움을 구하여 衛·曹를 얻으매, 네 나라가 서로 도와 鞍에서 전쟁하기로 약속하고, 齊軍을 대패시키고 제 경공을 사로잡고 逢丑父를 참수하니, 그제야 제경공이 놀라 매우 두려워하다가, 봉추보의 속임수에 힘입어 도망쳐서 돌아올 수 있었다.
弔死問疾,七年不飲酒,不食肉,外金石絲竹之聲,遠婦女之色,出會與盟,卑下諸侯,國家內得行義,聲問震乎諸侯,所亡之地弗求而自為來,尊寵不武而得之,可謂能詘免變化以致之.
제 경공은 死者를 조문하고 病者를 위문하며, 7년 동안 술을 마시지 않고, 고기를 먹지 않고, 악기의 음악을 외면하고, 여색을 멀리하고, 제후들의 회동에 나가 더불어 맹서하고, 제후에게 몸을 낮추었고, 나라 안에서 도의를 시행하니, 명성이 제후에 震動하여 잃었던 국토는 찾지 않아도 저절로 돌아왔고, 존귀와 총애는 무력을 쓰지 않고도 얻었으니, 겸양으로 변화함으로써 이룬 것이라 할 수 있다.
故福生於隱約,而禍生於得意,此得失之效也。
그러므로 복은 곤궁함에서 생기고, 화는 만족하는 마음에서 생기니, 이것이 성공과 실패의 효험이다.
▶ 隱約 : 이 隱約이란 단어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기 그지없다. 隱身守約, 困厄, 儉約 등인데 탐고루주는 困厄을 따르겠다.
▶ 齊頃公 : 춘추시대 제나라의 國君으로 이름은 無野이며, 桓公의 손자이다. 7년 어머니 蕭同의 삼촌 子耻가 晉나라의 사신 郤克이 절름발임을 비웃어 진나라의 원한을 샀다. 10년에 제나라가 魯, 衛를 공격함에 晉나라가 와서 구조하여 鞍에서 싸웠으나 대패하였다. 그 결과 노,위에게 빼앗은 땅을 모두 반환하였다. 나중에 나라의 苑囿를 개방하고 세금을 경감하며 어려운 백성을 돌보니, 백성이 기뻐해 귀의했고 제후들도 넘보지 못하였다. 재위 기간은 17년이다. [史記 世家] 권32.齊太公世家
▶ 得霸者之餘尊 : 齊頃公이 霸者였던 桓公의 뒤를 이은 손자임을 말한다.
▶ 敗衛師于於新築 : 경공 10년(기원전 589년 봄), 제나라가 魯나라와 衛나라를 정벌하였다.
▶ 俄而 : 머지않아
▶ 以使者戲 : “진 경공 8년에 극극을 제나라에 사신으로 보냈다. 제나라 頃公의 어머니가 누각 위에서 보고는 웃었다. 그렇게 한 까닭은 극극은 꼽추, 노나라의 사신은 절름발이, 衛나라의 사신은 애꾸였기 때문이다.”<晉世家>
▶ 鞍 : 礱. 당시 제나라의 땅. 택리지에 ‘鞍城은 지금의 馬鞍城으로 濟州 平陰縣에 있었다.’라고 하였다.
▶ 大敗齊師 : 魯 成公 2년(기원전 589년)에 鞍의 전쟁에서 제나라 군대가 패배하였다.
▶ 逢丑父 : <제태공세가>에는 逄丑父로 기록되어 있다. 방추보는 춘추시대 제나라의 대부이다. 한나라와 전투 중 제나라가 위급하자, 방추보는 경공이 잡힐까 걱정되어 전차에서 자리를 바꾸어 경공이 오른쪽 자리를 잡았으나 전차가 나무에 걸려 멈추고 말았다. 방추보가 거짓으로 경공에게 마실 물을 떠오게 명령하니, 경공은 도망쳐 나와 제나라 군대로 돌아갔다.<史記 권32.齊太公世家>
▶ 詘免 : 謙讓하다. 자신의 몸을 굽혀 남에게 겸손하다. ‘免’에 대해 《說苑校證》에 “《群書拾補》에는 ‘免’은 아마 ‘俛’인 듯하다 하였고, 《說苑纂注》에서 인용한 澀井孝德의 說도 같다.” 하였다.
14. 쇠퇴하여 멸망함은 태만에서 시작된다.
大功之效,在於用賢積道,浸章浸明
衰滅之過,在於得意而怠,浸蹇浸亡,晉文公是其效也。
큰 공을 세움은 賢者를 등용하고 道義를 쌓아 점점 드러내고 밝힘에 있고,
衰滅의 과오는 뜻을 이루고 나서 태만하여 점점 교만하고 점점 망해감에 있으니, 晉文公이 그 본보기이다.
晉文公出亡,修道不休,得至于饗國,饗國之時,上無明天子,下無賢方伯,強楚主會,諸侯背畔,天子失道,出居于鄭。
진 문공은 망명 중에도 修道를 쉬지 아니하여 국가를 享有하게 되었는데, 국가를 享有할 당시에 위로 영명한 천자가 없고, 아래로 현명한 方伯이 없어서, 강대한 초나라가 회맹을 주도하며 제후가 왕실을 배반하니, 천자가 處地를 잃고 鄭나라에 거처하였다.
文公於是憫中國之微,任咎犯、先軫、陽處父,畜愛百姓,厲養戎士.
문공은 이때 중원이 미약함을 근심하며 咎犯‧先軫‧陽處父를 임용하여 백성을 보살피고 애호하며 병사를 힘써 양성하였다.
四年政治內定,則舉兵而伐衛,執曹伯,還敗強楚,威震天下.
4년이 지나, 정치가 안으로 안정되자 군대를 일으켜 衛나라를 토벌하고, 曹伯을 사로잡고, 강대한 초나라를 패퇴시키니 위엄이 천하를 진동하였다.
明王法率諸侯而朝天子,莫敢不聽,天下曠然平定,周室尊顯.
王法을 밝히고 제후를 거느리고 천자에게 조현하니 감히 따르지 않는 이가 없어서, 천하가 드넓게 평정되고 周 왕실은 존귀함이 드러났다.
故曰大功之效,在於用賢積道,浸章浸明,
그래서 말하기를 “큰 공을 세움은 현자를 등용하고 도의를 쌓아 점점 드러내고 밝힘에 있다.”라고 한다.
文公於是霸功立,期至意得湯武之心, 作而忘其眾,一年三用師,且弗休息。
문공이 이때 霸功을 세워 기대했던 바를 이루니, 湯임금과 周武王의 마음을 얻었다고 여기니, 일을 시키면서 백성을 보살핌을 잊고, 1년에 세 번이나 출병하고도 휴식하지 않았다.
遂進而圍許,兵亟弊不能服,罷諸侯而歸.
이어 진격하여 許나라를 포위였으나, 군사가 극도로 피곤하여 허나라를 정복하지 못하고 연합한 제후를 해산하고 돌아오고 말았다.
自此而怠政事,為狄泉之盟,不親至,信衰誼缺,如羅不補,威武詘折不信,則諸侯不朝,鄭遂叛,夷狄內侵,衛遷於商丘。
이로부터 정사를 게을리하며, 狄泉의 회맹에 직접 가지 않아 믿음이 쇠퇴하고 도의가 결핍되어, 마치 그물을 보수하지 않은 듯하니, 威武가 꺾이어 미덥지 않으매 제후들이 조현하지 않더니, 鄭나라가 마침내 배반하였고, 夷狄이 국내에 침입하고 衛나라가 商丘에 천도하였다.
故曰:
衰滅之過,在於得意而怠,浸蹇浸亡。
그러므로 말하기를,
‘衰滅의 과오는 뜻을 이뤘으나 태만하여 점점 교만해져서 망해감에 있다.”라고 한다.
▶ 效 : 나타내다. 드러내다. 바치다
▶ 浸章浸明 : 점점 드러내고 점점 밝히다. 浸은 점점
▶ 蹇 : 교만하다
▶ 饗 : 누리다.
▶ 出居於鄭 : 周襄王 16년(기원전 636년) 翟(:狄)이 주나라를 공격하여 숙대를 왕으로 옹립하였다. 양왕은 鄭나라로 달아나고 諸侯들에게 구원을 요청하였다. 鄭나라는 양왕을 氾邑에 거주하게 하였다. 양왕 17년(기원전 635년), 양왕이 晉나라에 급히 알렸고, 晉文公은 양왕을 주나라로 호송하고 叔帶를 죽였다.
▶ 執曹伯 : 魯 僖公 28년(기원전 632년)에 晉文公이 曹나라에 침입하여 曹 共公 襄을 사로잡아 宋나라에 주었다.<春秋左氏傳 僖公 28년>
▶ 湯武之心作而忘其衆 : 湯임금과 周武王처럼 천하를 통일하려는 마음이 생겨 백성을 보살피지 않았다.
▶ 許 : 서주 초기 周成王이 許文叔을 許 땅에 봉하여 세워진 제후국으로 姜姓이며 작위는 男爵이다.
▶ 爲狄泉之盟 : 魯 僖公 29년(기원전 631년)에 晉나라가 周‧宋‧齊‧陳‧蔡‧秦의 대부들과 주나라의 翟泉에 모여 회맹하고 鄭나라를 토벌할 일을 모의하였다.<春秋左氏傳 僖公 29년>
▶ 衛遷於商丘 : 魯 僖公 31년(기원전 629년)에 狄人이 위나라를 포위하자 衛 成公이 狄의 핍박을 피하여 商丘로 천도하였다. <春秋>에는 帝丘로 기록하고 있다. <春秋左氏傳 僖公 31년>
15. 그대 마음이 제 눈에 보입니다.
田子方侍魏文侯坐,太子擊趨而入見,賓客群臣皆起,田子方獨不起,文侯有不說之色,太子亦然,田子方稱曰:
田子方이 魏文侯를 모시고 앉아 있는데, 太子 擊이 종종걸음으로 들어와 뵙자 빈객과 신하들 모두 일어났으나 전자방 만은 일어나지 않자. 문후에게 기쁘지 않은 안색이 있었고, 태자 역시 그러하니, 전자방이 말하였다.
「爲子起歟?無如禮何!
“태자를 위해 일어나야 할까요? 예법에 맞지 않으니 어찌하겠습니까!
不爲子起歟?無如罪何!
태자를 위해 일어나지 말까요? 죄가 되지 않으니 어찌하겠습니까!
請爲子誦楚恭王之爲太子也.
그대를 위해 楚恭王이 태자일 때의 일을 말씀드리겠습니다.
將出之雲夢,遇大夫工尹,工尹遂趨避家人之門中,太子下車從之家人之門中曰:
『子大夫何爲其若是?
吾聞之,敬其父者不兼其子,兼其子者不祥莫大焉.
子大夫何爲其若是?』
雲夢澤에 가려고 하다가 大夫 工尹을 만남에, 공윤이 남의 집 대문 안으로 달려가서 피하자, 태자도 수레에서 내려 인가의 문 안으로 따라가서 물었습니다.
‘그대는 대부인데 무엇 때문에 이렇게 피하십니까?
내가 듣기에, 그의 아버지를 공경하는 자라고 해서 그 아들까지 함께 공경하지 않나니, 그 아들까지 함께 공경하면 불길함이 莫大하다고 합니다.
그대는 대부이면서 무엇 때문에 이렇게 피하십니까?’
工尹曰:
『向吾望見子之面,今而後記子之心,審如此,汝將何之?』」
공윤이 말하였습니다.
‘전에는 태자의 얼굴만 보았는데, 지금 이후로는 태자의 마음을 기억하겠습니다.
참으로 이러한데, 그대는 어디로 가려 합니까?’”
文侯曰:
「善。」
문후가 말하였다.
“좋은 말씀이오.”
太子擊前誦恭王之言,誦三遍而請習之。
태자 격이 앞으로 나가서 공왕의 말을 외며, 세 번 외우면서 익히겠다고 청하였다.
▶ 田子方 : 魏나라의 현인으로 이름은 無擇이며 魏文侯의 스승으로 알려져 있는데 공자의 제자인 子夏 계열의 유학자로 추정된다. <莊子 外篇 第21篇 田子方>
▶ 魏文侯 : 전국시대 魏나라의 초대 제후로 성은 姬, 씨는 魏, 이름은 ‘斯’, 또는 ‘都’이다. 李悝·吳起·樂羊·西門豹 등 인재를 등용하였고, 위나라를 전국시대 최초로 패국으로 만들었다
▶ 太子擊 : 魏나라의 태자. 魏文侯의 아들로 이름은 擊이다. 훗날의 魏武侯이다
▶ 趨 : 종종걸음치다. 존경과 예의의 표시로 잔걸음으로 빨리 걷는 것을 말함.
▶ 無如禮何 : = 如無禮何 = 無禮如何 = 無禮如何 ‘무례인 걸 어찌합니까?’
▶ 誦 : 말하다. 외우다.
▶ 工尹 : 춘추시대 초나라의 관직명. 百工과 官에서 경영하는 수공업을 관장하였다.
▶ 楚恭王 : 춘추시대 초나라의 군주로 이름은 審이며, 莊王의 아들이다. ‘恭’은 ‘共’으로도 쓴다. 오랜 기간 동안 晉나라와 패권을 다투었다.
▶ 向 : 이전. 종전
▶ 審 : 참으로
16. 세 가지 질문
子贛之承,或在塗,見道側巾幣布擁蒙而衣衰,其名曰丹綽。
子贛(:子貢)이 承 지방에 감에, 어떤 사람이 길가에 있어서, 길가에서 만나보니 해진 삼베 두건을 써서 얼굴을 가리고 상복을 입었는데, 그의 이름은 舟綽이라고 하였다.
子贛問焉,曰:
「此至承幾何?」
자공이 물었다.
“여기서 承까지는 거리가 얼마나 되오?”
嘿然不對。
입을 다물고 대답하지 않았다.
子贛曰:
「人問乎己而不應,何也?」
자공이 다시 물었다.
“남이 자기에게 묻는데 응답하지 않으니 무엇 때문이오?”
屛其擁蒙而言曰:
「望而黷人者,仁乎?
睹而不識者,智乎?
輕侮人者,義乎?」
주작이 얼굴을 가렸던 두건을 벗고 말하였다.
“멀리서 바라보며 남을 모독함이 仁입니까?
가까이서 보고도 알아보지 못함이 智입니까?
남을 경멸하여 업신여김이 義입니까?”
子贛下車曰:
「賜不仁,過聞三言,可復聞乎?」
자공이 수레를 내려 말하였다.
“저 賜가 어질지 못하여 세 가지 말씀을 잘못 들었으니 다시 들을 수 있겠습니까?”
曰:
「是足於子矣,吾不告子。」
이에 주작이 말하였다.
“그것으로 그대에게 충분하니 나는 그대에게 말해주지 않겠소.”
於是子贛三偶則式,五偶則下。
이리하여 자공이 동반 3명을 만나면 수레 위에서 몸을 숙여 경의를 표하였고, 동반 5명을 만나면 수레에서 내려 경의를 표하였다.
▶ 子贛 : 子貢. 공자의 제자로 성은 端木, 이름은 賜이다.
▶ 承或 : ‘承’은 地名으로 ‘증’으로 읽는다. ‘或’은 고대에는 ‘國’자와 ‘域’자를 모두 ‘或’자로 썼으며 나라 또는 나라의 영토를 말한다.
▶ 衰 : 상복
▶ 舟綽 : 사람 이름으로, 평생 행적은 미상이다.
▶ 擁 : ‘拥’과 같으며 에워싸다.
▶ 黷 : 더럽히다. 욕되게 하다.
▶ 式 : 軾. 수레 앞턱의 횡목. 수레 앞의 횡목을 잡고 경의를 표시하는 것이 예법이었다.
※ 如在輿遇三人則下之,遇二人則式之,調其盈虛,不令自滿,所以能久也。
수레를 타고 가다가 세 사람을 만나면 수레에서 내려야 하고, 두 사람을 만나게 되면 수레의 軾을 잡고 예의를 표하는 것은 그 차고 빈 것을 조절하여 스스로 가득차지 않도록 하여야 오래 갈 수 있기 때문이다.<孔子家語·六本>
17.令尹이 지켜야 할 세 가지
孫叔敖為楚令尹,一國吏民皆來賀,有一老父衣麤衣,冠白冠,後來弔,孫叔敖正衣冠而出見之,謂老父曰:
「楚王不知臣不肖,使臣受吏民之垢,人盡來賀,子獨後來弔,豈有說乎?」
孫叔敖가 초나라의 令尹이 되자 온 나라의 吏民이 모두 와서 축하함에, 한 노인이 거친 베옷을 입고 흰 관을 쓰고 뒤늦게 와서 弔問하니, 손숙오는 의관을 바르게 여미고 나가서 접견하고 노인에게 물었다.
“초왕이 臣의 불초함을 알지 못하고 臣에게 吏民의 꾸중을 받게 하니, 사람들이 모두 와서 축하하는데, 그대는 유독 늦게 오셔서 弔問하시니 어떤 하실 말씀이 있겠지요?”
父曰:
「有說,身已貴而驕人者民去之;
位已高而擅權者君惡之
祿已厚而不知足者患處之。」
노인이 말하였다.
“할 말이 있습니다. 자신이 이미 존귀하다고 남에게 교만한 자에게서 백성이 떠나며,
지위가 이미 높다고 擅權하는 자를 군주가 미워하며,
봉록이 이미 많은데도 만족을 모르는 자는 재난에 처하게 됩니다.”
孫叔敖再拜曰:
「敬受命,願聞餘教。」
손숙오가 재배하고 말하였다.
“삼가 가르침을 받고자 하니 나머지 가르침을 들려주십시오.”
父曰:
「位已高而意益下,官益大而心益小,祿已厚而慎不敢取;
君謹守此三者足以治楚矣。」
노인이 말하였다.
“지위가 이미 높으면 뜻을 더욱 낮추고, 관직이 더욱 커졌으면 마음을 더욱 조심하고, 녹봉이 이미 많으면 부디 함부로 취하지 마십시오.
그대가 이 세 가지를 삼가며 지키면 초나라를 다스리기에 족합니다.”
▶ 孫叔敖 : 춘추시대 초나라의 令尹. 성은 羋, 씨는 蔿이며 휘는 敖 또는 艾獵이고 자는 孫叔이다. 장왕 때 令尹(초나라의 재상) 우구자의 천거로 후임 영윤이 되었다. 백성을 교화시켜 上下가 화합하게 만들었고, 인하여 정치는 느슨하여도 간신이나 도둑이 생기지 않았다. 晉나라의 士會는 손숙오의 치세를 크게 칭송하였다.<史記列傳 권119.循吏列傳>
▶ 令尹 : 초나라의 관직명. 당시 다른 나라의 宰相에 해당된다.
▶ 麤衣 : 거친 베옷 <참고>[列子 8.說符篇]
▶ 垢 : 在本句中的意思是病垢、责骂。本句意思是让我受到官民的责骂。
18.군대가 강하다고 자만하면 안 된다.
- 이 내용은 <전국책> 제25권 魏策 및 <史記 魏世家>에 기록되어 있다.
魏安釐王十一年,秦昭王謂左右曰:
「今時韓魏與秦孰強?」
魏 安釐王 11년(기원전 266년)에 秦昭王이 측근에게 말하였다.
“지금의 韓·魏를 秦나라에 비교하여 어느 나라가 더 강한가?”
對曰:
「不如秦強。」
대답하였다.
“秦나라의 강성함만 못합니다.”
王曰:
「今時如耳魏齊與孟嘗芒卯孰賢?」
왕이 다시 말하였다.
“지금의 魏나라의 如耳와 魏齊를 孟嘗君과 芒卯에 견주어 누가 더 현명한가?”
對曰:
「不如孟嘗芒卯之賢。」
대답하였다.
“맹상군과 망묘의 현명함만 못합니다.”
王曰:
「以孟嘗芒卯之賢,率強韓魏以攻秦,猶無奈寡人何也?
今以無能如耳魏齊而率強韓魏以伐秦,其無奈寡人何,亦明矣!」
왕이 말하였다.
“맹상군과 망묘의 현명함으로 강한 韓·魏의 군대를 이끌고 진나라를 공격하더라도, 과인을 어쩌지 못할 것 아니냐?
그런데도 여이와 위제의 無能을 가지고 강한 韓·魏의 군대를 이끌고 진나라를 공격하니, 그들이 과인을 어떻게 하지 못할 것이 역시 분명하구나!”
左右皆曰然,申旗伏瑟而對曰:
측근이 모두 그렇다고 말하자, 申旗가 거문고에 엎드려 말하였다.
「王之料天下過矣。
當六晉之時,智氏最強,滅范中行氏,又率韓魏之兵以圍趙襄子於晉陽,決晉水以灌晉陽之城,不滿者三板.
“왕께서 천하를 헤아림이 틀렸습니다.
六晉의 시기에 智氏가 가장 강성하여 范氏·中行氏를 멸하고, 또 韓氏·魏氏의 군대를 이끌고 趙襄子를 晉陽에서 포위하고, 晉水를 터서 晉陽城에 물을 대니, 물에 잠기지 않은 것이 三板에 불과하였습니다.
智伯行水,魏宣子御,韓康子為驂乘,智伯曰:
『吾始不知水可以亡人國也,乃今知之;
汾水可以灌安邑,絳水可以灌平陽。』
知伯이 물의 상황을 순시함에 魏宣子는 수레를 몰고, 韓康子는 驂乘이 되니, 지백이 말하였습니다.
‘나는 처음에 물이 남의 나라를 망하게 할 수 있음을 몰랐는데 오늘에서야 알게 되었다.
汾水로는 安邑을 잠기게 할 수 있고, 絳水로는 平陽을 잠기게 할 수 있겠다.’
魏宣子肘韓康子,康子履魏宣子之足,肘足接於車上,而智氏分,身死國亡,為天下笑。
위선자가 팔꿈치로 한강자의 옆구리를 찌르자, 한강자는 위선자의 발을 밟았으니, 수레 위에서 팔꿈치와 발이 접촉함으로써 지씨가 분할되고 몸이 죽고 나라는 망하매, 천하의 웃음거리가 되었습니다.
今秦雖強不過智氏,韓魏雖弱,尚賢其在晉陽之下也.
지금 秦이 비록 강하지만 지백을 능가하지 못하고, 韓·魏가 비록 약하지만 그래도 진양성 아래에 있을 때보다는 낫습니다.
此方其用肘足之時,願王之必勿易也。」
지금이 바로 그들이 팔꿈치와 발을 쓸 때이니 왕께서 쉽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於是秦王恐。
이에 진왕이 두려워하였다.
▶ 安釐王 : 安僖王. 釐는 僖로도 쓴다. 성은 姬. 씨는 魏,이름은 圉이다. 魏昭王의 아들이며, 전국시대 위나라의 6대 군주이다. 사마천의 <사기>에서는 사마천의 할아버지 司馬僖의 이름을 기휘하여 僖를 釐로 기록하였다.[史記 世家] 권44.魏世家
▶ 秦昭王 : 전국시대 秦나라의 군주로 이름은 稷이며, 武王의 이복동생이다. 시호는 昭襄王이며, 昭王이라고도 부른다. 원교근공 정책을 쓰고 魏冉‧范雎‧白起 등을 등용, 산동 여섯 제후국의 합종 세력을 깨뜨리고 강성한 국가를 만들어 후일 통일의 기초를 확립하였다.<史記 秦世家>
▶ 如耳 : 원래 魏의 大夫였으나 뒤에 衛에서 벼슬하였다가 다시 韓의 신하가 되었다.
▶ 魏齊 : 魏의 公族으로 秦昭王 때 재상이 되었다. 일찍이 范雎를 매질하였다. 범수가 秦나라 재상이 되자 보복이 두려워 趙나라로 도망쳤다. 秦昭王이 趙王에게 편지를 보내 위제를 요구하자 大梁에 가서 信陵君의 도움을 받아 초나라로 망명하려 하였으나, 秦나라를 두려워한 신릉군이 만나주지 않자 자살하였다. <史記列傳 권79 范睡·蔡澤列傳>
▶ 芒卯 : 전국시대 齊의 사람으로, 孟卯로도 쓴다. 魏에서 벼슬하여 재상이 되었다.
▶ 申旗 : 전국시대 秦의 辯士. <사기>에는 ‘中旗’로 기록하고 있다.
▶ 六晉之時 : 六卿之時. 춘추시대 말기 晉나라의 六卿이 집권하던 시대를 말한다. 六卿은 智氏‧范氏‧中行氏‧韓氏‧魏氏‧趙氏를 이른다.
▶ 知氏 : 荀瑤 또는 知伯. 전국시대 晉나라 사람. 이름은 瑤이고, 智襄子라고도 부른다. 진나라 말기 유력 씨족들이 분열해서 서로 다투게 됐을 때 자체 세력을 형성하여 趙襄子를 공격했지만 멸망하였다.
▶ 圍趙襄子於晉陽 : 智伯이 趙襄子에게 땅을 달라고 요구하였으나 주지 않자 晉陽을 공격하여 포위하였다. 지백과 한씨와 위씨 세 나라가 진양을 1년 넘게 공격하다 汾水의 물을 끌어다 성으로 흘려보내니 물에 잠기지 않은 성벽이 三版(:24자)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史記 世家 권43.趙世家>
▶ 晉水 : 山西省 太原市 서남쪽 懸甕山에서 발원하여 汾水로 흘러든다.
▶ 不滿者三版 : 성의 三板 정도만 물에 잠기지 않았다. 版은 고대 성벽을 다져 쌓을 때 양옆에 대는 널빤지로 一版은 여덟 尺이므로 3판은 24자를 말한다.
▶ 行水 : 물의 상황을 순찰하다. 行은 순찰하다.
▶ 魏宣子御 : 위선자가 수레를 몰다. 위선자는 춘추 말기의 晉나라 大夫로 이름은 駒이며, 곧 魏桓子이다. 智伯이 땅을 요구하자 1만 호의 고을을 주어 비위를 맞추었다가 뒤에 韓康子‧趙襄子와 함께 지백을 멸한 후 그 땅을 삼분하였다.
▶ 韓康子爲參乘 : 韓康子가 參乘(兵車의 오른쪽에 타는 호위병)이 됨을 말한다. 韓康子는 춘추 말기 晉나라 大夫로 이름은 虎이다.
▶ 汾水可以灌安邑 : 汾水는 山西省 寧武縣 管涔山에서 발원하여 서쪽으로 흘러 平陽을 지나 黃河로 유입하는 강이다. 安邑은 위환자의 封邑으로, 지금의 山西省 夏縣에 있었다.
▶ 絳水可以灌平陽 : 絳水는 山西省 屯留縣의 북서쪽 盤秀口에서 발원하여 潞城縣 경계의 濁漳水로 흘러드는 강이다. 平陽은 韓康子의 봉읍으로, 지금의 山西省 臨汾市 남쪽에 있었다.
▶ 肘 : 팔꿈치로 찌르다.
▶ 履 : 밟다.
▶ 賢 : ~보다 낫다.
19.권세는 교만을 부른다.
魏公子牟東行,穰侯送之曰:
「先生將去冉之山東矣,獨無一言以教冉乎?」
魏公子 牟가 동쪽 지방으로 감에 穰侯가 전송하면서 말하였다.
“선생께서 저 魏冉을 떠나 山東으로 가려 하시면서, 어찌 한 말씀으로 저를 가르치시지 않습니까?”
魏公子牟曰:
「微君言之,牟幾忘語君.
君知夫官不與勢期,而勢自至乎?
勢不與富期,而富自至乎?
富不與貴期,而貴自至乎?
貴不與驕期,而驕自至乎?
驕不與罪期,而罪自至乎?
罪不與死期,而死自至乎?」
위공자 모가 말하였다.
“그대가 말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하마터면 그대에게 말하기를 잊을 뻔했구려.
그대는 관직이 권세와 기약하지 않았는데 권세가 저절로 옴을 아는가?
권세가 부유함과 기약하지 않았는데 부유함이 저절로 옴을 아는가?
부유함이 존귀함과 기약하지 않았는데 존귀함이 저절로 옴을 아는가?
존귀함이 교만과 기약하지 않았는데 교만이 저절로 옴을 아는가?
교만함이 죄악과 기약하지 않았는데 죄악이 저절로 옴을 아는가?
죄악이 죽음과 기약하지 않았는데 죽음이 저절로 옴을 아는가?”
穰侯曰:
「善,敬受明教。」
양후가 말하였다.
“좋은 말씀입니다. 삼가 밝은 가르침을 받습니다.”
▶ 魏公子牟 : 魏牟이다. 戰國시대 中山君의 아들이다. 전국 후기 莊子學派의 중요 인물이다. 《漢書 藝文志》
▶ 穰侯 : 魏冉. 전국시대 秦나라 大臣이며 秦昭襄王의 외숙이다. 惠王 때에 관직을 맡아 집정하였다. 昭襄王이 즉위하자, 장군이 되었으며 소양왕 16년, 수촉이 면직되자 다시 위염을 승상으로 삼고, 위염을 穰에 봉한 다음 다시 陶를 더 봉해 穰侯라 불렀다.<사기 권72.穰侯列傳>
《戰國策》 〈趙策〉에 의하면 穰侯는 당연히 應侯(范雎)가 되어야 한다. 《史記 穰侯列傳》
▶ 山東 : 戰國‧秦漢시대 崤山, 혹은 華山 동쪽 지역을 이르던 말이다. 關東이라고도 하며, 전국시대 秦나라 이외의 여섯 諸侯國을 일컫기도 한다. 《戰國策 趙策 2》
20. 존귀한 자리에 있다고 해서 남에게 교만하게 굴지 말라
高上尊貴,無以驕人;
聰明聖智,無以窮人;
資給疾速,無以先人;
剛毅勇猛,無以勝人。
신분이 높고 존귀하다고 해서 남에게 교만하지 말라.
총명하고 뛰어난 지혜가 있다고 해서 남을 궁지에 몰지 말라.
말 잘하고 민첩하다고 해서 남에게 앞서지 말라.
굳세고 용맹하다고 해서 남을 이기려 하지 말라.
不知則問,不能則學。
모르면 묻고 잘하지 못하면 배워야 한다.
雖智必質,然後辯之;
雖能必讓,然後為之;
故士雖聰明聖智,自守以愚;
功被天下,自守以讓;
勇力距世,自守以怯;
富有天下,自守以廉;
此所謂高而不危,滿而不溢者也。
비록 지혜롭더라도 반드시 질문하고 난 연후에 변론하라.
비록 잘하더라도 반드시 양보한 뒤에 실행하라.
그러므로 선비는 총명하고 뛰어난 지혜가 있다고 해도 어리석음으로 자신을 지키고,
공로가 천하를 덮더라도 겸양으로 자신을 지키고,
勇力이 世人을 뛰어넘더라도 두려움으로 자신을 지키며,
부유함이 천하를 차지했더라도 청렴으로 자신을 지켜야 한다.
이것이 이른바 ‘지위가 높아도 위험하지 않으며, 가득 차도 넘치지 않음’이다.
▶ 資給 : 말을 잘하다. <한시외전>에는 ‘齊給’으로 기록하고 있다.
資給의 뜻: 1.天资聪敏,言语便捷。 2.资助,供给。 3.货财富足。 4.资财给养。
▶ 剛毅 : 강직하여 굴하지 않다. 의지가 굳다.
▶ 滿而不溢 : 가득 차도 넘치지 않다. 재주가 많아도 뽐내지 않다.
“在上不驕,高而不危;制節謹度,滿而不溢。高而不危,所以長守貴也。滿而不溢,所以長守富也。: 윗자리에 있으면서도 교만하지 아니하며 높으면서도 위태롭지 않고, 비용을 절제하고 예법을 삼가하며 가득 차면서도 넘치지 아니한다. 높으면서도 위태롭지 않음이 오래도록 존귀함을 지키는 방법이다. 가득차면서도 넘치지 않음이 오래도록 부유함을 지키는 방법이다.”<孝經 諸侯篇>
21-1.술이 들어가면 혀가 나온다-酒入舌出
齊桓公為大臣具酒,期以日中,管仲後至,桓公舉觴以飲之,管仲半棄酒。
齊桓公이 대신들을 위해 술자리를 마련하여 정오를 기약함에, 管仲이 뒤늦게 도착하여 환공이 술잔을 들어 벌주를 마시게 하자, 관중은 술을 반만 마시고 반은 버렸다.
桓公曰:
「期而後至,飲而棄酒,於禮可乎?」
환공이 말하였다.
“기약하고 늦게 도착하여 벌주를 마시면서 술을 버리니 예법에 옳습니까?”
管仲對曰:
「臣聞酒入舌出,舌出者言失,言失者身棄,臣計棄身不如棄酒。」
관중이 대답하였다.
“신이 듣기에, 술이 들어가면 혀가 나오니, 혀가 나오면 말을 실수하고, 말을 실수하면 몸을 버린다고 합니다. 신이 생각하기에 몸을 버림이 술을 버림만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桓公笑曰:
「仲父起就坐。」
환공이 웃으면서 말하였다.
“仲父는 일어나 자리로 가시오.”
▶ 具酒 : 술자리를 마련하다
▶ 棄酒 : 술을 버리다.
▶ 酒入舌出 : 술이 들어가면 혀가 나온다는 뜻으로 술을 마시면 수다스러워진다는 말.
▶ 仲父 : 춘추시대 齊桓公이 管仲을 존경하여 부른 칭호이다. 仲은 관중의 字이고, 父는 아버지처럼 섬긴다는 뜻이다.
21-2.작은 충성은 큰 충성을 해친다.
楚恭王與晉厲公戰於鄢陵之時,司馬子反渴而求飲,豎穀陽持酒而進之,子反曰:
『退,酒也。』
楚恭王이 晉厲公과 鄢陵에서 전쟁할 때, 司馬 子反이 목이 말라 마실 것을 찾자, 어린 종 穀陽이 술을 가져다 바치니 자반이 말하였다.
“물려라. 술이로구나.”
穀陽曰:
『非酒也。』
곡양이 말하였다.
“술이 아닙니다.”
子反又曰:
『退,酒也。』
자반은 다시 말하였다.
“가져가거라. 술이로구나.”
穀陽又曰:
『非酒也。』
곡양은 다시 말하였다.
“술이 아닙니다.”
子反受而飲之,醉而寢。
자반이 받아서 마시고 취하여 잠이 들었다.
恭王欲復戰,使人召子反,子反辭以心疾,於是恭王駕往入幄,聞酒臭曰:
『今日之戰,所恃者司馬,司馬至醉如此,是亡吾國而不恤吾眾也,吾無以復戰矣!』
공왕이 다시 싸우고자 사람을 보내 자반을 부르자 자반이 마음의 병이 있다고 하며 가지 않으매, 공왕이 수레를 몰고 가서 군막에 들어갔다가 술 냄새를 맡고는 말하였다.
“오늘 전투에서 믿을 사람이 司馬인데 사마가 취함이 이러하니, 이는 우리나라를 잊고 우리 군사를 돌보지 않은 것이니, 나는 다시 전쟁할 수가 없구나!’
於是乃誅子反以為戮,還師。
이에 자반을 죽여 戮屍하고 군대를 철수하였다.
夫穀陽之進酒也,非以妒子反忠,愛之而適足以殺之.
무릇 곡양이 술을 바침은 자반의 충성을 질투함이 아니라, 아껴서 만족시키다가 그를 죽인 것이다.
故曰:
「小忠,大忠之賊也;
小利,大利之殘也。
그래서 말하였다.
“작은 충성은 큰 충성을 해치고, 작은 이익은 큰 이익을 덜어낸다.”
▶ 楚恭王 : 共王審. 춘추시대 초나라의 군주로 이름은 審이며, 莊王의 아들이다. 오랜 기간 동안 晉나라와 패권을 다투었다. 공왕 16년 초나라가 鄭나라를 구원하러 鄢陵에서 晉나라와 전투를 벌였지만 패하고, 공왕은 적의 화살에 눈 하나를 잃었다. 장군 子反이 술을 좋아했는데, 왕이 자반을 불러 그가 취한 것을 보고 화를 내며 활로 쏘아 죽이고는 철군하여 귀국하였다.
▶ 鄢陵 : 지금의 하남성 鄢陵 북쪽 지역. 기원전 575년에 晉厲公이 鄭나라를 치자 楚共王이 정나라를 구원하려고 출병하여 언릉에서 격전을 벌여 晉나라 군대가 크게 승리하였다.
▶ 司馬子反 : 子反. 초 장왕의 동생으로 초나라의 司馬. 이름은 側, 字는 子反이다. 莊王을 따라 晉나라 군대를 邲에서 패배시켰다.
▶ 豎穀陽 : 나이 어린 종. 穀陽은 이름이다. <사기>에는 ‘陽穀으로 기록하고 있다.
▶ 幄 : 장막. 군막
▶ 亡 : ‘忘’과 통용한다. 《呂氏春秋》 〈權勳〉에는 ‘忘’으로 썼다.
▶ 適足 : 充足適度而不過分(적절히 충족시켜 과분하지 않다)
※ 愛之適足以害之 : 지나치게 편하게 해주면 망치게 된다. 지나치게 잘해주면 오히려 해를 끼치게 된다.
22.전쟁을 좋아하는 신하는 잘 살피지 않으면 안 된다.
羞小恥以構大怨,貪小利以亡大眾;
春秋有其戒,晉先軫是也。
작은 치욕을 부끄럽게 여겨 큰 원한을 얽으며, 작은 이익을 탐내어 많은 군사를 잃으매,
<春秋>에서 그것을 경계함이 있으니, 晉나라 先軫이 그것이다.
先軫欲要功獲名,則以秦不假道之故,請要秦師,襄公曰:
선진은 공명을 얻고자 秦나라가 길을 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秦師를 길에서 막고 공격하자고 청하자 晉襄公이 말하였다.
「不可。
夫秦伯與吾先君有結,先君一日薨而興師擊之,是孤之負吾先君,敗鄰國之交而失孝子之行也。」
“안 되오.
秦나라 군주와 우리 선군께서 결맹한 일이 있고, 선군이 돌아가신 지 얼마 안 되었는데, 군대를 일으켜 진나라를 공격함은, 내가 우리 선군을 저버림이고, 이웃 나라와의 친교를 무너뜨리고 효자의 품행을 잃는 것이오.”
先軫曰:
「先君薨而不弔贈,是無哀吾喪也;
興師徑吾地而不假道,是弱吾孤也;
且柩畢尚薄屋,無哀吾喪也, 興師。」
선진이 말하였다.
“선군께서 돌아가셨는데 조문과 부의를 하지 않음은 우리의 喪事를 슬퍼하지 않음이고,
군대를 일으켜 우리의 영토를 지나가면서 길을 빌리지 않음은 우리의 군주를 약하게 여김입니다.
더구나 선군의 靈柩가 아직 빈소에 있는데 우리의 상사에 슬퍼하지 않고 군대를 일으켰습니다.”
卜曰:
「大國師將至,請擊之。」
점괘에 일렀다.
“대국의 군대가 장차 이르니, 공격하기를 청한다.”
則聽先軫興兵要之殽,擊之,匹馬隻輪無脫者,大結怨構禍於秦
그리하여 선진의 말을 듣고 군대를 일으켜 殽山에서 기다리다가 공격하여 말 한 필, 兵車 한 대도 벗어나지 못하게 하였으니 진나라에 화를 짓는 큰 원한을 맺었다.
接刃流血,伏尸暴骸,糜爛國家,十有餘年,卒喪其師眾,禍及大夫,憂累後世,故好戰之臣不可不察也。
칼날이 부딪혀 피를 흘리고, 시체가 엎어지고 해골이 나뒹굴어 나라가 썩어 문드러지게 하더니, 10여 년 만에 끝내 많은 군대를 잃었고, 大夫에게 환난이 미쳤으며, 후대에게 근심을 끼쳤으므로 전쟁을 좋아하는 신하는 살피지 않으면 안 된다.
▶ 先軫 : 晉나라의 뛰어난 전략가이자 책사. 晉文公이 망명했을 때 보필한 신하들 중 하나이며, 군사와 전술 방면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유명한 城濮 전에서 成得臣이 이끈 초나라의 대군을 궤멸시키는 데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 襄公 : 晉襄公. 춘추시대 晉나라의 25대 군주이다. 이름은 歡인데, 驩으로도 쓴다. 晉文公의 아들이다. 秦穆公이 병사를 일으켜 鄭나라를 습격하자, 晉文公이 죽어 장례도 치르지 않은 상태에서 상복을 입은 채 출병하여 殽에서 秦나라 군대를 공격해 진나라의 장군 셋을 사로잡았다. 전쟁이 끝난 뒤 세 장군을 진나라로 돌려보냈다. 나중에 秦나라와 여러 차례 전쟁을 벌였다. 7년 동안 재위하였다.[史記 世家] 권39.晉世家
▶ 秦伯與吾先君有結 : 秦伯은 秦穆公이고, 先君은 晉文公이다. 진 목공과 진 문공이 결맹한 일을 말한다.
▶ 先君一日薨 ; 문공 9년(기원전 628년), 겨울에 진 문공이 죽고, 아들 襄公 歡이 즉위하였다. 薨은 제후가 죽는 것이다.
▶ 孤 : 왕이 자신을 겸손하게 일컫는 말로 晉襄公이 아버지의 상을 당하였으므로 孤라고 칭한 것이다.
▶ 柩畢尚薄屋 : 《說苑校證》에 “‘柩尙畢塗屋’이 되어야 할 듯하니, 殯의 위를 모두 지붕처럼 덮어 바르는 것이다. 이는 임금을 殯하는 제도로 晉 文公의 靈柩가 아직 殯에 있고 매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른 것이다.” 하였으므로 이를 따라 번역하였다. 《禮記》 〈喪大記〉 참조.
▶ 殽 : 殽山. 지금의 함곡관이라고도 한다.
▶ 隻輪 : 수레 한 대. 兵車 한 대.
▶ 暴骸 : 해골을 들에 노출하다.
▶ 糜爛 : 썩어서 문드러지다.
23. 이사하면서 자기 아내조차 잊는 건망증
魯哀公問孔子曰:
「予聞忘之甚者,徙而忘其妻,有諸乎?」
魯 哀公이 공자에게 물었다.
“내가 듣기에 이사하면서 그의 아내조차 잊는다는데 그런 일이 있습니까?”
孔子對曰:
「此非忘之甚者也,忘之甚者忘其身。」
공자가 대답하였다.
“이는 건망증이 심한 사람이 아닙니다. 건망증이 심한 사람은 자신조차 잊습니다.”
哀公曰:
「可得聞與?」
애공이 물었다.
“들어볼 수 있을까요?”
對曰:
공자가 대답하였다.
「昔夏桀貴為天子,富有天下,不修禹之道,毀壞辟法,裂絕世祀,荒淫于樂,沈酗于酒.
“옛날 夏桀은 존귀하기는 천자이고 부유하기는 천하를 가졌으나, 禹임금의 治道를 닦지 아니하여 군주의 법도를 훼손시키고 선대의 제사를 끊었으며, 음탕한 놀이만을 일삼으며, 술에 빠져 지냈습니다.
其臣有左師觸龍者,諂諛不止,湯誅桀,左師觸龍者,身死,四支不同壇而居,此忘其身者也。」
그의 신하에 左師인 觸龍이라는 자가 있어 끊임없이 아첨하여, 湯王이 桀을 주살함에 좌사 촉룡도 죽어 사지가 찢겨 한 무덤에 묻히지 못하였으니 이것이 그의 몸조차 잊은 것입니다.”
哀公愀然變色曰:
「善!」
애공이 두려워하며 안색이 변하면서 말하였다.
“좋은 말씀이오!”
▶ 魯哀公 : 춘추시대 말기 노나라의 군주로 이름은 蔣 또는 將이고, 定公의 아들이다. 삼환이 강해지는 것을 걱정하여 제후의 힘을 빌려 이를 억제하려고 하다 거꾸로 삼환의 공격을 받아 衛나라로 달아났고, 鄒를 거쳐 越로 갔다. 나중에 나라 사람들이 맞아들여 有山氏 집에서 죽었다.
▶ 諸 : 之於의 축약으로 해석한다.
▶ 毀壞辟法 : 군주의 법을 피하고 훼손하다. 辟: 임금. 군주
▶ 沈酗(침후) : 술에 녹초가 되다.
▶ 左師觸龍 : 左師는 고대 관직명이며, 觸龍은 걸왕의 총애하는 신하였다.
▶ 壇 : 제단
▶ 愀然 : 두려워하는 모양.
24. 말은 재앙이 들어오는 문이다.
-이 내용은 <孔子家語> 卷11 觀周에 기록되어 있다.
孔子之周,觀於太廟右陛之前,有金人焉,三緘其口而銘其背曰:
공자가 周나라에 가서 太廟를 관람함에 묘당의 오른쪽 계단 앞에 동상이 있었는데, 입은 세 겹으로 꿰매져 있고 등에는 다음과 같은 銘文이 있었다.
「古之慎言人也,戒之哉!戒之哉!
“옛날에 말을 신중히 한 사람이니, 경계하고 경계할지어다!
無多言,多口多敗;
無多事,多事多患。
말을 많이 하지 말라, 말이 많으면 실패가 많다.
일을 많이 벌이지 말라, 일이 많으면 근심이 많다.
安樂必戒,無行所悔。
안락을 반드시 경계하고, 뉘우칠 일을 행하지 말라.
勿謂何傷,其禍將長;
勿謂何害,其禍將大;
勿謂何殘,其禍將然;
勿謂莫聞,天妖伺人;
熒熒不滅,炎炎奈何;
涓涓不壅,將成江河;
綿綿不絕,將成網羅;
青青不伐,將尋斧柯;
誠不能慎之,禍之根也;
曰是何傷?禍之門也。
‘무엇을 상심하랴.’라고 말하지 말라, 그 재앙이 장차 늘어날 터이다.
‘무엇이 해로우랴.’라고 말하지 말라, 그 재앙은 장차 커질 터이다.
‘무엇이 사나우랴.’라고 말하지 말라, 그 재앙이 장차 불타오를 터이다.
‘듣는 이가 없다.’라고 말하지 말라, 하늘의 災異가 사람을 엿보고 있다.
희미한 작은 불일 때 끄지 않았다가 활활 타오를 때는 어찌하겠는가?
졸졸 흐르는 물을 막지 않았다가 장차 큰 강물이 될 터이다.
이어진 실을 끊지 않으면 장차 그물이 되며,
나무가 파릇파릇할 때 베지 않으면 장차 도끼자루를 찾을 터이다.
참으로 삼가지 않으면 재앙의 근원이 되고,
말은 무엇을 손상시키는가? 재앙이 들어오는 문이다.
強梁者不得其死,好勝者必遇其敵;
盜怨主人,民害其貴。
사납고 횡포한 사람은 제 命에 죽지 못하고, 이기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반드시 적수를 만나는 법이고,
도둑은 주인을 원망하고, 백성은 존귀한 사람을 시기한다.
君子知天下之不可蓋也,故後之下之,使人慕之;
執雌持下,莫能與之爭者。
군자는 천하 사람을 덮을 수 없음을 알매, 남의 뒤에 물러나고 몸을 낮추어 남들이 자기를 사모하게 하며,
부드러움을 지키고 자신을 낮추매 자기와 다투는 사람이 없다.
人皆趨彼,我獨守此;
眾人惑惑,我獨不從;
內藏我知,不與人論技;
我雖尊高,人莫害我。
사람들이 모두 저쪽으로 달려가더라도 나는 홀로 이곳을 지키고
사람들이 미혹하여 따르더라도 나는 홀로 따르지 않으며,
나의 지혜를 안에 감추고 남들과 재주를 논하지 않으면,
내 아무리 존귀하다고 하여도 남들이 나를 해치지 않는다.
夫江河長百谷者,以其卑下也;
天道無親,常與善人;
戒之哉!戒之哉!」
장강과 황하가 모든 강의 우두머리가 됨은 낮은 곳에 있기 때문이다.
하늘은 특별히 편애함이 없어서 항상 선한 사람의 편이니,
경계하고 경계할지어다!”
孔子顧謂弟子曰:
공자가 제자들을 돌아보면서 말하였다.
「記之,此言雖鄙,而中事情。
“기억하라. 이 말이 비속하기는 하지만 사정에 맞다.
《詩》曰:
『戰戰兢兢,如臨深淵,如履薄冰』。
<詩經>에 일렀다.
‘두려워하고 조심하여 마치 깊은 연못에 임한 듯이 하며, 얇은 얼음을 밟는 듯이 하라.’
行身如此,豈以口遇禍哉!」
처신을 이같이 하면 어찌 말 때문에 재앙을 만나겠느냐!”
▶ 太廟 : 주나라의 태조 后稷의 사당.
▶ 三緘 : 입을 세 번 봉한다.
※ 金人三缄 : =三緘其口. 입을 다물다. 입을 다물고 말을 삼가다.
▶ 銘 : 자신의 교훈으로 삼는 글.
▶ 熒熒不滅 : 가물가물 꺼지지 않다.
▶ 涓涓 : 물이 졸졸 흐르는 모양.
▶ 強梁 : 強橫. 횡포하다.
▶ 執雌持下 : 知其雄,守其雌. 웅성을 알고 자성을 지키다. 낮은 자세를 보이다.<노자 도덕경 28장>
▶ 戰戰兢兢, 如臨深淵, 如履薄氷 : <詩經·小雅·小旻>에 “戰戰兢兢, 如臨深淵, 如履薄冰. : 두려워하고 조심하기를 깊은 못에 임하듯이 하고 엷은 얼음을 밟듯이 조심하여라.”라고 하였다.
25. 가을바람이 불면 뿌리마저 뽑히는 가을 쑥과 같은 신세
-이 내용은 <晏子春秋> 內篇에 기록되어 있다
魯哀侯棄國而走齊,齊侯曰:
「君何年之少而棄國之蚤?」
魯 哀侯가 나라를 버리고 齊나라로 도망쳐 오자, 齊侯가 물었다.
“그대는 나이도 젊은데 어찌하여 일찌감치 나라를 버렸소?”
魯哀侯曰:
노 애후가 말하였다.
「臣始為太子之時,人多諫臣,臣受而不用也;
人多愛臣,臣愛而不近也;
是則內無聞而外無輔也。
“제가 처음 태자가 되었을 때 저에게 간언하는 사람이 많았으나 저는 듣기만 하고 채용하지 않았습니다.
저를 사랑하는 사람이 많았으나 저는 그들을 사랑하면서도 가까이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안으로는 아룀이 없고 밖으로는 보좌가 없음입니다.
是猶秋蓬,惡於根本而美於枝葉,秋風一起,根且拔也。」
이는 마치 가을 쑥이 뿌리는 망가졌어도 가지와 잎만 아름다움과 같으니, 가을바람이 한번 불면 뿌리가 곧 뽑힘과 같습니다.”
▶ 魯哀侯 : <晏子春秋·內篇·雜上〉에는 魯 昭公으로 기록하고 있다.
魯昭公의 이름은 裯 또는 稠, 袑고, 襄公의 부인인 敬歸의 동생 齊歸의 아들이다. 中軍을 없앴고, 노나라의 公族 三桓과 公室을 사분하였다. 삼환이 함께 공격하자 齊나라로 달아났고, 나중에 晉나라로 갔다. 진나라가 乾侯에서 살게 했는데 그곳에서 8년을 살다 죽었다. [史記] 권33.魯周公世家
▶ 齊侯 : 齊景公. <안자춘추 내편>에는 제 경공과 晏子와의 대화로 기록하고 있다.
▶ 蚤 : 早와 통용된다. 일찍
▶ 秋蓬 : 가을 쑥.
▶ 惡 : 망가지다.
26. 나무는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아니한다.<風樹之嘆>
孔子行遊中路聞哭者聲,其音甚悲,孔子曰:
「驅之!驅之!前有異人音。」
공자가 유람 다니다가 중도에서 곡하는 소리를 들었는데, 그 소리가 매우 슬펐으매, 공자가 말하였다.
“수레를 빨리 몰아라! 빨리 몰아라! 앞에 異人의 소리가 있구나!”
少進,見之,丘吾子也,擁鐮帶索而哭,孔子辟車而下,問曰:
「夫子非有喪也?何哭之悲也。」
조금 가 보니 丘吾子였는데, 낫을 차고 새끼를 띤 채 곡하고 있었다. 공자가 수레를 세우고 내려서 물었다.
“선생에게 喪事가 있음도 아닌데, 어찌 이리 슬프게 곡하는 게요?”
丘吾子對曰:
「吾有三失。」
구오자가 대답하였다.
“네게 세 가지 잘못이 있습니다.”
孔子曰:
「願聞三失。」
공자가 말하였다.
“세 가지 잘못을 듣고 싶습니다.”
丘吾子曰:
구오자가 말하였다.
「吾少好學問,周遍天下,還後吾親亡,一失也。
“제가 젊었을 때 학문을 좋아하여 천하를 두루 다니다가 돌아온 뒤에 부모가 돌아가셨으니 첫 번째 잘못입니다.
事君奢驕,諫不遂,是二失也。
제가 섬긴 군주가 사치하고 교만하였으나 간언하지 못했으니 두 번째 잘못입니다.
厚交友而後絕,三失也。
친구와 깊이 사귀었으나 뒤에 절교하였으니 세 번째 잘못입니다.
樹欲靜乎風不定,子欲養吾親不待;
往而不來者,年也;
不可得再見者,親也。
請從此辭。」
나무는 고요히 있으려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아니하고, 자식은 봉양하고자 하나 부모는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가고 돌아오지 않는 것이 세월이요,
다시 뵐 수 없는 것이 부모입니다.
지금 세상을 하직하겠습니다.”
則自刎而死。
하고는 스스로 목을 찔러 죽었다.
孔子曰:
「弟子記之,此足以為戒也。」
공자가 말하였다.
“제자들은 기억하라, 이 말은 경계로 삼을 만하구나.”
於是弟子歸養親者十三人。
이때 제자 중에 집에 돌아가서 부모를 봉양한 자가 13명이었다.
▶ 驅 : 빨리 달리다
▶ 擁鎌 : 낫을 차다.
▶ 丘吾子 : 춘추시대 제나라 사람으로 <한시외전>에는 皋魚로 기록하고 있다.
▶ 辟車 : 수레에서 내리다.
▶ 年 : 세월.
※ 風樹之嘆 : 효도를 다 못 한 채 부모를 여읜 자식의 슬픔.
27. 하늘이 아무리 높아도 몸을 굽히지 않을 수 없다.<跼天蹐地>
孔子論詩至於正月之六章,戄然曰:
공자가 <詩經>을 평론하다가 <正月>의 제6장에 이르러 놀라면서 말하였다.
「不逢時之君子,豈不殆哉?
“좋은 시운을 만나지 못한 군자가 어찌 위태롭지 않겠는가?
從上依世則廢道,違上離俗則危身;
世不與善,己獨由之,則曰非妖則孽也;
是以桀殺關龍逢,紂殺王子比干,故賢者不遇時,常恐不終焉。
군주를 따르고 세속에 의지하면 道를 폐기하게 되고, 군주를 거스르고 세속을 이탈하면 몸이 위태롭게 된다.
세속 사람들이 함께 선행하지 않는데 자기만 것을 따르면 요사스럽다고 말하지 않으면 사악하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桀은 關龍逢을 죽였고, 紂는 왕자 比干을 죽였다. 그러므로 현자가 때를 만나지 못하면, 항상 壽命을 잘 마치지 못할까 걱정한다.
《詩》曰:
『謂天蓋高,不敢不跼;
謂地蓋厚,不敢不蹐。』
此之謂也。」
<시경>에서 이르기를,
‘하늘이 높다고 하여도 감히 몸을 굽히지 않을 수 없고,
땅이 두텁다고 하여도 조심조심 걷지 않을 수 없다.’라고 하였으니, 이를 이름이다.”
▶ 正月之六章 : <詩經·小雅·正月>의 6장을 말한다.
▶ 戄然 : 놀라다. 두려워하다.
▶ 桀殺關龍逢 : 夏나라 桀王의 충신인 관룡봉이 걸왕에게 매희와의 사치스러운 생활을 간언하다가 살해되었다.
▶ 紂殺王子比干 : 비간은 殷나라 紂王의 숙부이며, 주왕의 음란함을 간한다고 하여 죽임을 당하였다.
▶ 《詩》曰(<시>왈:<詩經·小雅·正月> 제6장. 이 시의 題名은 ‘四月’이다. 이 시의 正月은 夏나라 달력으로 지금의 四月에 해당한다. 이 시는 소인배들이 정권을 쥐고 학정하는 것을 한탄한 시이다.
謂天蓋高、不敢不局。謂地蓋厚、不敢不蹐。
維號斯言、有倫有脊。哀今之人、胡為虺蜴。
하늘이 아무리 높다 해도 감히 몸을 굽히지 않을 수 없다.
땅이 아무리 두텁다고 하여도 조심조심 걷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외치는 말에도 도리에 맞고 조리에 맞도다.
슬프다 지금 사람들이여, 어찌하여 뱀과 도마뱀처럼 되었는가?
※ 跼天蹐地 : 跼蹐. 머리가 하늘에 닿을까 두려워 허리를 굽히고, 땅이 꺼질까 염려하여 발소리를 죽여 걷다. 두려워 몸을 움츠리다. 이 세상에 안심하고 몸을 둘 곳이 없다.
▶ 跼 : 구부리다.
▶ 蹐 : 살금살금 걷다.
28. 군자는 따를 사람을 신중히 가려야 한다.
孔子見羅者,其所得者皆黃口也,孔子曰:
「黃口盡得,大爵獨不得,何也?」
공자가 그물로 참새를 잡는 사람을 보았는데 그가 잡은 것은 모두 부리가 노란 새끼였으매 공자가 말하였다.
“黃口만 잡고 큰 새를 잡지 못함은 무슨 까닭이오?”
羅者對曰:
「黃口從大爵者不得,大爵從黃口者可得。」
그물 치던 사람이 대답하였다.
“큰 새를 따라다니는 새끼 참새는 잡을 수가 없고, 새끼 참새를 따라다니는 큰 새는 잡을 수가 있습니다.”
孔子顧謂弟子曰:
「君子慎所從,不得其人則有羅網之患。」
공자가 제자들을 돌아보면서 말하였다.
“군자는 따름에 신중하여야 한다. 따를 만한 사람을 얻지 못하면 그물의 환난이 있을 터이다.”
▶ 羅 : 그물. 새를 그물을 쳐서 잡다.
▶ 黄口 : 부리가 노란 새끼 참새. 새 새끼.
▶ 大爵 : 大鳥. 큰 새. 고위 관리.
29. 자기가 원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 베풀지 말라<己所不欲, 勿施於人>
修身正行,不可以不慎:
심신을 수양하고 품행을 단정히 함은 신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
嗜欲使行虧,讒諛亂正心,眾口使意回.
향락에 대한 욕망은 품행을 무너뜨리며, 참소와 아첨은 바른 마음을 어지럽히며, 많은 사람의 말은 의지를 돌이키게 한다.
憂患生於所忽,禍起於細微,汙辱難湔灑,敗事不可後追,不深念遠慮,後悔當幾何?
우환은 소홀함에서 생기고, 재앙은 미세함에서 일어나고, 汚辱은 씻어내기 어렵고, 실패한 일은 다시 만회할 수 없으매, 깊이 생각하고 멀리 고려하지 않으면 후회할 일이 얼마나 많겠는가?
夫徼幸者,伐性之斧也;
嗜欲者,逐禍之馬也;
謾諛者,窮辱之舍也;
取虐於人者,趨禍之路也.
요행은 본성을 베는 도끼이고,
향락에 대한 욕망은 재앙을 쫓아가는 말(馬)이고,
속이고 아첨함은 곤궁과 치욕의 집이고,
남에게 학대함은 재앙으로 달려가는 길이다.
故曰去徼幸,務忠信,節嗜欲,無取虐於人,則稱為君子,名聲常存。
그러므로 말하였다.
“요행을 제거하고 忠信을 힘쓰며, 향락에 대한 욕망을 절제하고, 남에게 학대를 일삼지 않으면 군자라고 칭송하고 명성이 항상 보존될 터이다.
怨生於不報,禍生於多福,安危存於自處,不困在於蚤豫,存亡在於得人,慎終如始,乃能長久。
원한은 은혜를 보답하지 않는 데에서 생기고, 재앙은 복이 많음에서 생기고, 안위는 자기의 처신에 있고, 곤경을 처하지 않음은 미리 예견함에 있고, 존망은 사람을 얻음에 있으니, 마무리에 신중하기를 처음처럼 하면 오래갈 수 있다.
能行此五者,可以全身.
이 다섯 가지를 행할 수 있으면 몸을 보전할 수 있다.
己所不欲,勿施於人,是謂要道也。
자기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베풀지 말아야 하니, 이것을 일러서 要道라고 한다.
▶ 正行 : 단정한 품행.
▶ 嗜欲 : 향락을 탐냄
▶ 湔灑 : 깨끗이 씻다
▶ 徼幸 : 운이 좋음. 僥倖과 같다.
▶ 安危存於自處~ : ‘나라의 안위는 명령을 내리는 데 달려 있고, 나라의 존망은 사람을 기용하는 데에 달려있다.(安危在出令,存亡在所任 <史記 世家 권50.楚元王世家>
▶ 豫 : 預와 통한다. 미리. 사전에.
▶ 己所不欲, 勿施於人 : 《논어》〈顔淵 二章〉
“仲弓問仁。子曰:
「出門如見大賓,使民如承大祭。己所不欲,勿施於人。在邦無怨,在家無怨。」仲弓曰:
「雍雖不敏,請事斯語矣。」 :
仲弓이 仁을 묻자,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문을 나갔을 때에는 큰 손님을 뵈온 듯이 하며, 백성에게 일을 시킬 때에는 큰 祭祀를 받들 듯이 하고, 자신이 하고자 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베풀지 말아야 하니, 이렇게 하면 제후의 나라에서도 원망하는 자가 없으며, 대부의 집에 있어서도 원망하는 자가 없을 것이다.”
仲弓이 말하였다.
“제가 비록 不敏하오나 청컨대 이 말씀을 종사하겠습니다.”
30. 지켜야 할 네 가지<恭敬忠信>
顏回將西遊,問於孔子曰:
「何以為身?」
顔回가 서쪽으로 유학을 가려 함에 공자께 여쭈었다.
“어떻게 몸을 다스려야 합니까?”
孔子曰: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恭敬忠信,可以為身。
“恭‧敬‧忠‧信이면 몸을 다스릴 수 있느니라.
恭則免於眾,敬則人愛之,忠則人與之,信則人恃之;
人所愛,人所與,人所恃,必免於患矣,可以臨國家,何況於身乎?
공손하면 뭇사람의 비난을 면하고, 공경하면 남들이 사랑할 터이고, 충성스럽게 하면 남들이 따르며, 미더우면 남들이 믿은 터이다.
사람들이 사랑하고 사람들이 따르며 사람들이 믿으면 반드시 환난에서 벗어날 터이며, 국가도 다스릴 수 있을 텐데 하물며 修身이랴?
故不比數而比疏,不亦遠乎?
그러니 친밀한 사람을 친근하지 않고 소원한 사람을 친근한다면 도리에서 멀지 않겠느냐?
不修中而修外,不亦反乎?
내면을 닦지 않고 겉모양을 꾸민다면 거꾸로 함이 아니겠느냐?
不先慮事,臨難乃謀,不亦晚乎?」
미리 처사를 고려하지 않고, 환난이 닥쳐서야 도모한다면 늦지 않겠느냐?”
▶ 顔回 : 춘추시대 노나라 사람으로, 공자의 제자이다. 이름은 回 字는 子淵이다. 학덕이 높고 재질이 뛰어나 공자의 가장 촉망받는 제자였다. 그러나 31세에 공자보다 먼저 죽었다.
▶ 比數(촉) : ’친밀한 사람과 친근하다.’라는 뜻이다. 比는 친함, 數은 친밀함, 촘촘함의 뜻이다.
31. 다섯 가지 근본<五本>
凡司其身,必慎五本:
무릇 자신을 관리함에는 반드시 다섯 가지 근본을 신중히 행해야 한다.
一曰柔以仁,
二曰誠以信,
三曰富而貴毋敢以驕人,
四曰恭以敬,
五曰寬以靜。
첫째는 부드러우면서도 仁厚하고,
둘째는 성실하면서도 미덥고,
셋째는 부귀하여도 감히 남에게 교만하지 말고,
넷째는 공손하면서도 공경하고,
다섯째는 너그러우면서도 차분하여야 한다.
思此五者,則無凶命.
늘 이 다섯 가지를 생각하면 나쁜 운명을 만나지 않는다.
用能治敬,以助天時,凶命不至,而禍不來。
능력 있는 사람을 임용하고 공경히 일을 다스려 天時의 도움을 받으면 나쁜 운명이 이르지 않으며 재앙이 오지 않는다.
友人者,非敬人也,自敬也;
貴人者,非貴人也,自貴也。
남에게 우애 있음은 남을 공경한다기 보다 자신을 공경함이요,
남을 귀하게 여김은 남을 귀하게 여긴다기 보다 자기를 귀하게 여김이다.
昔者吾嘗見天雨金石與血;
吾嘗見四月十日並出,有與天滑;
吾嘗見高山之崩,深谷之窒,大都王宮之破,大國之滅;
吾嘗見高山之為裂,深淵之沙竭,貴人之車裂;
吾嘗見稠林之無木,平原為谿谷,君子為御僕;
吾嘗見江河乾為坑,正冬采榆葉,仲夏雨雪霜,千乘之君,萬乘之主,死而不葬。
예전에 나는 하늘이 金石과 피를 뿌림을 본 적이 있으며,
나는 네 개의 달과 열 개의 해가 함께 나타나 하늘에서 지침을 본 적이 있으며,
나는 높은 산이 무너지고 깊은 골짜기가 메워지고 큰 도시의 왕궁이 파괴되고 큰 나라가 멸망함을 본 적이 있으며,
나는 높은 산이 찢어지고 깊은 못이 모래로 메이고 귀인이 車裂됨을 본 적이 있으며,
나는 무성한 숲에 나무가 없어지고 평원이 계곡이 되고 군자가 마부가 됨을 본 적이 있으며,
나는 장강과 황하가 말라 구덩이가 됨과, 한겨울에 느릅나무 잎을 채취함과, 한여름에 눈과 서리를 뿌림과, 千乘의 제후와 萬乘의 천자가 죽어도 장례를 치르지 못함을 본 적이 있다.
是故君子敬以成其名,小人敬以除其刑,奈何無戒而不慎五本哉!
이 때문에 군자는 공경으로 그 명예를 이루고, 소인은 공경으로 형벌을 면하니, 어찌 경계하여 다섯 가지 근본을 신중히 행하지 않겠는가!
▶ 司 : 주관하다. 경영하다.
▶ 五本 : 옛 사람들의 修身과 처세의 다섯 가지 근본 요소.<柔以仁, 誠以信, 富而貴毋敢以驕人, 恭以敬, 寬以靜>
▶ 天時 : 天時는 하늘로부터 받은 좋은 기회. 하늘의 도움이 있는 시기.
▶ 滑 : 미끄러지다. 지치다.
▶ 窒 : 막히다. 메다.
▶ 稠林 : 나무가 빽빽이 들어선 산림
▶ 車裂 : 車裂刑. 고대의 혹형의 하나로 팔과 다리를 각각 다른 수레에 매고 수레를 끌어서 죄인을 찢어서 죽이는 형벌.
▶ 榆葉 : 느릅나무 잎
32.機氾이 지나치게 공손한 이유
魯有恭士,名曰機氾,行年七十,其恭益甚,冬日行陰,夏日行陽,市次不敢不行參.
노나라에 공손한 사람이 있었는데 이름은 機氾이라 하였는데, 나이 70에 공손함이 더욱 심하여 겨울에 음지로 다니고 여름에는 양지로 다녔으며, 시장을 관리하는 官舍에는 감히 찾아뵙고 문안을 드리지 않는 적이 없었다.
行必隨,坐必危,一食之間,三起不羞,見衣裘褐之士則為之禮.
길을 갈 때는 남의 뒤를 따라갔으며, 앉을 때는 반드시 단정하게 앉았으며, 한 번 식사하는 동안에 세 번 일어났고, 거친 옷을 입은 사람을 보고도 예를 행하였다.
魯君問曰:
「機子年甚長矣,不可釋恭乎?」
노나라 군주가 물었다.
“機子는 연세가 매우 높으신데, 공손함을 내려놓을 수가 없소?”
機氾對曰:
기범이 대답하였다.
「君子好恭以成其名,小人學恭以除其刑.
“군자는 공손함을 좋아하여 명예를 이루고, 소인은 공손함을 배워 형벌을 면하는 법입니다.
對君之坐,豈不安哉?尚有差跌;
군주를 마주하여 앉으면 그 자리가 어찌 편안하지 않겠습니까마는 그래도 발을 헛디뎌 넘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一食之上,豈不美哉?尚有哽噎;
밥을 차려주면 어찌 맛있지 않겠습니까마는 그래도 목이 멜 때가 있습니다.
今若氾所謂幸者也,固未能自必.
지금 저 기범과 같은 사람을 행복한 사람이라고 하지만, 도리어 자신은 꼭 그렇다고 하지 못합니다.
鴻鵠飛沖天,豈不高哉?矰繳尚得而加之
기러기나 고니가 하늘을 날아 치솟아 오름에 어찌 높지 않겠습니까마는 주살이 그래도 맞힐 수 있습니다.
虎豹為猛,人尚食其肉,席其皮
범과 표범이 사납지만 사람들이 그래도 그 고기를 먹으며 그 가죽을 깔고 앉습니다.
譽人者少,惡人者多,行年七十,常恐斧質之加於氾者,何釋恭為?」
남을 칭찬하는 사람은 적고 남을 헐뜯는 사람은 많으니, 나이가 70에 언제나 斧質이 저에게 가해질까 걱정하는 자가 어떻게 공손함을 내려놓겠습니까?”
▶ 機氾 : 사람 이름
▶ 行年 : 연령
▶ 市次 : 시장을 관리하는 官舍이다.
▶ 行參 : 찾아뵙고 문안을 드린다는 뜻이다.
▶ 危 : 단정하다.
▶ 一食之間,三起不羞 : “昔者禹一沐而三捉髮,一食而三起,以禮有道之士,通乎己之不足也.<呂氏春秋·有始覽第一> : 옛날 하나라의 우임금은 한 번 머리 감는 동안에 세 차례나 머리를 움켜잡았고, 한 번 식사하는 동안에 세 차례나 일어나서 도가 있는 선비들을 예우하였으니, 이는 자신이 알지 못하는 것을 물어서 그것으로써 부족한 것을 보충한 것이다.”
{不羞} : 《群書拾補》와 《說苑校證》에 모두 衍文인 듯하다 하여 衍文으로 처리하였다.
▶ 裘褐 : 갖옷과 털옷이라는 뜻으로 거친 의복을 말한다. 粗陋衣服
▶ 差跌 : 蹉跌과 같다. 발을 헛디디어 넘어지다.
▶ 哽噎(경일) : 음식이 목에 걸리다. 목이 메다
▶ 鴻鵠 : 큰 기러기와 고니.
▶ 矰繳 : 주살. 노끈에 매어 새를 쏘아 잡는 짧은 화살.
▶ 斧質 : 도끼와 쇠 모탕이다. 고대의 刑具로 사형을 집행할 때 썼다. 《晏子春秋 問下》‧《呂氏春秋 貴直》
33. 공경을 행하며 천명을 기다리다.
成回學於子路三年,回恭敬不已,子路問其故何也?
成回가 子路에게 배우기 3년, 성회는 자로를 공경하여 마지않으니, 자로가 그 까닭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回對曰:
성회가 대답하였다.
「臣聞之,行者比於鳥,上畏鷹鸇,下畏網羅.
“제가 듣기에 길을 가는 사람은 새와 같아서 위로는 솔개와 새매가 두렵고, 아래로는 그물이 두렵다고 합니다.
夫人為善者少,為讒者多,若身不死,安知禍罪不施。
사람으로 선을 행하는 사람은 적고 참소하는 사람은 많으니, 만약 몸이 죽지 않으면 어찌 재앙과 罪罰이 가해지지 않을 줄 알겠습니까?
行年七十,常恐行節之虧,回是以恭敬待大命。」
제 나이가 70이지만 늘 저의 행실과 예절이 흠결이 있을까 걱정하여 저는 이 때문에 공경함으로써 천명을 기다립니다.”
子路稽首曰:
「君子哉!」
자로가 머리를 조아리며 말하였다.
“군자로구나!”
▶ 成回 : 사람 이름으로, 평생 행적은 미상이다.
▶ 鷹鸇(응전) : 송골매와 새매.
▶ 稽首 : 공경하는 뜻으로 머리를 조아리다.
이것으로 설원 20편 중 절반을 해석하였다. 약 1달이 걸린 셈이다. 중첩되는 문사가 많아서 지루하였지만 하반부 10편을 위하여 힘내려 한다.
2023.11.28. 오전 5시 14분 탐고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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