諫言을 올림은 신하 된 사람의 큰 책무로, 국가와 임금에게 忠誠을 體現하는 중요한 방법이다.
간언을 올리는 행위를 正諫‧降諫‧忠諫‧戇諫‧諷諫의 다섯으로 나누고 있다.
임금을 향해 諫하는 일은 회피해서는 안 되는 신하의 책무로, 이를 통해 忠誠과 姦佞을 구분할 수 있다.
그러나 進諫하는 사람은 殺身의 위험이 수반되기 때문에 세 번을 간해도 임금이 따르지 않으면 벼슬을 버리고 떠나는 원칙도 세워놓았다.
이 篇에서 임금의 잘못을 諫해야 하는 조목으로, 攻伐‧淫游‧聲色‧玩物‧土木‧賦稅‧濫殺‧違禮 등에 대한 사례를 모아 제시하고 있다.
임금이 간언을 따르지 않다가 초래한 엄중한 결과를 보여줌으로써 後人을 깨우치는 효과를 기대하는 동시에, 進諫하다가 成功하지 못하는 사례도 함께 들고 있다.
1. 신하가 충성을 다함은 자신의 이익을 돌보지 않음에 있다.
《易》曰:
「王臣蹇蹇,匪躬之故。」
<周易>에 일렀다.
“왕의 신하가 충성을 다함은 자신의 이익을 돌보지 않기 때문이다.”
人臣之所以蹇蹇為難,而諫其君者非為身也,將欲以匡君之過,矯君之失也。
신하로서 어려움을 당하면서도 충성을 다하며 그의 군주에게 간함은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군주의 과오를 바로잡고 군주의 잘못을 교정하기 위함이다.
君有過失者,危亡之萌也;
見君之過失而不諫,是輕君之危亡也。
군주에게 과실이 있음은 나라가 危亡할 징조이니,
군주의 과실을 보고도 간하지 않음은 군주의 危亡을 경시함이다.
夫輕君之危亡者,忠臣不忍為也。
군주의 危亡을 경시함은 충신이 차마 하지 못하는 것이다.
三諫而不用則去,不去則身亡;
身亡者,仁人之所不為也。
세 번 간하여 쓰이지 않으면 떠나야 하나니, 떠나지 않으면 몸을 망친다.
몸을 망침은 어진 사람이 하지 않는 짓이다.
是故諫有五:一曰正諫,二曰降諫,三曰忠諫,四曰戇諫,五曰諷諫。
이 때문에 간함에 다섯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正諫이요, 둘째는 降諫이요, 셋째는 忠諫이요, 넷째는 戇諫이요, 다섯째는 諷諫이다.
孔子曰:
「吾其從諷諫乎。」
공자가 말하였다.
“나는 諷諫을 따를 터이다.”
夫不諫則危君,固諫則危身;
與其危君、寧危身;
危身而終不用,則諫亦無功矣。
간하지 않으면 군주를 위험하게 하고, 고집스럽게 간하면 자신을 위험하게 하나,
군주를 위험하게 함보다는 차라리 자신을 위험하게 해야 한다.
자신을 위험하게 하되 끝내 채용하지 않으면 간함에 아무런 功效가 없다.
智者度君權時,調其緩急而處其宜,上不敢危君,下不以危身,故在國而國不危,在身而身不殆
지혜로운 사람은 군주를 헤아리고 時勢를 판단하여 완급을 조절하고 편의에 따라 처리하여, 위로 감히 군주를 위험하게 하지 않고, 아래로 자신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으매, 나라는 나라대로 위험에 빠지지 않고, 자신은 자신대로 위태로워지지 않는다.
昔陳靈公不聽泄冶之諫而殺之,曹羈三諫曹君不聽而去,春秋序義雖俱賢而曹羈合禮。
옛날 陳 靈公은 泄冶의 간언을 듣지 않고 그를 죽였으며, 曹羈는 세 번 曹나라 군주를 간하여 듣지 않자 떠나버리니, <春秋>에 의리를 서술함에 비록 둘 다 현명하다 했으나 曹羈의 행위가 예에 맞는다.
▶ 王臣蹇蹇,匪躬之故 : 왕의 신하가 충성을 다함은 자신의 이익을 돌보지 않기 때문이다. <周易·蹇괘> : “六二,王臣蹇蹇,匪躬之故.” 水山蹇
※ 蹇蹇匪躬 : 임금에게 충성하며 자신의 이익을 돌보지 않음. 蹇蹇은 충성을 다하는 모양.
▶ 正諫 : 바른말로 곧장 諫하는 것. 정직하게 직접적으로 간언하는 것
▶ 降諫 : 자기를 낮추고 겸손한 말로 간하는 것.
▶ 忠諫 : 충성스런 마음으로 간하는 것.
▶ 戇諫 : 어리석고 고지식하여 우직하게 간하는 것.
▶ 諷諫 : 완곡한 말로 넌지시 간하는 것. 완곡한 표현으로 잘못을 고치도록 간함.
▶ 吾其從諷諫乎 : <孔子家語> 辯政編을 인용하였다.
“孔子曰:
「忠臣之諫君,有五義焉。一曰譎諫,二曰戇諫,三曰降諫,四曰直諫,五曰風諫。唯度主而行之,吾從其諷諫乎。」 : “공자가 말하였다. ‘충신이 군주에게 간하는 데에는 다섯 가지가 있다.
첫째는 譎諫:자신을 선의로 속이면서 하는 간언, 둘째는 戇諫:강직하면서도 우둔한듯 하는 간언, 셋째는 降諫:자신을 낮추어 애걸하듯 하는 간언, 넷째는 直諫:직설적으로 정면 대응하여 하는 간언, 다섯째는 諷諫:비유를 들어서 하는 간언이다. 그러나 오직 군주의 마음을 잘 헤아려보고 실행해야 할 것이니 나라면 풍간을 따르겠다.<孔子家語 14-2 辯政>
▶ 權時 : 시세를 판단한다.
▶ 陳靈公 : 춘추시대 陳나라의 군주로 이름은 平國이다. 大夫 孔寧, 儀行父와 함께 대부 御叔의 아내 夏姬와 사통하였다. 세 사람이 하씨 집에서 술을 마시고는 하희의 아들 夏徵舒를 욕보였다. 화가 난 하징서가 弓手를 매복시켜 살해하였다. 15년 동안 재위했고, 시호는 靈이다.
▶ 泄冶 : 洩冶라고도 한다. 춘추시대 陳나라의 대부. 영공 14년(기원전 600년)에 영공과 대부 孔寧, 儀行父가 함께 夏姬와 간통하고서 그녀의 속옷을 입고 조정에서 서로 희롱하였다. 泄冶가 간언하였다.
“군주와 신하가 음란한 짓을 하면 백성이 무엇을 본받겠습니까?” 영공이 두 사람에게 이 말을 고하자, 두 사람이 설야를 죽이기를 청하는데도 영공이 말리지 않으니 마침내 설야를 죽이고 말았다.<春秋左氏傳 宣公 9년>
▶ 曹羈三諫曹君不聽而去 : <公羊傳>에 “曹羇는 누구인가? 曹나라 大夫이다. 曹나라에는 대부가 없는데, 여기에 어째서 大夫라고 기록했는가? 훌륭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무엇을 훌륭하게 여겼는가? 戎이 曹나라를 치려 할 때 曹羇가 曹伯에게 간하기를 ‘戎은 군대가 많고 예의가 없으니, 군께서 스스로 대적하지 마소서.’라고 하였으나, 조백은 듣지 않았다. 세 차례 간하였으나 끝내 듣지 않으니, 曹羇는 드디어 나라를 떠났다. 그러므로 군자는 그가 군신의 의리를 옳게 행하였다고 여긴 것이다.”라고 기술하였다. <春秋公羊傳> 莊公 24년
2. 죽음을 무릅쓴 간언
齊景公遊於海上而樂之,六月不歸,令左右曰:
「敢有先言歸者致死不赦。」
齊景公이 바닷가에서 놀면서 즐거움에 빠져 6개월 동안 돌아가지 않고 측근에게 명령하였다.
“감히 돌아가자고 먼저 말하는 사람이 있으면 용서하지 않고 죽이겠다.”
顏燭趨進諫曰:
「君樂治海上而六月不歸,彼儻有治國者,君且安得樂此海也!」
顔燭趨가 간하였다.
“군주께서 바닷가에서 즐거움만 추구하며 6개월 동안 돌아가지 않으시니, 저곳 궁중에 혹시 나라를 다스리는 자가 나오면 군주께서는 장차 어떻게 이 바다를 즐길 수 있겠습니까!”
景公援戟將斫之,顏斶趨進,撫衣待之曰:
경공이 창을 잡아 찌르려고 하자, 안촉추가 나아가서 옷을 여미고 기다리며 말하였다.
「君奚不斫也?
“군주께서는 어찌 찌르지 않으십니까?
昔者桀殺關龍逢,紂殺王子比干,君之賢非此二主也,臣之材,亦非此二子也,君奚不斫?
옛날에 桀왕은 關龍逢을 죽였고, 紂왕은 왕자 比干을 죽였는데, 군주의 현명함은 이 두 왕만 못하고, 신의 재주 역시 이 두 분만 못한데 군주께서는 어찌 찌르시지 않습니까?
以臣參此二人者,不亦可乎?」
신을 이 두 신하와 동렬로 처리하심이 또한 좋지 않겠습니까?”
景公說,遂歸,中道聞國人謀不內矣。
경공이 기뻐하고 이어 돌아가는 중도에, 도성 사람들이 경공을 들이지 않으려 도모함을 알았다.
▶ 顔燭趨 : 춘추시대 齊나라 大夫. <한비자>에는 顏涿聚로 기록하고 있다.
▶ 儻 : 만일. 혹시.
▶ 斫 : 베다. 공격하다.
▶ 關龍逢 : 夏나라 桀王의 충신으로 걸왕에게 매희와의 사치스러운 생활을 간언하다가 살해되었다.
▶ 比干 : 殷나라 紂王의 숙부. 주왕의 음란함을 간한다고 하여 죽임을 당하였다. 비간은 箕子와 微子와 아울러 은나라의 三仁으로 꼽힌다.
▶ 內 : 받아들이다.
3.죽음을 아껴 군주의 잘못을 간하지 않으면 충신이 아니다
楚莊王立為君,三年不聽朝,乃令於國曰:
「寡人惡為人臣而遽諫其君者,今寡人有國家,立社稷,有諫則死無赦。」
楚莊王이 즉위하고 3년 동안 조정의 사무를 처리하지 않으며 나라에 명령하였다.
“과인은 신하가 되어서 갑자기 자기 군주에게 간함을 싫어한다. 지금 과인이 나라를 차지하여 사직을 세웠으니 간하는 사람이 있으면 용서하지 않고 죽이겠다.”
蘇從曰:
「處君之高爵,食君之厚祿,愛其死而不諫其君,則非忠臣也。」
蘇從이 말하였다.
“군주가 준 높은 벼슬에 있고 군주가 준 많은 녹봉을 먹으면서, 자기의 죽음을 아껴 군주를 간하지 않으면 충신이 아니다.”
乃入諫。
그러고는 입궁하여 간하였다.
莊王立鼓鐘之間,左伏楊姬,右擁越姬,左裯衽,右朝服,曰:
「吾鼓鐘之不暇,何諫之聽!」
장왕이 북과 종 사이에 서서 왼쪽에 楊姬를 품고 오른쪽에 越姬를 안고, 왼쪽에는 이불과 요를 펴놓고 오른쪽에는 朝服을 두고 말하였다.
“나에게 종과 북의 소리를 들을 겨를이 없는데 무슨 간언을 듣겠느냐!”
蘇從曰:
「臣聞之,好道者多資,好樂者多迷,好道者多糧,好樂者多亡
荊國亡無日矣,死臣敢以告王。」
소종이 말하였다.
“신이 듣기에, 도의를 좋아하는 자에게 재물이 많고, 향락을 좋아하는 자에게 미혹됨이 많고, 도의를 좋아하는 자에게 糧食이 많고 향락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패망이 많다고 합니다.
초나라의 멸망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죽음을 무릅쓴 신이 감히 왕께 말씀드립니다.”
王曰善。
장왕이 좋다고 말하였다.
左執蘇從手,右抽陰刃,刎鐘鼓之懸,明日授蘇從為相。
왼손으로 蘇從의 손을 잡고, 오른손으로 護身用 단도를 꺼내어 종과 북을 매단 끈을 잘라버리고, 이튿날 소종을 國相으로 임명하였다.
▶ 楚莊王 : 초나라의 제22대 군주로 이름은 侶이다. 성왕의 손자이자 穆王의 아들이다. 춘추오패의 한 사람으로 꼽힌다.
▶ 遽 : 급히. 갑자기
▶ 蘇從 : 춘추시대 楚나라 大夫.
▶ 鼓鐘 : 鐘鼓. 종과 북. 악기를 말한다.
▶ 伏(부) : 안다. 품다
▶ 裯衽(주임) : 이불과 요. 침구.
▶ 陰刀 : 호신용 短刀
4.咎犯의 수수께끼
晉平公好樂,多其賦斂,不治城郭,曰:
「敢有諫者死。」
晉平公이 음악을 좋아하여 세금을 늘리고도 성곽을 수리하지 않으면서 말하였다.
“감히 諫하는 자는 죽는다.”
國人憂之,有咎犯者,見門大夫曰:
「臣聞主君好樂,故以樂見。」
국민이 근심하였는데, 咎犯이라는 자가 門大夫를 만나서 말하였다.
“신이 주군께서 음악을 좋아하심을 들었으매 음악을 가지고 뵈려고 합니다.”
門大夫入言曰:
「晉人咎犯也,欲以樂見。」
문대부가 입궁하여 말하였다.
“晉나라 사람 구범이 음악을 가지고 뵈려 합니다.”
平公曰:
「內之。」
평공이 말하였다.
“들여라.”
止坐殿上,則出鐘磬竽瑟。
구범이 궁전에 들어가서 앉으니 鍾‧磬‧竽‧瑟을 내놓았다.
坐有頃。平公曰:
「客子為樂?」
자리에 앉고 잠시 뒤에 평공이 말하였다.
“손님은 음악을 연주하시오?”
咎犯對曰:
「臣不能為樂,臣善隱。」
구범이 대답하였다.
“신은 음악을 연주하지 못하고 수수께끼는 잘합니다.”
平公召隱士十二人。
평공이 수수께끼를 잘하는 사람 12명을 불렀다.
咎犯曰:
「隱臣竊願昧死御。」
구범이 말하였다.
“수수께끼를 잘하는 신이 삼가 죽음을 무릅쓰고 모시겠습니다.”
平公諾。
평공이 허락하였다.
咎犯申其左臂而詘五指,平公問於隱官曰:
「占之為何?」
구범이 그의 왼팔을 뻗어서 다섯 손가락을 굽히자, 평공이 隱官에게 물었다.
“무엇을 함인지 맞히겠느냐?”
隱官皆曰:
「不知。」
隱官이 모두 말하였다.
“알지 못하겠습니다.”
平公曰:
「歸之。」
평공이 말하였다.
“돌아가라.”
咎犯則申其一指曰:
구범이 손가락을 하나씩 펼치면서 말하였다.
「是一也,便遊赭畫不峻城闕。
“첫 번째이니, 임금의 遊樂處의 기둥에 붉은 칠을 하였으나 성곽과 망루는 수리하지 않음입니다.
二也,柱梁衣繡,士民無褐。
두 번째이니, 기둥과 들보에는 수놓은 비단을 입혔으나 선비와 백성에게 베옷도 없음입니다.
三也,侏儒有餘酒,而死士渴。
세 번째이니, 俳優에게는 술이 남아도나 죽음을 무릅쓰는 용사가 목마름입니다.
四也,民有饑色,而馬有粟秩。
네 번째이니, 백성에게 굶주린 기색이 있으나 주군의 말에게는 곡식의 녹봉을 받음입니다.
五也,近臣不敢諫,遠臣不敢達。」
다섯 번째이니, 近臣은 감히 간하지 못하고 遠臣은 감히 上達하지 못함입니다.”
平公曰善。
평공이 좋다고 말하였다.
乃屏鐘鼓,除竽瑟,遂與咎犯參治國。
이에 종과 북을 철거하고 피리와 거문고를 치우고 마침내 구범과 함께 治國에 참여하였다.
▶ 晉平公 : 춘추시대 晉나라의 군주로 姬姓 이름은 彪이고, 悼公의 아들이다. 평공 3년에 제후의 군대를 이끌고 魯나라를 구하기 위해 齊나라를 공격하여 수도를 포위하였다. 다음 해 제후들과 督揚에서 모여 대국이 소국을 침범하지 않는다는 조약을 맺었다. 세금을 지나치게 많이 걷고 백성의 형편을 돌보지 않았으며, 淫樂을 즐겨, 정치가 趙·韓·魏의 三家로 넘어갔다. 26년 동안 재위하였다.
▶ 咎犯 : 사람 이름. 晉文公의 외삼촌 咎犯이 아니다.
▶ 門大夫 : 궁문을 지키는 일을 관장하는 관리
▶ 鐘磬竽瑟 : 각종 악기.
▶ 隱 : 수수께끼.
▶ 隱官 : 궁중에서 수수께끼로 왕을 즐겁게 하는 일을 맡은 벼슬아치.
▶ 侏儒 : 난쟁이. 옛날 궁중의 배우.
▶ 秩 : 관리의 녹봉.
5. 흙 인형과 나무 인형
孟嘗君將西入秦,賓客諫之百通,則不聽也,曰:
「以人事諫我,我盡知之;
若以鬼道諫我,我則察之。」
孟嘗君이 서쪽으로 秦에 들어가려 함에 빈객들이 간하기 100통이었으나 듣지 않고 말하였다.
“사람의 일을 가지고 나에게 간한다면 내가 다 알지만,
만일 귀신의 도리로써 나를 간한다면 내가 살펴보겠다.”
謁者入曰:
「有客以鬼道聞。」
謁者가 들어와서 말하였다.
“어떤 손님이 귀신의 도리를 아뢰겠다고 합니다.”
曰:
「請客入。」
맹상군이 말하였다.
“손님을 들여라.”
客曰:
객이 말하였다.
「臣之來也,過於淄水上,見一土耦人,方與木梗人語,木梗謂土耦人曰:
『子先,土也,埏子以為耦人,遇天大雨,水潦並至,子必沮壞。』
“臣이 올 적에 淄水를 지나다가 흙 인형이 나무 인형과 막 대화함을 보았는데, 나무 인형이 흙 인형에게 말하기를,
‘그대는 전에 흙이었는데, 흙을 이기어 인형을 만들었으니 큰비를 만나 빗물이 한꺼번에 닥치면 그대는 틀림없이 허물어질 터이다.’라고 하니,
應曰:
『我沮乃反吾真耳,今子,東園之桃也,刻子以為梗,遇天大雨,水潦並至,必浮子,泛泛乎不知所止。』
응답하기를,
‘나는 허물어지면 곧 나의 참모습으로 돌아갈 뿐이지만, 그러나 그대는 본래 동원의 복숭아나무로서 그대를 깎아 인형으로 만들었으니, 큰비를 만나 빗물이 한꺼번에 닥치면, 틀림없이 그대를 띄워 둥둥 떠내려가되 멈출 곳을 모를 터이다.’라고 하였습니다.
今秦,四塞之國也,有虎狼之心,恐其有木梗之患。」
그런가 하면, 진나라는 사방이 요새인 나라로서 虎狼의 탐욕·포학한 마음을 가졌으니, 나무 인형의 환란이 있을까 걱정됩니다.”
於是孟嘗君逡巡而退,而無以應,卒不敢西嚮秦。
그러자 맹상군이 머뭇거리며 물러나서 대답하지 못하더니, 마침내 감히 서쪽으로 진나라로 향하지 못하였다.
▶ 孟嘗君 : ? ~ 기원전 279년. 戰國時代의 정치가로 全國4公子의 한 사람이다. 성은 嬀, 氏는 田, 諱는 文이며, 맹상군은 諡號이다. 전국4공자는 제나라의 맹상군 孟嘗君 田文, 趙나라의 평원군 平原君 趙勝, 魏나라의 신릉군 信陵君 魏無忌, 楚나라의 춘신군 春申君 黃歇을 말하며, 전국 칠웅 간에 외교활동으로 강국 秦나라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활약을 했었다. 맹상군은 제나라 왕족으로 평소 3천명의 식객을 두었으며 鷄鳴狗盜와 狡免三窟의 고사로 유명하다.<史記·孟嘗君列傳>
▶ 謁者 : 빈객을 주인에게 인도하는 사람.
▶ 客 : <戰國策 趙策>에는 ‘蘇秦’이 李兌에게 한 말로 기록되어 있고, <史記 孟嘗君列傳>에는 ‘蘇代’로 기록하고 있다.
▶ 淄水 : 산동성 내무현에서 발원하여 황하로 들어가는 강
▶ 土耦人 : 土偶人. 흙으로 만들어진 偶像.
▶ 木梗人 : 木偶人. 목제로 만든 偶像.
▶ 持子 : ‘埏子’의 잘못이다. 埏은 흙을 이기다.
▶ 水潦 : 빗물. 장마비.
▶ 沮壞 : 손상시키다. 무너지다.
▶ 泛泛 : 넓디넓은 모습. 널리 존재하는 모양
▶ 逡巡 : 물러나다. 머뭇거리다.
▶ 嚮 : 向과 같다.
6. 눈앞의 이익에 눈이 어두워 그 뒤에 올 재앙을 알지 못한다.<螳螂搏蟬>
吳王欲伐荊,告其左右曰:
「敢有諫者,死!」
吳王이 楚나라를 토벌하려 하며 측근에게 알렸다.
“감히 간하는 자는 죽는다!”
舍人有少孺子者,欲諫不敢,則懷丸操彈,遊於後園,露沾其衣,如是者三旦,吳王曰:
「子來何苦沾衣如此?」
舍人에 少孺子라는 자 있어서 간하려 하였으나 감히 하지 못하자, 탄환을 지니고 彈弓을 잡은 채 옷을 이슬에 적시며 후원을 쏘다니기 3일 아침을 이렇게 하니 오왕이 물었다.
“그대는 이리 오너라, 무슨 까닭에 이처럼 옷을 적시면서 고생하느냐?”
對曰:
「園中有樹,其上有蟬,蟬高居悲鳴飲露,不知螳螂在其後也!
소유자가 대답하였다.
“후원에 나무가 있고 그 위에 매미가 있는데, 매미는 높은 곳에서 지내며 슬피 울고 이슬을 먹느라 사마귀가 그 뒤에서 있음을 알지 못하였습니다!
螳螂委身曲附,欲取蟬而不顧知黃雀在其傍也!
사마귀는 몸을 숙이고 앞발을 구부려 매미를 잡으려 하며 黃雀이 그 곁에 있음을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黃雀延頸欲啄螳螂而不知彈丸在其下也!
황작은 목을 늘여 사마귀를 쪼아 먹으려 하여 탄환이 그 아래에 있음을 알지 못했습니다!
此三者皆務欲得其前利而不顧其後之有患也。」
이 세 가지 동물이 모두 그 앞의 이익을 얻으려 힘쓸 뿐, 그 뒤에 있을 환난을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吳王曰:
「善哉!」
오왕이 말하였다.
“좋은 말이다!”
乃罷其兵。
이에 출병을 취소하였다.
▶ 吳王 : 오왕 闔閭로 추정된다. <한시외전>에는 초 장왕이 秦나라를 토벌하려는 함으로 기록하고 있다.
▶ 荊 : 초나라의 본래 이름
▶ 舍人 : 侍從
▶ 少孺子 : 젊은이. 人名의 고유명사 ‘少孺子’로 보기도 한다. <韓詩外傳>에는 孫叔敖로 기록하였다.
▶ 操彈 : 탄궁을 잡다. 彈弓은 새총. 탄알을 쏘는 활.
▶ 螳螂 : 사마귀
※ 螳螂搏蟬/螳螂窺蟬/螳螂在後 : 단지 눈앞의 이익에만 눈이 어두워 그 뒤에 올 재앙을 알지 못함.
▶ 曲附 : 앞다리를 구부리다. 附는 “跗”와 같다. 발등.
▶ 黃雀 : 참새의 일종
7. 말이 없으면 사냥을 할 수 없다.<椒舉의 간언>
楚莊王伐陽夏,師久而不罷,群臣欲諫而莫敢,莊王獵於雲夢,椒舉進諫曰:
「王所以多得獸者,馬也
而王國亡,王之馬豈可得哉?」
楚莊王이 陽夏를 정벌함에 出征한 지 오래되었으나 撤軍하지 않으매, 신하들이 간하고 싶었으나 감히 하지 못하다가, 장왕이 雲夢에서 사냥할 때 椒擧가 간언을 올렸다.
“왕께서 짐승을 많이 잡을 수 있음은 말 때문입니다.
그런데 왕의 나라가 망한다면 왕의 말을 어떻게 얻겠습니까?”
莊王曰:
「善.
不穀知詘強之可以長諸侯也,知得地之可以為富也;
而忘吾民之不用也。」
장왕이 말하였다.
“좋은 말이오.
나는 강한 나라를 굴복시켜서 제후의 우두머리가 될 수 있음을 알고, 땅을 얻으면 부유하게 될 수 있음을 알았으나, 우리 백성을 부리지 말아야 함을 잊고 있었소.”
明日飲諸大夫酒,以椒舉為上客,罷陽夏之師。
이튿날 대부들과 술을 마실 때 초거를 상객으로 삼았으며 양하의 군대를 철수하였다.
▶ 楚莊王 : 초나라의 제22대 군주로 이름은 侶이다. 성왕의 손자이자 穆王의 아들이다. 춘추오패의 한 사람으로 꼽힌다. 기원전 597년 晉나라 군대를 邲에서 격파하여 결국 중원의 覇者가 되었다. 그 후 월나라가 쇠퇴하자 초나라는 다시 세력을 회복, 양쯔강 중·하류를 모두 차지하는 강국으로서 전국칠웅의 하나가 되었다. [史記] 권40.楚世家
▶ 陽夏 : 옛 유적지가 河南省 太康縣에 있으며, 夏나라 太康이 성을 쌓았다 한다.
▶ 雲夢 : 전국시대 楚나라의 七澤 중 하나로 屈原의 楚辭가 이곳을 소재로 하였다.
▶ 椒擧 : 伍擧. 춘추시대 초나라 대부로 伍子胥의 조부이다. 식읍이 椒이었기 때문에 椒擧라고도 한다. <國語 楚語>
▶ 不穀 : 不善의 뜻으로, 王侯가 자신을 겸사로 이르는 말이다. 《春秋左氏傳 僖公 4년》‧《史記 韓世家》
▶ 詘 : 屈과 같다.
8. 秦始皇帝의 폭정을 간언한 茅焦
秦始皇帝太后不謹,幸郎嫪毐,封以為長信侯,為生兩子,毐專國事.
秦始皇帝의 태후는 몸을 삼가지 아니하고 郎官 嫪毐를 총애하여 長信侯에 봉하고 (노애와 사통하여) 두 아들을 낳았으며, 노애가 국가의 정사를 전횡하였다.
浸益驕奢,與侍中左右貴臣俱博飲,酒醉爭言而鬥,瞋目大叱曰:
「吾乃皇帝之假父也,窶人子何敢乃與我亢!」
노애가 점점 교만하고 사치하여 侍中 등 측근의 존귀한 신하와 함께 도박하며 술을 마셨고, 술에 취하여 언쟁하며 싸우게 되면 눈을 부릅뜨고 크게 꾸짖었다.
“나는 황제의 繼父이거늘 가난뱅이 주제에 감히 나와 대항하느냐!”
所與鬥者走行白皇帝,皇帝大怒,毐懼誅,因作亂,戰咸陽宮。
함께 싸우던 사람이 달려가서 황제에게 아뢰자 황제가 크게 노하니, 노애가 주살될까 두려워 인하여 반란을 일으켜 함양궁을 공격하였다.
毐敗,始皇乃取毐四肢車裂之,取其兩弟囊撲殺之,取皇太后遷之于萯陽宮,下令曰:
「敢以太后事諫者,戮而殺之!
從蒺藜其脊幹四肢, 而積之闕下。」
노애가 패하자 시황이 노애를 잡아다가 四肢를 車裂하고, 두 아우를 잡아 자루에 넣어 때려죽이고, 황태후를 萯陽宮에 옮겨 유폐하고 명령을 내렸다.
“감히 태후의 일로 간하면 도륙하겠다!
가시나무로 등줄기와 사지를 꿰어 대궐 아래에 쌓아두겠다.”
諫而死者二十七人矣。
간하다가 죽은 사람이 27명이었다.
齊客茅焦乃往上謁曰:
「齊客茅焦願上諫皇帝。」
齊에서 온 나그네 茅焦가 궁에 가서 뵙기를 청하였다.
“齊에서 온 나그네 모초는 황제께 간언을 올리기를 원합니다.”
皇帝使使者出問客,得無以太后事諫也,茅焦曰然.
황제가 사자를 보내 나그네에게 묻기를, 태후의 일을 간하려는 함이 아니냐고 하니, 모초가 그렇다고 답하였다.
使者還白曰:
「果以太后事諫。」
사자가 돌아가서 아뢰었다.
“과연 태후의 일을 간하려 합니다.”
皇帝曰走往告之,若不見闕下積死人邪?
황제가 말하기를, 빨리 가서 말해주어라 “너는 대궐 아래에 쌓인 죽은 사람을 보지 못했느냐?”라고 하라.
使者問茅焦,茅焦曰:
사자가 모초에게 묻자 모초가 말하였다.
「臣聞之天有二十八宿,今死者已有二十七人矣.
臣所以來者,欲滿其數耳,臣非畏死人也。」
“신이 듣기에, 하늘에는 28宿가 있고 지금 죽은 사람이 이미 27인이라 합니다.
신이 여기 온 까닭은 그 28이라는 숫자를 채우려 함일 뿐, 신은 죽음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아니오.”
走入白之,茅焦邑子,同食者盡負其衣物行亡.
궁으로 달려 들어가서 아뢰자, 모초와 동향사람으로 함께 밥을 먹던 사람들이 모두 그들의 옷가지와 기물을 짊어지고 도망쳐버렸다.
使者入白之,皇帝大怒曰:
「是子故來犯吾禁,趣炊鑊湯煮之.
是安得積闕下乎!」
사자가 입궁하여 이 사실을 아뢰자 황제가 크게 노하여 말하였다.
“이 사람이 고의로 와서 나의 금령을 범하니, 속히 가마솥에 불을 지피고 물을 끓여 삶아 죽여라.
이 사람의 시체를 어찌 대궐 아래에 쌓아두겠느냐! ”
趣召之入,皇帝按劍而坐,口正沫出.
급히 모초를 불러들임에 황제는 검을 잡고 앉아 입에는 거품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使者召之入,茅焦不肯疾行,足趣相過耳.
사자가 그를 불러 들게 하자 모초는 빨리 가려고 하지 않고 한 걸음씩 발을 서로 스치며 걸을 뿐이었다.
使者趣之,茅焦曰:
「臣至前則死矣,君獨不能忍吾須臾乎?」
사자가 재촉하자 모초가 말하였다.
“신이 황제 앞에 도착하면 죽을 텐데, 그대는 어찌 내가 잠시 지체함을 참지 못하는가?”
使者極哀之,茅焦至前再拜謁起,稱曰:
사자가 몹시 측은히 여겼고, 모초가 황제 앞에 이르러 재배하여 알현하고 일어나서 진술하였다.
「臣聞之,夫有生者不諱死,有國者不諱亡;
“신이 듣기에 생명을 가진 자는 죽음을 忌諱하지 않고, 나라를 소유한 자는 國亡을 기휘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諱死者不可以得生,諱亡者不可以得存。
죽음을 기휘하는 자는 삶을 얻을 수 없고, 국망을 기휘하는 자는 나라를 보전할 수 없습니다.
死生存亡,聖主所欲急聞也,不審陛下欲聞之不?」
사생존망은 聖主가 시급히 듣기를 바라는 바이니, 모르겠습니다만 폐하께서는 들으려 하십니까? 그렇지 않습니까?”
皇帝曰:
「何謂也?」
황제가 말하였다.
“무엇을 말하느냐?”
茅焦對曰:
「陛下有狂悖之行,陛下不自知邪!」
모초가 대답하였다.
“폐하에게 분별없고 도리에 어긋나는 행위가 있는데도 폐하께서는 스스로 모르십니까!”
皇帝曰:
「何等也?願聞之。」
황제가 말하였다.
“어떤 것들이냐? 들어보겠다.”
茅焦對曰:
「陛下車裂假父,有嫉妒之心
囊撲兩弟,有不慈之名
遷母萯陽宮,有不孝之行
從蒺藜於諫士,有桀紂之治。
今天下聞之,盡瓦解無嚮秦者,臣竊恐秦亡為陛下危之.
모초가 대답하였다.
“폐하께서 繼父를 거열하셨으니 질투하는 마음이 있음이며
두 아우를 자루에 넣어 때려죽였으니 자애롭지 못한 오명을 가졌고,
어머니를 萯陽宮에 옮겨 유폐하였으니 불효한 행위를 가짐이며,
간하는 선비를 가시나무로 등줄기를 꿰었으니 桀‧紂의 정치가 있음입니다.
그리하여 천하의 사람이 소문을 듣고 모두 마음이 와해되어 秦나라로 향하는 사람이 없으니, 신은 삼가 진나라가 망하여 폐하께서 위험해질까 걱정합니다.
所言已畢,乞行就質。」
할 말을 이미 마쳤으니 형틀에 나아가기를 청합니다.”
乃解衣伏質。
그러고는 옷을 벗고 형틀에 엎드렸다.
皇帝下殿,左手接之,右手麾左右曰:
「赦之,先生就衣,今願受事。」
이에 황제가 대전을 내려와 왼손으로 모초를 붙잡고, 오른손은 측근에게 내저으며 말하였다.
“사면하니, 선생은 옷을 입으시오. 지금 가르쳐주는 일을 듣고 싶소.”
乃立焦為仲父,爵之上卿
이에 모초를 仲父로 삼고 上卿의 벼슬을 내렸다.
皇帝立駕,千乘萬騎,空左方自行迎太后萯陽宮,歸於咸陽
황제는 즉시 수많은 수레와 말을 준비시켜 왼쪽 자리를 비워두고, 직접 부양궁에 가서 태후를 맞이하여 咸陽에 돌아왔다.
太后大喜,乃大置酒待茅焦,及飲,太后曰:
「抗枉令直,使敗更成,安秦之社稷
使妾母子復得相會者,盡茅君之力也。」
태후가 크게 기뻐하여 크게 주연을 베풀어 모초를 대접하였으며, 飮宴함에 태후가 말하였다.
“구부러짐에 항거하여 곧게 하고 실패를 고쳐 성공을 이루어 진나라의 사직을 안정시키고,
나의 모자가 다시금 모이게 함은 모두 茅君의 공이다.”
▶ 秦始皇帝 : 嬴政. 통일 秦나라의 開國皇帝이자 탁월한 정치가, 전략가, 개혁가이다. 秦莊襄王의 아들로 趙나라의 수도인 邯鄲에서 출생하였다. 13세에 王位를 계승했고, 39세에 皇帝를 칭하였다.<史記 권06. 秦始皇本紀>
▶ 太后 : 조태후. 莊襄王의 아내이며 秦始皇의 생모. 呂不韋의 애첩으로 呂不韋의 아이를 가진 채 趙나라 邯鄲에 와 있던 子楚(:후의 莊襄王)의 부인이 되고 훗날 后가 되었다. 계속 여불위와 私通하다가 여불위가 꾀를 써서 嫪毐를 소개하자 몰래 노애의 두 아이를 낳았다.
▶ 嫪毐 : 秦나라 사람으로 거짓으로 거세하여 환관이 된 후 趙太后의 총애를 받아 長信侯에 봉해졌다. 趙太后와 사통하고 진시황 政의 즉위식 때 반란을 일으켰다가 실패하여 車裂刑을 당하였다. <사기 권85. 呂不韋列傳>
▶ 瞋目 : 눈을 부릅뜨다
▶ 假父 : 繼父. 진시황의 생모인 조태후가 노애와 사통하는 관계였기 때문에 과장하여 말한 것이다.
▶ 窶人(구인) : 가난한 사람. 빈궁한 사람.
▶ 亢 : ‘抗’과 통용된다. 대항하다.
▶ 車裂刑 : 고대의 혹형의 하나로 팔과 다리를 각각 다른 수레에 매고 수레를 끌어서 죄인을 찢어서 죽이는 형벌.
▶ 萯陽宮 : 황실 離宮의 하나
▶ 蒺藜 : 남가샛科의 일년초. 찔레. 황무지에서 자라며 온몸에 거센 털이 있다.
▶ 脊 : 척추. 등골뼈
▶ 茅焦 : 전국시대 齊나라 사람으로, 과감하게 간하는 일로 이름이 있었다. 진왕 10년(기원전 237년) 10월, 상국 여불위를 면직시켰다. 제나라 사람 茅焦가 진왕을 설득하자 진왕은 옹 땅에서 태후를 불러들여 다시 함양 땅으로 돌아오게 하였다.<史記 권06.秦始皇本紀>
▶ 得無 : 어찌 …아니랴. 혹시 …이(가) 아닐까. 설마 …은(는) 아니겠지. 설마 …할 리가 없지? [주로 ‘耶’, ‘乎’ 등과 이어 쓰여 추측성 의문을 나타냄.] (=得亡)
▶ 若 : 너.
▶ 二十八宿 : 고대 중국에서 사용되어 온 황도와 천구의 적도 주변에 있는 28개의 별자리이다.
▶ 炊鑊湯煮 : 가마솥에 불을 때어 삶아 죽이다.
▶ 不審 : 분명하지 않다. 의심스럽다.
▶ 不 : 否와 같다
▶ 狂悖 : 분별없이 도리에 어긋나다.
▶ 竊恐 : 마음속으로 두려워하다
▶ 質 : 鑕과 같다. 고대 형구의 하나로 허리를 자를 때 밑에 대는 받침대
9. 초 장왕의 마음을 감동시킨 諸御己의 간언
楚莊王築層臺,延石千里,延壤百里,士有三月之糧者,大臣諫者七十二人皆死矣.
楚莊王이 여러 층의 높은 누대를 지음에, 천 리 밖에서 돌을 운반해 오고 백 리 밖에서 흙을 운반해 왔는데, 노역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각자 3개월 치의 양식을 가져와야 했으며, 이를 (중지하자고) 諫하던 대신 72인이 모두 죽었다.
有諸御己者,違楚百里而耕,謂其耦曰:
「吾將入見於王。」
諸御己라는 사람이 있어 초나라 도성에서 백 리쯤 떨어진 곳에서 농사를 짓다가, 함께 밭을 갈던 사람에게 말하였다.
“내가 들어가서 왕을 뵈어야겠다.”
其耦曰:
「以身乎?
吾聞之,說人主者,皆閒暇之人也,然且至而死矣;
今子特草茅之人耳。」
함께 밭을 갈던 사람이 말하였다.
“자네의 신분으로 말인가?
내가 듣자하니 군주라는 사람에게 유세한 사람은 모두 한가한 관원이었는데도 가자마자 죽었다고 하네.
그런데 자네는 단지 시골 사람일 뿐일세.”
諸御己曰:
「若與子同耕則比力也,至於說人主不與子比智矣。」
제어기가 말하였다.
“만일 자네와 함께 밭을 갈 때는 힘을 나란히 써야 하겠지만, 군주에게 유세함에는 자네와 지혜가 比等하지 않아도 된다네.”
委其耕而入見莊王。
농사일을 내버려 두고 궁궐에 들어가 장왕을 뵈었다.
莊王謂之曰:
「諸御己來,汝將諫邪?」
장왕이 말하였다.
“제어기 네가 왔으니, 너는 나에게 간하려 하느냐?”
諸御己曰:
제어기가 말하였다.
「君有義之用,有法之行。
“군주에게 義를 사용함이 있고 법을 집행함이 있습니다.
且己聞之,土負水者平,木負繩者正,君受諫者聖.
또 제가 들으니 물이 쓸고 간 땅은 평탄해지고, 먹줄을 받은 나무는 바르게 되며, 간언을 수용하는 군주는 슬기롭게 된다고 합니다.
君築層臺,延石千重,延壤百里;
民之釁咎血成於通塗,然且未敢諫也,己何敢諫乎?
군주께서 層臺를 지으심에 천 리 밖에서 돌을 운반해 오고 백 리 밖에서 흙을 운반해 오매,
백성은 재난을 만나 피가 큰길에 흐르고 있으나 감히 간하지 못하고 있는데, 제가 어찌 감히 간하겠습니까?
顧臣愚,竊聞昔者虞不用宮之奇而晉并之,
陳不用子家羈而楚并之,
曹不用僖負羈而宋并之,
萊不用子猛而齊并之,
吳不用子胥而越并之,
秦人不用蹇叔之言而秦國危,
桀殺關龍逢而湯得之,
紂殺王子比干而武王得之,
宣王殺杜伯而周室卑.
다만 신은 어리석으나 삼가 듣기에, 예전에 虞나라가 宮之奇의 간언을 듣지 않으매 晉나라가 병탄하였고,
陳나라가 子家羈의 간언을 듣지 않으매 초나라가 병탄하였고,
曹나라가 僖負羈의 간언을 듣지 않으매 송나라가 병탄하였고,
萊나라가 子猛의 간언을 듣지 않으매 齊나라가 병탄하였고,
오나라가 伍子胥의 간언을 듣지 않으매 월나라가 병탄하였고,
秦나라가 蹇叔의 간언을 듣지 않으매 秦나라가 위험해졌고,
桀왕이 關龍逢을 죽이매 湯王이 천하를 차지하였고,
紂왕이 왕자 比干을 죽이매 武王이 천하를 차지하였고,
周宣王이 杜伯을 죽이매 周 왕실이 미약해졌습니다.
此三天子,六諸侯,皆不能尊用賢人辯士之言,故身死而國亡。」
이 세 천자와 여섯 제후는 모두 현인과 변사의 말을 듣지 않았으매 자신은 죽고 나라는 멸망하였습니다.”
遂趨而出,楚王遽而追之曰:
이어 빠른 걸음으로 나가버리자 초 장왕이 황급히 따라가며 말하였다.
「己子反矣,吾將用子之諫
“제어기! 그대는 돌아오라. 내 그대의 간언을 채용하겠다.
先日說寡人者,其說也不足以動寡人之心,又危加諸寡人,故皆至而死
지난날 과인에게 유세한 사람은 그 유세가 과인의 마음을 감동시키기에 부족하였고, 또 과인에게 위험을 가중하매 모두 오자마자 죽었다.
今子之說,足以動寡人之心,又不危加諸寡人,故吾將用子之諫。」
그런데 그대의 유세는 과인의 마음을 감동시키기 충분하고, 또 과인에게 위험을 가중하지도 않으매 나는 장차 그대의 간언을 채용하겠다.”
明日令曰:
「有能入諫者,吾將與為兄弟。」
이튿날 명령하였다.
“궁궐에 들어와 간하는 사람을 나는 장차 형제로 삼겠다.”
遂解層臺而罷民,楚人歌之曰:
「薪乎萊乎?無諸御己訖無子乎?
萊乎薪乎?無諸御己訖無人乎!」
이어 층대를 해체하고 백성을 해산시키니 초나라 사람들이 노래불렀다.
“나무를 할까? 잡초를 벨까? 제어기가 없었다면 우리 자손이 없지 않겠는가?
잡초를 벨까? 나무를 할까? 제어기가 없었다면 초나라에 사람이 없으리!”
▶ 楚莊王 : 초나라의 제22대 군주로 이름은 侶이다. 성왕의 손자이자 穆王의 아들이다. 춘추오패의 한 사람으로 꼽힌다.
▶ 層臺 : 층층으로 쌓는 대.
▶ 諸御己 : 춘추시대 초나라 사람으로, 자세한 것은 알 수 없다.
▶ 耦 : 두 사람이 짝을 이루어 농기구를 끌어 밭을 가는 것을 말함. 짝.
▶ 然且 : 그렇지만. 그런데.
▶ 負水 : 물이 쓸고 지나가다.
▶ 釁 : 피를 칠하다.
▶ 宮之奇 : 춘추시대 虞나라의 대부. 晉나라가 虢나라를 치려면 虞나라를 통과해야 하므로 晉나라에서는 虞나라 임금에게 많은 뇌물을 주고 길을 빌려달라고 요청하였다. 이때 宮之奇는 脣亡齒寒의 이치를 들어 길을 빌려주지 말라고 간하였다. 그러나 뇌물에 눈이 먼 虞나라 군주가 그의 말을 듣지 않자, 궁지기는 가족을 데리고 우나라를 떠났는데, 晉나라는 虢나라를 정벌하고 돌아오는 길에 虞나라마저 멸망시켰다.
▶ 陳不用子家羈而楚幷之 : <史記>에는 노나라의 일로 기록하고 있다.
▶ 子家羈 : 子家는 氏, 羈는 이름이며, 字는 駒이다. 魯 莊公의 현손이자 子家文伯의 아들로, 昭公의 大夫가 되었다. 季平子를 토벌하려는 소공을 만류했음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소공이 패하여 제나라로 달아나자 그를 수행하였으며, 소공이 죽자 소공의 영구를 노나라로 보내고 자신은 국정에 참여하지 않았다.<史記 권33.魯周公世家>
▶ 僖負羈 : 曹나라 사람으로 春秋 시기 曹나라의 大夫이다. 晉나라의 重耳(:文公)가 망명하면서 曹나라에 갔을 때 曹伯이 목욕하는 重耳를 몰래 훔쳐보는 무례를 범하자 희부기가 諫한 일이 있다. 중이가 즉위한 뒤 曹나라를 토벌하여 曹伯을 잡아 宋나라에 주었다. <春秋左氏傳 僖公 24‧28년> <國語·晉語>
▶ 萊不用子猛而齊幷之 : 萊는 西周의 제후국이다. <春秋左氏傳 襄公 6년에 “齊侯가 萊를 멸하였다.”라고 하는데, 子猛의 일은 알 수 없다.
▶ 吳不用子胥而越幷之 : 오왕 夫差는 闔閭의 아들인데, 아버지의 원수를 갚는 데 뜻을 두어 越나라 군대를 크게 패배시켰으나 伍子胥의 간언을 듣지 않고 구천의 화평을 받아들였다가 끝내 구천에게 패하여 자살하였다. <史記 吳太伯世家>
▶ 蹇叔 : 제나라 출신의 현인. 百里奚의 비범함을 첫눈에 간파하고 그를 오랫동안 거두어주었다. 백리해가 주인을 찾아 나설 때마다 신중하라고 거듭 충고했고 백리해가 秦穆公에게 발탁되자 그의 추천으로 역시 진 목공을 섬기었다.
▶ 關龍逢 : 夏나라 桀王의 충신으로 걸왕에게 매희와의 사치스러운 생활을 간언하다가 살해되었다.
▶ 比干 : 殷나라 紂王의 숙부. 주왕의 음란함을 간한다고 하여 죽임을 당하였다. 비간은 箕子와 微子와 아울러 은나라의 三仁으로 꼽힌다.
▶ 宣王殺杜伯而周室卑 : 左儒와 杜伯은 친구 사이로 모두 周宣王의 신하였는데, 주 선왕이 죄가 없는 두백을 죽이려고 하자, 좌유가 선왕에게 간언하였으며 여러 차례 간언하였으나 선왕이 동의하지 않고 두백을 죽이자 좌유도 자결하였다.<說苑 제4권 立節>
▶ 薪乎萊乎 : ‘薪’은 땔나무, ‘萊’는 명아주 또는 잡초.
▶ 訖 : ~에 이르다.
10. 자화자찬하는 제환공에게 간언한 鮑叔
齊桓公謂鮑叔曰:
「寡人欲鑄大鐘,昭寡人之名焉,寡人之行,豈避堯舜哉?」
齊桓公이 鮑叔에게 말하였다.
“과인이 큰 종을 주조하여 과인의 명성을 알리고자 하는데, 과인의 행실이 어찌 堯舜에 미치지 못하겠는가?”
鮑叔曰:
「敢問君之行?」
포숙이 말하였다.
“감히 군주의 행실을 묻겠습니다.”
桓公曰:
환공이 말하였다.
「昔者吾圍譚三年,得而不自與者,仁也
“옛날 내가 譚나라를 포위하기 3년에, 얻어서는 스스로 차지하지 않음은 仁이고,
吾北伐孤竹,剗令支而反者,武也
내가 북쪽으로 孤竹國을 정벌하고 令支를 멸망시키고 돌아옴은 武이고,
吾為葵丘之會,以偃天下之兵者,文也
내가 葵丘에서 제후들과 회맹하여 천하의 무기를 쉬게 함은 文이고,
諸侯抱美玉而朝者九國,寡人不受者,義也。
제후가 美玉을 가지고 朝見한 자가 9國이었으나, 과인이 받지 않음은 義이었소.
然則文武仁義,寡人盡有之矣,寡人之行豈避堯舜哉!」
그런즉 문‧무‧인‧의를 과인이 모두 가지고 있으매, 과인의 행위가 어찌 堯舜에 미치지 못하겠소!”
鮑叔曰:
포숙이 말하였다.
「君直言,臣直對
“군주께서 솔직히 말씀하시니 신도 솔직히 대답하겠습니다.
昔者公子糾在上位而不讓,非仁也
옛날 公子 糾가 윗자리에 있으나 군위를 양보하지 않았으니 仁이 아니고,
背太公之言而侵魯境,非義也
太公의 말을 저버리고 魯나라 강토를 침략함은 義가 아니고,
壇場之上,詘於一劍,非武也
회맹하는 단상에서 검 한 자루에 굴복함은 武가 아니며,
姪娣不離懷衽,非文也。
姪娣의 품에서 벗어나지 못함은 文이 아닙니다.
凡為不善遍於物不自知者,無天禍必有人害.
무릇 일마다 두루 不善을 행하되 스스로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하늘의 재앙이 없으면 필시 사람의 재해가 있는 법입니다.
天處甚高,其聽甚下;
除君過言,天且聞之。」
하늘은 아주 높은 곳에 있지만 아주 낮은 곳까지 들으니,
군주의 過言을 버리면 하늘이 또한 알 터입니다.”
桓公曰:
「寡人有過子幸記之,是社稷之福也,子不幸教,幾有大罪以辱社稷。」
환공이 말하였다.
“과인에게 잘못이 있음을 다행히 그대가 기억하고 있으니 사직의 복이오.
그대가 가르쳐주지 않았다면 하마터면 큰 죄를 지어 사직을 욕되게 했을 터이오.”
▶ 昭 : 명백히 나타내 보이거나 알림
▶ 避 : 미치지 못하다. 차이가 나다
▶ 譚 : 郯. 춘추시대 노나라의 부용국. 지금의 山東省 郯城縣 북쪽에 있었다. 환공 2년(기원전 684년), 郯을 정벌하여 멸망시키자 담의 군주가 莒로 달아났다. 당초 환공이 망명 시절 郯을 지날 때 담이 무례했기 때문에 정벌한 것이다. <史記 齊太公世家>
▶ 孤竹 : 나라 이름. 은주시대에 遼西 지역에 있던 나라.
▶ 剗(잔) : 제거하다. 깎다.
▶ 令支 : 춘추시대 山戎의 屬國. <史記 齊太公世家>에는 ‘離枝로 기록하고 있다.
“과인은 남쪽으로 召陵까지 정벌하여 熊山에 망제를 지내고, 북쪽으로 山戎, 離枝, 孤竹을 정벌하였다.”<史記 권32. 齊太公世家>
▶ 偃 : 그치다. 눕히다. 쉬게하다
▶ 葵丘之會 : 제 환공이 기원전 651년 葵丘에서 제후들을 불러 會盟하였다.
▶ 公子糾 : 齊나라 襄公의 동생. 환공의 형. 제양공이 함부로 사람을 죽이자 공자규는 管仲‧召忽과 함께 魯나라로 달아났다. 양공이 시해당한 후 莒에 있던 환공이 먼저 들어와 즉위하여 노나라를 시켜 공자규를 죽이게 하였다.<史記 齊太公世家>
▶ 背太公之言而侵魯境 : 齊桓公은 노나라가 공자 糾를 제나라의 군주로 들여보내기로 맹약했었다는 이유로 魯나라를 공격하였다.
▶ 壇場之上, 詘於一劍 : 제 환공과 魯 莊公이 柯에서 회합하고 壇上에서 맹약할 때 曹抹이 비수를 가지고 환공을 위협하며 침략한 땅을 돌려달라고 하자 환공이 돌려주겠다고 허락하였다.[史記列傳] 권86 刺客列傳
▶ 姪娣 : 媵妾으로 온 처의 질녀와 아우. 제환공의 처가 시집올 때 따라온 姪女‧姊妹와 음란한 생활을 한 일을 말한다.
▶ 懷袵 : 가슴 앞의 옷자락. 즉, 품에 안긴다는 뜻.
11.楚昭王의 유람을 막은 子西
楚昭王欲之荊臺游,司馬子綦進諫曰:
「荊臺之游,左洞庭之波,右彭蠡之水;
南望獵山,下臨方淮。
其樂使人遺老而忘死,人君游者盡以亡其國,願大王勿往游焉。」
楚昭王이 荊臺에 가서 유람하려 하자, 司馬子綦가 간언하였다.
“형대의 유람하면 왼쪽에 洞庭湖가 있고, 오른쪽에 彭蠡湖가 있으며,
남쪽으로 獵山을 바라보고, 아래로 方淮에 접합니다.
그곳의 즐거움은 사람을 늙게 하고 죽음을 잊게 하여, 유람하던 군주가 모두 그 때문에 나라를 망쳤으니, 대왕께서는 그곳에 가서 유람하지 마십시오.”
王曰:
「荊臺乃吾地也,有地而游之,子何為絕我游乎?」
왕이 말하였다.
“형대는 나의 땅이고, 가진 땅에 유람하려는데, 그대는 무엇 때문에 나의 유람을 막소?”
怒而擊之。
노하여 사마자기를 때렸다.
於是令尹子西,駕安車四馬,徑於殿下曰:
「今日荊臺之游,不可不觀也。」
이때 令尹 子西가 네 마리 말이 끄는 安車를 갖추어 곧장 궁전 아래로 와서 말하였다.
“오늘 형대의 유람을 구경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王登車而拊其背曰:
「荊臺之游,與子共樂之矣。」
왕은 수레에 올라 자서의 등을 어루만지며 말하였다.
“형대의 유람을 그대와 함께 즐기겠소.”
步馬十里,引轡而止曰:
「臣不敢下車,願得有道,大王肯聽之乎?」
말을 천천히 몰아 10리쯤 가서 영윤 자서가 말고삐를 당겨 말을 멈추고 말하였다.
“臣이 감히 수레에서 내리지는 못하지만 말씀드릴 기회를 얻으려 하는데, 대왕께서 들어주시겠습니까?”
王曰:
「第言之。」
소왕이 대답하였다.
“마음놓고 말해보시오.”
令尹子西曰:
영윤 자서가 말하였다.
「臣聞之,為人臣而忠其君者,爵祿不足以賞也
為人臣而諛其君者,刑罰不足以誅也。
“신이 듣기에, 신하로서 그 군주께 충성하는 사람에게 爵祿으로는 賞賜에 부족하고,
신하로서 그 군주에게 아첨하는 사람에게 형벌로는 처벌에 부족하다고 합니다.
若司馬子綦者忠臣也,若臣者諛臣也
사마자기 같은 자는 충신이고, 신과 같은 자는 아첨하는 신하입니다.
願大王殺臣之軀,罰臣之家,而祿司馬子綦。」
대왕께서 신의 몸을 죽이고 저의 집안을 벌하시고, 사마자기에게는 녹봉을 내리시기 바랍니다.”
王曰:
「若我能止,聽公子,獨能禁我游耳,後世游之,無有極時,奈何?」
소왕이 말하였다.
“만일 내가 유람을 중지하여도 公子의 말을 듣고 단지 나의 유람만 금할 뿐이라서, 나의 후세가 유람하여 한이 없을 터이니 어찌해야 하겠소?”
令尹子西曰:
「欲禁後世易耳,願大王山陵崩阤,為陵於荊臺
未嘗有持鐘鼓管絃之樂而游於父之墓上者也。」
영윤 자서가 말하였다.
“후세를 금하려 함은 쉬우니, 대왕께서 붕어하심에 형대에 왕릉을 조성하시기 바랍니다.
鐘‧鼓‧管‧絃 등의 악기를 소지하고 선친의 무덤에서 노는 자는 아직 없었습니다.”
於是王還車,卒不游荊臺,令罷先置。
이에 왕이 수레를 돌려 마침내 형대의 유람하지 않고 미리 설치했던 준비물을 철거하게 하였다.
孔子從魯聞之曰:
「美哉!令尹子西.
諫之於十里之前,而權之於百世之後者也。」
공자가 노나라에서 이 소문을 듣고 말하였다.
“훌륭하구나. 영윤 자서여!
10리 앞에서 소왕에게 간언하여 100세 이후까지 劃策하였구나.”
▶ 楚昭王 : 춘추시대 초나라의 군주로 이름은 珍이었다가 즉위 후 軫으로 고쳤고, 이후 다시 壬으로 고쳤다. 평왕의 아들이다. 재위 중에 吳나라가 수차 초나라를 패배시켰다. 재위 10년에 伍子胥가 오군을 이끌고 수도 郢을 공격하니 달아났다가 大夫 申包胥가 秦나라로부터 구원병을 얻어 겨우 돌아올 수 있었다. 오나라가 다시 초나라를 공격하니 도읍을 鄀으로 옮겼다. 27년 오왕 夫差가 陳나라를 공격하자 초나라가 가서 구원했는데, 軍中에서 병사하였다.
▶ 荊臺 : 지금의 湖北省 監利縣 북쪽에 있는 누대.
▶ 司馬子綦 : 司馬는 관직명으로 군사를 담당하는 관리. 子綦는 인명.
公子 結이라고도 한다. 楚昭王의 형으로 소왕이 병들었을 때 傳位하려 하였으나 사양하였다.
▶ 洞庭之波 : 洞庭湖. 湖南省에 위치한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담수호.
▶ 彭蠡之水 : 鄱陽湖의 별칭. 지금의 江西省 북부에 있다.
▶ 獵山 : 산 이름
▶ 方淮 : 강 이름
▶ 令尹子西 : 平王의 庶長子.
▶ 安車 : 앉아서 타고 가는 수레.
▶ 駟馬 : 네 마리의 말이 끄는 수레.
▶ 引轡 : 말고삐를 당기다.
▶ 山陵崩陀(산릉붕타) : 山陵이 무너졌다는 뜻으로, 제왕의 죽음을 은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山陵은 제왕의 무덤.
12. 왕에게 笞刑을 행하는 保申의 충간
荊文王得如黃之狗,箘簬之矰,以畋於雲夢,三月不反;
得丹之姬,淫,期年不聽朝。
楚文王이 사냥개 如黃과 箘簬로 만든 주살을 얻어 雲夢에서 사냥하면서 3개월 동안 돌아가지 않았고, 丹姬를 얻어 淫樂에 빠져 1년이나 조회를 보지 않았다.
保申諫曰:
太保 保申이 간하였다.
「先王卜以臣為保吉.
“先王께서 점괘를 보고 신을 太保로 삼음이 吉하다고 하셨습니다.
今王得如黃之狗,箘簬之矰,畋於雲夢,三月不反;
得丹之姬,淫, 期年不聽朝,王之罪當笞。」
지금 왕께서 사냥개 如黃과 箘簬로 만든 주살을 얻어 운몽에서 사냥하며 3개월 동안 돌아오지 않으시고,
단희를 얻어 음락에 빠져 1년이나 조회를 보지 않으시니, 왕의 죄는 笞刑에 해당합니다.”
匍伏將笞王,王曰:
「不穀免於襁褓,託於諸侯矣,願請變更而無笞。」
엎드리게 하고 태형을 집행하려 하자 왕이 말하였다.
“어리석은 제가 포대기를 벗어났고 諸侯에 의탁하니, 청하건대 방법을 바꿔 매질은 말아 주십시오.”
保申曰:
「臣承先王之命不敢廢,王不受笞,是廢先王之命也
臣寧得罪於王,無負於先王。」
보신이 대답하였다.
“신은 선왕의 명을 받았으니 감히 폐기할 수 없고, 왕께서 태형을 받지 않음은 선왕의 명을 폐기함입니다.
신은 왕께 죄를 지을지언정 선왕을 저버리지 않겠습니다.”
王曰:
「敬諾。」
왕이 말하였다.
“삼가 허락하겠소.”
乃席王,王伏,保申束細箭五十,跪而加之王背.
이에 왕에게 자리를 펴주고 왕이 엎드리자, 보신은 가는 화살대 50개를 묶고, 꿇어앉아 왕의 등에 올려놓았다.
如此者再,謂王起矣。
이렇게 하기를 두 번, 왕에게 일어나라고 말하였다.
王曰:
「有笞之名一也。遂致之。」
왕이 말하였다.
“태형을 받았다는 명분은 한가지이니 제대로 시행하시오.”
保申曰:
「臣聞之,君子恥之,小人痛之;
恥之不變,痛之何益?」
보신이 말하였다.
“신은 듣기에 군자는 그것을 부끄러워하고, 小人은 아파한다고 합니다.
부끄러워하되 고치지 않는다면, 아파함이 무슨 이익이 되겠습니까?”
保申趨出,欲自流,乃請罪於王,王曰:
「此不穀之過,保將何罪?」
보신이 빠른 걸음으로 나가서 스스로 流刑을 받고자 왕에게 죄를 청하니, 왕이 말하였다.
“이는 나의 잘못이니 태보에게 무엇을 치죄하겠습니까?”
王乃變行從保申,殺如黃之狗,折箘簬之矰,逐舟之姬,務治乎荊;
兼國三十,令荊國廣大至於此者,保申敢極言之功也。
왕이 이에 행실을 고치고 보신의 말을 따라, 사냥개 如黃을 죽이고, 菌簬로 만든 주살을 꺾고, 丹姬를 추방하고, 초나라를 다스림에 힘써서,
나라를 겸병함이 30이었고, 초나라의 광대함이 이에 이르게 함은 보신이 감히 極言한 功效이었다.
蕭何王陵聞之曰:
「聖主能奉先世之業,而以成功名者,其惟荊文王乎!
故天下譽之至今,明主忠臣孝子以為法。」
蕭何와 王陵이 알고 말하였다.
“聖主가 능히 선대의 업적을 받들어 공명을 이룬 사람은 생각건대 초문왕일 터이다!
그러므로 천하 사람들이 지금까지 기리니, 賢主와 충신과 효자가 본보기로 삼는다.”
▶ 荊文王 : 荊은 초나라의 본래 이름으로 楚文王을 말한다. 초나라의 18대 군주로 武王 熊通의 아들로 이름은 熊貲이다. 무왕의 뒤를 이어 내치에 공을 세웠으나 息나라 제후의 부인을 빼앗기 위해 식을 멸하고 그를 사주한 蔡나라의 哀侯를 포획하였다. 郢에 도읍한 후 북진을 추진하여 漢水 일대 소국들을 점령해 長江 이북의 넓은 지역을 확보함으로써 증손 楚莊王이 패업을 달성하는 기초를 마련하였다.
▶ 如黃 : 사냥개 이름. 茹黄으로도 쓴다.
▶ 箘簬 : 가늘고 긴 대나무. <여씨춘추>에는 ‘宛路’로 기록하고 있다.
▶ 矰 : 주살. 화살의 뒷부분 오늬에 줄을 매어 쏘는 화살로 새를 잡는 데 쓴다.
▶ 畋 : 사냥하다.
▶ 雲夢 : 전국 시대 楚나라의 七澤 중 하나
▶ 保申 : 춘추시대 초나라 사람으로 楚武王이 申나라에서 초빙하여 太保로 삼았다. 太保는 관직명.
▶ 笞 : 笞刑. 볼기를 치는 형벌.
▶ 不穀 : 제후가 자신을 칭하는 겸손한 말. 나.
▶ 流 : 流刑. 五刑에 해당하는 죄인에 대해서 너그럽게 용서하여 다섯 가지 등급으로 나누어 유배 보내는 것을 말한다.
▶ 蕭何王陵 : 漢나라의 두 건국공신. 蕭何는 沛縣의 말단 관리였으나 유방을 도와 한나라를 건국하여 고조 유방의 재상이 되었다. 王陵은 유방이 패현에서 일어나자 사람 수천 명을 모아 귀의하여 유방을 따라 각지에서 전투를 벌였다. 高祖 6년(기원전 201년) 安國侯에 봉해지고, 右丞相이 되었다.
13. 존중하는 바가 각기 다르다.
晉平公使叔向聘於吳,吳人拭舟以逆之,左五百人,右五百人;
晉平公이 叔向을 吳에 사절로 보내자, 吳의 군주가 배를 장식하고 숙향을 맞이하면서 왼쪽에 5백 명, 오른쪽에 5백 명을 도열시켰다.
有繡衣而豹裘者,有錦衣而狐裘者.
수놓은 옷에 표범 갖옷을 입은 자도 있었고, 비단옷에 여우 갖옷을 입은 사람도 있었다.
叔向歸以告平公,平公曰:
「吳其亡乎!
奚以敬舟?
奚以敬民?」
숙향이 귀국하여 그 정황을 평공에게 보고하자 평공이 말하였다.
“오나라는 망하겠구나!
무엇 때문에 배를 중시하는가?
무엇으로 백성을 중시하겠는가?”
叔向對曰:
숙향이 대답하였다.
「君為馳底之臺,上可以發千兵 下可以陳鐘鼓.
“군주께서는 馳底의 누대를 지으시니 위에는 천 명의 군사를 징발해둘 수 있고, 아래에는 鐘鼓를 진열할 수 있습니다.
諸侯聞君者,亦曰『奚以敬臺,奚以敬民?』 所敬各異也。」
제후가 군주의 이 일을 들으면 역시
‘무엇 때문에 누대를 중시하는가? 무엇으로 백성을 존중하겠가?’라고 말할 터이니, 중시하는 바가 각기 다를 뿐입니다.”
於是平公乃罷臺。
이에 평공은 누대 짓는 일을 그만두었다.
▶ 晉平公 : 춘추시대 晉나라의 군주로 姬姓 이름은 彪이고, 悼公의 아들이다. 평공 3년에 제후의 군대를 이끌고 魯나라를 구하기 위해 齊나라를 공격하여 수도를 포위하였다. 다음 해 제후들과 督揚에서 모여 대국이 소국을 침범하지 않는다는 조약을 맺었다. 세금을 지나치게 많이 걷고 백성의 형편을 돌보지 않았으며, 淫樂을 즐겨, 정치가 趙·韓·魏의 三家로 넘어갔다. 26년 동안 재위하였다.
▶ 叔向 : 羊舌肹. 춘추시대 晉나라의 賢者. 성은 羊舌이고, 이름은 肹 또는 숙힐이며, 字가 숙향이다. 진 平公의 사부로서 박학으로 널리 알려졌으며 辭令에 밝았다.
▶ 聘 : 聘問. 사절을 보내다. 나라를 대표하여 우방을 방문하다.
▶ 拭 : 飾과 통용되어 장식하다는 뜻.
▶ 逆 : 영접하다. 맞이하다.
▶ 馳底之臺 : 晉平公이 건립한 누대로 汾水 가에 있었다 한다.
14.남의 나라를 치다가 내 나라를 잃는다
趙簡子舉兵而攻齊,令軍中有敢諫者罪至死.
趙簡子가 군대를 일으켜 齊나라를 공격할 때 군중에 명령하여 감히 諫하는 자의 죄는 사형에 해당한다고 하였다.
被甲之士,名曰公盧,望見簡子大笑.
갑옷을 입은 병사 公盧라는 자가 조간자를 바라보고 크게 웃었다.
簡子曰:
「子何笑?」
이에 조간자가 물었다.
“그대는 왜 웃는가?”
對曰:
「臣有夙笑。」
대답하였다.
“저에게 예전의 우스갯거리가 있습니다.”
簡子曰:
「有以解之則可,無以解之則死。」
조간자가 말하였다.
“해명할 수 있으면 괜찮겠지만, 해명할 수 없으면 죽일 테다.”
對曰:
공로가 대답하였다.
「當桑之時,臣鄰家夫與妻俱之田,見桑中女,因往追之,不能得,還反,其妻怒而去之,臣笑其曠也。」
“뽕을 딸 때가 되어 臣의 이웃집 사내가 아내와 함께 밭에 갔는데, 뽕밭의 어떤 여자를 보고 쫓아갔다가 따라잡지 못하고 돌아오자, 그의 아내가 화가 나서 떠나버린 일이 있었는데, 신은 사내의 황당함을 비웃었습니다.”
簡子曰:
「今吾伐國失國,是吾曠也。」
이 말을 듣고 조간자가 말하였다.
“지금 내가 남의 나라를 치다가 내 나라를 잃는다면 이것이 나의 황당함이다.”
於是罷師而歸。
이에 군대를 해산하고 돌아왔다.
▶ 公盧 : 사람 이름. 평생 행적은 미상이다.
▶ 夙笑 : 宿笑. 전에 있었던 우스운 이야기.
▶ 曠 : 공허하다. 헛되이 지내다.
15. 백성을 고통스럽게 하면서 자신은 즐거워하면 이롭지 않다
景公為臺,臺成,又欲為鐘,晏子諫曰:
「君不勝欲為臺,今復欲為鐘,是重斂於民,民之哀矣.
夫斂民之哀而以為樂,不祥。」
齊景公이 누대를 지어 누대가 완성되자 또 鐘을 만들려고 하니, 晏子가 간하였다.
“군주께서 욕망을 이기지 못해 누대를 지으시고도 또 종을 만들려고 하시니, 백성에게 세금을 가중하므로 백성의 애처로움이 됩니다.
백성의 괴로움을 긁어모아 자신이 즐기면 상서롭지 않습니다.”
景公乃止。
경공이 곧 중지하였다.
▶ 齊景公 : 춘추시대 제나라의 국군 姜杵臼. 景은 시호이다. 齊莊公의 이복동생으로 장공을 살해한 대부 崔杼에 의해 옹립되었다. 궁실을 짓고 사냥개와 말을 모으기를 좋아하였으며 세금과 형벌을 무겁게 하며 사치가 끝이 없었다. 재위 기간 동안 제나라의 公室이 쇠퇴하고 田氏 세력이 대두하였다
▶ 晏子 : 晏平仲. 晏嬰. 춘추시대 齊의 명재상으로 자는 仲, 시호는 平이다. 齊나라 靈公, 莊公, 景公 3대를 섬긴 재상으로서 절약 검소하고 군주에게 기탄없이 간언한 것으로 유명하였다. 晏子春秋는 춘추시대 제나라 안영의 언행을 기록한 책이다.
16.齊景公의 말을 죽인 죄
景公有馬,其圉人殺之,公怒,援戈將自擊之,晏子曰:
「此不知其罪而死,臣請為君數之,令知其罪而殺之。」
齊景公에게 말이 있었는데, 그 말을 사육하는 사람이 말을 죽이자 경공이 노하여 창을 잡고 직접 찌르려고 하자 晏子가 말하였다.
“이 사람은 그의 죄을 모르고 죽게 되니, 신은 군주를 위해 그의 죄상을 열거하여, 그의 죄를 알게 하고 죽이기를 청합니다.”
公曰:
「諾。」
경공이 말하였다.
“좋소.”
晏子舉戈而臨之曰:
「汝為吾君養馬而殺之,而罪當死;
汝使吾君以馬之故殺圉人,而罪又當死;
汝使吾君以馬故殺人,聞於四鄰諸侯,汝罪又當死。」
안자가 창을 들고 그에게 다가가 말하였다.
“너는 우리 군주를 위해 말을 기르다 죽였으니 네 죄는 죽음에 해당한다.
너는 우리 군주가 말 때문에 말을 기르는 사람을 죽이게 하였으니 네 죄가 또한 죽음에 해당한다.
너는 우리 군주가 말 때문에 사람을 죽여 사방 이웃의 제후들에게 알려지게 하였으니 네 죄가 또한 죽음에 해당한다.”
公曰:
「夫子釋之!
夫子釋之!
勿傷吾仁也。」
경공이 말하였다.
“선생은 그를 놓아주시오!
선생은그를 놓아주시오!
나의 仁德이 손상되지 않게 하시오.”
▶ 圉人 : 말을 맡아 기르는 관리. 마부.
▶ 數 : 나열하다.
17. 제 경공의 새를 놓친 죄
景公好弋,使燭雛主鳥而亡之,景公怒而欲殺之,晏子曰:
「燭雛有罪,請數之以其罪,乃殺之。」
齊景公이 주살로 새 잡기를 좋아하여 燭雛에게 잡은 새를 관리하게 하였는데 그 새를 놓쳐버리자, 경공이 노하여 그를 죽이려고 하매 晏子가 말하였다.
“촉추는 죄가 있으니 그의 죄를 열거하고 죽이기를 청합니다.”
景公曰:
「可。」
경공이 말하였다.
“좋소.”
於是乃召燭雛數之景公前曰:
그리하여 촉추를 불러와 경공 앞에서 그의 죄를 열거하였다.
「汝為吾君主鳥而亡之,是一罪也
“너는 우리 군주를 위해 새를 관리하다가 놓쳤으니 첫 번째 죄이다.
使吾君以鳥之故殺人,是二罪也
우리 군주가 새로 인하여 사람을 죽이게 하였으니 두 번째 죄이다.
使諸侯聞之以吾君重鳥而輕士,是三罪也。」
제후들이 소문을 듣고 우리 군주가 새를 중시하되 선비는 경시한다고 여기게 하였으니 세 번째 죄이다.”
數燭雛罪已畢,請殺之。
촉추의 죄를 열거하기를 마치자 그를 죽이자고 요청하였다.
景公曰:
「止,勿殺而謝之。」
경공이 말하였다.
“중지하시오, 죽이지 말고 그를 풀어주시오.”
▶ 弋 : 주살. 활의 오늬에 줄을 매어 쏘는 화살.
▶ 燭雛 : 춘추시대 齊나라의 大夫.
18. 말하기를 꺼리는 백성이 많으면 군주에게 교만한 행동이 있다
景公正晝被髮乘六馬,御婦人以出正閨,刖跪擊其馬而反之,曰:
「爾非吾君也。」
齊景公이 대낮에 머리를 풀어 헤치고 여섯 마리 말이 끄는 수레에 부인을 데리고 궁중의 작은 문을 통해 밖으로 나가는데, 문지기 刖跪가 그 말을 때려 궁중으로 되돌아가게 하면서 말하였다.
“너는 우리 군주가 아니다!”
公慚而不朝,晏子睹裔敖而問曰:
「君何故不朝?」
경공이 부끄러워 조회를 열지 않았는데, 晏子가 裔敖를 보고 물었다.
“군주께서 무슨 이유로 조회를 열지 않는가?”
對曰:
예오가 대답하였다.
「昔者君正晝被髮乘六馬,御婦人以出正閨,刖跪擊其馬而反之曰:
『爾非吾君也。』
“지난번에 군주께서 대낮에 머리를 풀어 헤치고 여섯 마리 말이 끄는 수레에 부인을 데리고 궁중의 작은 문을 통해 밖으로 나갔는데, 월궤가 말을 때려서 궁중으로 되돌아가게 하면서 말하였습니다.
‘너는 우리 임금이 아니다.’
公慚而反,不果出,是以不朝。」
군주께서 부끄럽게 여기시고 돌아와서 끝내 외출하지 않아서 조회가 열리지 않았습니다.”
晏子入見,公曰:
「昔者寡人有罪.
被髮乘六馬以出正閨,刖跪擊馬而反之,曰:『爾非吾君也。』.
寡人以子大夫之賜,得率百姓以守宗廟,今見戮於刖跪以辱社稷,吾猶可以齊於諸侯乎?」
안자가 들어가서 경공을 뵙자 경공이 말하였다.
“지난번에 과인이 죄를 지었소.
머리를 풀어 헤치고 여섯 마리 말이 끄는 수레에 부인을 데리고 궁중의 작은 문을 통해 밖으로 나갔었는데, 월궤가 말을 때려서 궁중으로 되돌아가게 하면서 말하기를,
‘너는 우리 군주가 아니다.’라고 하였소.
과인은 그대 대부가 내린 사람으로, 백성을 통솔하여 종묘를 지키다가, 지금 월궤에게 모욕당하여 사직을 욕보였으니, 내가 그러고도 제후들과 나란히 설 수 있겠소?”
晏子對曰:
안자가 대답하였다.
「君無惡焉。
臣聞之,下無直辭,上有隱君;
民多諱言,君有驕行。
“군주께서는 그것을 부끄러워하지 마십시오.
신이 듣기에, 아래에 바른말이 없으면 위에는 잘못을 은폐하는 군주가 있고,
백성에 꺼리는 말이 많으면 군주에게 교만한 행위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古者明君在上,下有直辭;
君上好善,民無諱言。
옛날에 현명한 군주가 위에 있으면 아래에 바른말하는 신하가 있고,
군주가 善을 좋아하면 백성에 꺼리는 말이 없었습니다.
今君有失行,而刖跪有直辭,是君之福也,故臣來慶,請賞之,以明君之好善;
禮之,以明君之受諫!」
그런데 군주에게 과실이 있자 월궤가 바른말을 하였으니 이는 주군의 복이매, 신이 와서 경하를 드리오니, 그를 상주시어 군주께서 善을 좋아함을 밝히시고,
그를 예우하시어 군주께서 간언을 수용함을 표명하십시오!”
公笑曰:
「可乎?」
경공이 웃으면서 말하였다.
“그래도 되겠습니까?”
晏子曰:
「可。」
안자가 대답하였다.
“됩니다.”
於是令刖跪倍資無正,時朝無事。
이에 명령하여 월궤에게 곱절의 재물을 상으로 주되 세금을 징수하지 않고 수시로 조회를 여니 무사하였다.
▶ 正閨 : 왕궁의 작은 문
▶ 刖跪 : 발을 자르는 형벌을 받은 사람이다. 고대에 월형을 받은 죄수는 흔히 궁문을 지키도록 하였다. 跪는 발.
▶ 裔敖 : 사람 이름으로 평생 행적은 미상이다.
▶ 戮 : 치욕.
▶ 齊 : 가지런하다. 동등하다.
▶ 惡 : 부끄러워하다.
▶ 隱君 : 隱君은 자신의 과실을 은폐하는 군주.
▶ 諱言 : 말하기를 꺼리다.
▶ 正 : 세금을 매기다. ‘征’과 같다.
19.향락을 탐하게 하는 신하
景公飲酒,移於晏子家,前驅報閭曰:
「君至」。
齊景公이 술을 마시다가 晏子의 집으로 옮기려 함에, 앞서서 길을 인도하는 사람이 문 앞에서 말하였다.
“군주께서 오셨습니다.”
晏子被玄端立於門曰:
「諸侯得微有故乎?
國家得微有故乎?
君何為非時而夜辱?」
안자가 예복을 입고 문 앞에 서서 말하였다.
“諸侯에 변고가 있지는 않습니까?
국가에 변고가 있지는 않습니까?
군주께서 어찌하여 때아닌 밤에 저의 집을 찾으셨습니까?”
公曰:
「酒醴之味,金石之聲,願與夫子樂之。」
경공이 말하였다.
“술과 단술의 맛과 좋은 음악을 선생과 함께 즐기려 합니다.”
晏子對曰:
「夫布薦席,陳簠簋者有人,臣不敢與焉。」
안자가 대답하였다.
“돗자리를 깔고 술잔과 그릇을 진열함은 맡은 자가 있으니, 신이 감히 참여하지 못합니다.”
公曰:
「移於司馬穰苴之家。」
경공이 말하였다.
“司馬穰苴의 집으로 옮기겠다.”
前驅報閭曰:
「君至」。
앞서서 길을 인도하는 사람이 문 앞에서 알렸다.
“군주께서 오셨습니다.”
司馬穰苴介冑操戟立於門曰:
「諸侯得微有兵乎?
大臣得微有叛者乎?
君何為非時而夜辱?」
사마양저가 갑옷과 투구를 착용한 채 창을 들고 문 앞에 서서 말하였다.
“제후들 사이에 전쟁이 있지는 않습니까?
대신 중에 반역하는 자가 있지는 않습니까?
군주께서 어찌하여 때아닌 밤에 저의 집을 찾으셨습니까?”
公曰:
「酒醴之味,金石之聲,願與夫子樂之。」
경공이 말하였다.
“술과 단술의 맛과 좋은 음악을 선생과 함께 즐기려 합니다.”
對曰:
「夫布薦蓆,陳簠簋者有人,臣不敢與焉。」
사마양저가 대답하였다.
“돗자리를 깔고 술잔과 그릇을 진열함은 맡은 자가 있으니, 신이 감히 참여하지 못합니다.”
公曰:
「移於梁丘據之家。」
경공이 말하였다.
“梁丘據의 집으로 옮기겠다.”
前驅報閭曰:
「君至」。
앞서서 길을 인도하는 사람이 문 앞에서 알렸다.
“군주께서 오셨습니다.”
梁丘據左操瑟,右挈竽,行歌而至,公曰:
「樂哉!今夕吾飲酒也,
微彼二子者何以治吾國!
微此一臣者何以樂吾身!」
양구거가 왼손에 거문고를 잡고 오른손에 피리를 들고 노래를 부르며 나오매, 경공이 말하였다.
“즐겁구나! 오늘 밤 나의 음주여.
저 두 사람이 아니면 어떻게 내 나라를 다스리겠는가!
이 한 신하가 아니면 어떻게 내 몸을 즐겁게 하겠는가!”
賢聖之君皆有益友,無偷樂之臣。
현명하고 슬기로운 군주에게는 모두 유익한 벗이 있었고, 향락을 탐하게 하는 신하는 없었다.
景公弗能及,故兩用之,僅得不亡。
경공이 거기에 미치지 못하지만, 두 종류의 신하를 기용하였으매 간신히 망하지 않을 수 있었다.
▶ 前驅 : 선도하는 사람.
▶ 被玄端 : 玄端服을 입다. ‘被’는 ‘披’와 통용으로 옷을 입는다는 뜻. 玄端服은 검은 색의 예복이다.
▶ 微 : 微는 가설 접속사로 쓰인다. 사실은 그러한데 그렇지 않다고 가정할 때 이 微를 쓴다.
“…이 없었더라면” “…이 아니라면”
¶ 吳王曰: 微子之言 吾亦疑之. 《史記 伍子胥列傳》
○ 오왕이 말했다: “경이 말이 없었더라도, 나 역시 그를 의심하고 있었습니다.” <한문의 허사 微>
▶ 辱 : ‘수고롭게 방문하다.’라는 뜻의 謙辭
▶ 酒醴 : 술과 단술.
▶ 薦席 : 돗자리.
▶ 簠簋(보궤) : 음식을 담는 祭器.
▶ 司馬穰苴 : 춘추시대 齊나라의 장군으로, 성은 嬀, 씨는 田, 이름은 穰苴이다<田穰苴>. 晏嬰이 경공의 신임을 얻어 재상의 지위에 올라 사마양저를 추천하여 등용된 후 제나라의 번영에 공적을 올리자 景公이 대사마로 임명하였으며, 이때 司馬씨로 칭하여 사마양저라 불리었다. 병법서 <사마법>의 저자로 田完의 후예이다.
▶ 介冑 : 갑옷과 투구
▶ 梁丘據 : 춘추시대 齊나라 大夫. 景公이 학질에 걸려 1년 넘게 학질을 앓자 담당 관원을 사형시키자고 주장하였다.
20-1.伍子胥의 간언을 듣지 않은 오왕 夫差의 최후1/2
※ <史記 伍子胥列傳>에서 인용하였다. [史記列傳] 권66 伍子胥列傳
吳以伍子胥孫武之謀,西破強楚,北威齊晉,南伐越,越王句踐迎擊之,敗吳於姑蘇,傷闔廬指,軍卻,闔廬謂太子夫差曰:
「爾忘句踐殺而父乎?」
吳나라가 伍子胥와 孫武의 계책을 써서 서쪽으로 강한 楚를 격파하고, 북쪽으로 齊와 晉을 위협하고, 남쪽으로 越을 공격함에 越王 句踐이 맞아 싸워서, 姑蘇에서 吳를 敗退시키고 闔閭의 엄지발가락을 상하여 吳軍이 퇴각하였고, 합려가 태자 夫差에게 말하였다.
“너는 구천이 네 아버지를 죽임을 잊을 테냐?”
夫差對曰:
「不敢。」
부차가 대답하였다.
“감히 그러지 못합니다.”
是夕闔廬死,夫差既立為王,以伯嚭為太宰,習戰射三年, 伐越敗於夫湫.
이날 밤에 합려가 죽자, 부차가 즉위하여 왕이 되고 나서, 伯嚭를 太宰로 삼고 활쏘기를 훈련하기 3년, 월나라를 공격하여 夫湫山에서 패퇴시켰다.
越王句踐乃以兵五千人棲於會稽山上,使大夫種厚幣遣吳太宰嚭以請和,委國為臣妾,吳王將許之,伍子胥諫曰:
「越王為人能辛苦,今王不滅,後必悔之。」
월왕 구천은 패잔병 5천 명을 거느리고 會稽山 꼭대기에 머무르며, 대부 文種을 시켜 吳의 태재 백비에게 후한 예물을 보내고 강화를 요청하며, 나라를 바치고 신첩이 되겠다고 하매, 오왕이 허락하려 하자 오자서가 간하였다.
“월왕은 사람됨이 고생을 잘 견디니 지금 왕께서 없애지 않으면 뒷날 틀림없이 후회하실 터입니다.”
吳王不聽,用太宰嚭計與越平。
오왕이 듣지 않고 태재 백비의 계책을 써서 越과 화평하였다.
其後五年,吳王聞齊景公死,而大臣爭寵,新君弱,乃興師北伐齊,子胥諫曰:
「不可。
句踐食不重味,弔死問疾,且能用人,此人不死,必為吳患;
今越,腹心之疾,齊猶疥癬耳,而王不先越,乃務伐齊,不亦謬乎?」
그 후 5년, 오왕은 齊景公이 죽고 대신들이 총애를 다투고 새 군주가 나약하다는 소문을 듣고, 군사를 일으켜 북으로 齊를 공격하려 함에, 오자서가 간하였다.
“안 됩니다.
구천의 식사에 두 가지 이상의 반찬이 없고, 死者를 조문하고 病者를 문병하고, 또 用人에 능하니, 그 사람이 죽지 않으면 틀림없이 吳의 우환이 될 터입니다.
지금 월나라는 뱃속의 병이고, 제나라는 옴과 같을 뿐인데, 왕께서는 월나라를 먼저 토벌하지 않고, 제나라 토벌에 힘쓰시니 잘못함이 아니겠습니까?”
吳王不聽,伐齊,大敗齊師於艾陵,遂與鄒魯之君會以歸,益疏子胥之言。
오왕이 듣지 않고 제나라를 공격하여 艾陵에서 齊軍을 대패시키고, 마침내 鄒·魯의 군주와 회맹하고 돌아오자, 더욱 오자서의 말을 멀리하였다.
其後四年,吳將復北伐齊.
그 후 4년, 吳가 다시 북쪽으로 제나라를 공격하려 하였다.
越王句踐用子胥之謀,乃率其眾以助吳,而重寶以獻遺太宰嚭,太宰嚭既數受越賂,其愛信越殊甚,日夜為言於吳王.
월왕 구천이 子貢의 계책을 써서 군대를 이끌고 오나라를 도우며 귀중한 보물을 태제 백비에게 바치자, 태재 백비는 이미 수차 월나라의 뇌물을 받았으매 그의 越을 좋아하고 신임함이 매우 심하여, 밤낮으로 오왕에게 월나라를 두둔하였다.
王信用嚭之計,伍子胥諫曰:
오왕이 백비의 계책을 믿고 쓰자 오자서가 간하였다.
「夫越,腹心之疾,今信其游辭偽詐而貪齊,譬猶石田,無所用之.
“저 월나라는 뱃속의 질병인데 그의 유언비어와 속임수를 믿고 제나라를 탐내시나, 비유하면 돌밭과 같아서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盤庚曰:
『古人有顛越不恭』。
<書經> <盤庚>에 일렀습니다.
‘옛사람에 법도를 어기고 명령을 따르지 않는 자가 있다.’
是商所以興也,願王釋齊而先越.
이것이 商나라가 흥성하게 된 원인이니, 왕께서 齊는 놓아두고 越을 먼저 공격하시기 바랍니다.
不然,將悔之無及也。」
그렇지 않으면 장차 뉘우쳐도 미치지 못할 터입니다.”
吳王不聽,使子胥於齊,子胥謂其子曰:
「吾諫王,王不我用,吾今見吳之滅矣,女與吳俱亡無為也。」
오왕이 듣지 않고 오자서를 제나라에 사신으로 보내자, 오자서가 그의 아들에게 말하였다.
“내가 왕에게 간하였으나 왕이 나의 말을 쓰지 않으니, 나는 이제 吳의 멸망을 보겠지만 네가 오나라와 함께 망함은 아무 의의가 없다.”
乃屬其子於齊鮑氏而歸報吳王。
그러고는 그의 아들을 齊의 鮑氏에게 맡기고 귀국하여 오왕에게 (사신으로 갔다 온 일을) 보고하였다.
▶ 伍子胥 : 초나라 출신이나 아버지가 費無忌의 흉계로 인하여 楚平王의 노여움을 사서 아버지와 형이 처형되니 초나라를 탈출하였다.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 오나라로 망명하여 오왕 闔閭에게 등용되어 손무와 함께 초나라를 격파하고 복수하였다.<사기 오자서열전>
▶ 孫武 : 춘추시대의 전략가로 본명이 孫武이며 자는 長卿으로 齊나라 출신이다(기원전 545년경~기원전 470년경) 吳王 闔廬 때 등용되어 伍子胥와 함께 楚나라를 무찔렀다. 孫子는 경칭으로 <손자병법> 13편을 지었으니 강태공의 六韜三略을 기초하였다고 전해진다.<사기 손자오기열전>
▶ 越王句踐 : ? ~ 기원전 464년. 춘추전국시대 후기의 월나라 군주로 允常의 아들이다. 책사 범려의 뒷받침으로 당시 화남에서 강세를 자랑하던 오나라를 멸망시켰다. 춘추오패의 한 사람이다.
▶ 姑蘇 : 江蘇省 吳縣 서남쪽에 있는 산으로, 산 위에 吳王 夫差가 西施를 위하여 쌓았다는 姑蘇臺가 있다.
▶ 傷闔閭指 : 吳王 闔閭가 越王 句踐과 전쟁하다가 엄지발가락에 부상하고 그 상처로 인해 죽었다.
▶ 卻 : 철군.
▶ 夫差 : 오왕 夫差. 오왕 闔閭의 아들로 아버지의 원수를 갚음에 뜻을 두어 越의 군대를 크게 패배시켰으나 伍子胥의 간언을 듣지 않고 구천의 화평을 받아들였다가 끝내 구천에게 패하여 자살하였다. <史記 吳太伯世家>
▶ 伯嚭為太宰 : 오왕 부차 원년(기원전 495년), 대부 백비를 태재로 삼았다. 伯嚭는 백주리의 손자이며 간신 費無忌가 모함하여 아버지인 백극완을 영윤 囊瓦에게 그의 일가족과 함께 살해하게 하니 오나라로 망명하였다. 太宰가 된 뒤 월왕 구천의 뇌물을 받고 강화하게 하여, 월나라가 오나라를 멸망시키는 빌미를 제공하였으나 월왕에게 죽임을 당하였다.
▶ 夫湫 : 산 이름으로. 지금의 浙江省 紹興市 북쪽에 있다.
▶ 會稽山 : 지금의 浙江省 紹興縣에 동남쪽에 있는 산
▶ 大夫種 : 춘추시대 월나라의 大夫 文種, 월왕 구천에게 정사를 위임받아 오왕 부차에게 설욕하는 등 많은 공을 세웠으나, 뒤에 참소를 믿은 구천이 검을 내리자 자결하였다.
▶ 越王為人能辛苦 : 월왕은 고생을 잘 견디는 사람입니다. 월왕 구천이 복수를 다짐하는 행동에서 ‘臥薪嘗膽’이라는 사자성어가 생겼으며 와신상담은 ‘장작에 누워 복수를 다짐하고 곰의 쓸개를 핥으며 노력해서 고난을 이겨낸다.’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辛苦는 고생.
▶ 平 : 講和. 교전국끼리 싸움을 그만두고 서로 화해함.
▶ 後五年 : 그 후 5년. 오왕 합려 19년,
▶ 疥癬 : 옴. 피부병.
▶ 艾陵 : 齊나라의 땅 이름. 지금의 山東省 萊蕪縣의 북동쪽에 있었다.
▶ 子胥之謀 : <사기> 오자서열전에는 子貢으로 기록하고 있다. 자공은 단목 端木賜. 춘추시대 위나라의 유학자이자 관료로 자가 子貢이며 공자가 아끼는 제자로서 말솜씨와 정치적 수완이 뛰어나매 노·위의 재상을 지냈다.
▶ 游辭 : 유언비어.
▶ 石田 : 돌밭. 무용지물.
▶ 盤庚曰 : 盤庚之誥. 書經:尚書의 盤庚 中篇에 실려 있는 말로 殷나라 중흥 시기의 군주 盤庚이 奄에서 殷으로 遷都하려 함에 백성이 새 거주지로 가려 하지 않자, 근심하는 사람들을 불러서 맹세하는 말을 기록한 것이다.
※ <원문> 尚書 -> 商書 -> 盤庚上
乃有不吉不迪,顛越不恭,暫遇姦宄,我乃劓殄滅之,無遺育,無俾易種于茲新邑.
만약 선량하지 못하고 양순하지 않아, 법도를 어기고 명령을 따르지 않고, 속이고 간사하고 나라 안팎으로 나쁜 짓을 하는 자가 있으면, 나는 그의 온 집안을 깡그리 죽여 버리고, 자손까지도 남겨놓지 않아, 이 새로운 도읍으로 씨가 옮겨가지 않도록 할 것이오.<尚書·盤庚>
▶ 屬 : 囑과 같으며 ‘부탁하다’라는 뜻.
▶ 鮑氏 : 《史記》 〈伍子胥列傳〉에는 鮑牧으로 기록되어 있으나, 《春秋左氏傳》의 기록에 의하면 이 일은 哀公 11년에 일어났고, 포목은 哀公 8년에 죽었다. 여기의 鮑氏는 아마 그 종친인 듯하다.
20-2.伍子胥의 간언을 듣지 않은 오왕 夫差의 최후2/2
※이 편은 <史記 伍子胥列傳>에서 인용한 글이다.<참고> [史記列傳] 권66 伍子胥列傳
太宰嚭既與子胥有隙,因讒曰:
태재 백비는 이미 오자서와 사이가 나빴으므로, 기회를 틈타서 참소하였다.
「子胥為人,剛暴少恩,其怨望猜賊為禍也深.
“오자서의 사람됨은 난폭하며 恩情이 없으매, 그의 원망과 음험한 적의가 화근이 됨이 심하겠습니다.
前日王欲伐齊,子胥以為不可,王卒伐之,而有大功,子胥計謀不用,乃反怨望;
지난날 왕께서 齊를 토벌하려 하심에 오자서가 안 된다고 하였으나 왕께서 끝내 齊를 토벌하여 큰 공을 거두시자, 오자서는 자기의 계책이 쓰이지 않았다며 도리어 원망하였습니다.
今王又復伐齊,子胥專愎強諫,沮毀用事,徼幸吳之敗,以自勝其計謀耳。
지금 왕께서 또다시 齊를 토벌하려 하심에 오자서는 고집을 부리고 억지로 간언하여 왕께서 사무를 沮毀하면서 오나라가 패배하기를 기다림으로써 자기의 계책이 낫다고 여길 뿐입니다.
今王自行,悉國中武力以伐齊,而子胥諫不用,因輟佯病不行.
지금 왕께서 몸소 출정하시고 나라의 무력을 모두 동원하여 齊를 토벌하려 함에, 오자서는 간언이 쓰이지 않자 인하여 나오지 않고 병든 척하며 가지 않습니다.
王不可不備,此起禍不難,且臣使人微伺之,其使齊也,乃屬其子於鮑氏。
왕께서는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되니, 이 사람은 화란을 일으킴을 어려워하지 않고, 더구나 신이 사람을 보내 몰래 엿보았더니, 그가 齊에 사신으로 가자 그의 아들을 鮑氏에게 맡겼습니다.
夫人臣內不得意,外交諸侯,自以先王謀臣,今不用,常怏怏,願王早圖之。」
신하로서 안에서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고 밖에서 제후와 교제하고, 자신을 先王의 謀臣으로 여기며 지금 쓰이지 않는다고 항상 앙심을 품고 있으니, 왕께서는 일찌감치 대비하시기 바랍니다.”
吳王曰:
「微子之言,吾亦疑之。」
오왕 부차가 말하였다.
“그대의 말이 없었어도 나 역시 의심하고 있었소.”
乃使使賜子胥屬鏤之劍,曰:
「子以此死。」
그리고는 사자를 보내 오자서에게 屬鏤劍을 주게 하고 말하였다.
“그대는 이 검으로 자결하라.”
子胥曰:
오자서가 말하였다.
「嗟乎!
“슬프다!
讒臣宰嚭為亂,王顧反誅我.
참소하는 신하 태재 백비가 나라를 어지럽히는데 왕은 도리어 나를 죽이는구나.
我令若父霸,又若立時,諸子弟爭立,我以死爭之於先王,幾不得立.
나는 너의 아버지를 霸者가 되게 하였고, 또 네가 태자가 될 때 자제들이 태자가 되려고 다툼에 내가 선왕께 죽기로 간하였고, 하마터면 태자가 되지 못할뻔하였다.
若既立,欲分吳國與我,我顧不敢當,然若之何聽讒臣殺長者!」
네가 태자가 되어 오나라를 나누어 나에게 주려고 하였으나 나는 도리어 감당하지 못하였는데도, 어찌하여 讒臣의 말을 듣고 연장자를 죽이려 하는가!”
乃告舍人曰:
그리고는 舍人에게 알렸다.
「必樹吾墓上以梓,令可以為器.
“꼭 내 무덤가에 가래나무를 심어서 나무가 자라면 관을 짜라.
而抉吾眼著之吳東門,以觀越寇之滅吳也。」
그리고 나의 눈알을 파내어 오나라의 동문에 걸어두어 越이 침략하여 吳를 멸함을 보게 하라.”
乃自刺殺,吳王聞之大怒,乃取子胥屍,盛以鴟夷革,浮之江中.
그러고는 스스로 목을 찔러 죽으니 오왕 부차가 이 말을 듣고 크게 노하여 오자서의 시체를 가져다가 말가죽 자루에 담아 강물에 띄워버렸다.
吳人憐之,乃為立祠於江上,因名曰胥山。
오나라 사람들이 불쌍히 여겨 강기슭에 사당을 세우고 인하여 胥山이라 命名하였다.
後十餘年,越襲吳,吳王還與戰不勝,使大夫行成於越不許,吳王將死曰:
「吾以不用子胥之言至於此;
令死者無知則已,死者有知,吾何面目以見子胥也?」
그 후 10여 년, 越이 吳를 습격하니 오왕이 還國하여 싸우다가 이기지 못하자, 대부를 越에 보내어 강화를 요청하였으나 越이 허락하지 않으매, 오왕이 자살하려 하면서 말하였다.
“내가 오자서의 말을 듣지 않아 이 지경에 이르렀구나.
가령 죽은 자에 지각이 없다면 그뿐이지만, 죽은 자에게 지각이 있다면 내가 무슨 면목으로 오자서를 만나랴?”
遂蒙絮覆面而自刎。
마침내 솜을 얼굴에 덮고는 스스로 목을 찔렀다.
▶ 有隙 : 사이가 나쁘다.
▶ 剛暴 : 난폭하다.
▶ 猜賊 : 시기하며 악독하다. 賊은 사악함.
▶ 其怨望猜賊為禍也深 : <오자서열전>에는 “子胥為人剛暴,少恩,猜賊, 其怨望恐為深禍也”으로 기록하고 있다.
▶ 專愎 : =剛愎. 성미가 깐깐하고 고집이 셈. 愎은 성격이 까다롭고 고집이 세다.
▶ 沮毀 : 훼방하여 막다.
▶ 輟 : 중지시키다.
▶ 微伺 : 몰래 살피다. 伺는 엿보다.
▶ 謀臣 : 지모가 뛰어난 신하.
▶ 怏怏 : 섭섭하여 앙심을 품은 모양
▶ 微子之言 : 그대가 말하지 않았어도. 微는 非 또는 無. 子는 당신.
▶ 屬鏤 : 劍 이름으로, 屬盧로도 쓴다.
▶ 讒臣 : 참소를 잘하는 신하.
▶ 若 : 너. 당신.
▶ 舍人 : 측근. 시종.
▶ 必樹吾墓上以梓,令可以為器 : “내가 죽거든 내 무덤 앞에 가래나무를 심어 그것이 자라게 되면 오왕을 위한 관을 짜도록 해라! 그리고 나의 시신에서 두 눈을 떼어내어 吳城의 동문 위에 걸어라, 내가 월나라가 쳐들어와 오나라를 멸망시키는 것을 보리라!”<사기 권31. 吳太伯世家> 樹는 심다. 梓는 가래나무, 器는 棺을 말한다.
▶ 抉 : 도려내다.
▶ 鴟夷革 :가죽으로 만든 자루.
▶ 後十餘年 : 부차 23년(기원전 473년) 11월 정묘일, 월나라가 오나라를 패배시켰다.[史記 世家] 권31.吳太伯世家
21.신하의 간언을 듣지 않아 죽임을 당함
齊簡公有臣曰諸御鞅,諫簡公曰:
「田常與宰予,此二人者甚相憎也,臣恐其相攻;
相攻雖叛而危之,不可。
願君去一人。」
齊簡公에게 諸御鞅이라는 신하가 있어 간공에게 간하였다.
“田常과 宰予, 이 두 사람은 서로 몹시 미워하매, 신은 그들이 서로 공격해 죽일까 걱정됩니다.
서로 공격하여 離叛하면 군주께서 위험할 터이니, 그래서는 안 됩니다.
군주께서 한 사람을 제거하시기 바랍니다.”
簡公曰:
「非細人之所敢議也。」
간공이 말하였다.
“지위가 낮은 사람이 감히 의론할 바가 아니다.”
居無幾何,田常果攻宰予於庭,賊簡公於朝,簡公喟焉太息,曰:
「余不用鞅之言以至此患也。」
얼마 지나지 않아 전상이 과연 조정의 뜰에서 재여를 공격해 죽이고, 간공을 조정에서 시해함에, 간공이 한숨을 쉬며 탄식하였다.
“내가 제어앙의 말을 듣지 않았다가 이런 환란에 이르렀구나!”
故忠臣之言,不可不察也。
그러므로 충신의 말은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안 된다.
▶ 齊簡公 : 춘추시대 말기 제나라의 군주로 이름은 壬이고, 悼公의 아들이다. 즉위하기 전에 闞止를 총애하여 즉위하자 그에게 정치를 맡기니 田成子가 걱정하였다. 대부 御鞅이 진언하여 감지와 전성자가 양립할 수는 없다고 했지만 듣지 않았다. 간공 4년 전성자가 감지를 살해하자 간공은 달아나 舒州로 갔지만 역시 전성자에게 살해당하였다. 4년 동안 재위했고, 시호는 簡이다.
▶ 諸御鞅 : 御鞅. 춘추시대 齊簡公의 大夫. 두 신하 田常과 子我가 서로 미워하므로 한 사람을 제거하라고 간공에게 諫했으나 간공이 듣지 않았다. 전상이 자아와 간공을 살해하였다.<史記 齊太公世家>
▶ 田常 : 田成子. 陳恒. 陳成子로도 불린다. 춘추시대 齊나라 사람으로 田乞의 아들이다. 齊簡公 때 闞止와 함께 左右相을 맡았다. 선조들의 전통을 계승하여 大斗로 재어 양식으로 대여하고, 小斗로 재어 거둬들여 民心을 얻었다. 제 간공 4년 감지와 간공을 공격해 살해하고, 간공의 동생 驁를 세워 平公으로 삼았다. 스스로 재상이 되어 제나라의 국정을 장악하고, 公族 가운데 강성한 이들은 모두 제거하였다.
▶ 宰予 : 闞止‧闞史·子我·宰我. 춘추시대 齊나라 右相으로 字는 子我이다. 공자의 제자 宰予와 다른 사람이다.
▶ 相攻雖叛而危之 : <呂氏春秋 愼勢>에는 “相攻唯固則危上矣”로 되어 있다.
▶ 細人 : 지위가 낮은 사람. 식견이 좁은 사람.
22.군주의 뜻을 어겨 환난을 피하는 것이 낫다
魯襄公朝荊,至淮,聞荊康王卒,公欲還,叔仲昭伯曰:
「君之來也,為其威也;
今其王死,其威未去,何為還?」
魯 襄公이 초나라에 조현함에 淮水에 이르러 楚康王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양공이 돌아가려고 하니, 叔仲昭伯이 말하였다.
“군주께서 초나라에 감은 초나라의 위세 때문인데,
지금 그 왕은 죽었으나 그 위세는 없어지지 않았는데 어찌 돌아가려 하십니까?”
大夫皆欲還,子服景伯曰:
대부들이 모두 돌아가기를 원하자 子服景伯이 말하였다.
「子之來也,為國家之利也,故不憚勤勞,不遠道塗,而聽於荊也,畏其威也!
“그대들이 감은 국가의 이익을 위한 것이매 수고로움을 꺼리지 않고, 가는 길을 멀다 여기지 않았고, 초나라의 명을 따름은 그 위세를 두려워했기 때문이오!
夫義人者,固將慶其喜而弔其憂,況畏而聘焉者乎!
의로운 사람은 본래 남의 경사에는 기뻐하고 喪事에는 조문하는 법인데, 하물며 두려워서 聘問함이겠소!
聞畏而往,聞喪而還,其誰曰非侮也。
두려운 위세를 알고 가다가 상사를 알고 돌아간다면, 그 누가 모욕함이 아니라고 말하겠소.
𦬒姓是嗣王,太子又長矣,執政未易,事君任政,求說其侮,以定嗣君,而示後人,其讎滋大,以戰小國,其誰能止之?
羋姓이 왕위를 계승하고 태자가 또 장성하였으며, 집정대신이 바뀌지 않았으니, 그들이 군주를 모시고 정치를 담당하여 이 모욕을 제거하려 즉위한 군주를 안정시키고 後人에게 보이고자 하면, 그들의 원한이 더욱 커질 터인데, 그 때문에 우리 같은 작은 나라와 전쟁을 한다면 그 누가 막아내겠소?
若從君而致患,不若違君以避難,且君子計而後行,二三子其計乎?
군주의 뜻을 따르다가 환난을 부름이 군주의 뜻을 어겨서 환난을 피함만 못하고, 더구나 군자는 계획을 정한 뒤에 실행하는 법인데 그대들은 아마 계획을 세웠겠구려?
有御楚之術,有守國之備,則可;
若未有也,不如行!」
초나라를 막을 방도가 있고 나라를 지킬 방비가 있다면 괜찮겠지만,
만일 없다면 초나라로 감만 못하오!”
乃遂行。
이리하여 마침내 초나라로 갔다.
▶ 魯襄公 : 이름은 午로, 成公이 죽자 3살의 어린 나이에 즉위하였다. 晉나라와 함께 鄭나라를 정벌하고, 晉悼公이 衛나라에서 冠禮를 올리게 하였다. 季武子가 公室의 권력을 독점하려고 三軍을 三桓에 분리 배치하니 공실이 심하게 분열되었다. 31년 동안 재위하였다.
▶ 朝荊 : 초나라에 조회를 가다. 荊은 초나라의 옛 이름
▶ 荊康王 : 楚康王. 춘추시대 초나라의 24대 군주로 이름은 招. 초공왕의 아들이며, 초 영왕의 형이다.
▶ 叔仲昭伯 : 춘추시대 노나라 大夫 叔仲帶. 叔仲惠伯의 손자이다.
▶ 子服景伯 : 춘추시대 노나라 大夫 子服何. <國語 魯語>에서는 子服惠伯으로 기록하고 있다.
▶ 羋姓 : 춘추시대 초나라의 선조 가문의 姓으로 계련이 羋姓의 시조이다.
▶ 嗣王 : 후계자가 왕으로 봉해지다.
▶ 說 : ‘벗을 脫’과 통용하며, ‘벗어나다, 면하다’의 뜻.
▶ 二三子 : 몇 사람. 그대들.
23. 枚乘의 上書 : <上書諫吳王>
-이 글은 <漢書·枚乘傳>의 일부를 인용한 내용이다.<賈鄒枚路傳>
孝景皇帝時,吳王濞反,梁孝王中郎枚乘字叔聞之,為書諫王,其辭曰:
孝景皇帝 때 吳王 濞가 반란을 일으키자 梁孝王의 中郞이고 字가 叔인 枚乘이 알고 글을 지어 吳王에게 간하였다. 그 글에 일렀다.
「君王之外臣乘,竊聞得全者全昌,失全者全亡。
“군왕의 外臣 매승이 삼가 듣기에, 임금에 대한 禮를 온전히 갖춘 자는 온전히 昌盛하고, 임금에 대한 禮가 온전히 갖추지 못한 자는 온전히 敗亡한다고 들었습니다.
舜無立錐之地,以有天下;
禹無十戶之聚,以王諸侯。
舜임금은 송곳을 세울 땅도 없었으나 천하를 소유하셨고,
禹王은 열 집도 안 되는 마을에서 일어나 제후를 거느리는 왕이 되셨습니다.
湯武之地,方不過百里;
上不絕三光之明,下不傷百姓之心者,有王術也!
湯王과 武王의 땅은 사방 백 리도 안 되었지만,
위로 해와 달과 별의 밝음이 끊기지 않고, 아래로 백성의 마음을 다치지 않았음은 王道를 가졌기 때문입니다!
故父子之道,天性也,忠臣不敢避誅以直諫,故事無廢棄而功流於萬世也;
臣誠願披腹心而效愚忠,恐大王不能用之;
臣誠願大王少加意念惻怛之心於臣乘之言。
그러므로 부자지간의 도리는 천성이지만, 충신은 죽음을 피하지 않고 直諫하매 王業이 폐기되지 아니하여 만세에 전해집니다.
신은 진실로 배 속의 심장을 헤쳐 어리석은 충성을 바치고 싶지만, 대왕께서 채용하지 않을까 걱정합니다.
신은 진실로 대왕께서 신 매승의 말에 조금이라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가져주시기를 바랍니다.
夫以一縷之任,係千鈞之重,上懸之無極之高,下垂不測之淵,雖甚愚之人,且猶知哀其將絕也。
한 가닥 실에 千鈞의 무거운 물건을 매달아 위로 끝없이 높은 곳에 매달고, 아래로 헤아릴 수 없이 깊은 못에 늘어뜨리면, 아무리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오히려 그것이 끊어질까 봐 안타까워합니다.
馬方駭而重驚之,係方絕而重鎮之.
말이 지금 막 놀라는데 (북을 쳐서) 거듭 놀라게 하고, 매어놓은 실이 막 끊어지려 하는데 거듭 누르고 있습니다.
係絕於天,不可復結;
墜入深淵,難以復出;
其出不出,間不容髮!
맨 실이 공중에서 끊어지면 다시는 잡아맬 수 없고,
깊은 못에 떨어지면 다시는 꺼내기 어렵습니다.
꺼내느냐 꺼내지 못하느냐는 머리카락 한 올 차이도 허용치 않습니다!
誠能用臣乘言,一舉必脫;
必若所欲為,危如重卵,難於上天;
變所欲為,易於反掌,安於太山。
진실로 신 매승의 말씀을 채용하시면 단번에 틀림없이 벗어나겠지만,
기어이 하고 싶은 대로 하면, 계란을 쌓은 듯이 위태롭고, 오르기보다 더 어려울 터입니다.
하고 싶은 일을 변경함은 反掌보다 쉬워서 태산보다 더 안정될 터입니다.
今欲極天命之壽,弊無窮之樂,保萬乘之勢,不出反掌之易,以居太山之安;
乃欲乘重卵之危,走上天之難,此愚臣之所大惑也!
그런데도 하늘이 내린 수명을 다 누리고 무궁한 즐거움을 다하며 萬乘의 권세를 보전하고자 하면서, 反掌의 쉬움으로 태산의 안정을 이끌어내지 않고,
鷄卵을 쌓은 위태로움을 타고 하늘에 오르는 어려움으로 달려가려 하시니, 이것이 어리석은 신이 크게 당혹해하는 까닭입니다!
人性有畏其影而惡其跡者,卻背而走無益也,不知就陰而止,影滅跡絕。
사람의 성품에 그 그림자를 두려워하고 그 발자국이 싫어하는 자가, 등을 돌려 달려보아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으나, 그늘로 가서 멈추면 그림자가 없어지고 자취가 끊어짐을 모르는 것입니다.
欲人勿聞,莫若勿言;
欲人勿知,莫若勿為。
남이 듣지 못하게 함에는 말하지 않음 같은 것이 없고,
남이 알지 못하게 함에는 일을 저지르지 않음 같은 것이 없습니다.
欲湯之冷,令一人炊之,百人揚之,無益也;
不如絕薪止火而已。
끓는 물을 식히려 하면서 1인이 불을 때고 100인이 바람에 날리게 해도 도움이 없으매,
땔나무를 끊어서 불을 꺼서 그만둠만 못합니다.
不絕之於彼,而救之於此,譬猶抱薪救火也。
저곳에서 근원을 끊지 않고 이곳에서 문제를 해결함은 비유하면 땔나무를 안고 불을 끔과 같습니다.
養由基,楚之善射者也,去楊葉百步,百發百中.
養由基는 초나라의 名射手였는데 버들잎과의 100보나 떨어져서 百發百中하였습니다.
楊葉之小,而加百中焉,可謂善射矣,所止乃百步之中耳,比於臣未知操弓持矢也。
버들잎이 작은데도 백발백중하였으니 명사수라고 할 만하지만, 100보 안에 국한될 뿐이니, 신에게 견준다면 활을 잡고 화살을 겨눌 줄도 모르는 격입니다.
福生有基,禍生有胎;
納其基,絕其胎;
禍何從來哉?
복은 바탕이 있어서 생기고, 화는 胎가 있어서 발생하니,
그 바탕을 들이고 그 태를 끊는다면,
화가 무엇으로부터 오겠습니까?
泰山之溜穿石,引繩久之,乃以挈木;
水非石之鑽,繩非木之鋸也,而漸靡使之然。
태산의 낙숫물이 바위를 뚫고, 노끈을 당김이 오래되면 나무를 자르는 법입니다.
물은 돌을 뚫는 송곳이 아니고, 노끈은 나무를 베는 톱이 아니지만, 차츰차츰 닳게 하여 그렇게 만듭니다.
夫銖銖而稱之,至石必差;
寸寸而度之,至丈必過;
石稱丈量,徑而寡失。
저울의 눈금마다 무게를 달아 1石에 이르면 틀림없이 차이가 나고,
자의 마디마다 길이를 재어 1丈에 이르면 틀림없이 착오가 생기므로,
石으로 무게를 달고 丈으로 길이를 재어야 빠르고 실수가 적습니다.
夫十圍之木,始生於蘖,可引而絕,可擢而拔,據其未生,先其未形;
磨礱砥礪,不見其損,有時而盡;
種樹畜長,不見其益,有時而大;
積德修行,不知其善,有時而用;
行惡為非,棄義背理,不知其惡,有時而亡。
한 아름의 큰 나무도 처음에는 연한 싹에서 생기니, 끌어서 끊을 수 있고 잡아당겨 뽑을 수 있으니, 아직 크게 자라지 않았고 장대한 모습을 이루기 전이기 때문입니다.
숫돌에 물건을 갊에 그 닳음이 보이지 않지만 때가 되면 다하고,
나무를 심어 가꿈에 그 자람이 보이지 않지만 때가 되면 장대하여지고,
덕을 쌓고 행실을 닦음에 그 좋음을 알지 못하지만 때가 되면 사용하고,
악을 행하고 잘못을 저지르고 도의를 버리고 이치를 위배함에 그 나쁨을 알지 못하지만 때가 되면 망하는 법입니다.
臣誠願大王孰計而身行之,此百王不易之道也。」
신은 진실로 대왕께서 자세히 살피시어 몸소 실행하기를 바라오니, 이것은 百王이 바꾸지 않았던 도리입니다.”
吳王不聽,卒死丹徒。
吳王은 듣지 않더니 마침내 丹徒에서 죽었다.
▶ 孝景皇帝 : 景帝. 前漢의 제6대 황제로, 文帝의 아들이며 어머니는 孝文皇后이다. 晁錯의 계책을 써서 諸侯王들의 封地를 삭감하였으며, 자주 법령을 바꾸고 제후왕의 세력을 억압했기 때문에 경제 3년(기원전 154년)에 吳와 楚 등이 7국의 난을 일으켰다. 太尉 周亞夫가 난을 평정한 뒤 경제는 관리를 파견해 제후국의 행정을 통솔하면서 중앙집권제를 공고히 하였다.
▶ 吳王濞 : 吳王 劉濞. 한 고조 劉邦의 형 劉仲의 아들이다. 황실이 제후국을 견제함에 반발하여 오초칠국의 난을 일으켰다.
※吳楚七國의 난 : 景帝 치세인 기원전 154년 吳王 劉濞가 주축이 되어 楚王 劉戊, 趙王 劉遂, 濟南王 劉辟光, 菑川王 劉賢, 膠西王 劉卬, 膠東王 劉雄渠 등이 전한 중앙 정부에 일으킨 반란이다. <사기열전 권106. 吳王濞列傳>
▶ 梁孝王 : 梁王 劉武. 문제의 아들이고 경제와 같은 어머니이고 어머니는 竇 태후이다.
▶ 枚乘字叔 : 자가 叔인 枚乘. 漢나라 淮陰 사람으로 辭賦에 뛰어난 문장가이다. 景帝 때 吳王 濞의 郎中으로 오왕의 모반을 <上書諫吳王>의 글을 올려 만류하였으나 듣지 않자, 梁孝王을 섬겨 上客이 되었다.
▶ 外臣 : 大夫가 다른 나라의 군주에게 자신을 지칭할 때 外臣이라 한다.
▶ 三光 : 해와 달과 별을 말한다.
▶ 惻怛(측달) : 불쌍히 여기어 슬퍼함.
▶ 一縷 : 한 가닥의 실.
▶ 千鈞 : 매우 크고 무거운 물건. 鈞은 30근에 해당한다.
※ 千鈞一髮 : 머리털 하나로 천균이나 되는 물건을 끌어당긴다. 당장에라도 끊어질 듯한 위험한 순간을 비유함. 危機一髮
▶ 弊 : 다하다. 다 누리다.
▶ 卻背 : 뒷걸음치다. 뒤로 물러나다.
▶ 就 : ~로 가다.
▶ 揚 : 끓는 물을 식히려고, 국자를 들고 끓는 물을 퍼냈다 부었다 하며, 바람에 날린다는 뜻.
▶ 抱薪救火 : 장작을 안고 불을 끄다.
▶ 養由基 : 춘추시대 초나라 대부. 백 보 밖에서 활을 쏘아 버들잎을 명중시켰다는 명사수.[史記 本紀] 권04. 周本紀
▶ 比於臣未知操弓持矢也 : 枚乘은 자신의 앎이 원대한 데 비하여, 養由基는 단지 백 보 안의 것만 맞힐 수 있으므로 養由基가 활을 쏠 줄 모른다고 한 것이다. 자기의 深謀遠慮와 비교하면 양유기는 여기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는 말이다.
▶ 山溜穿石 : 산에서 흐르는 물이 바위를 뚫는다. 작은 노력이라도 끈기 있게 계속하면 큰일을 이룰 수 있다는 뜻. 溜는 세찬 물살 또는 낙숫물.
▶ 引繩久之,乃以挈木 : 두레박 끈을 오래 쓰면 두레박 끈이 우물 위의 나무 난간이 마찰되어 나무가 잘린다는 뜻. 挈 는 '새길 계'로 끊다.
▶ 鑽 : 뚫다.
▶ 靡 : ‘摩’와 통용되어 갈다. 흩어지다.
▶ 銖銖 : 눈금 하나씩. 銖는 고대 중량 단위의 1‘两’의 24분의 1
▶ 石 : 도량형의 단위. 원래는 120근을 뜻하는 무게단위였으나 한나라 때부터 곡식의 용량을 재는 단위로 사용하였다.
▶ 丈 : 길이의 단위. 1尺의 10배. 3.33미터
▶ 磨礱砥礪 : 숫돌에 갈다. 砥礪는 숫돌.
▶ 丹徒 : 땅 이름으로, 지금의 江蘇省 鎭江市 丹徒區이다.
24. 白龍魚服 : 백룡이 물고기의 옷을 입다
吳王欲從民飲酒,伍子胥諫曰:
吳王이 백성을 거느리고 술을 마시려고 하자 伍子胥가 간하였다.
「不可。
“안 됩니다.
昔白龍下清冷之淵,化為魚,漁者豫且射中其目,白龍上訴天帝,天帝曰:
『當是之時,若安置而形?』
옛날 白龍이 청냉이라는 연못으로 내려와서 물고기로 변하였는데, 어부 豫且가 그 눈을 쏘아 맞히자 백룡이 하늘에 올라가 天帝에게 하소연하니, 천제가 말하였습니다.
‘그 당시에 너는 어디에서 어떤 형상이었느냐?’
白龍對曰:
『我下清冷之淵化為魚。』
백룡은 대답했습니다.
‘저는 청냉이라는 연못으로 내려가서 물고기로 化하여 있었습니다.’
天帝曰:
『魚固人之所射也;
若是,豫且何罪?』
천제가 말하였습니다.
‘물고기는 본래 사람들이 쏘아 잡는 대상이다.
이와 같으니, 예차가 무슨 죄인이냐?’
夫白龍,天帝貴畜也;豫且,宋國賤臣也。
백룡은 천제가 귀중하게 기르는 바이고,
예차는 송나라의 미천한 백성입니다.
白龍不化,豫且不射;
今棄萬乘之位而從布衣之士飲酒,臣恐其有豫且之患矣。」
백룡이 化하지 않았다면 예차 또한 쏘지 않았을 터입니다.
지금 萬乘의 지위를 버리고 布衣의 선비를 거느리고 술을 마시다가 신은 예차의 재앙이 있을까 걱정합니다.”
王乃止。
그러자 왕이 그만두었다.
▶ 清冷 : 淸泠으로 기록된 곳도 있다. 전설상의 연못 이름. <莊子 雜篇 第28篇 讓王>
▶ 豫且 : 춘추시대 송나라 천양 사람으로, 물고기 잡는 일을 업으로 삼았다 한다. 余且로도 쓴다. <장자 外物>
※ 白龍魚服 : 흰 용이 물고기의 옷을 입는다는 뜻으로, 신분이 높은 사람이 서민의 옷을 입고 微行함을 비유하는 말
<참고> [全唐詩] 枯魚過河泣 - 李白 <말라죽은 물고기가 강을 건너면서 울고 있네>
白龍改常服,偶被豫且制。
誰使爾爲魚,徒勞訴天帝。
白龍이 평상복으로 갈아입으니, 우연히 豫且에게 화를 당하였다네.
누가 너를 물고기 되라고 하였냐고 물었으니, 헛되이 천제에게 호소하였기 때문이네.
25.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쓰다<良藥苦口>
孔子曰:
공자가 말하였다.
「良藥苦於口,利於病;
忠言逆於耳,利於行。
“좋은 약은 입에 쓰나 병에 이롭고,
충직한 말은 귀에 거슬리나 행실에 이롭다.
故武王諤諤而昌,紂嘿嘿而亡.
그래서 周武王이 직언을 들으매 나라가 창성하였고, 紂王은 입을 닫고 말하지 못하게 하매 나라를 잃었다.
君無諤諤之臣,父無諤諤之子,兄無諤諤之弟,夫無諤諤之婦,士無諤諤之友;
其亡可立而待。
군주에게 직언하는 신하가 없고, 아버지에게 직언하는 아들이 없고, 형에게 직언하는 아우가 없고, 남편에게 직언하는 아내가 없고, 선비에게 직언하는 벗이 없으면
그 패망을 선 채로 기다린다고 할 만하다.
故曰
君失之,臣得之;
父失之,子得之;
兄失之,弟得之;
夫失之,婦得之;
士失之,友得之。
그 때문에 말하기를,
‘군주가 실수하면 신하가 깨닫게 하고,
아버지가 실수하면 아들이 깨닫게 하고,
형이 실수하면 아우가 깨닫게 하고,
남편이 실수하면 아내가 깨닫게 하고,
선비가 실수하면 벗이 깨닫게 한다.’라고 하였다
故無亡國破家,悖父亂子,放兄棄弟,狂夫淫婦,絕交敗友。」
그래서 나라를 망침과 가문을 해침, 悖逆의 아버지와 亂倫의 아들, 방탕한 형과 버림받는 아우, 미치광이 남편과 음란한 아내, 絶交와 몹쓸 벗이 생기지 않는다.”
▶ 諤諤 : 직언하는 모양. 아무 거리낌 없이 바른말을 하다.
▶ 嘿嘿 : 말하지 않고 잠자코 있는 모양. 黙黙과 같다. <공자가어>에는 唯唯로 기록하고 있다. 唯 : 네, 네 하고 공손히 대답하는 소리.
▶ 君失之,臣得之 : 군주가 잘못을 저지르면 신하가 일깨우다.
▶ 失 : 과실. 잘못.
▶ 悖亂 : 질서를 어지럽히다.
26.군주가 엄하면 나라의 실정을 듣지 못한다.
晏子復於景公曰:
「朝居嚴乎?」
晏子가 齊景公에게 여쭈었다.
“조정에서 엄격하게 지내십니까?”
公曰:
「朝居嚴,則曷害於國家哉?」
경공이 말하였다.
“조정에서 엄격하면 국가에 무엇이 해롭소?”
晏子對曰:
안자가 대답하였다.
「朝居嚴,則下無言,下無言,則上無聞矣。
“조정에 엄격하게 지내면 아랫사람이 말하지 않고, 아랫사람이 말하지 않으면 윗사람은 듣지 못합니다.
下無言則謂之喑,上無聞則謂之聾;
聾喑則非害治國家如何也?
아랫사람이 말하지 않음을 ‘벙어리’라 하고, 윗사람이 듣지 못함을 ‘귀머거리’라고 합니다.
귀머거리와 벙어리가 나라를 다스림에 해로움이 아니라면 무엇이라고 해야 하겠습니까?
具合菽粟之微以滿倉廩,合疏縷之緯以成幃幕,太山之高,非一石也,累卑然後高也。
콩과 좁쌀의 작음을 모아서 창름을 채우고, 성긴 실의 가닥을 합쳐서 장막을 이루고, 태산의 높음은 돌 하나가 아니라, 낮은 곳에 쌓인 뒤에 높아졌습니다.
夫治天下者,非用一士之言也,固有受而不用,惡有距而不入者哉?」
천하를 다스림은 한 사람의 말만을 채용함이 아닌데, 수용하되 채용하지는 않음은 있을지언정 어찌 거절하여 들이지도 않음이 있겠습니까?”
▶ 晏子 : 晏平仲. 晏嬰. 춘추시대 齊의 명재상으로 자는 仲, 시호는 平이다.
▶ 景公 : 齊景公. 춘추시대 제나라의 국군 姜杵臼. 景은 시호이다.
▶ 復 : 고하다. 묻다.
▶ 喑 : 벙어리
▶ 如 : 당연히 ~하여야 한다. 여기서의 如何는 ‘무엇이라 해야 하겠습니까’가 적합하다.
▶ 菽粟 : 콩과 좁쌀.
▶ 距 : “拒”와 같다. 막다. 거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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