宿碧宵嶺下-벽소령 아래에서 잠자고
夜來澗沸不知雨, 今朝方見兩端赴(야래간불부지우 금조방견양단부). 滿壑白雲風莫排, 桃源露世令人懼(만학백운풍막배 도원노세영인구). 밤새 산골 물 소리에 비오는 줄 몰랐더니, 오늘 아침에야 지리산 양단수를 보게 되었네. 온 골짜기의 흰 구름을 바람아 걷지 마오, 무릉도원 속세에 드러날까 두려웁네. 2012년 여름 벽소령 밑에서 하일 친구들과 모여서 잠을 잤습니다. 밤에는 계곡물소리가 워낙 시끄러워 몰랐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많이 오고 있었습니다. ※兩端赴: 조식선생의 '지리산 양단수를 ...'에서 따옴. 비가 멈추자 온통 안개가 끼여 지척이 분간되지 않는데 가끔씩 바람이 안개를 몰아 가기도 했습니다. 내가 있는 안개속의 이 處地는 속세의 저들에게 보여 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당시에 저는 漢詩 作詩에 관심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