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耽古樓主의 한문과 고전 공부
松烟心兒 有一憲長 吏才出群 然有黷貨之誚.어떤 憲長이 관리로서의 재주는 出群이었으나 뇌물을 좋아한다는 흠이 있었다.▶ 憲長: 風憲之長의 준말로, 사헌부의 우두머리, 곧 대사헌(大司憲)을 말한다. 一日 群吏會坐 歷論憲長能否 一吏盛稱其人.하루는 뭇 아전들이 모여 앉아서 돌아가며 헌장이 능한지 그렇지 못한지를 논하고 있었는데, 한 아전이 그 사람을 매우 칭찬했다. 有老吏曰唯唯 但松烟心兒 烏梅着眼爲少耳늙은아전이 말하였다.“그럼, 그럼. 다만 소나무 그을음 같은 마음을 가진 아이가 烏梅에 착안하기는 드물 따름이지.”▶ 松烟: 소나무를 태운 그을음을 말한다. 색깔이 매우 까만데 이것으로 먹을 만든다. 여기서는 '시커먼 마음', '뇌물을 매우 좋아하는 마음'을 말한 것이리라.▶ 烏梅: 껍질을 벗긴 후 짚불 연기에 그을..
欲報死難忘 元衰 有唐誠者 逃難來投高麗 仕宦至達官.元나라가 쇠함에 唐誠이라는 사람이 난리를 피해 고려에 와서, 벼슬하여 達官이 되었다.▶ 唐誠(고려 충숙왕 복위 6년(1337)~조선 태종 13년(1413): 고려 말에 귀화한 절강성 명주 출신의 중국인으로 密陽唐氏의 시조이다. 時倭犯開京昇天府 主將楊伯淵 失律坐死 幕僚成石璘 亦連坐.이때 왜구가 開京과 昇天府를 침범하니, 主將 楊伯淵은 법을 어겼다고 해서 사형되고, 幕僚 成石璘 또한 연루되었다.▶ 開京: 開城府. 고려의 옛 수도이자 오늘날의 황해도 개성이다. ▶ 昇天府: 豊德郡의 다른 이름이다. 경기도에 속해 있었다. ▶ 楊伯淵(?~우왕 5년(1379): 고려의 무신이다.▶ 幕僚: 비장(裨將). 감사(監司)・유수(留守)・병사(兵使)・수사(水使)・견외사신(遣外..
飮食男女一也 有士子將卜妾 語室人曰人言 姬妾多者 室人尊貴 我之卜妾 非鋶卿 實尊卿也.將欲代卿之勞 服卿之事 飲食衣服 妾皆主之 織糸任紡績 妾皆任之 卿則頤指駕馭而豈不安尊乎어떤 선비가 장차 첩을 들이려 해서, 아내에게 말하였다."사람들이 말하기를, 첩이 많은 사람은 그 아내가 존귀하다고 하오. 내가 첩을 두려 함은 당신을 소홀히 하려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당신을 높여 주려는 것이오. 장차 당신의 수고를 대신하고 당신의 일을 맡게 하려는 것이니, 음식이나 의복을 첩이 주관하고, 실 짜고 베 짜는 일을 첩이 모두 맡을 것이오. 당신은 턱짓과 손가락질로 부릴 터이니, 어찌 편안하고 존귀하지 않겠소?“ 室人怫然曰我不欲安 而亦不欲尊也 大抵飮食男女一也.早飮盛者 晩飯不味 烏是何言아내가 발끈해서 말하였다."나는 편안하고 싶지..
假虎折臂 才人韓奉連 能射虎 天下無雙.才人 韓鳳連이 호랑이를 잘 쏘아 천하에 짝이 없었다.▶ 才人: 재주를 넘거나 짓궂은 동작으로 사람을 웃기며 악기로 풍악을 하던 광대를 말한다.▶ 韓奉連: 본래는 사냥꾼이었는데 활을 잘 쏘아 世祖의 知遇를 받았던 사람이라고 한다. 조선왕조실록>에 그에 관한 기록이 있다. 見必殪而後已 百不一失 時人號曰馮婦.발견하면 반드시 죽이고야 그만두고 백에 하나도 놓치는 일이 없으니, 時人이 그를 馮婦라고 불렀다.▶ 馮婦: 맨손으로 호랑이를 잘 때려잡았다고 하는 중국 晋나라 사람이다. 여기서 한봉련을 풍부라고 한 것은, 그와 풍부가 호랑이를 잘 잡는다는 공통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풍부에 관한 이야기는 맹자>盡心章句下>에 들어 있다. 맹자집주 진심장구 하 제23장齊饑. 齊나라에 흉년이..
迷疾 衿陽有朴乙孫者 得迷疾 言一忘二 言二忘三 昧於東西南北日月朝暮.衿陽에 朴乙孫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정신이 혼미한 병을 얻어, 하나를 말하면 둘을 잊고, 둘을 말하면 셋을 잊고, 동서남북, 日月, 아침과 저녁을 분별하지 못했다.▶ 衿陽: 금양현(衿陽縣). 경기도에 속했던 지명이다.▶ 朴乙孫: 이 이야기에 의하면 본래는 평범한 시골 사람이었던 것으로 짐작되나, 더 이상은 알 수 없다. 忽一日 落日只留半竿 俶裝而將遠適.어느 날 갑자기 지는 해가 반길 만큼 남았는데 채비를 하고 장차 먼 길을 가려고 했다.▶ 俶(숙): 비로소. 처음 人曰日已暮 不可啓行.다른 사람이 말하였다."날이 이미 저물었으니 출발해서는 안 된다."▶ 啓行:1.앞장서서 인도(引導)함.2.여정(旅程)에 오름. 여행(旅行)에 나섬. 朴曰朝日纔出..
偶然 癸酉進士 有姓名同為金礪者 館中加號別之 一曰黃蜂 一曰靑蠅.癸酉年의 진사시험에 합격한 사람 가운데 金礪라는 같은 성명을 가진 사람이 있으매, 성균관에서는 별명을 붙여 그들을 구별하니, 하나는 黃蜂이라 하고 하나는 靑蠅이라고 했다.▶ 金礪: 이 이야기에 의하면 진사로서 성균관 유생이 되었던 두 사람의 이름이나, 더이상은 알 수 없다.▶ 黃蜂: 참벌을 말한다. 꿀벌이다.▶ 靑蠅: 금파리를 말한다. 검정파릿과에 속하는 곤충으로, 청록색과 황록색의 광채가 나고, 오물과 음식물에 날아와 전염병을 옮긴다. 흔히는 '쉬파리'라고 한다. 黃蜂中第拜監察 蒼蠅改名曰磏 中第拜刑曹佐郎 尋以病死.황봉은 과거에 급제해 감찰의 벼슬을 받았고, 蒼蠅은 이름을 고쳐 "磏"이라고 했는데, 과거에 급제해 刑曹佐郞이 되었으나, 얼마 있지..
願作住持 淸凉寺僧上佐雪牛 每淸晨 祈福佛前曰願一生作住持.淸凉寺의 上佐 雪牛가 매일 맑은 첫새벽에 부처님 앞에서 복을 빌기를, "원컨대 평생에 주지가 되게 해 주십시오."라고 하였다.▶ 淸凉寺: 三角山에 있던 절이다. 一日禮佛訖 語佛曰佛乎佛乎 冬無冠無衣無襪無衾 不亦冷乎 長立不坐不臥不行 不亦憊乎 日食飯一鉢 無羹無炙無酒 不亦枵腹乎 長在幽閤 不出門不入市不見粉黛 不亦寂寞乎 吾住持則毛冠貂裘錦衾布襪 或時金襴袈裟.日食三時 每食飯一鉢麪一器餠一器果數器羹七炙七 百味香饌 厭飫脹亨則壓以美酒 時入別邸 幽閨密室 薰香擁鼻 靑娥皓齒 盡態極姸.有酒如澠 有肉如坻 終夜歡飮 繼以纏頭 紗羅綾緞 賤於泥土.何欲不遂 何求不得乎.佛乎佛乎 汝於他生 得爲住持 足矣 하루는 예불이 끝나고 나서 부처님께 아뢰었다."부처님이시여, 부처님이시여. 겨울에 모자도 ..
勸睡之物爾 有一士妻, 患襁褓小兒, 喜啼不睡, 取書帙, 照兒眼.어떤 선비의 아내가 襁褓에 싸인 아이가 울기만 좋아하고 잠자지 않음을 근심하여, 책을 가져다가 아이의 눈앞에 펼쳐 주었다. 翁曰: “何也?” 남편이 말하였다."무엇 때문에 그렇게 하오?" 妻曰: “每見乃翁, 携帙輒睡. 吾意書帙者, 勸睡之物爾.” 翁大笑.아내가 말하기를,“매번 서방님을 보노라면 책만 들면 문득 잠들어 버리니, 제가 생각하기에는 책이란 것은 잠을 권하는 물건일 따름입니다”라고 하니, 남편이 크게 웃었다. 翁之兒, 新婚後, 懶學. 翁切責之. 영감의 아들이 결혼한 후 공부를 게을리하므로, 영감이 切切히 꾸짖었다. 兒曰: “每執券, 字字變爲鴉鬟, 未暇讀也.” 아들이 말하였다."책을 잡기만 하면 글자가 모두 변해서 갈까마귀 깃털이 되니 읽..
非僧則尼 一山僧 嘗畜雌馬之黑鬣白顙 語人曰此馬生子 色必類母.어떤 山僧이 항상 검은 갈기에 이마가 흰 암말을 기르며, 사람들에게 말하였다.“이 말이 새끼를 낳으면, 반드시 어미와 색깔이 같을 터이다.”▶鬣(렵): 갈기 沙彌曰不必似也 師怒 欲於衆中 折辱之.사미승이 말하기를, "반드시 닮지는 않을 것입니다."라고 하니, 스님은 노하여 대중 앞에서 그를 꺾고 욕보이고자 했다. 一日萬佛會 鄕里皆聚至 師謂沙彌曰汝能言馬之生子必不類母 何耶.하루는 萬佛會에 鄕里 사람들이 모두 모였는데, 스님이 사미승에게 말하였다.“네가 능히 말이 새끼를 낳으면 반드시 그 어미와 같지 않으리라고 말하였는데, 무슨 까닭이냐?”▶ 萬佛會: 고려 시대 불교 행사의 하나. 승도와 남녀 신도가 한데 어울려 행하는 법회. 沙彌對曰師尊與後院比丘尼 ..
滔滔畏妻 一大將 酷畏妻.어떤 大將이 아내를 몹시 두려워했다. 一日 竪靑紅旗於郊 令曰畏妻者紅 不畏妻者靑 어느 날 郊外에다 靑紅旗를 세우고 명령하였다.“아내를 두려워하는 자는 붉은 깃발로, 아내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는 푸른 깃발로 가라!” 衆皆紅立 一人獨靑.사람들이 모두 붉은 깃발에 섰는데, 한 사람만이 푸른 깃발에 섰다. 大將壯之曰如子者 眞大丈夫也 天下之人 滔滔畏妻 我爲大將 領百萬之衆 臨敵鏖戰 矢石如雨 膽氣百倍 曾不少挫.至於閨門之內 袵席之上 恩不掩義 以爲婦人所制.子何修而至此耶?대장은 그를 장하게 여겨 말하였다."자네 같은 사람이 진짜 대장부일세. 천하 사람들이 온통 아내를 두려워하네. 내가 대장이 되어, 100만 명의 군사를 거느리고 敵을 맞아 죽기 살기로 싸울 때, 矢石이 비 같아도 담력과 용기가 百倍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