耽古樓主의 한문과 고전 공부
태평한화골계전93- 迷疾 본문
迷疾
衿陽有朴乙孫者 得迷疾 言一忘二 言二忘三 昧於東西南北日月朝暮.
衿陽에 朴乙孫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정신이 혼미한 병을 얻어, 하나를 말하면 둘을 잊고, 둘을 말하면 셋을 잊고, 동서남북, 日月, 아침과 저녁을 분별하지 못했다.
▶ 衿陽: 금양현(衿陽縣). 경기도에 속했던 지명이다.
▶ 朴乙孫: 이 이야기에 의하면 본래는 평범한 시골 사람이었던 것으로 짐작되나, 더 이상은 알 수 없다.
忽一日 落日只留半竿 俶裝而將遠適.
어느 날 갑자기 지는 해가 반길 만큼 남았는데 채비를 하고 장차 먼 길을 가려고 했다.
▶ 俶(숙): 비로소. 처음
人曰
日已暮 不可啓行.
다른 사람이 말하였다.
"날이 이미 저물었으니 출발해서는 안 된다."
▶ 啓行:1.앞장서서 인도(引導)함.
2.여정(旅程)에 오름. 여행(旅行)에 나섬.
朴曰
朝日纔出於山 何紿我爲行乎
박(朴)이 말하였다.
"아침 해가 이제 겨우 산에 떴는데 어찌해서 내가 가는데 속이는가?"
▶ 紿(태): 속이다.
未一里昏黑 迷路而還.
1리를 채 못 가서 날이 어두워져 길을 잃고 돌아왔다.
▶ 昏黑: 캄캄하게 어두움.
翌日朝旭方昇 人曰可行矣.
다음 날 아침 해가 떠오르자 다른 사람이 “가도 되겠다”라고 했다.
▶ 旭: 1.아침 해, 돋은 해
2.해 돋는 모양
3.득의(得意)한 모양, 만족(滿足)한 모양
朴曰
前者日方在此而啓行 夜暗失措.
朴이 말하였다.
“지난번에 바야흐로 해가 저만큼 있을 때 출발했다가, 날이 어두워져서 어쩔 줄 몰랐다.”
▶ 失措: 조치를 잘못함.
遂閉戶不出.
하고는, 문을 걸어 닫고 나오지 않았다.
又有家狗乳五子 對人數之曰
黃狗三箇 斑狗二箇
屈其五指 俄伸二指曰
已許某二箇
또 집의 개가 강아지 다섯 마리에게 젖을 먹이고 있을 제, 다른 사람에게 그것을 헤아려 보이며 말하기를,
"누렁이가 세 마리, 얼룩이가 두 마리"
라고 하며 다섯 손가락을 굽혔다가, 갑자기 손가락 두 개를 펴면서 말하기를,
"이미 아무개에게 두 마리를 준다고 했지."
라고 했다.
▶ 俄: 아까. 갑자기. 잠시
熟視良久曰
我狗本是五箇 今變爲七 奇哉. 添得二箇狗也
卽去視之.
한참을 이윽히 바라보다가 말하기를,
"우리 집 개가 본래 다섯 마리였는데, 이제 일곱 마리로 변했으니 신기하도다. 두 마리를 더 얻었구나."
라고 하고는, 달려가서 보는 것이었다.
人有作詩者曰
兩曜倒着無朝暮 恒沙巧曆只安排
憑君好是存迷疾 五箇狗兒數七枚
어떤 사람이 시를 지었으니 이러하다.
"두 빛을 거꾸로 알아 아침저녁도 없고 갠지스강의 모래도 교묘히 다 헤아려 단지 안배한다네.
그대를 보니 정신 흐릿한 병이 있음이 좋으리라, 다섯 마리 강아지를 일곱 마리로 헤아리니."
▶ 兩曜: 문맥상으로는 아침 햇빛과 저녁 햇빛을 말한 것이다.
▶ 恒沙: 갠지스(Ganges) 강의 모래. 흔히 '恒河沙'라고 하여 불경에 자주 등장하는데, '무수히 많은 수(數)'를 뜻한다. 석가모니가 비유로 자주 사용하였으므로 불경에 자주 등장하게 된 것이다. '恒河'는 '강가(Ganga)'를 한자로 음차한 것으로, 인도의 설산인 히말라야산맥에 근원을 두고 동남쪽으로 흘러 벵골 만으로 흘러 들어가는 갠지스강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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