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8行類-17續麗人行(속려인행)

耽古樓主 2024. 2. 25. 08:12

古文眞寶(고문진보)

속려인행(續麗人行)-소식(蘇軾)

▶ 續麗人行 속미인가.
題下의 에 의하면 李仲謀의 집에 周昉이 그린 등을 돌려 기지개를 켜는 궁녀의 그림이 있는데 매우 정교했다장난삼아 이 시를 짓는다.’라고 하였다.
앞에 보인 杜甫의 여인행의 續作이란 뜻을 나타내며分類東坡詩》 11에 실려 있다.



深宮無人春日長, 沈香亭北百花香.
깊은 궁전엔 아무도 없는데 봄날은 길고, 沈香亭 북쪽에서 갖가지 꽃이 향기롭네.
沈香亭 : 나라 궁궐 안의 정자 이름. 興慶池 동쪽에 있었으며, 당 현종이 모란을 들여와 정사 앞에 심어 만발할 때 양귀비와 함께 이곳에서 잔치를 벌였고, 또 이때 李白이 불려와서 淸平調3수를 지어 유명하다.

美人睡起薄梳洗, 燕舞鶯啼空斷腸.
미인이 자고 일어나 가벼이 머리 빗고 세수하니, 제비 춤추고 꾀꼬리 울어 공연히 애간장을 끊어 놓네.
薄梳洗 : 간단히 머리 빗고 세수하다.

畫工欲畫無窮意, 背立春風初破睡.
화공이 무궁한 뜻을 그려내고자 하였으니, 봄바람 등지고 서서 막 잠 깨는 모습일세.
初破睡 : 막 잠을 깨다. 서서 기지개를 켜는 모습을 형용한 말.

若敎回首却嫣然, 陽城下蔡俱風靡.
만약 머리 돌려 방긋 웃게라도 한다면, 陽城과 下蔡의 귀공자들 마음이 쏠렸으리라.
媽然(언연) : 웃는 모양.
陽城下蔡 : 나라의 두 이름. 宋玉好色賦에서 생끗 한번 웃으면 陽城을 미혹시키고 下蔡를 정신잃게 한다[媽然一笑, 惑陽城, 迷下蔡]’[文選]라고 한 데서 인용. 그 두 현은 초나라의 귀공자가 봉해진 곳[李善注].
風靡 : 바람에 초목이 한쪽으로 쓸리듯, 모두가 여자에게 정신을 빼앗기는 것.

杜陵飢客眼長寒, 蹇驢破帽隨金鞍.
隔花臨水時一見, 只許腰肢背後看.
心醉歸來茅屋裏, 方信人間有西子.
杜陵의 굶주리던 나그네 杜甫도 눈이 늘 가난하여, 절름발이 노새 타고 해진 모자 쓰고 금안장을 따라다니다가,
꽃가지 저쪽 물가의 미인을 한번 보되, 단지 허리와 다리를 등 뒤에서 보았을 뿐인데,
심취하여 자기 茅屋에 돌아와서야, 비로소 세상에 西施가 있음을 믿게 되었네.
杜陵飢客 : 杜陵의 굶주리던 나그네. 여인행의 작자 杜甫를 가리킴.
眼長寒 : 눈이 늘 헐벗다. 아름다운 것을 늘 보지 못하였음을 뜻함.
隨金鞍 : 금 말안장에 올라앉은 귀족들을 따라다니며 붙어살다.
隔花臨水 : 꽃가지 저쪽 물가. 두보가 장안의 曲江에서 미인을 볼 적의 광경임.
西子 : 西施. 춘추시대 나라의 미녀. 월왕 句踐吳王 夫差의 호색함을 알고 그에게 바쳐 오나라 정치를 어지럽혀 결국 망하게 하였다.

君不見
孟光擧案與眉齊? 何曾背面傷春啼?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孟光이 음식상을 눈썹에 맞추었음을. 어찌 등 돌려 봄빛에 상심하며 운 적이 있었겠는가?
孟光 : 後漢 梁鴻의 처 이름, 맹광은 남편에게 음식을 올릴 때 늘 상을 눈썹 높이로 들어 공경의 뜻을 표시했다 한다. 중국인들이 정숙한 부인의 대표격으로 흔히 드는 사람임.

 

 

 

 해설


이 시의 본뜻은 끝머리 두 구절에 있다.
여자는 孟光처럼 정숙해야지 공연히 봄빛을 보고 시름을 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당시 귀족들의 풍습을 풍자하려는 뜻인 듯하다.
그밖에 앞의 미인의 묘사도 뛰어나고 杜甫의 묘사도 재미있는 좋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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