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古意)-석관휴(釋貫休)
▶ 古意 : 古人을 생각함.
貫休(832~912의 《禪月集》 권2의 古意 9수 중 제8수로 〈常思李白〉이란 題下에 이 시가 실려 있다.
常思李太白, 仙筆驅造化.
늘 생각하건대 이태백은, 신선의 필치로 조화를 부렸지.
▶ 驅造化 : 조화를 부리다. 조물주의 창조처럼 많은 것을 창작해 내다.
玄宗致之七寶牀, 虎殿龍樓無不可.
현종이 그에게 칠보 걸상을 권했으매, 호랑이 조각의 궁전과 용을 새긴 누각도 못 줄 것이 없었지.
▶ 七寶林 : 칠보로 장식한 걸상. 玄宗이 李白의 文名을 듣고 불렀을 때, 칠보로 장식된 걸상을 권하고, 음식도 친히 권하였다 한다[李陽冰《太白集》序].
▶ 無不可 : 안될 것이 없다.
一朝力士脫靴後, 玉上靑蠅生一箇.
어느 날 高力士에게 신발을 벗기게 한 뒤로는, 구슬 위에 쉬파리 한 마리 앉은 꼴이 되었지.
▶ 力士 : 高力士. 唐나라 宦官으로 현종의 총애로 驃騎大將軍이란 벼슬까지 받았다.
이백은 현종 앞에서 술에 취하자 고역사를 불러 자기 신을 벗기도록 명하였다. 고역사가 이 원한으로 이백을 楊貴妃에게 모함하여 결국 그는 조정에서 쫓겨나게 된다〔《新唐書》李白傳].
▶ 玉上靑蠅 : 구슬 위에 앉은 쉬파리. 결백한 사람을 침해하는 간신에 비유한 말. 여기서는 고역사의 모함을 뜻함.
紫皇案前五色麟, 忽然掣斷黃金鎖.
하느님 책상 앞 오색의 麒麟이 갑자기 황금 쇠사슬을 당겨 끊어버렸네.
▶ 紫皇 : 하느님. 天帝. 하늘엔 紫微垣이 있고 그 별자리 가운데에 하느님 자리가 있다고 해서 자황이라고도 부름.
▶ 五色麟 : 오색의 털을 지닌 기린. 여기서는 이백에 비김.
▶ 掣斷 : 당겨 끊다.
▶ 鎖 : 쇠사슬.
五湖大浪如銀山, 滿船載酒搥鼓過.
五湖의 큰 물결은 銀山처럼 사나운데, 배 가득히 술 싣고 북 두드리며 지나갔다네.
▶ 五湖 : 남쪽의 다섯 개의 큰 호수. 太湖와 그 근처 네 호수를 가리킨다는 이도 있다.
▶ 搥鼓 : 북을 치다. 북을 두드리다.
賀老成異物, 顚狂誰敢和?
그의 친구 賀知章도 죽어버렸으니, 그의 狂氣 누가 감히 화해 주리?
▶ 賀老 : 이백의 친구 賀知章. 그가 이백을 처음으로 謫仙人(:귀양온 신선)이라 불렀다 한다. 앞에 나온 李白의〈對酒憶賀監〉 참조.
▶ 成異物 : 다른 물건이 되다. 죽음을 뜻함.
▶ 顚狂 : 멋대로 狂氣를 부림.
寧知江邊墳, 不是猶醉臥?
어찌 알랴? 강가 그의 무덤이, 취하여 누운 것와 같지 않음을?
▶ 江邊墳 : 강가의 무덤. 이백은 采石磯에서 뱃놀이하던 중에, 술에 취하여 물속의 달을 건지려다 물에 빠져 죽었다고 한다. 따라서 그의 무덤은 채석강 가에 있다.[本書 註].
해설
세상일에 초탈하여 시를 쓰고 달과 술을 사랑하며 멋대로 살아간 이백을 흠모하는 작자의 정이 잘 드러나 있다.
작자의 〈古意〉 제7수는 〈常思謝靈運〉이다. 貫休는 중으로서 이백과 晉·宋대의 山水詩人 謝靈運을 몹시 좋아했던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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