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6長短句-16磨崖碑後(마애비후)

耽古樓主 2024. 2. 17. 12:48

古文眞寶(고문진보)

마애비 뒤에 붙임(磨崖碑後)-장뢰(張耒)

▶ 磨崖碑後 磨崖 뒤에 붙침.
마애비는 湖南省 祁陽縣 서남쪽에 있는 浯溪[북으로 흘러 湘水로 들어감가의 절벽 바위를 갈고대의 元結이 지어 새겨놓은 大唐中興頌을 가리킨다.
張右史文集》 8에는 讀中興頌碑라는 제하에 이 시가 실려 있다이 책의 앞에 작자 張耒(1054~1114)의 친구인 黃庭堅이 지은 題磨崖碑란 시가 있다황정견의 시와 혼동하여 제목이 이렇게 된 듯하며첫머리에 題 또는 자가 하나 더 붙음이 옳을 듯하다.

 


玉環妖血無人掃, 漁陽馬厭長安草.
楊貴妃의 요사스런 피를 쓰는 사람이 없고, 安祿山의 말들은 長安의 풀을 실컷 먹었네.
玉環 : 唐 玄宗妃 楊貴妃의 어렸을 적 이름. 본시 현종의 아들 壽王의 비로 책정했으나 현종이 미모에 혹하여 차지하고 총애하였음. 安祿山이 난을 일으키자 현종은 양귀비를 데리고 땅으로 피난을 떠났는데, 馬嵬坡에 이르러 군사들이 나라를 망친 근본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여, 그의 사촌오빠 楊國忠과 함께 죽임을 당하였다. 임금을 미혹시키어 나라의 정치를 어지럽혔다 하여 그의 피를 妖血(: 요사스런 피)이라 표현하였다. 죽고 나서 그 시체가 그대로 버려졌으매 그의 피를 쓸어 깨끗이 하는 사람이 없다.’라고 표현하였다.
漁陽馬 : 안녹산 군대의 말. 漁陽河北省 薊縣·平谷縣 일대의 땅. 안녹산은 平盧·范陽·河東 三鎭의 절도사였는데, 어양은 범양에 속하는 땅이며, 현종의 天寶 14(755)에 그곳을 중심으로 10여 만의 군사로써 반란을 일으켰다.
: 실컷 먹다. 叛軍이 장안을 유린함.

潼關戰骨高於山, 萬里君王蜀中老.
潼關에 戰死者의 뼈가 산보다 높이 쌓였고, 만 리 피난한 임금은 蜀 땅에서 늙었네.
潼關 : 陝西省 華陰縣에 있는 관문 안녹산이 난을 일으켜 천하를 휩쓸 기세로 洛陽까지 점령하자 高麗 출신 高仙芝封常淸과 함께 동관에서 반군을 막아 장안이 한때 무사했다. 그러나 환관 邊令誠의 참언으로 이들이 죽임을 당하고, 대신 哥舒翰20만의 대군을 모아 싸우다가 동관에서 크게 패하였다(756).
蜀中老 : 촉 땅에서 늙다. 촉은 지금의 사천성 지방. 현종은 멀리 촉의 成都로 피란하여 임금 자리도 내놓고 근심 때문에 노년을 보냈다.

金戈鐵馬從西來, 郭公凜凜英雄才.
황금창과 철마가 서쪽에서 왔으니, 郭公의 늠름함 영웅의 인재이네.
金戈鐵馬 : 금으로 장식한 창을 들고 쇠갑옷을 입힌 말. 무위를 갖춘 군대를 뜻함.
郭公 : 당나라 郭子儀 장군. 현종에서 德宗에 이르는 4대의 임금을 섬겼고, 안녹산의 난을 평정한 공으로 汾陽王이 되었다.
凜凜 : 남에게 경외를 느끼게 하는 모양.

擧旗為風偃為雨, 洒掃九廟無塵埈.
깃발을 들면 바람이 일고 깃발을 누이면 비가 내리어, 九廟를 洒掃하니 티끌이 없었네.
: 누이다.
洒掃九廟 : 九廟를 물 뿌리고 쓸어내듯 청정케 하다. 구묘는 천자의 궁전 안에 있는 아홉 개의 묘당으로, 온 조정과 나라 안을 상징한다.

元功高名誰與紀? 風雅不繼騷人死.
으뜸의 공로와 높은 명성 누가 기록해야 하는가? 《詩經》을 지은 사람 끊어졌고 《楚辭》를 지은 사람도 죽어 버렸으니!
風雅不繼 : 시경國風·小雅·大雅를 지은 시인들이 계승되지 않다. 그런 시인들이 없어지다.
騷人 : 楚辭離騷를 지은 屈原 같은 작가.

水部胸中星斗文, 太師筆下龍蛇字.
水部郎 元結의 가슴에는 星斗文이 있고,
太子太師 顔眞卿의 붓에는 龍蛇의 필체가 있네.
水部 : 元結이 지낸 벼슬 이름. 津梁溝洫舟楫漕運의 일을 관장했다.
星斗文 : 하늘의 별과 북두칠성처럼 찬란한 文藻. 大唐中興頌을 지은 글재주를 가리킴.
太師 : 당나라의 명필 顔眞卿太子太師벼슬을 지냈으매 그를 이른다. 대당중흥송은 절벽 바위에 안진경이 글씨를 써서 새긴 것이다.
龍蛇字 : 용이나 뱀처럼 살아 움직이는 듯한 글씨.

天遣二子傳將來, 高山十丈磨蒼崖.
하늘이 두 분 보내어 기록하여 전하도록 하니, 높은 산의 열 길의 푸른 절벽을 갈았네.
二子 : 元結顔眞卿.
磨蒼崖 : 푸른 절벽을 갈다. 절벽을 다듬고 대당중흥을 새긴 것을 뜻함.

誰持此碑入我室? 使我一見昏牟開.
누가 이 碑文 拓本을 갖고 내 집에 왔던고? 내가 한번 보자 어둡던 눈을 열어 주네.
昏牟開 : 어두운 눈동자가 열리다. 눈이 환히 트이다.

百年廢興增歎慨, 當時數子今安在?
그 뒤 수백년의 흥망을 보고 탄식과 慷慨만 더하노니, 옛날의 그분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百年廢興 : 이후 수백 년 동안 나라가 망하고 흥한 역사.
增歎慨 : 거듭 한숨짓게 하다. 탄식을 더하게 하다.
數子 : 곽자의 · 원결· 안진경 같은 사람들.

君不見
荒凉浯水棄不收? 時有遊人打碑賣.
그대는 보지 못하는가?
황량한 浯水 가에 거두지 않고 버려져, 가끔 놀러 유람객이 비문을 탁본하여 팔아먹음을.
语水 : 의 물. 대당중흥송은 오수 가의 절벽에 새겨졌다.

 

 

 해설


元結은 〈大唐中興頌〉을 다음과 같은 구절로 끝맺고 있다.
‘湘江의 동서쪽浯溪의 한가운데바위 절벽 하늘로 솟아 있어갈[磨수도 있고 조각할 수도 있으매 이 頌文을 새겼으니몇천만 년 가리라.’
그러나 작자 張耒의 시대가 되자 이미 ‘황량한 오수 가에서 거두지 않고 버려져서가끔 유람꾼이 비문을 탁본하여 팔아먹는’ 상황이 되었다.
을 중흥한 郭子儀장군의 공훈과이를 노래한 元結의 名文章과천하의 명필 顔眞卿의 筆跡을 높다란 바위 위에 크게 새겨놓아도시간의 흐름 앞에는 영원할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