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6長短句-17勸酒惜別(권주석별)

耽古樓主 2024. 2. 17. 12:50

古文眞寶(고문진보)

술을 권하며 이별을 아쉬워 함(勸酒惜別)-장영(張詠)

▶ 勸酒惜別 술을 권하며 이별을 안타까워 함.
작자인 북송 北宋 張詠(946~1015. 자는 復之)의 乘崖詩鈔》 《宋詩鈔에도 실려 있음.

 

春日遲遲輾空碧, 綠楊紅杏描春色.
봄 해 더디게 하늘의 푸르름 속을 굴러가고, 파란 버들가지와 빨간 살구꽃은 봄빛을 그려내네.
遲遲 : 더디게 움직이는 모양.
輾空碧 : 하늘의 푸르름 속을 굴러가다.

人生年少不再來, 莫把靑春枉抛擲.
인생에서 젊은 나이 다시 오지 않으니, 한 봄 헛되이 내버리지 말아라.
枉抛鄭 : 헛되이 내던지다. 공연히 내버리다.

思之不可令人驚, 中有萬恨千愁幷.
그런 것 생각하여 남을 놀라게 하면 안 되니, 마음속에는 만의 한과 천의 시름이 함께 있기 때문이네.
: 어울려 있다. 함께 있다.

今日就花始暢飲, 坐中行客酸離情.
오늘 꽃을 찾아가 비로소 마음껏 술 마시는데, 좌중에 떠날 손님 있어 이별의 정으로 마음 시큰해지네.
暢飮 : 통쾌하게 술을 마시다. 마음껏 마시다.
酸離情 : 이별의 정으로 시큰해지다. 이별의 정 때문에 슬퍼지다.

我欲爲君舞長劒, 劒歌苦悲人苦厭.
내 그대 위해 긴 칼 춤추고자 하나, 칼노래 매우 슬퍼 사람들 몹시 거북할 듯하네.
: 매우.

我欲為君彈瑤琴, 淳風死去無回心.
내 그대를 위해 옥 장식 거문고를 타고자 하나, 순박한 가락 죽어 버려 돌이킬 마음 없네.
: 옥으로 장식한 금.
淳風 : 순박한 가락. 은 가락 또는 노래의 뜻, 나라 사람 李淳風으로 보는 이도 있으나, 그는 거문고와 관계없는 인물이니 잘못일 것임.

不如轉海為飲花為幄, 贏取靑春片時樂.
바다를 술삼아 마시며 꽃을 장막으로 삼고, 한 봄을 손에 잡고 잠깐 동안이라도 즐김이 좋으리라.
() : 장막. 텐트
贏取 : 손에 넣다.

明朝疋馬嘶春風, 洛陽花發臙脂紅.
내일 아침 봄바람 속에 한 필의 말이 울부짖으면, 낙양에 꽃 피어 연짓빛으로 붉으리라.
疋馬 : 한 필의 말. 떠나갈 사람이 타고 갈 말을 가리킴.
: 말이 울다.
嚥脂 : 여자들이 얼굴에 바르던 붉은색 화장품.

車馳馬走狂似沸, 家家帳幕臨晴空.
거마가 달리며 혼란이 물이 끓듯 하고, 집집마다 장막이 맑은 하늘 향해 쳐져 있으리라.
狂似沸 : 광란이 물이 끓듯 하다. 혼란이 물끓는 것 같다.


天子聖明君正少, 勿恨功名苦不早.
천자께선 성인처럼 명철하신데 그대는 마침 젊으니, 공명을 빨리 이루지 못함을 한하지 말아라.

富貴有時來, 偸閑強歡笑, 莫與離憂買生老.
부귀는 올 때가 있으니, 한가함을 틈타서 억지로라도 즐기고 웃어야지, 이별의 시름 때문에 사서 늙는 짓 하지 말게나.
偸閑 : 바쁜 중에도 한가한 시간을 내는 것.
買生老 : 사서 생짜로 늙게 하다. 거저 늙는 짓을 하다.

 

 

 해설


세상의 걱정 근심이나 입신출세 같은 것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되도록 술 마시며 즐겨야 한다는 게 이 시의 주제이다.
제목에 惜別이란 말이 붙어 있으나, 이별 자체를 아쉬워하는 뜻은 별로 두드러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