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6長短句-20廬山高(여산고)

耽古樓主 2024. 2. 17. 12:58

古文眞寶(고문진보)

여산고(廬山高)-구양수(歐陽修)

▶ 廬山高 여산은 높다.
여산은 江西省 九江縣에 있는 산 이름歐陽文忠公集》 5에도 실려 있는데같은 해 進士가 된 劉中允이 南康으로 돌아갈 때의 贈詩라 제하고 있다유중윤은 이름이 자는 凝之이며그의 높은 절조를 여산에 비겨 노래하였다남강은 여산 아래 고을 이름이며그곳 落星渚에 劉渙이 숨어 살았다고 한다.

 


廬山高哉幾千仞兮, 根盤幾百里?
여산의 높음이여, 몇 천 길이나 되는가? 서린 산기슭은 몇 백 리인가?
: 길이의 단위. 1인은 한 길로 옛 여덟 자.
根盤 산기슭이 서리어 있음.

截然屹立乎長江, 長江西來走其下, 是為揚瀾左里兮, 洪濤巨浪, 日夕相舂撞.
우뚝 長江 옆에 솟아 있어, 장강은 서쪽에서 와서 그 밑을 지나고, 이것이 물결 이는 彭蠡湖가 되고, 큰 파도와 거센 물결이 밤낮으로 서로 부딪치고 있네.
截然 : 산이 깎아지르듯 높은 모양. 屹立 : 우뚝 서있음.
揚瀾左里 : 물결 이는 좌리호, 좌리는 左蠡라고도 하며, 강서성 都昌縣 서북쪽의 鄱陽湖 북쪽을 가리킴. 그 곁에 左蠡山이 있는데 彭蠡湖(:鄱陽湖) 왼편에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며, 그 아래가 左里[辭海]. 揚瀾과 좌리가 여산 밑의 파양호 북쪽에 있는 두 深淵의 이름이며, 바람이 없어도 물결이 이는 곳이라고도 한다.
舂撞 : 찧고 부딪치다. 이리저리 부딪치다.

雲消風止水鏡淨, 泊舟登岸而遠望兮, 上摩靑蒼以晻靄, 下壓后土之鴻龐.
구름 걷히고 바람 잦아 물이 거울처럼 맑으매, 배를 대고 언덕에 올라 멀리 여산 바라보니, 위로 푸른 하늘 까마득한 곳에 닿고, 아래로 크고 두터운 大地를 짓누르고 있네.
摩靑蒼 : 푸르름을 만지다. 로 된 판본도 있으니 푸른 하늘을 만지다.’라고 해석함이 옳을 터이다. 晻靄: 아득하고 가물가물한 모양.
后土 : . 대지.
鴻龐 : 크고 두터운 것.

試往造乎其間兮, 攀緣石磴窺空硿, 千巖萬壑響松檜, 懸崖巨石飛流淙.
시험삼아 가서 그곳에 이르러, 바위 비탈길 부여잡고 올라 텅 빈 골짜기 들여다보니, 수많은 바위와 계곡에는 소나무 전나무에 부는 바람소리 울리고, 높은 절벽과 큰 바위에는 날듯 흘러 떨어지는 물소리 울리네
: 이르다. 도착하다. 其間은 여산을 가리킴.
石磴 : 바위 비탈길. 산비탈길.
空硿 : 텅 빈 골짜기.
響松檜 : 소나무·전나무에 부는 바람소리가 울리다.
懸崖 : 높은 절벽.
: 물소리, 물소리를 내다.

水聲聒聒亂人耳, 六月飛雪灑石矼.
물소리 시끄럽게 사람의 귀 어지럽히는데, 六月에 날리는 눈이 돌 징검다리에 뿌리네.
聒聒(괄괄) : 요란한 모양.
灑石矼 : 징검다리 위에 뿌려지다. ()은 징검다리.

仙翁釋子亦往往而逢兮, 吾嘗惡其學幻而言哤.
늙은 도사와 중도 가끔 만나지만, 나는 일찍부터 그들의 학문이 환상적이고 말이 잡되어 싫어했네.
仙翁釋子 : 늙은 도사와 중. 도시는 신선을 추구하기 때문에 仙翁이라 하였다.
學幻而言哤 : 학문이 비현실적인 환상적이고 말이 난잡함. 은 말이 야비하고 잡됨.

但見丹霞翠壁遠近映樓閣, 晨鍾暮鼓杳靄羅旛幢.
다만 보이는 건 붉은 노을과 푸른 절벽이 멀고 가까운 寺院 누각에 비치어, 아침 종소리 저녁 북소리와 희미한 안개 속에 깃발이 줄지어 있네.
丹霞翠壁 : 붉은 노을과 푸른 절벽.
: 엷은 안개에 가리어 희미한 것.
羅旛幢 : 깃대가 벌여져 있음. 깃발이 줄지어 있음.

幽花野草不知其名兮, 風吹霧濕香澗谷, 時有白鶴飛來雙.
幽花와 野草의 이름은 알 수 없으나, 바람이 불고 안개에 적시니 골짜기에 향기를 풍기고 때때로 흰 학이 짝지어 날아오네.

幽尋遠去不可極, 便欲絕世遺紛厖.
그윽한 곳 찾아 멀리 가보아도 다하는 곳 없으니, 이젠 세속과 관계를 끊고 어지러운 일들 버리고 싶네.
遺紛厖 : 어지럽고 잡된 것들을 버리다.

羨君買田築室老其下, 揷秧盈疇兮釀酒盈缸.
부러운 건 그대가 밭 사고 집 짓고 여산 아래에서 늙으며, 심어놓은 벼가 이랑에 가득하고 빚은 술이 독에 가득함이네.
揷秧盈疇(앙영주) : 벼를 심어 이랑에 가득하다. 벼가 논에 가득히 자라 있음을 형용한 말,
釀酒盈紅: 빚은 술이 항아리에 가득하다.

欲令浮嵐曖翠千萬狀, 坐臥常對乎軒窓.
그대는 떠다니는 산 기운과 얇은 푸른빛의 갖가지 모양들을, 앉으나 눕거나 문과 창으로 언제나 대하려는 뜻이었지.
浮嵐曖翠 : 떠다니는 산기운과 엷은 푸른빛. 안개 서린 깊은 산의 경치를 형용한 말.
軒窓 : 문과 창.

君懷磊砢有至寶, 世俗不辨珉與玒.
그대 생각 특출하여 지극한 보배 지님이니, 속세에서는 돌과 옥을 분별치 못하네.
磊砢: 본시는 돌무더기의 모양. 여기서는 특출한 모양.
珉與 : 돌과 옥. 은 돌 중에 아름다운 것. 은 옥의 이름.

策名為吏二十載, 靑衫白首困一邦.
관리에 임명된 지 20년이 넘었는데, 푸른 짧은 옷에 흰머리로 늙어 이 고장에 곤궁히 지내고 있네.
策名 : 벼슬에 임명됨. 옛날에는 신하로서 대쪽[]에 임명받은 사람의 이름을 썼다.
靑衫白首 : 靑衫은 옛날 천한 사람들이 입던 푸른 저고리. 白首는 흰 머리로 늙은 것.
困一邦 : 한 고장에서 곤궁히 지내다. 劉渙이 여산 아래 사는 것이 세상의 눈으로 보면 곤궁하게 지내는 것으로 보인다.

寵榮聲利不可以苟屈兮, 自非靑雲白石有深趣, 其意矹硉何由降?
총애와 영예와 명성과 이익도 그대를 구차히 굽힐 수 없었으니, 스스로 푸른 구름 흰 돌에 깊은 취미가 없다면, 그의 뜻의 비범함이 어디에서 내려왔겠는가?
苟屈 : 구차하게 굽히다.
靑雲白石 : 푸른 구름과 흰 돌, 여산의 산수 경치를 뜻함.
矹硉 : 본시는 돌 절벽이 위태롭게 보이는 모양. 여기서는 비범한 것. 빼어난 것을 뜻함.

丈夫壯節似君少, 嗟我欲說安得巨筆如長杠?
대장부의 큰 절조라 해도 그대 같은 이는 적을 터이매, 아아, 내 그대에 관해 쓰려 하나, 어디서 긴 깃대 같은 큰 붓을 구할 수가 있겠는가?
巨筆如長杜 : 긴 깃대 같은 큰 붓. 여기서는 특출한 문필력을 뜻함.

 

 

 

 해설


이 시는 예부터 宋代의 명시로 평판이 자자했던 작품이다廬山은 匡山·匡廬 등으로 도 불리며삼면이 물이요 첩첩한 계곡에는 명승이 많아, ‘여산의 진면목을 알 수 없다.’라고 예부터 찬탄해온 명산이다작자는 그러한 여산의 웅장함을 묘사하고 나서벼슬을 집어치우고 그곳에 숨어 사는 친구 劉渙의 절조를 그 산에 비기며 칭송하고 있다문장도 여산만큼이나 특출함을 누구나 쉽게 느낄 수 있는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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