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6長短句-19蜀道難(촉도난)

耽古樓主 2024. 2. 17. 12:56

古文眞寶(고문진보)

촉도난(蜀道難)-이백(李白)

▶ 蜀道難 長安에서 으로 가는 길의 험난함.
촉은 지금의 四川省 지방蜀道難은 옛 악부의 題名이며앞에 나온 行路難太行路와 비슷한 성질의 노래로서蜀道의 험난함을 노래하면서 世路와 인심의 험난함도 아울러 풍자하는 게 보통이다.
蜀郡의 절도사 嚴武의 횡포가 심하여 그곳에 살던 시인 房琯과 杜甫가 위해를 받을까 하여 이 시를 지었다고도 한다[新唐書].
李太白詩》 악부 중에도 들어있다.

 

 

噫噓嚱, 危乎高哉, 蜀道之難, 難於上靑天.
아아, 위험하고도 높도다, 蜀道의 험난함은 푸른 하늘에 오르기보다 어렵도다!
噴嘘喊 : 감탄사. 특히 에서 많이 쓰는 감탄사라 한다.

蠶叢及魚鳧, 開國何茫然?
蠶叢과 魚鳧가 개국함이 얼마나 아득한 옛날이었던가?
叢及魚鳧 : 잠총과 어부. 모두 촉나라를 연 임금의 이름[揚雄, 蜀國本紀]. 잠총의 아들이 어부라고도 한다 [成都記].
湛然 : 아득한 모양, 시대가 오래된 모양.

爾來四萬八千歲, 不與秦塞通人烟.
그 뒤로 4만 8천년, 秦나라 요새와도 사람들의 왕래가 없었다.
秦塞 : 진나라 요새. 곧 장안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진나라 변경의 요새.
人烟 : 人戶. 사람들과 그들의 생활.

西當太白有鳥道, 可以橫絕峨嵋巔.
서쪽으로 太白山 향하여 鳥道가 있어서, 峨嵋山 꼭대기를 가로지른다.
太白 : 산 이름. 太一山·太乙山·終南山으로도 불리며, 섬서성 郿縣 남쪽에 있는 秦嶺山脈의 최고봉. 1년 내내 흰눈을 이고 있어 태백이란 이름이 생겨났다.
鳥道 : 새나 다닐 법한 높고 험한 곳에 가늘게 난 길.
峨嵋 : 산 이름, 사천성 峨眉縣 서남쪽에 있으며, 두 봉우리가 나란히 고운 눈썹 모양으로 솟아 있어 붙여진 이름. 앞의 峨眉山月歌참조.

地崩山摧壯士死, 然後天梯石棧相勾連.
땅 무너지고 산이 허물어져 장사들이 죽었는데, 그러고 나서야 天梯와 石棧으로 서로 이어졌네.
地崩山摧 : 땅이 무너지고 산이 허물어지다.
蜀王本紀에 일렀다.
하느님이 蜀王을 위하여 산을 옮길 만한 다섯 명의 力士를 낳게 해주었다. 秦王왕에게 미녀를 바치자, 다섯 역사를 보내어 미녀를 데려오도록 하였다. 도중에 큰 뱀을 만났는데 산속 동굴로 도망하여 역사들이 함께 뱀꼬리를 잡아당기자 산이 무너져 이들 역사와 미녀가 모두 깔려 죽고, 이들이 바위로 변하였다 한다.’
本書註에는 秦王이 쇠로 만든 금똥을 눈다는 소를 가져오기 위하여 촉나라 力士 다섯 명이 길을 낸 것을 가리킨다고도 하였다.
天梯石棧 : 공중에 걸쳐 있는 사다리와 절벽에 돌을 깎고 발판과 손잡이를 부착한 길(사다리길과 잔도)
勾連 : 걸리어 이어져 있음.

上有六龍回日之高標, 下有衝波逆折之回川.
위로 六龍이 해를 끌고 도는 높은 標識가 있고, 아래로 물결이 부딪치어 거꾸로 꺾여 돌아가는 냇물이 있네.
六龍回日 : 옛 전설에 해는 여섯 마리 용이 끄는 수레에 싣고 羲和가 몰고 가는 것이라 하였다 [淮南子]. 여기서는 산봉우리가 너무 높아 해를 싣고 가는 여섯 마리 용도 그 봉우리를 돌아간다는 뜻.
高標 : 높은 곳의 표적. 그곳의 최고봉을 가리킴. 산 이름이라 보기도 한다.
衝波逆折 : 물결이 맞부딪치어 거꾸로 굽이침.

黃鶴之飛尚不能過, 猿猱欲度愁攀緣.
黃鶴이 날아도 넘어갈 수가 없고, 원숭이들이 건너려 하더라도 부여잡고 의지할 것을 걱정한다.
黃鶴 : 누런 학. 옛날 신선이 타고 仙界로 날아갔다는 학임. 앞에 나온 崔顥登黃鶴樓참조.
猿猱 : 원숭이. 는 긴팔원숭이,
攀緣 : 부여잡고 의지하다.

靑泥何盤盤? 百步九折縈巖巒.
靑泥嶺은 어찌나 꾸불꾸불한가? 백 발자국에 아홉 번 꺾이며 바위 뿌리를 감돌아야 하니,
靑泥何盤盤 : 청니령은 얼마나 꾸불꾸불한가? 청니령은 陝西省 略陽縣에 있는데, 높은 절벽을 끼고 있고 비와 구름이 많아 길 가는 사람들은 진흙 때문에도 애먹는다고 한다〔《元和郡縣志》〕. 盤盤은 꾸불꾸불 서리는 모양.
縈巖巒 : 바위 봉우리를 감돌다.

捫參歷井仰脅息, 以手拊膺坐長歎.
參歷을 만지고 井星을 거쳐가며 우러러 숨을 몰아쉬고, 손으로 가슴을 치며 앉아서 길게 한숨 쉬네.
捫參歷井 : 參星을 만지고 井星을 스쳐 지나간다. 삼성은 의 분야, 정성은 의 분야에 속하는 별이라 한다[本書註].
脅息 : 숨을 몰아쉬다. 숨을 죽이다.
拊膺 : 가슴을 두드리다.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려는 동작임.

問君西遊何時還? 畏途巉巖不可攀.
그대에게 묻노니, 서쪽으로 갔다가 언제 돌아오겠는가? 두려운 길과 높은 바위는 오를 수가 없네.
巉巖 : 바위가 높고 험한 것.

但見悲鳥號古木, 雄飛從雌遶林間, 又聞子規啼夜月愁空山.
다만 슬픈 새가 고목에서 울고, 수컷이 날아 암컷을 뒤쫓으며 숲 사이를 맴돎이 보이고, 또 두견새가 밤의 달을 보고 울며 空山을 걱정함을 듣네.
() : 맴돌다. 감기다.
子規 : 杜鵑. 촉나라 魚鳧의 후손인 望帝 杜宇가 뒤에 임금 자리를 공이 큰 재상 開明에게 물려주고 西山에 숨었는데, 두견새가 되었다 한다[華陽國志].

蜀道之難難於上靑天, 使人聽此凋朱顔.
蜀道가 험난하여 靑天에 오름보다 어려움을, 사람이 들으면 혈기 좋은 얼굴을 시들게 하네.
凋朱顔 : 붉은 얼굴이 시들다. 붉은 얼굴이란 혈기 좋은 젊은이의 얼굴을 가리킴.

連峯去天不盈尺, 枯松倒掛倚絕壁.
연이은 봉우리들은 하늘과 한 자도 못 될 듯하고, 말라 죽은 소나무 넘어져 절벽에 걸쳐 있네.
倒掛 : 넘어져 걸리다.

飛湍瀑流爭喧豗, 砯崖轉石萬壑雷.
떨어지는 여울물과 사나운 흐름은 시끄럽게 부딪치고, 절벽에 부딪치고 돌을 굴려 골짜기마다 우레가 치네.
飛湍 : 나는 듯이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여울물. 喧豗 : 떠들썩하게 서로 부딪치다. 시끄럽게 울리다.
砯崖 : 절벽에 물이 부딪치며 소리를 내는 것.
萬壑雷: 온 골짜기에서 우레소리가 나다.

其險也如此, 嗟爾遠道之人, 胡為乎來哉?
그 험난함이 이와 같거늘, 아아, 그대 먼 길을 온 사람이여! 무엇 때문에 여길 왔는가?
胡爲乎 : 어찌하여. 무엇 때문에. 何爲.

劒閣崢嶸而崔嵬, 一夫當關萬夫莫開, 所守或匪親, 化為狼與豺.
劒閣 우뚝우뚝 높이 솟아 있어, 한 사람이 關門을 막으면 만 사람도 열 수가 없으니, 지키는 사람이 친한 이가 아니라면, 이리나 승냥이가 되어 버리네.
劒閣 : 사천성 劍閣縣 북쪽에 있는 大劍山小劍山 사이에 만들어 놓은 棧道 이름. 劒門關이라고도 하며 諸葛亮의 재상으로 있을 때 만들었다 한다〔《華陽國志]崢嶸而崔嵬 : 崢嶸은 산이 높은 모양. 崔嵬는 산이 우뚝 솟은 모양.
狼與豺 : 이리와 승냥이. 사람들을 해치는 적도에 비유함.

朝避猛虎, 夕避長蛇, 磨牙吮血, 殺人如麻.
아침이면 猛虎를 피해야 하고 저녁이면 長蛇를 피해야만 하니, 이를 갈며 피를 빨고, 사람 죽이기를 삼대 쓰러뜨리듯 하기 때문이네.
磨牙吮血 : 이를 갈고 피를 빨다. 호랑이나 긴 뱀의 사나운 몸짓을 형용한 말.

錦城雖云樂, 不如早還家.
錦城이 비록 즐겁다지만, 일찍이 집으로 돌아감만 못할 걸세.
錦城 : 사천성의 성도인 成都의 옛 이름. 錦官城이라고도 했다.

蜀道之難 難於上靑天, 側身西望長咨嗟.
蜀道의 험난함은, 靑天에 오름보다도 어려우니, 몸을 기울이며 서쪽을 바라보고 긴 한숨 짓네.
側身 : 몸을 기울이다. 咨嗟 : 한숨 쉬다.

 

 

 해설


이 시는 기세좋고 분방한 필치로 민간의 전설 등을 원용하며 蜀道의 험준함을 노래하였으매李白의 낭만주의적 시풍을 대표할 만한 작품이다.
다만 시의 주제에 대하여는 예부터 학자들 사이에 의견이 구구하였다蜀郡의 절도사 嚴武를 규탄하는 뜻이 담겼느니[《新唐書》], 安祿山의 난 때 玄宗이 촉으로 피란했던 일을 풍자한 것이라느니[《李太白詩》 蘇土贇 注], 詹鍈의 《李白詩文系年》에 의하면 天寶 3년(744) 이전의 작품이니 하나모두 적절하지 못하다.
다만 끝머리에 일찍이 집으로 돌아감만 못하다고 노래하고 있으니蜀道의 험난함에 깃들어 仕路의 어려움이나 인생행로의 어려움도 비유하였다고 봄이 옳을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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