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4七言古風短篇-23歎庭前甘菊花(탄정전감국화)

耽古樓主 2024. 2. 10. 21:23

古文眞寶(고문진보)

뜰 앞 감국화를 탄식함(歎庭前甘菊花)-두보(杜甫)

▶ 歎庭前甘菊花 뜰 앞의 감국화를 탄식한다이 시는 杜詩》 1에 실려 있다감국은 국화의 일종으로 眞菊·家菊·茶菊등으로도 부른다꽃이 노랗고 작으며 맛이 달고도 쌉쌀하며 향기가 짙다특히 杭州에서 좋은 감국이 난다.

 

 

簷前甘菊移時晚青蘂重陽不堪摘.
처마 앞의 감국은 옮긴 철이 늦으매중양절에도 꽃술이 푸르니 딸 수가 없구나.
▶ 移時 移植하는 때.
▶ 靑蘂(청예) : 푸른 꽃술봉오리만을 이룬 꽃술.
▶ 重陽 重陽節음력 9월 9, 9는 陽數로 거듭되기 때문에 중양이라 한다옛부터 중국에선 중양절엔 登高를 하고 국화주를 마셨다.
▶ 不堪摘 꺾지 못한다따지 못한다.

明日蕭條盡醉醒殘花爛漫開何益?
내일 쓸쓸히 취기가 다 깨면나머지 꽃이 爛漫한들 무슨 소용 있으리?
▶ 蕭條 쓸쓸한 모양.
▶ 爛漫(난만) : 꽃이 화려하게 만발한 모양.

籬邊野外多衆芳采擷細瑣升中堂.
울타리 가 들엔 꽃들이 많으매가늘고 잔 것을 꺾어 대청으로 올려가네.
▶ 采擷(채힐) : 따다꺾다채취하다.
▶ 細瑣(세쇄) : 가늘고 잔 것.
▶ 升中堂 국화 대신 '中堂으로 올려가 玩賞을 받음’ 중당은 우리나라 대청과 같은 곳.

念玆空長大枝葉結根失所纏風霜.
이놈은 공연히 가지와 잎새만 길고 커졌으니뿌리를 박을 곳을 잃고 풍상에 뒤얽히리라.
▶ 玆 이것甘菊을 가리킨다.
▶ 結根失所 뿌리 맺는 장소를 잃음제자리에 뿌리를 박지 못함.
▶ () : 얽히다風霜에 시들어 이리저리 뒤얽힘을 말함.

 

 

 해설


甘菊을 어진 사람에게 비유한 시이다. 감국이 늦게 옮겨졌고 제자리에 뿌리박지 못하여 제 때에 꽃피우지 못하듯이, 지금은 세상이 어지러워 賢人이 제 때에 벼슬하여 알맞은 자리에 있지 않다. 그러므로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한다. 감국이 피지 않으니 주인은 들로 나가 아무 꽃이건 가늘고 잔 것들을 마구 꺾어다 중당에 꽂아놓는다.

그처럼 임금은 소인, 간신할 것 없이 아무나 데려다 벼슬을 준다. 그래서 감국이 쓸데없이 枝葉만 자라나 終當엔 풍상에 시들듯이, 현인은 공연히 많은 재능을 지니고 초야에서 살다 죽는다. 두보의 時局에 대한 불만이 잘 나타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