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4七言古風短篇-15戱和答禽語(희화답금어)

耽古樓主 2024. 2. 10. 15:39

古文眞寶(고문진보)

장난삼아 새소리에 화답함(戱和答禽語)-황정견(黃庭堅)

▶ 戱和答禽語 장난으로 새소리에 화답하다黃山谷文集》 4에 실려 있는 고시50수 가운데 하나이다.

 

 

南村北村雨一犁新婦餉姑翁哺兒.
남촌과 북촌이 비오자 모두 밭을 가는데신부는 시어머니께 밥을 권하고 할아비는 아이에게 밥을 먹인다.
▶ 一犁(일려) : 다같이 쟁기로 논밭을 갈다.
▶ 餉姑(향고) : 시어머니에게 밥을 권하여 먹게 함.
▶ 哺兒(포아) : 아이에게 밥을 먹이다이 구절은 농촌에서 밭갈이하던 참에 밥을 먹는 평화로운 풍경을 읊은 것이다.

田中啼鳥自四時催人脫袴著新衣.
밭에서 우는 새에 사철이 있으니지금은 바지 벗고 새옷을 입으라 재촉한다.
▶ 自四時 스스로 사계절을 안다사계절에 따라 다르다.
▶ 催人脫袴著新衣 사람에게 재촉하기를낡은 바지를 벗고 새 옷을 입으라고 한다.
황정견이 들은 새소리란 뻐꾹새 곧 布穀이다중국에선 옛날에 뻐꾹새가 脫却布袴( ‘베로 만든 바지를 벗어 버려라.’)라고 운다고 여겼다이 낡은 바지를 벗어 버리라는 뻐꾹새 소리에 장난으로 화답한 것이다.

著新替舊亦不惡去年租重無袴著.
새것 입고 낡은 것 바꾸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지난해 세금이 많아 입을 바지가 없단다.

 

 

 해설


題名에선 장난이라 하였지만 시는 장난이 아니다. 평화로운 농촌에서 뻐꾹새는 제철을 잊지 않고 찾아와 새 옷으로 갈아입으라는 듯한 소리로 울고 있다. 새 옷이 헌 옷보다 좋은 줄은 누구나 다 안다. 그러나 농민들은 1년 내내 피땀 흘려 농사를 지어도 가을이면 위정자들이 세금으로 다 빼앗아가매 갈아입을 옷이 없다고 읊었다.
위정자가 새만도 못하다고 힐난하는 소리가 밑바닥에서 들리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