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離別)-육구몽(陸龜蒙)
丈夫非無淚, 不灑離別間.
대장부도 눈물이 없지는 않으나, 이별할 때 흘리지는 않는다.
▶ 灑(쇄) : 물을 뿌리다. 눈물을 뿌리다. 본음은 새.
仗劍對樽酒, 恥為游子顏.
칼을 짚고 술그릇을 대하니, 나그네의 서글픈 얼굴짓기 수치스럽다.
▶ 仗(장) : 의지하다.
▶ 樽(준) : 술통, 이별주가 담긴 술통.
▶ 耻(치) : 부끄러운 것. 치(恥)의 俗字.
▶ 游子顏(유자안) : 나그네의 수심 띤 얼굴.
蝮蛇一螫手, 壯士疾解腕.
독사가 손을 한번 물었다면, 장사는 속히 팔을 잘라내는 법.
▶ 蝮蛇(복사) : 독사(毒蛇).
▶ 螫(석) : 벌레가 쏘다. 독사가 물다.
▶ 疾(질) : 빠르다.
▶ 腕(완) : 팔. 解腕 : 독사의 독이 전신에 퍼짐을 막기 위하여 팔을 잘라내는 것. 장사(壯士)는 커다란 목적을 위해서는 조그만 희생 따위는 감수한다는 말이다.
所思在功名, 離別何足歎?
생각이 공명에 있는데, 이별 따위로 어찌 탄식하리?
해설
《唐文粹》 권15에는 이 시를 ‘별리(別離)’로 제(題)하고 있다. 장부의 비장한 이별을 읊은 시이다. 정든 사람들과의 이별은 언제나 가슴 아픈 것이다. 그러나 큰 뜻을 품고 떠나는 남아(男兒)가 쉽사리 서글픈 얼굴을 하고 눈물을 뿌릴 수는 없다. 독사(毒蛇)에 물렸을 때 전신을 구하기 위하여 물린 팔을 잘라내는 듯한 결의로 이별의 슬픔을 억누르고 떠난다. '독사에 손을 물리면 장사(壯士)는 팔을 잘라낸다.'라는 말은 옛날의 성어였던 듯하다.
《通鑑綱目>엔 진(晉)나라 愍帝가 군사를 모집함에, 신하가 '독사가 손을 물면 장사는 팔을 자른다.'라고 하였고, 《前漢書》13 田儋傳에도 齊王이 '독사가 손을 물면 곧 손을 자르고, 발을 물면 곧 발을 자른다.'라고 하였다. 또 《文選》 陳孔障의 〈吳나라 將校 部曲에게 檄하는 글>에도 '독사가 손에 있으면 장사는 그 손목을 자른다.'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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