競자와 病자로 운을 달다(競病韻)-조경종(趙景宗)
▶ 競病韻(경병운) : 작자인 조경종(趙景宗, 457~508)은 양(梁)나라의 장군이었다. 양나라 무제(武帝, 502~549 재위) 때 위(魏)나라 장수 양대안(楊大眼)을 회수(淮水)에서 크게 쳐부수고 개선하자 무제는 그를 맞아 화광전(華光殿)에서 잔치를 베풀었다. 宴席에서 신하들이 연구(聯句)를 짓고, 당대의 대문장가 심약(沈約, 441~513)도 시를 지었다. 이때 보통 쓰이는 시운(詩韻)은 다 써버리고 다만 경(競)·병(病) 두 자만이 남았다. 모두 쩔쩔매고 있을 때 조경종이 붓을 들어 단숨에 써내려간 시가 이것이라 한다. 競·病 두 자를 써서 지은 시로 유명하여 競病韻이라 불리게 되었다. 무제는 무(武)에 문(文)을 겸한 그의 재능에 탄복하고 그를 공(公)의 벼슬로 올려줬다 한다.
去時兒女悲, 歸來茄鼓競.
떠날 때는 아녀들이 슬퍼하더니, 돌아옴에 피리와 북소리 요란하구나.
▶ 茄 : 피리.
▶ 鼓(고) : 북.
▶ 競(경) : 다투다. 피리와 북이 다투듯 요란하게 연주됨을 뜻한다.
借問行路人, 何如霍去病?
길가는 사람에게 묻노니, 곽거병이 어떠하였더냐?
▶ 借問(차문) : 물어보자, ‘물어보나니’의 뜻.
▶ 霍去病(곽거병) : 漢武帝 때의 대장군. 여러 번 匈奴를 쳐 큰 공을 세워 죽은 뒤에는 경환후(景桓侯)에 봉하여졌다. 충의와 勇直으로 유명한 장군이다.
해설
어려운 운자(韻字)를 써서 적을 쳐부수고 돌아온 得意한 심정을 읊은 것이다. 자기가 전쟁에 나갈 적만 하더라도 아녀자들은 强敵과 나라의 불안 때문에 모두 슬퍼하고 있었다. 그러나 자기가 적을 무찌르고 돌아오니, 사람들은 기쁨이 넘쳐 악기를 연주하며 그를 맞아준다. 장군으로서 뜻을 이룬 지금, 옛날 한(漢)나라의 대장군 곽거병(病)과 비길 때 자기의 공로나 偉容은 어떠한지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다.
나라를 위하여 공을 세운 장군의 솔직한 기쁨이 잘 표현되어 있다. 적이 또 나타나면 곽거병처럼 몇 번이고 적을 쳐부수어 나라를 보위하겠다는 결의도 엿보인다.
'古文眞寶(고문진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2五言古風短篇-13商山路有感(상산로유감) (1) | 2024.01.29 |
---|---|
2五言古風短篇-12貪泉(탐천) (1) | 2024.01.29 |
2五言古風短篇-10七步詩(칠보시) (2) | 2024.01.29 |
2五言古風短篇-9劍客(검객) (1) | 2024.01.28 |
2五言古風短篇-8王昭君(왕소군) (0) | 2024.0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