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보시(七步詩)-조식(曹植)
▶ 七步詩(칠보시) : 《世說新語》권3에 의하면 ‘위문제(魏文帝:220~226 재위. 曹操의 長子 曹丕)가 일찍이 동아왕(東阿王: 조조의 次子 曹植, 곧 曹子建)에게 일곱 발자국을 걷는 동안에 시를 짓게 하였다. 시를 못 지으면 처벌하겠다는 것이다. 명령이 떨어지자 곧 이 시를 지었다. 문제(文帝)는 이를 듣고 매우 부끄러운 빛을 띠었다' [《曹集詮評》 丁晏 註 所引]는 얘기가 있다. 조조(曹操)가 생전에 늘 차자 曹植의 재능을 사랑하였으므로 형 曹丕는 제위를 계승한 뒤에 아우를 박해한 것이다. 이 시는 일곱 발자국 걷는 동안에 지었다 하여 '칠보시'라 부르게 되었다.
煮豆燃豆萁, 豆在釜中泣.
콩을 삶는 데 콩대를 때니, 콩은 솥 가운데서 울고 있네.
▶ 煮(자) : 삶다.
▶ 燃(연) : 태우다.
▶ 萁(기) : 콩대. 豆萁는 콩대.
▶ 釜(부) : 가마솥.
本是同根生, 相煎何太急?
본시 한 뿌리에서 났거늘, 어찌 그리 심하게도 들볶는고?
▶ 同根生(동근생) : 안의 콩과 솥 밑에 타고 있는 콩대는 본시 한뿌리에서 자라났던 것이다. 콩과 콩대를 형제에 비유했다.
▶ 相煎(상전) : ‘서로 볶는다'라는 뜻보다 상(相)자는 한편에서 가해지는 동작의 상관관계를 강조하기 위하여 붙인 것에 불과하다.
▶ 太(태) : 너무.
▶ 急(급) : 다급하다. 지독하다. 심하다.
해설
조식(曹植, 192~232)의 문집에 실려 있는 〈칠보시>는 이와 약간 내용이 다르다.
콩 삶으려 콩대를 때고 있으니, 메주를 걸러 장을 만들려는 것이다.
콩대는 솥 밑에서 타고 있고, 콩은 솥 가운데서 울고 있다.
본시 같은 뿌리에서 났거늘, 들볶음이 어찌 그리도 심한가?
煮豆燃豆萁 漉豉以爲汁.
萁在釜下然 豆在釜中泣.
本是同根生 相煎何太急?
이것은 6구이지만 내용에 있어서는 이 책의 4구와 큰 차이가 없다. 콩과 콩대는 본시 같은 뿌리에서 자라난 것인데, 지금 콩을 삶기 위하여 솥 밑에 콩대를 때고 있다. 같은 뿌리에서 자라난 처지에 어쩌면 그렇게도 콩대가 콩을 못살게 굴 수가 있느냐 함이다. 이것은 조식(曹植)이 자기에게 박해를 가하는 형인 魏文帝 曹丕를 풍자한 것이다.
같은 부모 밑에서 자란 형제인데 어찌 형이 아우를 못살게 굴 수가 있느냐 함이다. 이 시를 보고 형인 조비가 부끄러움을 느꼈음은 말할 것도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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