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第三章
子路曰:
「衛君待子而為政,子將奚先?」
子路가 말하였다.
“衛나라 君主가 선생님을 기다려 정사를 하려고 하십니다.
선생님께서는 무엇을 우선하시렵니까?”
衛君,謂出公輒也。
衛나라 君主는 出公 輒을 이른다.
是時魯哀公之十年,孔子自楚反乎衛。
이때는 魯나라 哀公 10년으로, 孔子는 楚나라에서 衛나라로 와 계셨다.
子曰:
「必也正名乎!」
孔子께서 대답하셨다.
“반드시 명칭을 바로잡겠다.”
是時出公不父其父而檷其祖,名實紊矣,故孔子以正名為先。
이때 出公은 자기의 아버지를 아버지로 여기지 않고, 자기의 할아버지를 아비로 삼아, 名稱과 實狀이 문란하였다. 그러므로 孔子께서 명칭을 바로잡는 것을 우선으로 삼으셨다.
謝氏曰
「正名雖為衛君而言,然為政之道,皆當以此為先。」
謝氏(謝良佐)가 말하였다.
“명칭을 바로잡는 일은 비록 衛나라 君主를 위하여 하신 말씀이나, 政事를 하는 도리는 모두 당연히 이것을 우선으로 삼아야 한다.”
子路曰:
「有是哉,子之迂也!
奚其正?」
子路가 말하였다.
“이러하십니다. 선생님의 迂闊하심이여!
어떻게 바로잡을 수 있겠습니까?”
迂,謂遠於事情,言非今日之急務也。
迂는 사정에 먼 것을 이르니, 오늘날의 급선무가 아님을 말한 것이다.
子曰:
「野哉由也!
君子於其所不知,蓋闕如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거칠구나 由여!
君子는 자기가 알지 못하는 것은 대체로 제쳐놓는 법이다.
野,謂鄙俗。
野는 鄙俗함을 이른다.
責其不能闕疑,而率爾妄對也。
그가 의심스러운 것을 그대로 놓아두지〔闕疑〕 못하고, 경솔하게 함부로 대답함을 책망하셨다.
名不正,則言不順;言不順,則事不成
명칭이 바르지 않으면 말이 <이치에> 맞지 않고, 말이 <이치에> 맞지 않으면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楊氏曰:
「名不當其實,則言不順。
言不順,則無以考實而事不成。」
楊氏(楊時)가 말하였다.
“명칭이 그 실제와 합당하지 않으면 말이 <이치에> 맞지 않고, 말이 <이치에> 맞지 않으면 실상을 살필 수 없어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事不成,則禮樂不興;禮樂不興,則刑罰不中;刑罰不中,則民無所措手足。
일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禮樂이 일어나지 않고, 禮樂이 일어나지 않으면 刑罰이 알맞지 않고, 刑罰이 알맞지 않으면 백성에게 손발을 둘 곳이 없어진다.
范氏曰:
「事得其序之謂禮,物得其和之謂樂。
事不成則無序而不和,故禮樂不興。
禮樂不興,則施之政事皆失其道,故刑罰不中。」
范氏가 말하였다.
“일이 그 秩序를 얻음을 禮라 이르고, 사물이 그 調和을 얻음을 樂이라 이른다.
일이 이루어지지 못하면 질서가 없어지고 調和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禮樂이 일어나지 못한다.
禮樂이 일어나지 못하면 政事를 시행함에 모두 正理를 잃게 된다. 그러므로 刑罰이 알맞지 못한다.”
故君子名之必可言也,言之必可行也。
君子於其言,無所苟而已矣。」
그러므로 君子가 명칭을 붙이면 반드시 말할 수 있으며, 말할 수 있으면 반드시 행할 수 있다.
君子는 그 말에 대하여 구차히 함이 없을 뿐이다.”
▶苟: 苟且偸安
▶사마천이 인용함: 君子爲之 必可名 言之 必可行
程子曰:
「名實相須。
一事苟,則其餘皆苟矣。」
程子가 말씀하였다.
“명칭과 실상은 서로 필요로 한다
한 가지 일이 구차하면 그 나머지도 모두가 구차하게 된다.”
胡氏曰:
「衛世子蒯聵恥其母南子之淫亂,欲殺之不果而出奔。
靈公欲立公子郢,郢辭。
公卒,夫人立之,又辭。
乃立蒯聵之子輒,以拒蒯聵。
夫蒯聵欲殺母,得罪於父,而輒據國以拒父,皆無父之人也,其不可有國也明矣。
夫子為政,而以正名為先。
必將具其事之本末,告諸天王,請於方伯,命公子郢而立之。
則人倫正,天理得,名正言順而事成矣。
夫子告之之詳如此,而子路終不喻也。
故事輒不去,卒死其難。
徒知食焉不避其難之為義,而不知食輒之食為非義也。」
胡氏(胡寅)가 말하였다.
“衛나라 世子 蒯聵(괴외)가 그의 모친인 南子의 淫亂함을 부끄럽게 생각하여 죽이려 하다가 결행하지 못하고 외국으로 도망하였다.
靈公은 公子 영(郢)을 세우려고 하였는데 영은 사양하였다.
靈公이 죽자 부인〔南子〕이 영을 세웠으나 또다시 사양하였다.
이에 蒯聵의 아들인 輒을 임금으로 세워 蒯聵를 막게 하였다.
蒯聵는 어머니를 살해하려 하다가 父王에게 죄를 얻었고, 輒은 나라를 차지하고서 아버지를 막았으니, 모두 아버지를 무시한 자들이니, 이들이 나라를 소유할 수 없음이 분명하다.
夫子께서 政事를 하심에 명칭을 바로잡는 것을 우선으로 삼았다.
그러니 틀림없이 그 일의 本末을 갖추어 天王에게 아뢰고 方伯에게 청하여 公子 영을 명하여 君主로 세웠을 터이다.
이렇게 하면 人倫이 바루어지고 天理에 맞아 명칭이 바르고 말이 理致에 맞아서 일이 이루어질 터이다.
夫子께서 상세하게 말씀해 주심이 이와 같은데도 子路는 끝내 깨닫지 못하였다.
그러므로 輒을 섬기고 떠나지 않다가 마침내 그 난리에 죽었다.
한갓 그 사람의 녹봉을 먹었으면 그 難을 피하지 않음이 義가 되는 것만 알고, 輒의 食祿을 먹는 것이 義가 아님은 알지 못하였다.”
▶徒: 한쪽(나쁜 쪽)으로 치우침을 말할 때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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