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의 허사

한문의 허사(虛詞) 亡

耽古樓主 2022. 12. 21.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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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의 허사(虛詞) 亡

亡은 두 가지 음이 있다.
① “망”으로 읽는다.
亡失、逃亡、滅亡、消亡 등으로 쓰인다. 모두 實詞이다.
亡其 妄其 등에 관하여는 妄에서 살펴본 바 있다.
② “무”로 읽는다.
대부분의 용법이 無와 같으며, “없다”의 뜻으로 해석한다. 부사 및 부정적 응대사로 쓰인다.


(1) “없을 무은 로 읽는다용법과 의미는 모두 자와 같다. “이 아니다

때로는 다음에 동사가 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부사로 쓰인 것이다.
¶ 軍亡導, 或失道. 《史記 李廣傳》
○ 군대에 향도가 없어서, 일부 길을 잃은 자가 발생했다.

 

¶ 天積氣耳, 亡處亡氣. 《列子 天瑞篇》
○ 하늘은 본래 형체가 있는 것이 아니고, 형체가 없는 기운이 쌓여서 이루어진 것일 뿐이다. 그러므로 어디든 기운이 없는 곳이 없다.

 

¶ 常苦枯旱, 亡有平歲. 《漢書 食貨志上》
○ 내내 가뭄에 시달린 결과, 정상적인 작황을 얻지 못했다.

 

¶ 趨利如水走下, 四方亡擇也. 《漢書 食貨志上》
○ 그들이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마치 물이 아래로 흐르는 것과 같아서, 방향을 가리지 않습니다.

(2) 은 西漢시대 이전에는 없다라는 뜻의 동사로 쓰였으나東漢 시대 이후에는 이러한 용법이 거의 쓰이지 않게 되었으며예문도 2, 3개에 불과하다.

¶ 吾所以得三士者, 亡於十人與三十人中, 乃在百人與千人之中.《荀子 堯問篇》
○ 내가 얻은 세명의 선비란, [폐백을 가지고 온] 10명이나 [서로 폐백을 교환한] 30명 가운데에는 없으며, [예모를 갖춰 대접하는] 1백여 명이나 [자신은 말을 하고자 하고 일을 마치기를 청하는] 1천여 명 속에 있었다.

 

¶ 然則鬪與不鬪, 亡於辱之與不辱也, 乃在於惡之與不惡也. 《荀子 正論篇》
○ 그러므로 싸우고 안 싸우고 하는 것은, 모욕으로 여기느냐 모욕으로 여기지 않느냐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미워하느냐 미워하지 않느냐에 달려있는 것이다.

¶ 王覇安存, 危殆滅亡, 制擧在我, 亡乎人. 《荀子 王制篇》
○ 왕자가 되는가 패자가 되는가, 안전한가, 위태로운가, 존속하는가, 멸망하는가 하는 것은 그 제도 및 그 나라 자체에 있는 것이지 남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

(3) 은 부정부사 자로 쓰인다.

¶ 方今天下飢饉, 可亡大自損減以救之稱天意乎? 《漢書 貢禹傳》
○ 지금 천하에 기근이 들었는데, 스스로 대대적인 근검절약을 시행하여 하늘의 뜻에 부응하지 않겠는가?

 

¶ 相守選擧不以實及有臧者, 輒行其誅, 亡但免官, 則爭盡力爲善. 《漢書 貢禹傳》
○ 각 나라의 재상, 각 군의 태수 및 선발인으로서 현실정에 의거하지 아니하고 뇌물을 받거나 법을 어긴 자는 즉시 살육한다. 단지 해직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관리들 상호간에 경쟁적으로 선정에 진력하도록 한다.

(4) 은 역시 부사로서 부정 응대사로 쓰인다단독으로 쓰인다.


¶ 穆姜薨於東宮, 始往而筮之, … 史曰: “… 君必速出!” 姜曰: “亡!” 《左傳 襄公9年》
○ 목강이 동궁에서 돌아가셨다. 목강이 처음에 동궁으로 들어갈 때 점을 쳤는데, … 점치는 자가 말하기를: “군께서는 반드시 동궁에서 속히 나가셔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목강은 “아니다! (나갈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다.

 

¶ 靖郭君將城薛, 客多以諫者, 不聽. 靖郭君戒謁者: “毋爲客通!” 客曰: “臣請三言而已矣! 益一言, 臣請烹.” 靖郭君因見之. 客趨進, 曰: “海大魚.” 因反走. 靖郭君曰: “客有於此.” 客曰: “鄙臣不敢以死爲戲.” 靖郭君曰: “亡! 願爲寡人言之!” 《戰國策 齊策》
○ 정곽군이 자기의 봉읍인 설땅에 성을 쌓고자 했다. 많은 빈객들이 그 일을 말리고자 했으므로, 정곽군은 일체 빈객들을 들여 보내지 말도록 명령했다. 그런데 제나라 사람 하나가 뵙기를 청하며, 말하기를 “저는 꼭 세 마디만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한 마디라도 더 말을 하게 되면, 그 때는 기름 가마에 집어 넣어도 좋습니다.” 하고 사정을 한다 하므로, 정곽군은 그를 들여 보내라고 허락했다. 그 빈객은 총총히 걸어 들어와서, “바다의 큰 고기!” 라고 외치고는 곧 물러났다. 정곽군이,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 것이냐?” 하고 묻자, “저는 목숨을 놓고 장난을 치고 싶지 않습니다.” 하고 대답을 거절하므로, “(기름가마에 넣으라고는) 하지 않겠다! 과인에게 설명해 보아라!”

 

¶ “請問蹈水有道乎?” 曰: “亡, 吾無道.” 《莊子 達生篇》
○ “물어봅시다. 물속에서 걸어 다니는 도술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나는 그런 도술이 없습니다.”

 

이상 들어본 예문과 그 역문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같은 자라 할지라도 어떤 경우에는
부정응대부사로 쓰이는가 하면, 어떤 경우에는
아니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또 어떤 경우에는
없다라는 뜻으로 쓰이며,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필요한 몇 자를 추가해야 비로소 의미가 명백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떻든, “자의 이러한 용법은 중고 시대 이후 점차 폐지되거나 쓰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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