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와 漢文

물고기와 부나비

耽古樓主 2023. 3. 28. 03:35

 

물고기와 부나비
겸재 정선의 한암조어 (寒巖釣魚)

<盡日垂竿俯碧流, 魚貪芳餌竟呑鉤.
前魚登釣後魚進, 閒倚苔磯笑未休.>
낚싯대를 드리웠노라, 맛있는 미끼에 물고야 마는구나 .
한마리 낚였는데 또 한마리 낚여오니, 낚시터에 앉아서 웃음 긋지 못하네.

위 한시는 隱峰 安邦俊 선생의 隱峰全書에 소개된 작자미상의 한시입니다.

세상의 명리를 따르다 몸을 망치고 마는 세상의 인심을 멋지게 비웃어 놓았다 하겠습니다.

고원한 뜻을 가진 安文剛公의 기개가 느껴집니다.

 

※안방준 선생은 조선 중기의 문신·학자로 죽산 안씨입니다.

성혼의 문인으로 임진왜란 때 의병을 일으켰으며, 광해군 때 (정치가 문란하였으므로) 후진 교육에 힘쓰고 학문에 전념하였습니다.

이후에도 정묘호란·병자호란 등 국난이 닥칠 때마다 의병을 일으켰으며, 효종 때 지평·장령·공조참의를 지냈습니다.

隱峰라는 호는 그가 존경했던 정몽주의 호 포은(圃隱)과 조헌의 호 중봉(重峯)에서 따 왔다고 합니다. 무신이 아닌 문신으로 세번이나 倡義하였다는 사실에 감탄하고 또 감탄하며 고개가 숙여집니다.

 

 <묻노라 부나비야 네 뜻을 내 몰래라
한 나비 죽은 후에 또한 나비 따라오니
아무리 푸새엣 짐승인들 너 죽을줄 모르는다.>

한글 시조는 李鼎輔가 지은 것인데 보기에 따라서는 위 한시를 번역한 듯 하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