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心逐紅粧去 身空獨倚門
마음은 단장한 미인을 따라 갔는데, 몸만 홀로 문에 기대어 있네.
驢嗔車載重 却添一人魂
나귀는 수레가 무겁다고 성을 내느니,알고보니 그대 마음 더하였구나.
한 사나이가 길을 가다가 나귀를 타고 가는 곱게 단장한 미인을 만났다.
선녀가 하강한 듯한 아름다운 그 모습에 그만 넋이 나갔다.
발길은 얼어붙고 마음은 자꾸만 멀어지는 그녀에게 빼앗겨 버렸다.
사나이는 주체할 수 없는 마음을
“내 마음은 그대가 다 가져가고 여기엔 부질없이 빈 몸만 홀로 남아 하염없이 문에 기대어 서 있네”
라고 시를 써서 그녀에게 보냈다.
그런데 의외로 그녀의 답장은 뚱딴지 같다.
그렇지 않아도 수레에 실은 짐 때문에 힘들어하는 나귀 걱정 뿐이다.
"늙은 나귀는 나 하나도 주체하지 못하여 씩씩거리는며
힘 들게 숨을 몰아 쉬고 있는데,그 위에 그대의 마음을 얹었으니
나귀만 괴롭겠다"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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