孟子曰:
「楊子取爲我, 拔一毛而利天下, 不爲也.
孟子가 말하였다.
“楊子는 겨우 자신을 위함에 만족하여, 하나의 털을 뽑아서 天下가 이로울지라도 행하지 않았다.
楊子, 名朱.
楊子는 이름이 朱이다.
取者, 僅足之意.
取한다는 것은 겨우 족하다는 뜻이다.
取爲我者, 僅足於爲我而已, 不及爲人也.
取爲我者란 나를 위함을 겨우 만족할 뿐이요, 남을 위함에는 미치지 않는 것이다.
列子稱其言曰,
「伯成子高不以一毫利物」, 是也.
列子가 그의 말을 稱하기를,
‘伯成子高는 一毫라도 남을 이롭게 하지 않았다.’라고 하였으니, 바로 이것이다.
墨子兼愛, 摩頂放踵利天下, 爲之.
墨子는 兼愛를 주장하였으니, 이마를 갈아 발꿈치에 이르더라도, 天下에 이로우면 실행하였다.
墨子, 名翟.
墨子는 이름이 翟이다.
兼愛, 無所不愛也.
兼愛는 사랑하지 않는 바가 없는 것이다.
摩頂, 摩突其頂也.
摩頂은 그 이마를 갈고 부딪치는 것이다.
放, 至也.
放은 이름이다.
子莫執中, 執中爲近之, 執中無權, 猶執一也.
子莫은 양자와 묵자의 中間을 고집하였으니, 中間을 고집함이 성인의 道에 가까우나, 中을 고집하고 權道가 없음은 한쪽을 고집함과 같다.
子莫, 魯之賢人也.
子莫은 魯나라의 賢者이다.
知楊墨之失中也, 故度於二者之閒而執其中.
楊朱와 墨翟이 中道를 잃었음을 알았다. 그러므로 두 가지의 가운데를 헤아려서 그 중간을 고집하는 것이다.
近, 近道也.
近은 道에 가까움이다.
權, 稱錘也, 所以稱物之輕重而取中也.
權은 저울과 저울추이니, 물건의 무게를 달아서 알맞음을 取하는 것이다.
執中而無權, 則膠於一定之中而不知變, 是亦執一而已矣.
중도를 고집하고 저울질함(權道)이 없다면 일정한 중도에 膠着되어 변화를 알지 못하니, 이 또한 한쪽을 잡는 것일 뿐이다.
程子曰:
「中字最難識, 須是黙識心通.
且試言一廳, 則中央爲中; 一家, 則廳非中而堂爲中; 一國, 則堂非中而國之中爲中, 推此類可見矣.」
程子가 말하였다.
‘中字가 가장 알기 어려우니, 모름지기 이것은 묵묵히 알고 마음으로 통달하는 것이다.
우선 시험 삼아 말한다면, 한 대청에는 대청 중앙이 中이 되고, 한 집안에는 대청이 中이 아니라 堂이 中이 되며, 한 나라에는 堂이 中이 아니라 나라의 한 가운데가 中이 되니, 이러한 유를 미루어 보면 중을 알 수 있다.’
又曰:
「中不可執也, 識得則事事物物皆有自然之中, 不待安排, 安排著則不中矣.」
또 말하였다.
‘中은 고집할 수 없으니, 고집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면 事事物物에 모두 自然의 中이 있어서 安排가 필요하지 않으니, 安排한다면 中庸이 되지 못한다.’
►識得 排著: 得와 著은 접미사(어류체)
所惡執一者, 爲其賊道也, 擧一而廢百也.」
한쪽을 고집하기를 미워하는 것은 그것이 성인의 道를 해치기 때문이니, 하나를 거행하며 백 가지를 폐하는 것이다.”
賊, 害也.
賊은 해침이다.
爲我害仁, 兼愛害義, 執中者害於時中, 皆擧一而廢百者也.
爲我는 仁을 해치고 兼愛는 義를 해치며 중간을 고집하는 것은 時中을 해치니, 모두 하나를 거행하나 百 가지를 廢하는 것이다.
此章言道之所貴者中, 中之所貴者權.
이 章은 말하였다.
‘道의 귀한 것은 中이요, 中의 귀한 것은 權道이다.’
楊氏曰:
「禹稷三過其門而不入, 苟不當其可, 則與墨子無異.
顔子在陋巷, 不改其樂, 苟不當其可, 則與楊氏無異.
子莫執爲我兼愛之中而無權, 鄕鄰有鬪而不知閉戶, 同室有鬪而不知救之, 是亦猶執一耳, 故孟子以爲賊道.
禹·稷·顔回, 易地則皆然, 以其有權也; 不然, 則是亦楊墨而已矣.」
楊氏가 말하였다.
‘禹와 稷이 세 번 자기 집을 지나면서도 들어가지 않았으니, 그 可함에 맞지 않았다면 墨子와 다름이 없다.
顔子가 누추한 골목에 있으면서 그 즐김을 변치 않았으니, 만일 그 可함에 맞지 않다면 楊氏와 다름이 없다.
子莫은 爲我와 兼愛의 중간을 고집하여 저울질함이 없었으니, 鄕里와 이웃에 싸우는 사람이 있어도 門을 닫을 줄 모르며, 한 방에서 싸우더라도 말릴 줄을 모를 것이니, 이 또한 한쪽을 고집하는 것과 같을 뿐이므로 孟子가 道를 해친다고 말하였다.
禹, 稷과 顔回가 처지를 바꾸어도 모두 그렇게 함은 그들에게 權道가 있기 때문이니, 그렇지 않다면 이들도 또한 楊朱와 墨翟일 뿐이다.’
►不當其可=不合其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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