後集18-春夜宴桃李園序(춘야연도리원서)-李白(이백)
夫天地者萬物之逆旅, 光陰者百代之過客.
천지란 만물이 잠시 쉬어 가는 여관이고, 시간이란 긴 세월에 걸쳐 지나가는 길손이다.
▶ 逆旅 : 나그네를 맞는 곳. 즉, 여관, 逆은 迎의 뜻. 시간.
▶ 光陰 : 光은 日, 陰은 月. 곧 세월.
▶ 百代之過客 : 百代는 영원한 세월. 곧 영원한 세월을 거쳐 지나가는 길손.
而浮生若夢, 爲歡幾何?
덧없는 인생은 꿈같이 허망하니, 즐긴다 해도 얼마나 되겠는가?
▶ 浮生 :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떠도는 인생. 덧없는 인생.
古人秉燭夜遊, 良有以也.
옛사람이 촛불을 들고 밤에도 논 데는 참으로 이유가 있구나.
▶ 古人秉燭夜遊 : 옛사람들이 촛불을 들고 밤까지 놂. 前集의 〈고시〉에 '晝短苦夜長, 何不秉燭遊’라는 구절이 나옴.
▶ 良有以也 : 참으로 이유가 있다. 良은 참으로. 以는 이유.
況陽春召我以煙景, 大塊假我以文章.
하물며 따스한 봄날이 안개 낀 아름다운 경치로써 나를 부르고, 천지가 나에게 글재주를 빌려 주었음에랴!
▶ 陽春 : 따뜻한 봄날.
▶ 煙景 : 아지랑이 봄날의 경치, 아름다운 경치,
▶ 大塊 : 천지. 대지. 조물주, 假 : 빌려주다. 《莊子》에 '大塊假我以形'이라는 구절이 나옴.
會桃李之芳園, 序天倫之樂事.
복숭아꽃·오얏꽃 핀 아름다운 정원에 모여 형제들이 즐거운 놀이 벌인다.
▶ 序天倫之樂事 : 형제들이 모여 즐거운 놀이를 벌임. 序는 펼 舒의 뜻. 天倫은 부자형제 사이에 하늘이 정해준 질서. 여기서는 형제를 가리킴. 樂事는 즐거이 놂.
群季俊秀, 皆爲惠連, 吾人詠歌, 獨慚康樂.
아우들은 글솜씨가 빼어나서 모두 惠連에 견주는데, 내가 읊은 시는 康樂에게 부끄럽도다.
▶ 群季 : 아우들. 季는 아우, 젊은이.
▶ 惠連 : 중국 남북조시대 宋의 謝惠連(397~433). 시인. 謝康樂의 族弟로 열 살 때 벌써 시를 잘 지었다. 사강락은 그와 함께 시를 지으면 좋은 시구가 생각났다고 함.
▶ 康樂 : 중국 남북조시대 송의 山水시인 謝靈運(385~433). 康樂侯에 봉해졌으므로 사강락이라고도 함.
幽賞未已, 高談轉淸.
조용한 감상이 끝나지 않고, 高雅한 담론은 더욱 맑아진다.
▶ 幽賞 : 조용히 바라보며 감상함.
▶ 高談 : 고상한 이야기.
▶ 轉 : 더욱더.
開瓊筵以坐花, 飛羽觴而醉月.
화려한 자리를 벌이고 꽃 사이에 앉아서 술잔을 주고받으며 달 아래 취하네.
▶ 瓊筵 : 옥같이 아름다운 자리. 곧 화려한 연회 자리.
▶ 飛 : 술잔이 분주하게 오고 감.
▶ 羽觴 : 날개 달린 술잔 술잔을 서로 던져주며 술을 마심.
不有佳作, 何伸雅懷.
이럴 때 좋은 시 짓지 않는다면 무엇으로 고아한 心懷를 펼 수 있겠는가?
▶ 雅懷 : 고아한 심회.
如詩不成, 罰依金谷酒數.
만약 시를 짓지 못하면 金谷의 故事처럼 罰酒를 내리리라.
▶ 金谷酒數 : 晉의 石崇이 金谷園에서 빈객들을 모아 연회를 베풀고, 각각 시를 짓게 하여 시를 짓지 못하면 벌로 술 석 잔을 마시게 하였다. 금곡은 河南省 洛陽縣의 서쪽, 金水가 흐르는 골짜기.
해설
李白이 어느 봄날 밤, 복숭아꽃·오얏꽃이 핀 정원에서 형제들과 모여 잔치를 벌이며 시를 짓고 놀았는데, 이때 지은 시들을 모아 책으로 만들면서 그 서문으로 쓴 글이다.
꽃피는 정원에서 화려한 잔치를 벌이면서도 인생무상의 짙은 애수를 느끼고 있음이 특색이다. 방랑시인 이백의 낭만적인 면모가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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