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後集20-大寶箴(대보잠)-張蘊古(장온고)

耽古樓主 2024. 3. 9. 09:31

古文眞寶(고문진보)

大寶箴(대보잠)-張蘊古(장온고)

 

今來古往, 俯察仰觀, 惟辟作福, 爲君實難.
옛날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몸을 굽혀 지상의 이치를 살피고 우러러 하늘의 이치를 살펴보건대, 오직 임금만이 복을 내릴 수 있으니, 군주가 되기란 참으로 어려운 것입니다.
今來古往 : ‘古來'라고도 하며, 옛날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俯察仰觀 : 周易繫辭傳 上에 나오는 말. '하늘을 우러러 천문을 관찰하고 아래를 굽어 지리를 살핀다[仰以觀於天文, 俯以察於地理].' 하늘과 지상의 만물의 이치를 생각한다는 뜻.
惟辟作福 : 오직 임금만이 을 짓는다. 書經周書 洪範편에 '오직 임금만이 복을 짓고, 임금만이 형벌을 짓는다[惟辟作福,惟辟作威]'라 하였다. 여기서 은 임금, 는 형벌을 말한다.
爲君實難 : 임금 노릇하기가 진실로 어려움. 論語子路篇임금 노릇 하기도 어렵고, 신하 노릇하기도 쉽지 않다 [爲君難 爲臣不易 ]'라는 구절이 있다.

 

 

論語集註 子路 第十三(논어집주 자로 제십삼) 第十五章

▣ 第十五章 定公問: 「一言而可以興邦,有諸?」 定公이 물었다. “한마디 말을 하여서 나라를 흥하게 할 수 있다 하니, 그러한 것이 있습니까?” 孔子對曰: 「言不可以若是其幾也。 孔子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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主普天之下, 處王公之上, 任土貢其所求, 具寮陳其所唱.
넓은 하늘 아래에서 주인이 되고 王公의 위에서 다스리며, 토지에 따라 군주에게 필요한 바를 공물로 바치게 하며, 관리를 임명하여 그들이 군주의 주장을 널리 펴게 합니다.
普天之下 : 하늘 아래의 모든 것. 詩經北山시에, '하늘 아래의 어느 곳도 임금의 땅 아닌 곳이 없어라[溥天之下 莫非王土]'라는 구절이 있다.
王公 : 제후와 三公.
任士 : 토지에 따라.
貢其所求 : 임금이 요구하는 산물을 공물로 바치게 함.
: 와 같음. 벼슬아치, 관리.
陳其所倡 : 군주가 제창하는 바를 널리 펴다.

是故恐懼之心, 日弛, 邪僻之情, 轉放, 豈知事起乎所忽, 禍生乎無妄.
이 때문에 두려워하는 마음이 날로 해이해지고 사악하고 편벽한 감정이 한층 더 방자해집니다. 큰일은 소홀함에서 벌어지고, 화는 뜻하지 않은 데에서 생김을 어찌 알겠습니까?
無妄 : 원래는 망령됨이 없는 진실한 것을 무망이라 하는데(의 괘이름), 여기서는 과 통하여 뜻하지 않음을 말한다.

固以聖人受命, 拯溺亨屯, 歸罪於己, 因心於民.
참으로 聖人이 천명을 받음은 물에 빠진 백성을 건져주고 막힌 것을 통하게 하는 것이므로, 군주는 죄를 자신에게 돌리고, 그 마음은 백성에게 基因하여야 합니다.
固以 : 참으로 ~라고 생각하다. 以爲의 뜻.
受命 : 하늘의 명을 받아 천자의 지위에 오름.
拯溺 : 물에 빠진 것을 건져냄. 즉 어려움에 처한 백성을 구한다는 뜻.
亨屯(형준) : 사물이 막혀 통하지 않을 통하게 함. 은 어려움을 뜻한다.
歸罪於己 : 죄를 자신에게 돌리다. 書經湯誥편에 '백성 가운데 죄를 짓는 자가 있으면, 그 죄는 바로 나 한사람에게 있다[萬力有罪 在一人]'라는 나라 湯王의 말이 있다.
因心於民 : 군주의 마음은 백성을 따름.

大明無私照, 至公無私親.
대단히 밝음에는 사사로운 비춤이 없고, 지극히 공평함에는 사사로이 친애함이 없는 법입니다.
大明 : 태양과 같이 크게 밝은 것.
至公 : 지극히 공평함.
私親 : 개인적으로 친함. 사사로이 친함.

故以一人治天下, 不以天下奉一人.
그러므로 한 사람이 천하를 다스리지, 천하가 한 사람을 받들지는 않습니다.

禮以禁其奢, 樂以防其佚.
禮로써 그의 사치를 禁하고 樂으로써 그의 放逸을 막아야 합니다.
: 도를 지나쳐 방종함. 淫佚.

左言而右事, 出警而入蹕.
左史는 군주의 말을 기록하고 右史는 군주의 일을 기록하게 하고, 궁중을 출입함에 警戒하고 辟除합니다.
左言而右事 : 옛날 군주는 左史右史라는 史官을 두었는데, 좌사는 군주의 말을 기록하고, 우사는 군주의 행동이나 사건을 기록하여 군주의 그릇된 언행을 바로잡았다.
出警而入蹕(출경이입필) : 군주의 출입, 즉 나들이에 警蹕한다는 뜻으로 군주가 출입할 때 군주의 행렬 앞에서 크게 소리쳐 백성에게 군주의 행차를 알려 경계시키고 길에 있는 사람들을 길옆으로 피하게 함.

四時調其慘舒, 三光同其得失. 故身爲之度, 而聲爲之律.
춘·하·추·동의 四時는 음양을 따라 조화되고, 日·月·星의 三光은 임금의 정치와 득과 실을 같이합니다. 그러므로 그의 處身은 법도가 되고 그의 말은 율법이 됩니다.
慘舒(참서) : 陰陽. 陰氣가 만물을 쇠퇴시킴. 陽氣가 만물을 성장시킴을 말한다. 군주의 덕이 바르면 춘하추동 四時에 음양이 잘 조화되어 만물의 생장·사멸이 때에 맞게 잘 이루어진다고 한다.
三光同其得失 : 三光··의 세 빛. 삼광은 늘 군주의 하는 바에 따라 변하며, 그 정치의 득실과 같이한다는 뜻이다. 이를테면 春秋에 기록된 日食·月食·隕星 등과 같이 임금의 정치가 바르면 일··성이 바르게 운행되지만, 정치가 어지러워지면 일식·월식이 잦고 妖星이 나타난다고 함이 이것이다.
身爲法度, 而聲爲之律 : 몸의 행위는 법도가 되고, 말은 율법이 됨. 史記夏記, ‘禹王에게서 나오는 소리는 이 되고, 그 처신은 그대로 법도가 되었다 [禹聲爲律 身爲度]'라 하였다.

勿謂無知. 居高聽卑. 勿謂何害. 積小就大.
하늘이 모르리라 여겨서는 안 되니, 높은 곳에 있으면서 낮은 곳의 일들을 다 듣고 계십니다. 무엇이 해로우랴 여겨서는 안 되니, 작은 것이 쌓여 크게 됩니다.
勿謂無知 : 天道가 아무것도 모르리라 생각하지 말라[勿謂天道之無所知也]. 하늘은 저 높은 곳에 있으면서도 인간 세상의 일을 다 알고 있다는 뜻.
居高聽卑 : 높은 곳에 앉아 아래의 일을 다 들음.
積小就大 : 작은 잘못이 쌓여 큰 죄가 됨. 易經繫辭傳 下'소인은 작은 선행이라도 자기에게 이익이 없으면 행하지 않는다. 또 작은 악이라도 자기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면 그만두지 않는다. 이리하여 악행이 점점 쌓여 더 이상 가릴 수 없게 되고 죄가 점점 커져서 해소할 수 없게 된다[小人以小善爲无益而弗爲也, 以小惡爲无傷而弗去也. 故惡積而不可掩, 罪大而不可解]’라고 하였다.

樂不可極, 樂極生哀, 欲不可縱, 縱欲成災.
즐거움을 다하여서는 안 되니, 즐거움이 다하면 슬픔이 생기고, 욕망을 방임하면 안 되니, 방종이 재앙을 이룩합니다.
樂不可極, 樂極生哀 : 즐거움을 다하지 말라. 즐거움이 극에 이르면 슬픔이 생긴다.

壯九重於內, 所居不過容膝, 彼昏不知, 瑤其臺而瓊其室.
장엄한 구중궁궐에서도 기거하는 자리가 容膝에 지나지 않음을 저 우매한 군주는 모르고, 옥으로 그의 누대를 짓고 옥으로 그의 궁실을 장식합니다.
九重 : 구중궁궐.
容膝 : 겨우 무릎이 들어갈 만한 좁은 공간, 陶淵明歸去來辭'무릎 하나 들어갈 만한 좁은 곳이 편안함을 아네 [審容膝之易安]'라는 구절이 있다.
彼昏不知 : 저 우매하고 도리를 모르는 군주. 桀王을 가리킨다.
瑤其臺而瓊其室 : 옥으로 누대를 짓고 붉은 옥으로 궁실을 지음.

羅八珍於前, 所食不過適口, 唯狂罔念, 丘其糟而池其酒.
여덟 가지의 산해진미를 앞에 늘어놓아도, 먹는 것은 입에 맞는 몇 가지에 지나지 않는데도, 미친 군주가 罔念하여 술 찌꺼기로 언덕을 쌓고 술로 못[池]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八珍 : 진귀한 여덟 가지 요리. 周禮天官 膳夫 주에 팔진은 淳鰲·淳母·炮豚·炮將·擣珍···肝膋라고 하였다. 그러나 후세에 와서는 사치스러워져, 龍肝·鳳髓·豹胎·鯉尾·鴞灸·猩唇·熊掌·酥酪蟬을 팔진으로 하였다.
唯狂罔念 : 다만 미친 군주는 바른 도리를 생각지도 않는다. 桀王紂王이 광폭하여 仁義를 생각하지 않은 것을 가리킨다. 서경의 惟圣罔念作狂惟狂克念作圣참조
丘其糟而池其酒 : 술찌꺼기로 언덕을 쌓고 술로 연못을 만듦. 사기殷本記'은 술로써 연못을 만들고 고기로써 숲을 이루었으며, 남녀를 벌거벗게 하여 그 사이로 서로 쫓게 하면서 밤새 술을 마셨다'라는 기록이 있다.

勿內荒於色, 勿外荒於禽, 勿貴難得貨, 勿聽亡國音.
안으로는 여색에 빠지지 마시고 밖으로는 수렵에 빠지지 마시고, 얻기 어려운 보물을 귀중히 여기지 마시고, 나라를 망치는 음악을 듣지 마십시오.
勿內荒於色 : 안으로는 여색에 빠지지 말라. 은 절도를 잊고 즐거움에 미혹됨.
勿外荒於禽 : 밖으로는 사냥에 빠지지 말라. 은 새를 가리키나 수렵을 뜻함. 이 두 구절은 書經五子之歌에 나오는 '안으로는 여색에 빠지고, 밖으로는 수렵에 빠진다[內作,外作禽荒]'는 말에 근거한 것이다.
勿貴難得貨 : 얻기 어려운 보화를 귀하게 여기지 말라. 老子3장에, '얻기 어려운 보화를 귀하게 여기지 않아 백성을 도둑이 되지 않게 함이다'라고 하였다.

內荒伐人性, 外荒蕩人心, 難得之貨侈, 亡國之音淫.
안으로 여색에 빠지면 인간의 본성을 해치고, 밖으로 수렵에 빠지면 사람의 마음을 방탕하게 하고, 얻기 어려운 보화는 사치하게 만들고, 나라를 망치는 음악은 음란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內荒伐人性 : 안으로 여색에 빠지게 되면 인간 본연의 性情을 해치게 됨.
外荒蕩人心 : 밖으로 수렵에 빠지면 인간 본연의 심성이 방탕하게 됨.

勿謂我尊而傲賢慢士, 勿謂我智而拒諫矜己.
내가 존귀하다 여겨 賢士에게 오만하지 말고, 내가 지혜롭다 여겨 諫하는 말을 물리치며 자신을 뽐내지 마십시오.
傲賢慢士 : 현명한 사람에게 오만하고 선비를 업신여김.
拒諫矜己 : 간언을 물리치고 자기 자신을 자랑함.

聞之夏后, 據饋頻起, 亦有魏帝牽裾不止.
듣건대, 夏나라 禹임금께서는 賢士가 오면 식사 도중에도 자주 일어나 맞이하였다 하며, 魏 文帝는 소맷자락을 당기며 간하여도 그만두지 않았다고 합니다.
夏后 : 의 군주. 禹王을 가리킨다.
: 임금에게 올리는 진지. 水刺.
魏帝牽裾不止 : 는 옷소매를 잡아당겨도 그만두지 않음, 魏文帝(: 曹丕)冀州의 백성 10만 호를 河南으로 옮기려 하였다. 辛毗가 이의 부당함을 간하자 문제는 화를 내고는 대답도 하지 않고 일어나 內殿으로 들어가려 하였다. 이에 신비가 옷소매를 잡고 다시 간하자 문제는 옷소매를 뿌리치고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魏志辛毘列傳에 보인다.

安彼反側, 如春陽秋露, 巍巍蕩蕩, 恢漢高大度; 撫玆庶事, 如履薄臨深, 戰戰慄慄, 用周文小心.
저들의 근심을 안심시키기를 봄볕과 가을 이슬처럼 하시고, 높고 넓기를 漢高祖의 큰 도량처럼 넓히십시오. 이런 여러 가지 일을 실천함에 살얼음을 밟듯, 깊은 연못에 임하듯 하시고, 두려워하고 삼가기를 周 文王의 조심하는 마음으로써 하십시오.
反側 : 마음이 불안하여 몸을 이리저리 뒤척이.
春陽秋露 : 봄볕같이 따뜻하고 가을 이슬같이 맑은 군주의 덕을 베풀라는 뜻.
魏魏蕩蕩 : 는 산이 높이 치솟은 모양. 蕩蕩은 물이 넓은 모양을 형용한 것.
漢高大度 : 나라 高祖와 같은 큰 도량. 한나라 고조 劉邦은 부하 장수들이 모반을 꾀하려 하자, 張良의 계책에 따라 평소 미워하던 雍齒라는 자에게 영지를 주고 로 봉하였다. 이에 반심을 품고 있던 다른 장수들이 미워하는 자까지 후하게 대접하는 고조의 도량에 감격하여 모반할 생각을 버렸다고 한다.
: 어루만짐. 즉 잘 처리한다는 뜻.
庶事 : 여러 가지 政事.
履薄臨深 : 살얼음을 밟는 듯, 깊은 연못에 임하듯 매우 조심하라는 뜻. 시경小雅 小旻'두렵게 여기고 경계하라. 깊은 연못에 임한 듯, 얇은 얼음을 밟는 듯[戰戰兢兢 如臨深淵 如履薄氷]’이란 구절이 있다. 천자문 臨深履薄 참조

 

 

註解千字文(주해천자문)

天地玄黃 宇宙洪荒, 日月盈昃 辰宿列張. ▶ 天:하늘 천 地:땅 지 玄:검을 현 黃:누를 황 宇:집 우 宙:집 주 洪:넓을 홍 荒:클 황(거칠 황) ▶ 日:해 일(날 일) 月:달 월 盈:찰 영 昃:기울 측 辰:별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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戰戰慄慄 : 두려워하며 몸을 떨다.
周文小心 : 나라 文王처럼 조심하고 삼가다.

『詩』之不識不知, 『書』之無偏無黨, 一彼此於胸臆, 損好惡於心想.
《시경》의 不識不知와 《서경》에서는 無偏無黨은 가슴속에서 피차를 한가지로 여기고, 마음속에 好惡를 줄이는 것입니다.

衆棄而後加刑, 衆悅而後行賞, 弱其强而治其亂, 伸其屈而直其枉.
대중이 내치고 나서 형벌을 가하고, 대중이 좋아하고 나서 賞을 내리셔야 하며, 세력이 강한 자를 弱化하고, 作亂者는 다스리고, 억울한 자는 伸冤하고, 비뚤어진 자는 바로잡아야 합니다.
不識不知 : 시경大雅 皇矣에 나오는 구절. '上帝文王에게 말하기를, 나는 밝은 덕을 좋아하니, 소리나 안색으로 크게 나타내지 않고, 중국을 다스림에 상제의 법을 개혁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것도 알지 못하며 오직 상제의 법칙만을 따르도록 하라[帝謂文王, 予懷明德, 不大聲以色, 不長夏以革, 不識不知, 順帝之則]’
無偏無黨 : 서경周書 洪範편에 나오는 말. ‘군주된 자는 사사로이 좋아함을 버리고 王道를 따라야 하고, 사사로이 싫어함을 버리고 왕의 길을 따라야 한다. 치우침이 없고 공평함을 잃지 않으면 王道는 넓고 넓을 것이며, 공평함을 잃지 않고 치우침이 없으면 왕도는 평평하리라[無有作好 遵王之道 無有作惡 遵王之路 無偏無黨 王道蕩蕩 無黨無偏 王道平平]’. 여기에서 은 치우침, 은 공평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衆棄而後加刑 : 대중이 버리고 난 다음에야 형벌을 내림. 孟子梁惠王 下에 나오는 다음 말에 의거한 것이다. “(……) 좌우에서 모두 죽여야 한다고 말하더라도 듣지 마십시오. 대부들이 모두 죽여야 한다고 말하여도 듣지 마십시오. 나라 사람들이 모두 죽여야 한다고 말하고 나서 살피셔서 죽여야 한다고 인정이 되면 그때 죽이십시오. 그렇게 하면 나라 사람들이 그 사람을 죽였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한 뒤에야 백성의 부모가 될 수 있습니다. [(……) 左右皆曰可殺 勿聽, 諸大夫皆曰可殺 勿聽 國人皆曰可殺 然後察之, 見可殺焉 然後殺之, 故曰國人殺之也, 如此 然後可以爲民父母.]”
衆悅而後行賞 : 대중이 기뻐한 이후에야 상을 내림.
: 죄 없이 눌려 몸을 구부리고 있는 사람.
: 마음이 굽어있는 邪曲된 사람.

故曰:
“如衡如石, 不定物以限, 物之懸者, 輕重自見;
如水如鏡, 不示物以情, 物之鑑者, 姸媸自生.”
그러므로 일렀습니다.
“저울대나 저울추처럼 물건에 제한을 두지 않으매, 물건을 매달면 무게가 저절로 나타나듯 한다. 물이나 거울처럼 사물에 감정을 보이지 않으매, 물건을 비추면 姸媸가 저절로 드러나듯 한다.”
如衡如石 : 저울대 같고, 저울의 돌로 된 추 같음. 군주가 신하를 평가할 때, 주관적인 감정을 배제하여 마음이 평정하면, 저울에 물건을 매달았을 때 그 무게가 저절로 드러나듯이 상대방의 역량이 저절로 드러난다는 뜻.
如水如鏡 : 마음이 물과 거울같이 맑고 밝다.
姸媸 : 아름다움과 추함

勿渾渾而濁, 勿皎皎而淸, 勿汶汶而闇, 勿察察而明.
군주의 마음은 혼탁하여서는 안 되고 깨끗하여 너무 맑아서도 안 됩니다. 흐릿하고 사리에 어두워서는 안 되고 지나치게 살펴서 너무 분명해서도 안 됩니다.
渾渾 : 혼탁한 모양.
皎皎 : 희고 깨끗한 모양.
汶汶 : 더럽고 흐릿한 모양.
察察 : 자세하고 밝은 모양. 여기서는 자세하고 밝은 것이 지나쳐 번거롭고 자질구레한 것까지 샅샅이 살핌을 뜻한다.

雖冕旒蔽目, 而視於未形; 雖黈纊塞耳, 而聽於無聲.
면류관의 드리운 구슬이 눈을 가려도 아직 드러나지 않은 것까지 볼 수 있어야 하며, 면류관에 드리운 노란 솜방울이 귀를 막아도 아직 소리로 들리지 않는 백성의 소리까지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冕梳蔽目 : 면류관의 구슬이 눈을 가림, . 는 관 앞뒤에 드리워진 끈에 五采의 구슬을 꿴 것. 천자의 관에는 끈이 열두 줄, 제후의 관에는 아홉, ·하 대부의 관에는 각각 일곱과 다섯 줄을 드리웠다. 천자의 관에 유를 드리우는 까닭은 邪曲과 자질구레한 것이 천자의 눈에 뜨이지 않도록 하려 함이다.
黈纊塞耳(주광색이) : 黈纊이 귀를 막음. 주광은 천자의 면류관에 좌우로 달려 있는 노란색의 솜을 뭉쳐 만든 솜방울. 천자로 하여금 함부로 아무 말이나 듣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縱心乎湛然之域, 遊神於至道之精, 扣之者應洪纖而效響, 酌之者隨淺深而皆盈.
마음은 고요하고 깊은 경지에 풀어 놓고, 정신은 지극한 道의 精髓에서 노닐게 하여, 두드리는 자에게는 洪纖에 응하여 소리를 내어 주고, 물을 긷는 자에게는 淺深에 따라 모두 채워주어야 합니다.
湛然(잠연) : 물이 깊고 고요한 모양.
至道之精 : 지극한 精髓.
扣之 : 그것을 두드리다. 즉 뜻을 묻는다는 말.
洪纖 : 넓고 큰 것과 가늘고 작은 것.
酌之 : 물을 긷다. 즉 생각을 헤아린다는 뜻.
淺深 : 그릇의 깊고 얕음.

故曰:
“天之經, 地之寧, 王之貞.”
그러므로 일렀습니다.
“하늘의 일정한 도리, 땅의 편안함, 왕의 바른 덕성.”
天之經 : 하늘의 변하지 않는 일정한 도리. 의 뜻.
地之寧 : 대지의 움직이지 않는 편안함.
王之貞 : 제왕의 바르고 곧은 덕.

四時不言而代序, 萬物無言而化成, 豈知帝力而天下和平.
사계절은 말 없이 순서에 따라 바뀌고, 만물은 말 없이 조화를 이루니, 어찌 황제 덕분에 천하가 화평한 줄 알겠습니까?
四時不言而代時 : 춘하추동의 사계절은 누가 명령의 말을 하지 않아도 순서대로 바뀜.
萬物無言而化成 : 만물은 아무 말 없이 변화하면서 生成發展을 이룸.
豈知帝力而天下平 : 천자의 힘으로 천하가 화평해졌음을 어찌 알겠습니까? 通志임금 때의 擊壤歌를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때는 陶唐 堯임금의 세상으로, 세상은 밝고 백성은 태평하였다. 어떤 노인이 길에서 땅을 두드리며 노래부르기를 "해 뜨면 나아가 일하고, 해지면 들어와 쉬네. 우물 파서 물 마시고, 땅 갈아 밥 먹으니, 임금의 힘인들 우리에게 무슨 아랑곳이 있으리?" [陶唐之世, 俗熙民泰, 有老人 擊壤而歌於路曰; 日出而作,日入而息. 鑿井而飮, 耕田而食. 帝力何有於我哉?]’

吾王撥亂, 戡以智力, 民懼其威, 未懷其德, 我皇撫運, 扇以淳風, 民懷其始, 未保其終.
우리 황제께서는 난세를 다스림에, 지혜와 힘으로써 승리를 거두시매, 백성은 그 위세를 두려워하고 있으나 아직 황제의 덕은 모르고, 우리 황제께서는 天運을 잡으시고 순수한 기풍을 일으키시매 백성이 그 시작은 좋아하나 그 종말을 믿지 못하고 있습니다.
吾王撥亂 : 吾王唐 太宗, 撥亂은 난을 다스려 세상을 평안하게 함을 말함. 당 태종이 나라 말의 난을 평정하고 당나라를 건국한 것을 가리킴.
() : 과 같은 뜻. 이기다.
撫運 : 天運을 손에 잡다. 천명으로 천자의 지위에 오름을 뜻한다.
: 부채질하다. 즉 부채질하여 바람을 일으키듯이 하다.

爰述金鏡, 窮神盡聖, 使人以心, 應言以行, 包括治體, 抑揚詞令.
이에 金鏡을 지었으니, 황제께옵서 神聖과 聖德을 다하여, 사람을 부림에는 誠心으로써 하고 말을 했으면 실천함으로써, 다스림의 본체를 포괄하고, 천자의 조칙에 抑揚을 구사하여야 합니다.
金鏡 : 금으로 만든 거울. 즉 선악과 시비를 비추어 바르게 하는 거울과 같은 鑑戒의 말. 여기서는 大寶箴을 가리킨다.
窮神盡聖 : 군주의 신성한 을 다하도록 함.
包括治體 : 정치의 본체를 포괄함.
抑揚詞令 : 抑揚은 누르기도 하고 올리기도 함. 즉 천자의 사령으로 좋은 일을 한 자에게는 상을 주어 높여 주고 잘못한 자에게는 벌을 주어 억제함. 사령은 조칙과 명령을 뜻한다.

天下爲公, 一人有慶.
천하를 공유하면 一人에게 경사가 있습니다.
天下爲公 : 천하를 만인의 공유물로 함. 禮記禮運篇大道가 행해진 시대에는 천하를 공유하여 行也, 天下爲公]’라고 하였다.

開羅起祝, 援琴命詩, 一日二日, 念玆在玆.
殷나라의 湯王은 그물을 열고 신에게 기원했고, 舜임금은 거문고를 연주하며 시를 지어 노래했으니, 하루 이틀의 짧은 시간에도 念玆在玆 하십시오.
開羅起祝 : 그물을 열고 축도함. 는 새나 짐승을 잡기 위해 설치한 그물. 史記殷本紀에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湯王이 궁 밖에 나갔더니, 들에 그물을 사면으로 쳐놓고 하늘에 축도하는 자가 있었다. "하늘에서 나는 놈, 땅에서 뛰는 놈, 사방의 모든 짐승이 모조리 내 그물에 걸리게 해주십시오" 이에 탕왕은 짐승들을 몰살시키게 될 그러한 사냥은 無道한 짓이라 생각하여, 4면의 그물 중 3면의 그물을 치우고 기도하기를 "왼쪽으로 가고 싶으면 왼쪽으로 가고, 오른쪽으로 가고 싶으면 오른쪽으로 가라. 높이 날고 싶으면 높이, 낮게 날고 싶으면 낮게 날아 그물을 피하라. 내 명을 듣고 싶지 않으면 그물에 들어와라."라고 하였다. 제후들이 이 일을 알고 탕왕의 덕이 지극하여 금수에까지 미치도다.”라고 말하였다.
援琴命詩 : 임금은 즉위하자, 거문고를 연주하면서 南風歌를 노래하며 백성이 편안하고 잘살기를 빌었다. "훈훈한 남풍이 부니, 우리 백성의 원한 풀어줄 수 있겠네. 남풍이 때 맞추어 부니, 우리 백성의 재물이 풍족할 수 있겠네 [南風之薰兮, 可以解吾民之慍兮, 南風之時兮, 可以阜吾民之財兮].”
一日二日 : 서경虞書 皐陶禹王賢臣 皐陶와 정사를 이렇게 논하고 있다. “안일과 탐욕으로 나라를 다스리지 마시고, 조심하고 두려워하십시오 하루나 이틀의 짧은 기간에도 만 가지 조짐이 생깁니다[無敎逸欲有邦, 兢兢業業, 一日二日萬幾].”
念玆在玆 : 서경虞書 大禹謨에 나오는 말. 禹王임금에게 皐陶의 공적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한 말이다. “고요는 힘써 덕을 심어 그 덕이 아래에까지 미쳤고 백성은 그를 따르고 있습니다. 임금께서는 깊이 생각하소서! 그 사람을 생각함은 그의 공적 때문이고, 그 사람을 버려도 그의 공적은 그대로 있으며, 그 사람의 이름을 말함도 그의 공적 때문이고, 그 사람에 대한 믿음이 우러나옴도 그의 공적 때문이니, 임금께서도 그의 공적을 생각하십시오 [陶邁種德, 德乃降, 黎民懷之. 帝念哉! 念玆在玆, 釋玆在玆, 名言地在玆, 允出玆在玆, 惟帝念] 여기서 '염자재자'는 군주는 덕으로써 올바른 정사를 폄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였다.

惟人所召, 自天祐之.
사람이 불러들이는 바를 하늘이 돕습니다.
惟人所召 : 오직 사람이 불러들이는 것이다. 화나 복은 자신의 행동에 따라 결정된다는 뜻. 좌전襄公 23년에 '화나 복은 출입하는 문이 없다. 오직 사람들이 불러들이는 바에 따라 출입한다 [禍福無門 唯人所召]'라는 말이 있다.
自天祐之 : 사람이 선한 일을 하면 하늘로부터 도움을 받는다. 易經大有卦 上九에 나오는, '하늘이 그를 돕는다. 길하여 불리함이 없다 [天祐之吉无不利]'라는 말이 있다.

諍臣司直, 敢告前疑.
諍臣은 바른 도리를 담당하는 관직이므로, 감히 前疑에게 고합니다.
諍臣 : 간하는 신하, 張蘊古 자신을 가리킨다.
司直 : 시비를 다스리는 관직. 바른 도리를 담당하는 관직.
前疑 : 옛날에 군주의 전후좌우에서 군주를 보좌하는 관리. 禮記文王世子篇 疏'앞의 사람을 , 뒤의 사람을 , 왼쪽의 사람을 , 오른쪽의 사람을 이라 한다'고하였다. 前疑에게 고한다고 함은, 필자가 겸손하여 직접 군주에게 올리지 않고, 천자를 모시는 전의에게 올린 글로 표현하고 있다.

 

 

 

 

 

 

 해설


《文心雕龍》註에 의하면 ’箴은 병을 고치는 針의 뜻‘이라 했으니 잠이란 풍자하고 훈계하는 내용의 글이다. 잠은크게 官箴과 私箴으로 나눌 수 있다. 官箴이란 남을 훈계하고 깨우치게 하는 글이고, 私箴이란 자기 자신을 훈계하고 깨우치는 글을말한다. 예를 들면 앞에 나온 張蘊古의 〈大寶箴〉은 관잠이고, 程正叔의 〈四箴〉은 私箴에 속한다.
이 〈대보잠〉은 唐 太宗 때 中書省의 관리로 있던 장온고가 그때 즉위한 지 얼마 안 된 황제에게 올린 글이다. 大寶라는 말은 《역경》 繫辭傳 下에 '천지의 大德을 生이라 하고, 성인의 大寶를 位라고 한다[天地之大德曰生, 聖人之大寶曰位]'라고 한 말에서 인용한 것이다.
〈대보잠〉은 천자가 제위를 유지하기 위해 지켜야 할 일을 쓴 것으로 대부분 대구로 이루어져 있고 고사를 인용하여 내용이 함축적이며 잠언으로서의 엄격한 형식을 지니고 있다. 당 태종이 이것을 받고는 鑒戒로 삼을 만하다고 크게 기뻐하여 비단 3백필을 내리고 직책을 大里寺丞으로 올려 주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