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耽古樓主의 한문과 고전 공부
勸睡之物爾 有一士妻, 患襁褓小兒, 喜啼不睡, 取書帙, 照兒眼.어떤 선비의 아내가 襁褓에 싸인 아이가 울기만 좋아하고 잠자지 않음을 근심하여, 책을 가져다가 아이의 눈앞에 펼쳐 주었다. 翁曰: “何也?” 남편이 말하였다."무엇 때문에 그렇게 하오?" 妻曰: “每見乃翁, 携帙輒睡. 吾意書帙者, 勸睡之物爾.” 翁大笑.아내가 말하기를,“매번 서방님을 보노라면 책만 들면 문득 잠들어 버리니, 제가 생각하기에는 책이란 것은 잠을 권하는 물건일 따름입니다”라고 하니, 남편이 크게 웃었다. 翁之兒, 新婚後, 懶學. 翁切責之. 영감의 아들이 결혼한 후 공부를 게을리하므로, 영감이 切切히 꾸짖었다. 兒曰: “每執券, 字字變爲鴉鬟, 未暇讀也.” 아들이 말하였다."책을 잡기만 하면 글자가 모두 변해서 갈까마귀 깃털이 되니 읽..
非僧則尼 一山僧 嘗畜雌馬之黑鬣白顙 語人曰此馬生子 色必類母.어떤 山僧이 항상 검은 갈기에 이마가 흰 암말을 기르며, 사람들에게 말하였다.“이 말이 새끼를 낳으면, 반드시 어미와 색깔이 같을 터이다.”▶鬣(렵): 갈기 沙彌曰不必似也 師怒 欲於衆中 折辱之.사미승이 말하기를, "반드시 닮지는 않을 것입니다."라고 하니, 스님은 노하여 대중 앞에서 그를 꺾고 욕보이고자 했다. 一日萬佛會 鄕里皆聚至 師謂沙彌曰汝能言馬之生子必不類母 何耶.하루는 萬佛會에 鄕里 사람들이 모두 모였는데, 스님이 사미승에게 말하였다.“네가 능히 말이 새끼를 낳으면 반드시 그 어미와 같지 않으리라고 말하였는데, 무슨 까닭이냐?”▶ 萬佛會: 고려 시대 불교 행사의 하나. 승도와 남녀 신도가 한데 어울려 행하는 법회. 沙彌對曰師尊與後院比丘尼 ..
滔滔畏妻 一大將 酷畏妻.어떤 大將이 아내를 몹시 두려워했다. 一日 竪靑紅旗於郊 令曰畏妻者紅 不畏妻者靑 어느 날 郊外에다 靑紅旗를 세우고 명령하였다.“아내를 두려워하는 자는 붉은 깃발로, 아내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는 푸른 깃발로 가라!” 衆皆紅立 一人獨靑.사람들이 모두 붉은 깃발에 섰는데, 한 사람만이 푸른 깃발에 섰다. 大將壯之曰如子者 眞大丈夫也 天下之人 滔滔畏妻 我爲大將 領百萬之衆 臨敵鏖戰 矢石如雨 膽氣百倍 曾不少挫.至於閨門之內 袵席之上 恩不掩義 以爲婦人所制.子何修而至此耶?대장은 그를 장하게 여겨 말하였다."자네 같은 사람이 진짜 대장부일세. 천하 사람들이 온통 아내를 두려워하네. 내가 대장이 되어, 100만 명의 군사를 거느리고 敵을 맞아 죽기 살기로 싸울 때, 矢石이 비 같아도 담력과 용기가 百倍하..
人各有好 一士子 有愛妾白玉 眇一目 善歌舞絲竹.어떤 선비에게 愛妾인 白玉이 있었는데, 애꾸눈이었지만 歌舞와 絲竹에 능하였다. 嘗於宴席 紅妓滿座 玉獨擅場 妓輩相肘而笑曰何物獨眼者 敢爾自賢乎일찍이 宴席에 기생들이 그득했으나, 백옥이 홀로 뛰어나니, 기생들이 서로 팔꿈치질하고 웃으며 말하였다."어찌 된 놈의 애꾸기에 감히 스스로 잘난 체하는가?“▶擅場: 1. 그 자리에서 대적(對敵)할 사람이 없는 제일인자(第一人者).2.중국(中國) 당나라(唐--) 때 연회(宴會) 같은 데포제서 시(詩)를 일(一) 등(等)으로 지은 사람.▶肘(주): 팔꿈치. 만류하다(挽留--) 팔꿈치질하다 俄而 有唐狗竊肉 亂絲竹而走 亦眇一目.조금 있다가 큰 개가 고기를 훔치다가, 악기를 흐트러뜨리고 달아나는데, 또한 애꾸였다. 妓輩大笑曰今日 獨眼..
被撻於室人 朝官有許姓者 性過柔 妻李 性鷙悍 李嘗作獅子吼則許畏縮屛氣 不敢出聲.朝官에 許氏 성을 가진 사람이 있었는데 성격이 너무 부드러웠고, 아내인 李氏는 성격이 사나워서 이(李)가 사자처럼 으르렁거리면, 허(許)는 두려워서 움츠러들어 숨을 죽이고 감히 소리도 내지 못했다.▶鷙悍: 鷙(지): 猛禽. 사납다. 悍(한): 사납다.▶畏縮: 두려워서 몸을 움츠림.▶屛氣: 숨죽이다 一日 李盛怒 令許自揭露脚 撻之見血.하루는 李가 몹시 노해서, 許에게 스스로 종아리를 걷어 올리게 하고 회초리로 때리니 피가 났다. 一同僚 窃聞 他日 與許同坐 小吏犯罪 陽怒狀 若親撻.어떤 동료가 이 소문을 몰래 듣고, 뒷날 許와 자리를 함께하고 있다가, 아전이 죄를 범하였으매 거짓으로 노하여 마치 몸소 회초리로 칠 듯이 했다.▶窃: =竊▶..
良膠 李斯文由義 髥禿.선비인 李由義는 수염이 없었다. 晩翠亭趙先生 戱曰我有良膠 得他髥粘之 終身不落.晩翠亭 趙先生이 놀렸다."내게 좋은 아교가 있는데, 남의 수염을 얻어서 붙이면 평생토록 떨어지지 않는다."▶ 晩翠亭 趙先生: 趙須로, 그의 호가 '만취정' 혹은 '송월당'이다. 李請其方 趙曰秘法不可浪傳 昔有隣翁 來捫膠篋還家 手氣所屬 陰陽相附 不離者數日 請醫附藥 醫附手 請呪呪之 呪者附口 請巫禱之 巫者附身 五人相附不離者數日矣.如此秘方 何以浪傳乎이(李)가 그 방법을 청하자, 조(趙)가 말하였다."비법을 함부로 전할 수 없다. 전에 이웃집 늙은이가 와서 아교 상자를 만져 보고 집으로 돌아갔는데, 그 닿았던 손 기운 때문에 음양(陰陽)이 붙어 버려서, 며칠이 지나도 떨어지지를 않았다. 의원을 청해 약을 발랐더니 의원..
老髡老虜 山僧惠眞 求新曆於書雲判事李陽達 李用舊曆 換初面贈眞 眞終年用之 晩乃得悟曰我於老虜 當有所報之.山僧인 惠眞이 書雲判事 李陽達에게 새 冊曆을 달라고 하자, 이(李)가 묵은 책력으로 첫 장만 바꾸어 惠眞에게 주었는데, 진은 1년이 다 가도록 그것을 쓰다가, 뒤늦게 깨닫고는 말하였다."내 늙은 오랑캐에게 마땅히 이 앙갚음을 해야 하리라"▶ 書雲判事: 書雲觀 判事이다. '서운관'은 세조 12년에 觀象監으로 고쳤다. 천문(天文)·재상(災祥)·역일(曆日)·추택(推擇) 등에 관한 일을 맡았던 관청이다.▶ 李陽達: 조선 초기의 유명한 術士였다.▶ 冊曆: 지구와 태양・달의 관계에서, 1년 동안에 해와 달의 뜨고 지는 일, 일식・월식・절기 기타 기상학상의 변동 및 그 밖의 사항을 날의 순으로 기재한 책을 말한다. 曆..
嫉人干請 許吏判誠 性執 嫉人干請 有請欲東則西 欲西則東 必反其意.이조판서 許誠은 고집이 세고 남이 청탁함을 싫어해서, 동쪽으로 가고 싶다는 청탁이 있으면 서쪽으로 보내고, 서쪽으로 가고 싶다는 청탁이 있으면 동쪽으로 보내어 반드시 그 뜻을 거슬렀다. 僧一雲 欲往斷俗寺 語許曰聞西都永明寺 山水之勝 甲於東韓 乞我一住 以償宿願.若住斷俗寺 吾事去矣.승려 一雲이 斷俗寺의 주지가 되고자 許에게 말하였다."들으니 평양의 永明寺는 山水의 빼어남이 우리나라에서 으뜸이라 합니다. 바라건대 저를 한번 주지가 되게 해 오랜 소원을 풀게 해 주십시오. 만약 단속사에 住錫하면 제 일은 틀어져 버립니다."▶ 斷俗寺: 지리산 동쪽에 있는 절이다.▶ 永明寺: 평양의 금수산 浮碧樓 서쪽 麒麟窟 위에 있는 절의 이름이다. 천하의 명승이라 ..
處女可論情 有一人 在諫院三年 無一讜論 語人曰 若杜口 諫官自好 어떤 사람이 司諫院에 3년 동안 있으면서, 바른 議論을 한 번도 하지 않고는, 남에게 말하였다."만약 입만 닫는다면 諫官이 절로 좋을 것이다"▶ 司諫院: 조선 시대 삼사(三司)의 하나로 임금에게 諫言하는 일을 맡았던 관청이다. 有良家女 年三十 未適人 隣有惡年少 夜夜踰墻相從 年少曰 卿 昏姻失時 年壯 尙爲處女 可惜 女曰 若與子 夜夜論情 處女 亦佳어떤 양갓집 딸이 나이 서른이었으나 아직 시집을 가지 못하다가, 이웃에 못된 젊은이가 있어 밤마다 담을 넘어 서로 사귀었는데, 젊은이가 말하기를,“그대가 결혼에 때를 놓쳐 나이가 찼는데도 아직 처녀이니 애석하도다.”라고 하자, 여자가 말하였다."만약 그대와 함께 밤마다 정(情)을 나눌 수 있다면 처녀라도 ..
卞九祥公事 卞先生九祥 博學善詞章 拙於吏事.卞九祥 선생은 박학하고 문장을 잘했지만, 관리로서의 일에는 졸렬했다.▶ 卞九祥(생몰 연대 미상): 문신으로 본관은 密陽이고, 右副承旨 仲郞의 아들이다. 세종 1년增廣文科에 급제해 여러 벼슬을 거쳐 司藝에 이르렀다. 詩에 특히 뛰어나 卞詩魔라 불리었다. 嘗爲漢城參軍 訟者盈庭 甲爭辨百端 卞曰 爾言似 乙又如是 卞曰 爾言似 一不可否 仰天嘆曰 此誠國論之難斷者也.일찍이 漢城參軍이 되었는데, 송사(訟事)를 하는 사람들이 官庭에 그득하고, 甲이 온갖 말로 따져서 주장하면, 卞이 “네 말이 그럴듯하다”라고 하고, 乙이 또한 이와 같이 하면, 卞이 “네 말이 그럴듯하다”라고 하다가, 옳고 그름을 하나도 가리지 못하고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였다.“이것은 참으로 國論의 판단하기 어려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