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8行類-23汾陰行(분음행)

耽古樓主 2024. 2. 25. 08:21

古文眞寶(고문진보)

분음의 노래(汾陰行)-이교(李嶠)

▶ 汾陰行 汾陰을 노래함.
분음은 山西省 榮河縣 북쪽에 있던 이름거기에 汾水가 흐르고 있어 얻은 이름이다元鼎 4(기원전 113)에 寶鼎이 발견된 뒤 武帝가 그곳에 后土祠를 세우고 직접 가서 后土에 제사지냈다.

 


君不見
昔日西京全盛時,汾陰后土親祭祀。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옛날 西漢의 전성시대를. 분음에서 땅의 신을 천자가 친히 제사지냈네.
西京 : 長安. 여기서는 西漢을 가리킴.
后土 : . 대지의 신.

齋宮宿寢設齋供,撞鐘鳴鼓樹羽旗。
齋宮에 머물러 자면서 재계 음식을 올리고, 종 치고 북 울리며 羽旗를 세웠네.
齋宮 : 천자가 재계하는 궁전.
設齋供 : 재계할 때의 음식을 재계에 맞게 마련해 올림.
樹羽旗 : 새깃 꽂은 기를 세우다. 羽旗羽旂라고도 하며, 오색의 새 깃털을 깃대 위에 꽂은 것.

漢家五葉才且雄,賓延萬靈服九戎。
漢 왕실 5代는 재능이 있고도 영웅다웠으니, 모든 신령 받들어 모시고 모든 오랑캐 복종시켰네.
漢家五葉 : 왕실의 5. 高祖·惠帝·文帝·景帝·武帝를 가리킴.
賓延萬靈 : 모든 신령을 손님처럼 모시다. 모든 신령을 잘 모시다.
九戎 : 모든 오랑캐. ···을 다 포함함.

柏梁賦詩高宴罷,詔書法駕幸河東。
柏梁에서 시를 읊던 성대한 잔치를 마치고, 詔書 내려 천자의 수레 내어 河東으로 납시었네.
栢梁賦詩 : 백량대에서 시를 읊다. 무제는 백량대를 짓고 신하들을 모아 잔치하며 모두에게 칠언을 읊도록 하였다. 황제 이하 25명이 한 구절씩 읊은 聯作으로, 元封 3년에 지었다고 하나, 淸 顧炎武를 비롯한 학자들이 후인의 위작일 터이라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高宴 : 성대한 잔치.
法駕 : 천자의 수레.
河東 : 대체로 山西省 境內黃河 동쪽 지방. 汾陰은 그곳에 있었다.

河東太守親掃除,奉迎至尊導鸞輿。
河東太守는 친히 土祠를 소제하고, 지존 받들어 마중하여 천자의 수레 인도하였네.
鸞輿 : 천자의 수레.

五營將校列容衛,三河縱觀空里閭。
五營의 장교들 늘어서서 儀容과 護衛를 맡고, 三河 사람들이 모두 구경나와 동리를 비웠었네.
五營將校 : 여러 군영의 장교들. 長水·步兵·射聲·屯騎·越騎5[後漢書順帝紀 注]의 장교들.
列容衛 : 줄을 서서 儀容護衛를 맡다. 儀仗도 갖추고 호위도 담당하다.
三河 : 대에 河東·河內·河南三郡을 이르던 말.
空里閭 : 마을을 비우다.

回旌駐蹕降靈場,焚香奠醑徼百祥。
旌門으로 돌아와 머물며 靈場에 내려와서, 향 피우고 맑은 술 올리며 여러 가지 복을 비네.
回旌 : 旌門으로 돌아오다. 정문은 천자가 밖에 나가 제사를 지내거나 임시로 쉴 때 장막을 쳐 궁전으로 삼고 깃대를 세워 만들어 놓은 문.
駐蹕(주필) : 천자가 밖에 나가 다니다 머무름.
靈場 : 신령이 내리는 곳. 后土祠를 가리킴.
奠醑(전서) : 좋은 술을 올림.
徼百祥 : 백 가지 상서로움을 祈求하다. 여러 가지 복을 빌다.

金鼎發食正焜煌 , 靈​祇煒燁攄景光.
금솥의 음식 올리니 매우 휘황하고, 신령께서는 번쩍번쩍 상서로운 빛 발산하네.
發食 : 음식을 올리다. 음식을 제물로 차려 올리는 것.
焜煌(혼황) : 휘황하다. 빛이 환함.
靈祇煒燁(영기위엽) : 신령께서 빛을 발하다. 后土께서 번쩍번쩍 빛을 내시다.
攄景光(터경광) : 상서로운 빛을 발산하다. 漢書교사지에는 무제가 분음에 갔을 때, 어떤 사람이 분수에 붉은 비단 같은 빛이 남을을 보았다 하여, 거기에 후토사를 세웠다고 하였다.

埋玉陳牲禮神畢,舉麾上馬乘輿出。
옥을 묻고 제물 늘어놓고 신령께 제례 다 올리고, 지휘기 들고 말 몰아 수레 타고 나가셨네.
埋玉 : 옥을 땅에 묻다. 后土에게 제물로 바치는 것이다.
: 지휘할 때 쓰는 깃발.

彼汾之曲嘉可遊,木蘭爲楫桂為舟。
저 汾水의 물굽이는 매우 유람하기 좋은 곳이라, 木蘭으로 노를 만들고 계수나무로 만든 배를 만드네.
嘉可遊 : 매우 놀기에 좋다. 잘 놀기에 합당하다.
楫(즙) : 배의 노.

櫂歌微吟彩鷁浮,簫鼓哀鳴白雲秋。
櫂歌 가늘게 읊조리며 채색의 배를 띄우니, 퉁소와 북소리 슬프게 울리니 白雲 뜬 가을이네.
櫂歌(도가) : 본시는 뱃노래로 옛 악부 瑟調의 곡 이름. 그러나 나라 때의 이 노래는 魏 明帝의 시로 나라를 평정했던 공훈을 노래한 내용이라 한다 [樂府解題].
彩鷁(채익) : 채색으로 장식한 배. 익은 본디 白鷺와 비슷한 큰 물새 이름.

歡娛宴洽賜群后,家家复除戶牛酒。
즐거운 잔치 무르익자 제후들에게 상을 내리시고 집집마다 다시 牛酒를 내려주셨네.
宴洽 : 잔치가 무르익다.
賜群后 : 제후들에게 恩賜를 내리다. 群后는 제후와 같은 뜻.
戶牛酒 : 家戶별로 牛酒를 내리다. 우주는 천자의 하사물로 흔히 쓰이던 물건. 漢書武帝本紀에 분음에서 후토에 제사지내기 직전에 에 가서 五畤에 제사지내고 우주를 내린 기록이 있다.

聲明動天樂無有,千秋萬歲南山壽。
천자의 명성 밝아 하늘을 감동시키고 신령까지 즐겁게 해드리니, 천년 만년 남산처럼 수하실 것일세.
聲明動天 : 聲譽가 밝게 하늘을 움직이다. 천자의 명성이 하늘을 감동시키다.
樂無有 : 신령[后土]을 즐겁게 해드리다. 무유는 존재가 없는 것으로 따위.

自從天子向秦關,玉輦金車不復還。
천자께서 秦關 향해 떠난 이후로, 천자의 수레는 다시 돌아오지 못하였네.
秦關 : 나라 關門. 이곳에서는 唐 玄宗으로 피란할 때 나갔던 관문을 말함.
玉輦金車 : 천자의 수레를 가리킴. 옥과 금으로 장식한 수레.

珠簾羽帳長寂寞,鼎湖龍髯安可攀。
구슬발과 깃털장막은 언제나 적막하니, 鼎湖의 용수염에 어찌 매달릴 수 있겠는가?
鼎湖龍髥 : 옛날 黃帝鼎湖에서 용을 타고 하늘에 올라갔는데, 그때 용의 수염을 잡고 따라 올라갔던 신하들은 모두 중간에서 떨어졌다 한다. 따라서 이 용의 수염은 권세가 떨어진 上皇이 된 현종을 가리킴.

千齡人事一朝空,四海為家此路窮。
천년의 人事가 하루아침에 공허해지니, 온 세계 한 집안 만들려던 일은 이 길로 궁해졌네.
千齡人事 : 천년 두고 공들여 온 사람의 일. 천년 두고 닦아온 나라의 정치.
四海爲家 : 온 세계를 집안으로 삼다. 天下統一을 이룩함.

雄豪意氣今何在,壇場宮苑盡蒿蓬。
영웅호걸의 의기 지금은 어디에 있는가? 제단이며 궁정이며 모두 쑥대로 덮혔네.
壇場 : 땅을 높이고 깨끗이 만들어 놓은 곳. 곧 제단.
蒿蓬 : , 쑥대가 우거진 것.

路逢故老長太息,世事回環不可測。
길에서 노인 만나 길게 탄식하니, 세상일은 돌고 돌아 예측할 수 없다 하네.

昔時青樓對歌舞,今日黃埃聚荊棘。
옛날에 기생집에서 어울려 노래하고 춤추었는데, 오늘은 누런 먼지 덮어쓰고 싸리와 가시나무에 싸여 있네.
靑樓 : 妓樓. 기생집.
聚荊棘 : 싸리나무, 가시나무가 모여 자라다. 곤경에 빠져 있는 모양을 비유함.

山川滿目淚沾衣,富貴榮華能幾時?
山川이 눈에 가득하나 눈물이 옷을 적시니, 부귀영화가 얼마나 오래 갈 수 있겠는가?

不見只今汾水上,唯有年年秋雁飛。
지금은 汾水 가에 해마다 가을이면 기러기만 날고 있음을 보지 못하는가?

 

 

 해설


앞에서는 西漢의 전성시대와 汾陰에 가서 后土에 제사지내며 국토의 확장을 위해 분주하던 漢 武帝를 찬양하는 한편, 뒤에서는 세월의 덧없음을 한탄하고 있다.
뒤에 안녹산의 난이 일어나 賊徒들이 長安으로 쳐들어오자, 玄宗은 蜀 땅으로 피란을 떠났는데, 도중에 악공이 이 시를 노래함을 듣고 눈물을 흘리며 탄식하였다 한다 [《明皇傳信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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