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하여 부른 노래(醉歌行)-두보(杜甫)
▶ 醉歌行 : 취하여 부른 노래.
본시 題下에 ‘杜甫의 조카 杜勤이 과거에 떨어져 고향으로 돌아갈 때, 장안에서 전송하다 醉中에 지었다.’라는 注가 붙어 있다.
《杜少陵集》 권3에 실려 있다.
陸機二十作文賦, 汝更小年能綴文.
陸機는 스무 살에 文賦를 지었다 하나, 너는 더 젊은 나이에 글을 잘 짓고 있다.
▶ 陸機(261~303) : 晉나라 문인, 자는 士衡. 아우 陸雲과 함께 文名을 날렸다. 그의 文賦인 文論을 대표작으로 꼽는다.[《晉書》列傳].
總角草書又神速, 世上兒子徒紛紛.
총각인데도 草書가 매우 神速하매, 세상 아이들이 공연히 많은 듯하다.
▶ 總角 : 옛날 冠을 쓰기 전 아이들의 머리 모양. 뒤에는 결혼 전 아이들을 가리키는 말로 쓰임.
驊騮作駒已汗血, 鷙鳥擧翮連靑雲.
駿馬가 망아지를 낳아 이미 汗血을 흘리는 듯하고, 사나운 매가 나래 펴 푸른 구름을 잇는 듯하다.
▶ 驊騮 : 옛날 周 穆王의 八駿馬의 하나[《穆天子傳》권1]. 털빛이 붉은 준마 이름임[郭璞 注].
▶ 汗血 : 피 같은 땀을 흘림, 漢 武帝 때 大宛國에서 구한 천리마가 피 같은 땀을 흘렸다 한다.
▶ 鷙鳥(지조) : 사나운 새. 매나 독수리.
▶ 翮(핵) : 죽지. 나래. 칼깃.
詞源倒流三峽水, 筆陣獨掃千人軍.
문장의 원천은 三峽의 물을 거꾸로 흐르게 하고, 집필은 홀로 천 명의 적군을 쓸어낼 기세이다.
▶ 詞源 : 문장의 원천.
▶ 三峽 : 長江 상류의 四川省과 湖北省 접경에 있는 세 곳의 급류, 곧 瞿塘峽·巫峽·西陵峽임.
▶ 筆陣 : 붓으로 친 陣. 여기서는 글을 쓰는 기세를 뜻함.
只今年纔十六七, 射策君門期第一.
지금 나이 겨우 16, 7세인데, 임금 앞에서 科擧보면 1등으로 급제하겠다.
▶ 射策 : 옛날 과거의 한 가지 방법으로 대쪽에 여러 가지 문제를 써놓고 그 중 한 가지를 응시자가 뽑은 다음 거기에 맞는 답안을 쓰는 것. 활을 쏘듯 策問에 맞추어 답을 쓴다는 데서 나온 말.
舊穿楊葉眞自知, 暫蹶霜蹄未爲失.
옛날 버들잎을 백발백중한 養由基는 자신을 잘 알고 있었으니, 잠시 준마가 서리에 발굽이 미끄러졌다 해도 실패함은 아니다.
▶ 舊穿楊葉 : 옛날에 버들잎을 뚫다.
楚나라의 養由基라는 사람은 활을 잘 쏘아 百步 밖에서 버들잎을 쏘아도 백발백중이었다 한다[《史記》周本紀]. 곧 과거에 급제함은 틀림없다고 비유함.
▶ 暫蹶霜蹄 : 서리에 駿馬의 발굽이 미끄러지다. 厥은 쓰러지다. 미끄러지다.
偶然擢秀非難取, 會是排風有毛質.
빼어난 인물로 드러남은 어려운 일 아니니, 반드시 바람을 밀고 날아오를 깃털의 재질이 있기 때문이다.
▶ 偶然擢秀 : 가끔 화초나 곡식이 특별히 빼어나 아름다운 꽃이 피거나 큰 이삭이 달리는 것. 곧 빼어난 인물로 드러나는 것에 비유함.
▶ 排風 : 바람을 밀치다. 매나 독수리가 바람을 밀치고 높은 하늘로 날아오름.
▶ 毛質 : 사나운 새로서의 羽毛의 재질. 높이 날아오를 재질.
汝身已見唾成珠, 汝伯何由髮如漆?
너 자신에게 이미 침이 진주가 되는 글재주가 보이나, 네 백부가 어이하면 머리카락이 옻칠처럼 되어 네 성공을 보랴?
▶ 唾成珠 : 침이 진주가 되다. 침을 뱉는 대로 모두 진주가 되다. 글을 쓰면 모두 아름다운 글이 됨의 비유.
▶ 汝伯 : 너의 伯父. 너의 아저씨. 杜甫 자신.
春光淡沱秦東亭, 渚蒲牙白水荇靑,
風吹客衣日杲杲, 樹攪離思花冥冥.
봄빛이 長安 東亭에 살랑이고 있고, 물가 창포 흰 싹 돋고 마름풀은 파란데, 바람은 나그네 옷자락 날리고 햇살 밝으며, 나무는 이별의 심사 어지럽히고 꽃은 자욱하다.
▶ 淡沱(담타) : 淡蕩과 같은 말로, 물이 출렁이다. 바람에 살랑거리다.
▶ 秦東亭 : 秦은 장안 땅, 東亭은 동쪽의 驛亭. 여기에서 두보가 조카를 고향으로 보내며 술에 취해 이 시를 썼다.
▶ 渚蒲(저포) : 물가의 창포.
▶ 水荇(수행) : 水草의 일종. 노랑어리연꽃.
▶ 果果 : 밝은 모양.
▶ 攬(교) : 교란하다. 흔들어 어지럽히다.
▶ 冥冥 : 어두운 모양. 자욱함. 분명치 않음.
酒盡沙頭雙玉甁, 衆賓皆醉我獨醒.
백사장 가에서 술이 다하기 두 백옥병이니, 여러 손님이 모두 취하였으나 나만은 멀쩡하다.
▶ 沙頭 : 沙場 가.
乃知貧賤別更苦, 呑聲躑躅涕淚零.
이제야 빈천한 사람의 이별이 더욱 괴로운 줄 알게 되니, 소리 삼켜 울며 머뭇거리며 눈물을 떨군다.
▶ 吞聲 : 소리를 삼키다. 소리를 삼키며 울다.
▶ 躑躅(척촉) : 머뭇거리다. 서성이다.
해설
이 시는 세 가지 韻을 쓰고 있는데, 운이 바뀔 때마다 시의 내용도 단락이 지어지고 있다.
첫 단에서는 조카 杜勤의 文才를 노래하고, 둘째 단에서는 과거에 낙방함을 위로하고, 셋째 단에서는 이별을 슬퍼하고 있다.
자기 골육에 대한 杜甫의 애정과 떠나보내는 슬픔이 독자의 가슴을 울리는 작품이다. 특히 앞부분의 청신한 기세와 뒷부분의 침울한 분위기의 대조는 이 시의 효과를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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