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존사의 소나무 병풍에 적다(題李尊師松樹障子歌)-두보(杜甫)
▶ 題李尊師松樹障子歌 : 李尊師의 소나무 병풍에 題詩하는 노래.
李尊師는 唐 玄宗 때의 道士. 障子는 가리개 또는 병풍.
《杜詩鏡銓》에는 권4에 실려 있음.
老夫淸晨梳白頭, 玄都道士來相訪.
이 늙은이 이른 아침에 흰머리 빗고 있는데, 道士가 찾아오네.
▶ 梳 : 빗. 빗질하다.
▶ 玄都道士 : 당나라 長安 朱雀街에 있던 玄都觀[《唐會要》]의 도사.
据髮呼兒延入戶, 手提新畫靑松障.
머리 움켜쥔 채 아이 불러 인도해 문에 들게 하니
손에 새로 靑松을 그린 障子가 들려 있네.
▶ 握髮呼兒延入戶 : 金隆의 《勿巖集》4권에는 “延은 接引의 뜻이니, 迎字와는 다르다.” 하였다.
障子松林靜杳冥, 憑軒忽若無丹靑.
障子에는 소나무 숲 고요하고 아득한데
난간에 기대놓으니 丹靑이 아닌 실물 같네.
▶ 靜杏冥 : 고요하고 아득한 것. 冥은 멀고 아득한 모양.
▶ 憑軒 : 툇마루에 기대다. 軒은 툇마루.
▶ 無丹靑 : 단청이 없어지다. 곧 그린 것이 아니라 진짜 소나무처럼 느껴짐을 뜻한다.
陰崖却承霜雪幹, 偃盖反走虯龍形.
그늘진 언덕은 서리와 눈맞은 줄기 받쳐 있고
日傘 같은 지엽은 반대로 달아나는 규룡의 모습이네.
▶ 陰崖却承霜雪幹 : 李德弘의 《艮齋集》續集 4권에 “소나무가 벼랑 위에서 자라니 이는 바로 벼랑이 그 하얀 줄기를 떠받들고 있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 偃盖反走 : 가지가 옆으로 누워 덮으며 반대편으로 자란 것.
▶ 虯龍 : 뿔 없는 용.
老夫平生好奇古, 對此興與精靈聚.
이 늙은이 평생토록 奇古를 좋아하여, 이를 대함에 흥취와 精靈이 모여드네.
已知仙客意相親, 更覺良工心獨苦.
이미 仙客과 뜻이 서로 친함을 알았고
새삼 훌륭한 畵工의 마음 홀로 애씀을 깨닫노라.
▶ 心獨苦 : 마음 홀로 괴롭히다. 화가로서 좋은 작품을 창작하기 위하여 많은 마음을 쓰며 애썼을 거라는 뜻.
松下丈人巾屨同, 偶坐似是商山翁.
소나무 아래의 노인은 두건과 신발 똑같으니 마주 앉아 있음이 商山의 노인인 듯하네.
▶ 丈人 : 노인.
▶ 巾履 : 두건과 신발.
▶ 偶坐 : 偶坐는 對坐이니, 作者와 마주앉아 있음을 말한 것이다.
▶ 商山翁 : 상산의 노인. 商山四皓를 가리킴. 상산은 섬서성 商縣 동남쪽에 있는 산, 秦나라 말엽 東園公·甪里先生·綺里季·夏黃公의 네 사람이 난리를 피하여 이 산속에 숨어 살았는데, 모두 80세를 넘어 수염과 머리가 희매 상산사호라 불렀다. 皓는 머리 흰 노인의 뜻.
悵望聊歌紫芝曲, 時危慘淡來悲風.
처연히 바라보며 紫芝曲 노래하니, 時局이 위태로워 참담한 가운데 슬픈 바람 불어오네.
▶ 悵望聊歌紫芝曲 : 〈紫芝曲〉은 樂府에 실려 있는 거문고 곡조의 이름으로, 紫芝는 먹으면 장생불사한다는 자주색의 靈芝를 가리킨다. 商山에 은둔해 있던 네 노인이 漢高祖가 불렀으나 나가지 않고 이 〈紫芝歌〉를 지어 불렀다 한다. 金隆은 “처연히 이 그림을 바라보며〈紫芝曲〉을 노래한다는 것이지 商山四皓를 두고 한 말은 아니다.”라고 하였다.
▶ 時危 : 安祿山ㆍ史思明의 亂이 아직 평정되지 않았음을 말한 것이다
▶ 慘淡 : 처참하고 無色한 모양. 슬프고 쓸쓸한 모양.
해설
이 작품도 杜詩로서는 빼어난 작품이라 할 수는 없다.
다만 ‘더욱이 훌륭한 화공이 마음고생 홀로 하였음을 깨닫네 [更覺良工心獨苦]’라고 읊은 것은, 詩作에 심혈을 기울이던 두보만이 체득했던 경지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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