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7歌類-20劉少府畫山水障歌(유소부화산수장가)

耽古樓主 2024. 2. 21. 21:00

古文眞寶(고문진보)

유소부가 그린 산수 병풍을 노래함(劉少府畫山水障歌)-두보(杜甫)

▶ 劉少府畵山水障歌 유소부가 그린 산수 병풍 노래유소부는 奉先尉 벼슬을 지낸 劉單同州 蒲城(:지금의 大縣 서쪽)을 開元 연간에 봉선이라 고쳤다杜詩〉 3엔 奉先劉少府新畵山水障歌란 題下에 실려 있다.

 

堂上不合生楓樹,恠底江山起煙霧。
대청은 단풍나무 자라기에 적합하지 않거늘, 괴상하게도 대청의 江山에 안개 피어오르네.
堂上 : 집안 대청 위. 산수 병풍을 대청에 놓고 보고 있다.
恠底 : 이상한 것은. 괴이하게도. 는 어조사.

聞君掃卻赤縣圖,乘興遣畫滄洲趣。
듣건대 그대는 赤縣의 그림 쓸어 없애고, 흥이 나는 대로 滄洲의 취향을 그렸다 하네.
赤縣圖 : 劉少府가 그렸던 奉先縣의 산수화.
赤縣 : 京邑屬縣에는 가 있는데 인구가 많고 물산이 풍부한 곳을 이라 하였는 바, 봉선현이 두 번째로 번화하였기 때문에 開元 4(716) 적현으로 개칭하고 京兆에 소속시켰다. 또는 赤縣神州略稱으로 中國 또는 中原을 통칭하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滄洲 : 물이 있는 고장으로 흔히 산수가 어울린 隱者가 지내는 곳을 가리킨다.

畫師亦無數,好手不可遇, 對此融心神, 知君重毫素。
화가는 無數히 있으나, 好手는 만날 수 없었는데, 이 그림 대하자 心神을 녹이니, 그대의 붓과 종이가 귀중함을 알겠네.
毫素 : 붓과 종이.

豈但祁岳與鄭虔,筆蹟遠過楊契丹。
어찌 祁岳과 鄭虔에 그치겠는가? 붓솜씨 楊契丹보다 훨씬 뛰어나네.
祁岳 : 대의 화가. 朱景玄唐朝名畵錄에도 이름만 보임.
鄭虔 : 당나라 산수 명화가. 미관 말직의 신분으로 두보와 우정을 나눈 사이로서, 당 현종으로부터 詩書畵 三絶이라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신당서 권202 정건전>
楊契丹(양거란) : 나라 때의 화가인 楊素로 그가 그린 그림이 契丹까지 전해졌으므로 이를 호로 삼았다 한다. 산둥성 사람. 벼슬은 上儀同에 이름. 道釋, 인물, 고사를 특기로 하고 6법을 구비했다고 평해진다. 그의 그림은 張僧繇의 화풍과는 다른 북조의 質實雄渾한 전통을 계승한 것으로 생각된다.

得非懸圃裂,無乃瀟湘翻。
山의 玄圃를 잘라다 놓은 게 아니라면, 곧 瀟水와 湘水가 굽이치는 게 아닐까?
玄圃 : 崑崙山 위에 신선들이 산다는 곳. 縣圃로도 씀.
瀟湘 : 瀟水湘水. 호남성에 흐르는 강물로 零陵縣에서 두 개가 합쳐져 洞庭湖로 들어간다.

悄然坐我天姥下,耳邊已似聞清猿。
고요히 나를 天姥山에 앉혀 놓으니, 귓가에 이미 맑은 원숭이 소리 들리는 듯하네.
悄然 : 고요한 모양.
天姥(천모) : 절강성 新昌縣 동쪽에 있는 산 이름. 杜甫는 자신이 옛날 그 산 아래에서 놀았던 일을 회상하고 있다.

反思前夜風雨急,乃是蒲城鬼神入, 元氣淋漓障猶濕,真宰上訴天應泣。
어젯밤 비바람 세찼음을 돌이켜 생각하니, 바로 蒲城의 귀신이 들어와 있는 듯하고, 천지의 기운 촉촉하여 병풍조차도 젖어 있으니, 조물주가 상소하여 하느님께서 눈물 흘렸기 때문이네.
蒲城 : 奉先縣의 옛 이름.
元氣 : 천지창조의 기운. 천지의 근원이 되는 기운, 여기서는 大氣 정도로 보아도 된다.
淋漓(임리) : 물이 질퍽한 모양. 촉촉한 모양. 보슬비가 내리는 모양. 지난밤 비에 병풍에 습기가 참을 노래한 것이다.
眞宰 : 진실한 천지의 주재자. 조물주.

野亭春還雜花遠,漁翁暝踏孤舟立。
野亭에 봄이 왔으나 여러 가지 꽃이 피기는 멀었고, 漁翁이 어둠을 밟고 외로운 배에 서 있네.
暝踏 : 어둠을 밟다. 어둠 속에 서 있음.

滄浪水深青溟闊,欹岸側島秋毫末。
滄浪의 물 깊고 푸른 바다 넓으니 비스듬한 언덕과 기운 섬 털끝처럼 작아 보이네.
滄浪 : 물이 파란 것. 고유명사로 長江의 지류인 漢水의 일부를 뜻하기도 함.
靑溟闊 : 푸른 바다는 넓다.
欹岸 : 물가 언덕에 기대다. 언덕 가까이에 있는 것. 와 통함.
秋毫末 : 가는 터럭 끝.

不見湘妃鼓瑟時,至今斑竹臨江活。
湘妃가 瑟을 탈 적 일은 보지 못하였으되, 지금도 斑竹은 강 가에 자라 있네.
湘妃 : 임금의 인 아황과 女英. 순이 남쪽을 巡狩하다 蒼梧에서 죽자 두 비는 湘水 가에서 기다리다 죽어 상수의 이 되었다 한다. 이 구절은 楚辭使湘靈鼓瑟兮라 읊은 표현을 원용한 것이다.
斑竹 : 이 죽은 뒤 아황과 여영이 흘린 눈물이 대나무에 떨어져 얼룩져 반죽이 되었다 한다. 따라서 반죽은 湘妃竹이라고도 부르며, 특히 瀟湘斑竹은 유명하다.

劉侯天機精,愛畫入骨髓。
劉少府는 자연의 이치에 정통하고, 그림 좋아함이 골수에 박혔네.
劉侯 : 劉少府 單을 가리킴.
天機 : 하늘의 빌미. 하늘의 움직이는 이치. 자연의 원리.

自有兩兒郎,揮灑亦莫比。
그 자신에게 두 아들 있는데, 붓 휘두르는 솜씨 역시 비길 데가 없다네.
揮灑 : 거침없이 먹 묻힌 붓을 휘두름. 글씨를 능숙한 솜씨로 쓰거나 그림을 능숙하게 그리는 모양.

大兒聰明到,能添老樹巔崖里, 小兒心孔開。貌得山僧及童子。
큰아들 총명이 지극하여, 산꼭대기와 절벽에 늙은 나무 덧붙이고, 작은아들 마음의 창이 열리어, 僧과 동자의 모습을 잘 그리네.
巔崖 : 산꼭대기와 절벽. 높은 절벽.
心孔 : 마음의 창. 心眼.

若耶溪,雲門寺, 吾獨胡爲在泥滓,青鞋布襪從此始。
若耶溪 있고 雲門寺 있는데, 나만 유독 진흙 먼지 속에 있는가? 짚신에 버선 신고 이제부터 숨어살리라.
若耶溪 : 절강성 紹興縣 남쪽에 있는 若耶山 아래 계곡 이름. 계곡물이 鏡湖로 흘러들며 옛날 西施浣紗한 곳으로 유명하다.
雲門寺 : 약야산에 있는 절 이름[南史], 모두 두보가 숨어 살고자 한 경치가 아름다운 곳으로, 그림을 보고 그곳을 생각하고 있다.
泥滓 : 진흙 찌꺼기, 흙먼지.
靑鞋布襪 : 청혜는 짚신, 포말은 麻布로 간단히 만든 버선. 모두 의관을 벗어던지고 隱者의 옷차림을 하고 아름다운 산수에 숨어 사는 것을 뜻함.

 

 

 해설


詩로서는 독특한 의경 묘사에 성공하고 있는 작품이다.
앞에서는 화가의 뛰어난 재주를 읊고다시 그의 산수화의 빼어난 경치를 과거의 자기 경험과 기특한 상상을 엇섞어 읊고 있다이 부분에서 특히 두보의 詩聖다운 면모가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는 화가의 두 아들의 畵才까지 곁들여 칭찬하며자신의 산수에 대한 애정을 읊음으로써 작품을 끝맺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