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를 풍자함(刺少年)-이하(李賀)
▶ 刺少年 : 젊은이를 풍자함. 《李賀歌詩編》 集外詩엔 啁少年(:少年을 비웃음)이라 되어 있다.
靑驄馬肥金鞍光, 龍腦入縷羅衣香.
청총마는 살찌고 금안장은 빛나는데, 용뇌향 먹인 실로 짠 비단옷이 향기롭다.
▶ 驄(총) : 청백색 털을 가진 말. 총이말
▶ 龍腦 : 미얀마産 樟腦의 일종. 龍腦樹에서 취한 결정체의 香.
▶ 入縷(입루) : 향을 실에 먹임.
美人狎坐飛瓊觴, 貧人喚云天上郎.
미인이 바싹 다가 앉아 옥잔을 날리듯 돌리니, 가난한 사람들은 하늘 위의 도련님이라 부른다.
▶ 狎(압) : 친하다. 친근의 뜻.
▶ 飛瓊觴 : 옥잔을 날린다. 곧 날렵하게 술을 부어 권하는 모양을 형용한 것이다.
別起高樓連碧篠, 絲曳紅鱗出深沼.
다른 곳엔 높은 누각이 푸른 대밭 옆에 서 있고, 낚싯줄에 끌려 붉은 고기가 깊은 못에서 나온다.
▶ 篠(소) : 가는 대의 일종.
▶ 絲曳紅鱗 : 실에 붉은 비늘의 고기가 끌려온다.
有時半醉百花前, 背把金丸落飛鳥.
어떤 때는 많은 꽃 앞에서 반쯤 취하고, 등 뒤에 금탄환 쥐고 나는 새를 떨군다.
▶ 金丸 : 금으로 만든 彈丸. 탄환은 새를 잡는 데 쓰는 彈弓의 알. 탄환을 금으로 만들었다고 함은 호화를 다한 놀이를 뜻한다.
自說生來未為客, 一身美妾過三百.
말하기를 자신는 태어난 뒤로 나그네가 되어본 적이 없고, 한 몸이 거느린 아름다운 첩은 3백을 넘는단다.
豈知斸地種田家, 官稅頻催沒人織?
땅을 파서 농사짓는 집에는 관가에서 세금 재촉이 잦고, 남이 짠 천을 빼앗아감을 어찌 알겠는가?
▶ 斸(촉) : 도끼로 찍다. 파다. 斸地는 땅을 파는 것. 斲地로 된 版本도 있다.
▶ 種田家 : 農家.
長金積玉誇豪毅, 每揖閑人多意氣.
금을 늘이고 옥을 쌓아 부호임을 자랑하며, 언제나 한가한 자들과 인사하고 지내며 의기만 높다.
▶ 長金 : 금을 늘임.
▶ 誇豪毅 : 호기있고 굳셈을 자랑함. 富豪임을 뽐냄.
▶ 揖 : 읍하다. 서로 인사하며 사귐을 뜻한다.
生來不讀半行書, 只把黃金買身貴.
평생에 반줄 글도 읽지 않고, 다만 황금으로 몸을 귀하게 쌌다.
少年安得長少年? 海波尚變為桑田.
젊음이 어찌 長久히 젊음일 수 있으랴? 물결 이는 바다조차 뽕나무밭이 되는데.
▶ 海波尙變爲桑田 : 바닷물결도 오히려 변하여 뽕밭이 된다.
《列仙傳》에 일렀다.
‘麻姑가 王方平(:仙人)에게 말하기를, “만나 사귄 이래로 東海가 세 번 변하여 뽕밭이 됨을 보았다.”라고 하였다’.
여기에서 세상의 無常한 변화를 桑田碧海라고 흔히 비유한다.
枯榮遞傳急如箭, 天公豈肯為君偏?
시들고 꽃피며 거쳐서 전함이 화살처럼 빠르거늘, 하느님이 어찌 그대들만 보아줄까 보냐?
▶ 枯榮遞傳 : 마르고 번영함이 서로 바뀌며 연속된다. 곧 세월의 흐름을 말하는 것이다.
▶ 偏 :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
莫道韶華鎭長在, 白頭面皺專相待.
아름다운 꽃이 눌러앉아 오래간다고 말하지 마라, 흰머리와 얼굴의 주름이 노리며 기다리고 있다.
▶ 韶(소) : 아름답다.
▶ 皺 : 주름, 주름잡히다.
해설
부잣집 집안의 젊은이들이 화려한 차림으로 미인과 술로 나날을 즐긴다. 그리고 틈만 있으면 낚시질이나 새잡이로 소일한다. 평생에 어려운 일이라곤 당해 본 일도 없어 농가의 어려운 사정 따위는 더욱이 아랑곳없다. 책이란 반줄도 읽은 일 없이 돈으로 귀족 행세를 한다. 그러나 사람이란 늙어가고 있어서 얼마 안 있으면 그대 머리는 세고 얼굴엔 주름이 잡힐 터이다.
따라서 짧은 인생을 호화롭게 사는 것도 좋지만 좀 더 뜻있는 삶을 찾아야 할 터이다.
이 시는 앞에 나온 〈少年行〉과 같은 악부체의 작품이다.
다만 풍자하는 뜻이 좀 더 강함이 특징이라 하겠다.
'古文眞寶(고문진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4七言古風短篇-46明河篇(명하편) (1) | 2024.02.12 |
---|---|
4七言古風短篇-45驪山(여산) (1) | 2024.02.12 |
4七言古風短篇-43虞美人草(우미인초) (1) | 2024.02.12 |
4七言古風短篇-42燕思亭(연사정) (1) | 2024.02.12 |
4七言古風短篇-41哀江頭(애강두) (1) | 2024.0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