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4七言古風短篇-45驪山(여산)

耽古樓主 2024. 2. 12. 21:09

古文眞寶(고문진보)

 

여산(驪山)-소식(蘇軾)

▶ 驪山 陝西省 臨潼縣 동남쪽藍田縣의 藍田山과 연해 있는 산 이름.

산 밑에 온천이 있는데 일찍이 秦始皇이 이 산에 이르는 閣道를 만들었고唐 玄宗이 자주 다녔으며특히 華淸宮에서 楊貴妃에게 賜浴함으로써 유명하다.

 

 

 

君門如天深幾重? 君王如帝坐法宮.

임금의 궁문은 하늘처럼 몇 겹으로 깊은가? 임금은 天帝처럼 正殿에 앉아계시다.

▶ 君門 임금의 궁성의 문.

▶ 帝 天帝하느님.

▶ 法宮 법령을 내리는 궁전의 正殿.

 

人生難處是安穩, 何爲來此驪山中?

사람이 나서 얻기 어려운 것이 안온한 생활이거늘, 무엇 때문에 이 여산 가운데로 왔던가?

▶ 安穩 편안히 놀며 살아감.

▶ 何爲來此驪山中 어째서 이 여산으로 와서 안온함을 추구하다가 임금들은 나라를 망치었느냐는 뜻.

 

複道凌雲接金闕, 樓觀隱煙橫翠空.

복도는 구름 위로 올라가 금장식한 궐문에 닿아 있고, 누각은 노을에 가려져 푸른 하늘 위에 비껴 있다.

▶ 複道 樓閣을 통함에 상하 두 길이 있어 이를 複道 또는 復道라 한다나라 시황제는 여산에 이르는 閣道를 만들었다.

▶ 金闕 금으로 장식한 關門궐은 문전 좌우에 있는 樓觀을 뜻한다.

▶ 樓觀 높은 누각과 멀리 바라볼 수 있는 高館.

▶ 隱煙 누관 아랫부분이 연기 같은 노을 속에 숨겨져 있음.

 

林深霧暗迷八駿, 朝東暮西勞六龍.

숲은 깊고 안개 자욱하여 8준마를 미혹케 하는데, 아침엔 동쪽 저녁엔 서쪽으로 여섯 필 龍馬를 수고롭게 한다.

▶ 八駿 여덟 필의 駿馬옛날 주나라 穆王이 西游할 때 수레를 여덟 마리 준마가 끌었다 한다穆天子傳.

▶ 六龍 天子의 수레를 끄는 여섯 마리의 준마.

周禮》 夏官 廋人에 '馬 8尺 이상을 이라 한다.'라고 했다.

 

六龍西幸峨眉棧, 悲風便入華淸院.

6용마가 서쪽 아미산 잔도로 납시니, 슬픈 바람이 곧 화청원으로 불어든다.

▶ 峨眉 峨嵋로도 쓰며 四川省 峨嵋縣에 있는 산 이름.

▶ 棧 사다리험한 곳을 오르기 위해 놓은 사다리길棧道여기서는 안녹산의 난 때 玄宗이 사천성으로 피란갔던 일을 뜻한다.

▶ 華淸院 華淸宮唐書》 地理志에 일렀다.

太宗 貞觀 18년 御湯을 營建하고 湯泉宮이라하였는데高宗의 咸亨 2년엔 溫泉宮현종의 天寶 6년엔 화청궁이라 이름을 고쳤다.’

현종은 이곳에서 양귀비에게 賜浴하고 해마다 함께 幸行하였다.

 

霓裳蕭散羽衣空, 糜鹿來遊猿鶴怨.

霓裳羽衣曲도 쓸쓸히 흩어져 공허하게 되니, 고라니와 사슴이 놀러오고 원숭이와 학이 슬피 운다.

▶ 霓裳 霓裳羽衣曲현종이 꿈에 달나라에 가서 선녀들이 樂聲에 맞추어 춤추는 곡을 듣고 작곡하였다는 曲 이름그 춤은 예상우의무라 한다.

▶ 蕭散(소산) : 쓸쓸히 흩어짐.

▶ () : 고라니.

 

我上朝元春半老, 滿地落花無人掃.

내가 朝元閣에 올라 보니 봄도 반쯤 가버렸는데, 땅 가득히 떨어진 꽃은 쓰는 이가 없구나.

▶ 朝元 驪山의 華淸宮 안에 있던 閣 이름唐書지리지에 의하면 화청궁 안에 瑤光殿·飛霜殿·九龍殿·宜春亭·朝元閣·長生殿·羯鼓樓·重明閣·芳風閣 등이 있었다.

 

羯鼓樓高掛夕陽, 長生殿古生靑草.

羯鼓樓는 높이 솟아 저녁해가 걸려 있고, 長生殿은 낡아빠져 푸른 풀이 났구나.

▶ 羯鼓樓 여산에 있던 樓 이름

▶ 長生殿 여산에 있던 殿 이름.

 

可憐吳楚兩醯鷄, 築臺未就已堪悲.

가련한 오나라와 초나라 임금은 모두가 하루살이 같아서, 누대를 다 이루지도 못하매 슬퍼할 만하다.

▶ 吳楚兩醯鷄 나라와 나라 임금은 양편 다 醯鷄와 같다醯鷄는 초나 술항아리에 생기는 하루살이 같은 날짐승醯鷄와 같다고 함은 無知無見識을 뜻한다초나라 靈王은 章華臺를 짓고吳王 夫差는 姑蘇臺를 짓다가 나라를 망쳤다.

▶ 築臺未就 吳楚 두 나라의 왕은 대를 다 짓기도 전에 망했음을 뜻한다.

 

長楊五柞漢幸免, 江都樓成隋自迷.

장양궁과 오작궁을 지은 한나라 무제는 다행히 멸망을 면했으나, 강도에 迷樓를 지은 수나라는 자신을 미혹하였다.

▶ 長楊 漢 武帝가 지은 宮 이름섬서성 西安府 동남쪽에 있었다.

▶ 五柞(오작) : 한 무제가 지은 궁 이름섬서성 扶風縣에 있던 離宮.

▶ 江都樓成 나라 煬帝는 큰 운하를 파고 江都의 놀이를 일삼았으며그 옆에 사람들이 한번 들어가면 찾아 나오기 힘든 迷樓를 지었다미루는 지금의 江蘇省 江都縣 서쪽에 있었다고 한다.

 

由來流連多喪德, 宴安鴆毒因奢惑.

예부터 끝없이 즐긴 사람은 모두 나라를 잃었으니, 宴安이 짐독이 되듯이 사치에 현혹되기 때문이다

▶ 由來 예부터.

▶ 流連(유연) : 놀이에 한없이 빠져 있음.

▶ 宴安鶴毒 잔치하며 편히 놀기만 하는 것은 짐새의 독과 같다는 뜻짐새는 靑鳥의 일종.

左傳》 閔公 원년에 '宴安함은 짐독과 같다좋아해선 안 된다.'라고 하였다.

 

三風十愆古所戒, 不必驪山可亡國.

세 가지 풍조와 열 가지 허물은 古人이 훈계한 것이니, 여산만이 나라를 망치게 함은 아니다.

▶ 三風十衍 세 가지 풍조와 열 가지 허물.

書經》 伊訓편에 일렀다.

'감히 언제나 궁에서 춤추고 집에서 술 취해 노래함을 巫風이라 하고,

감히 재물이나 여색을 좇고 놀이와 사냥을 일삼음을 淫風이라 하고,

감히 성인의 말을 업신여기고 忠直을 거스르며 늙고 덕있는 사람을 멀리하고 악동들과 친하게 지냄을 亂風이라 한다.'
이 巫風·淫風·亂風이 삼풍이다.
十愆도 이곳에 보이는데 무풍의 노래·음풍의 재물·여색·놀이·사냥난풍의 聖人의 말을 업신여김·忠直을 거스름·늙고 덕있는 이를 멀리함·악동과 친히 지냄의 이상 열 가지를 말한다.

 

 

 해설


이 시는 驪山의 화려했던 옛날을 생각하고, 예부터 임금은 놀이와 土建으로 나라를 망친 사람이 많았음을 읊고 있다.
玄宗과 楊貴妃의 화려했던 생활과 안녹산의 난으로 말미암아 단번에 무너진 영화가 점철되어 있어 더욱 감동이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