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明河篇)-송지문(宋之問)
▶ 明河篇 : 은하수를 노래한 시. 《唐文粹》 권17, 《唐詩紀事》권11에도 이 시가 실려 있다.
'武后 때 文才가 있는 젊은이를 北門學士에 임명하였다. 宋之問(656?~712)도 북문학사가 되고자 하였으나 무후가 허락하지 않았다. 송지문에겐 口過(:입병으로 인한 口臭)가 있기 때문이었다. 마침내 송지문은 明河篇을 지어 자신의 처지를 비유하였다. 明河는 무후를 비유한 것이며, 스스로 사랑받지 못함을 슬퍼한 것이다.'란 내용의 注가 모두 달려 있다.
八月涼風天氣晶, 萬里無雲河漢明.
8월 서늘한 바람에 하늘도 맑은데, 만리 저쪽까지 구름이 없어 은하수만 밝다.
▶ 晶(정) : 맑다. 맑게 빛나는 것.
昏見南樓淸且淺, 曉落西山縱復橫.
저녁에 南樓에 나타나면 맑고 얕으며, 새벽에 서산으로 떨어짐에 종으로 흐르다 횡으로 놓인다.
▶ 縱復橫 : 세로로 흐르다가 다시 가로로 흐름.
洛陽城闕天中起, 長河夜夜千門裏.
낙양의 성궐은 하늘에 솟아 있으니, 은하수는 밤마다 모든 문 속에 보인다.
▶ 長河 : 은하수.
▶ 千門裏 : 千門은 洛陽의 모든 문. 그 문마다 은하수가 비치고 있다는 뜻.
複道連甍共蔽虧, 畫堂瓊戶特相宜.
복도와 연이은 대마루에 일부가 가려 있지만, 화려한 집 옥문과는 특히 잘 어울린다.
▶ 複道 : 누각에 연결된 이중의 복도.
▶ 甍(맹) : 지붕의 대마루.
▶ 蔽虧 : 가려서 이지러졌다. 일부는 가려서 全形이 보이지 않음.
▶ 畵堂 : 채색을 한 전당.
▶ 瓊戶(경호) : 아름다운 옥으로 장식된 문.
雲母帳前初汎濫, 水精簾外轉逶迤.
운모 장막 앞에서 처음엔 넘쳐흐르다가, 수정 발 밖에서는 더욱 아득히 흘러간다.
▶ 雲母帳 : 운모로 장식한 장막.
▶ 汎濫 : 큰물이 넘쳐흐름.
▶ 水精 : 水晶.
▶ 簾(렴) : 발.
▶ 轉(전) : 갈수록. 더욱.
▶ 逢迎(위이) : 멀리 비껴 흐르는 모양.
倬彼昭回如練白, 復出東城接南陌.
뚜렷이 저 밝게 비추는 은하수는 흰 비단 같고, 다시 동쪽 성을 나가 남쪽 길 끝까지 연이어 갔다.
▶ 倬(탁) : 큰 것. 밝은 모양.
▶ 昭回(소회) : 밝게 돎. 《시경》 大雅 雲漢 시에 ‘뚜렷한 저 은하수는 하늘에 밝게 돌고 있다[倬彼雲漢,昭回于天]'란 구절을 인용한 것이다.
▶ 練白(연백) : 흰 비단. 練은 비단을 마전하여 희게 한 것.
▶ 陌(맥) : 저자. 거리, 시가.
南北征人去不歸, 誰家今夜擣寒衣?
남북으로 길 떠난 사람은 가서는 돌아오지 않으니, 뉘 집에서 오늘 밤엔 겨울옷 다듬이질하나?
▶ 南北 : 《唐文粹》엔 南陌으로 되어 있다.
▶ 征人 : 길가는 나그네.
▶ 擣(도) : 다듬이질하다.
鴛鴦機上疎螢度, 烏鵲橋邊一雁飛.
원앙새 무늬 천을 짜는 베틀 위엔 가끔 반딧불이 넘어가고, 오작교 다리 가엔 외기러기 날아간다.
▶ 鴛鴦機 : 원앙새 무늬를 넣어 짜는 베틀
▶ 螢(형) : 반딧불이.
▶ 度(도) : 건너다. 渡의 뜻.
▶ 烏鵲橋 : 까마귀와 까치가 놓은 다리. 牽牛와 織女는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서로 사랑하면서 1년에 한 번 7월 7일 七夕날 밤에 만나는데, 까마귀와 까치들이 은하수에 올라가 다리를 놓아준다는 전설이 있다《風俗通》.
雁飛螢度愁難歇, 坐見明河漸微沒.
기러기 날고 반딧불이 넘어가도 시름은 가시기 어려워, 앉아서 은하수가 점점 희미하게 사라짐을 본다.
已能舒卷任浮雲, 不惜光輝讓流月.
이미 펴고 말고 함을 뜬구름에 맡겼으니, 光輝을 흐르는 달에게 넘김이 아깝지도 않다.
▶ 舒 : 펴다.
▶ 卷 : 말다.
明河可望不可親, 願得乘槎一問津.
은하수는 바라보기만 하지 친할 수가 없으니, 뗏목 타고 옛사람처럼 한번 나루터 찾아가기 원하네.
▶ 乘槎問津 : 張華의 《博物志》에 다음과 같은 얘기가 있다.
'옛말에 은하는 바다와 통한다 했다. 근세 바닷가에 사는 사람이 있었는데 해마다 8월에 뗏목을 띄우니 일정한 기간에 갔다 왔다. 奇志를 지닌 사람이 있어 높은 閣을 뗏목 위에 세우고 많은 양식을 준비하여 뗏목을 타고 떠났다. 10여 일까지는 별이나 해, 달을 보았으나 그 뒤로는 아득히 밤낮을 알지 못하고 10여 일을 가서 한 곳에 닿았다. 성곽의 모양이 보이고 집들이 매우 장엄하였다. 멀리 궁중을 보니 베짜는 여자들이 많았고, 한 남자가 소를 끌고 물가에 와 풀을 먹였다. 소를 몰던 사람이 놀라서 어디서 여길 왔는가 하고 물었다. 그 사람은 온 뜻을 모두 얘기했다. 그리고 여기는 어디인가 물었다. 그는 대답하기를, “돌아가서 蜀郡의 嚴君平을 찾아가 물으면 알 터이다.”라고 하였다. 마침내 언덕엔 오르지 않고 제 때에 돌아왔다. 뒤에 蜀 땅에 가서 군평에게 물으니, 그는 某年月日에 客星이 牽牛座를 범하였다 했다. 연월을 따져보니 바로 이 사람이 은하수에 갔던 때였다.‘
更將織女支機石, 還訪成都賣卜人.
그리곤 직녀가 베틀 받치던 돌을 가져다가, 다시 성도의 점치는 사람 찾아가리라.
▶ 支機石 : 베틀을 받치던 돌. 《集林》에 '어떤 사람이 은하수의 근원을 찾아갔는데 부인이 비단을 빨고 있음을 보았다. 여기가 어디냐고 물으니 이곳이 은하수라 하였다. 그리고 한 돌을 주기에 嚴君平에게 물으니, 군평은 이것은 織女의 지기석이라고 하였다.'라고 했다.
▶ 成都賣卜人 : 성도의 점쟁이. 엄군평을 가리킨다.
해설
가을밤 은하수를 바라보며 뿌옇게 푸른 하늘에 빛나는 은하수를 노래한 것이다.
여기에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애틋한 사랑을 불태우고 있는 牽牛와 織女의 전설이 아름다운 가을하늘을 환상으로 이끈다. 그리고 옛사람이 뗏목을 타고 은하수에 갔었다는데 자기도 그처럼 하늘에 올라가 자기의 운명을 알아보고 싶다는 것이다. 앞의 杜甫의 〈寄李白〉 시에서 ‘천자의 은혜의 물결이 멀리 있음을 이상히 여기지 말라. 뗏목 타고 올라가 나루터를 물어주리라.’라고 함도 이와 비슷한 착상이다.
이 시를 武后가 자기를 北門學士로 선발하지 않음에 지어 바친 것이라고 하지만, 은하수를 무후에 비겼다기보다는 그대로 아름다운 은하수와 그 은하수를 보고 펼쳐지는 자기의 상념을 노래하였다고 봄이 더욱 좋을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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