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3五言古風長篇-10田家(전가)

구글서생 2024. 2. 6. 10:05

古文眞寶(고문진보)

농가(田家)-유종원(柳宗元)

▶ 田家(전가) : 唐柳先生集》 43에 실려 있는 같은 제목의 시 3수 가운데 제2그 제3수는 앞의 五言短篇 말미에 실려 있으니 함께 참조하며 읽으면 좋을 터이다.

 

籬落隔煙火農談四鄰夕.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연기와 불이 피어오르니사방의 이웃이 농사 얘기하는 저녁이구나.
▶ () : 울타리.
▶ () : 마을부락籬落은 마을의 울타리가 둘려있는 집.
▶ 隔煙火(격연화) : 연기와 불이 울타리 사이로 저쪽에 보이는 것.
▶ 四鄰夕(사린석) : 사방의 이웃이 저녁이 되었다는 뜻.

庭際秋蛩鳴疎麻方寂歷.
마당가에선 가을 귀뚜라미 울고삼대는 성기어서 쓸쓸해 보이네.
▶ () : 귀뚜라미.
▶ 疎麻(소마) : 밭에 성기게 남은 삼대들을 가리킨다.
▶ 寂歷(적력) : 寂寞과 비슷한 것으로 '쓸쓸하게 보임'.

蠶絲盡輸稅機杼空倚壁.
누에실을 모두 세금으로 바치니베틀은 쓸 데 없이 벽에 세워 두었네.
▶ 輪稅(수세) : 로써 바치다.
▶ () : 베틀▶ () : .

里胥夜經過鷄黍事筵席.
里長이 밤에도 돌아다니니닭잡고 기장밥 지어 술자리를 마련하는데,
▶ 里胥(이서) : 洞里의 일을 맡아보는 사람는 下吏의뜻으로 지금의 洞書記
▶ 鷄黍(계서) : 닭 잡고 기장으로 밥하여 준비하는 농촌의 盛餐.
論語》 微子편에도 일렀다.
'子路를 머물러 묵게 하고 닭잡고 기장으로 밥지어 이를 대접했다.'
▶ 事筵席(사연석) : 筵席을 마련함.

各言官長峻文字多督責.
모두 말하기를 관청의 나리는 엄하기만 하여명령문엔 독촉과 책망이 많다네.
▶ () : 준엄한 것.
▶ 文字(문자) : 명령의 글.
▶ 督責(독책) : 독촉하고 책망하는 말.

東鄉後租期車轂陷泥澤.
동쪽 마을에선 세금 기일에 늦어수레바퀴 진흙 못에 빠진 듯 꼼짝 못하게 되었네.
▶ 東鄕(동향) : 동쪽의 마을.
▶ 後租期(후조기) : 조세 기일에 뒤늦다.
▶ 車轂陷泥澤(거곡함니택) : 수레바퀴통이 진흙 못에 빠진 듯이 꼼짝달싹 못하게 됨.

公門少推恕鞭扑恣狼籍.
관청에선 사정을 보아주고 용서하지 않아매를 심하게 얻어맞았다네.
▶ 公門(공문) : 관소관청.
▶ 推恕(추서) : 미루어 사정을 보아주고 용서해줌.
▶ () : 채찍.
▶ () : 회초리鞭扑은 관리들이 백성들에게 매질함.
▶ 恣 멋대로함부로
▶ 狼籍(낭자) : 이리가 풀을 깔고 누워 풀을 짓뭉개어 놓듯이 멋대로 짓밟고 어지럽히는 것. ''의 운으로 押韻하는 관계로 ''으로 읽음.

努力愼經營肌膚真可惜.
일을 경영함에 신중하기를 노력하라피부는 정말로 아껴야 한다.
▶ 肌膚眞可惜 사람의 살갗은 정말로 귀중하니백성들은 관원에게 매를 맞고 다치지 않아야 한다는 말.

迎新在此歲惟恐踵前跡.
이 해의 새 추수를 맞이하니오직 지난 자취 또 밟게 될까 두렵네.
▶ 迎新(영신) : 새로 금년의 추수를 맞이하게 되었다는 뜻.
▶ () : 뒤를 따라가다踵前跡은 예전처럼 조세를 제 때에 못 내어 백성들이 관원에게 매맞음을 말한다.

 

 

 해설


앞에 나온 <蠶婦, 작자미상)>, 〈憫農, 李紳)〉, 〈傷田家, 聶夷中〉 등 각 편에 보인 것처럼 中唐 이후의 농촌은 苛斂誅求에 허덕이고 있었다. 柳宗元은 唐代의 자연시인의 한 사람으로 평화로운 농촌의 정경을 묘사하면서도 한편 관리들에게 착취당하여 생활고에 허덕이는 농민에 대한 동정을 노래하고 있다.
유종원은 韓愈와 함께 唐代 古文運動을 성공으로 이끈 大家로 일컬어진다. 한유의 文以載道 곧 ‘문학은 올바른 道의 표현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라는 문학정신은 유종원과도 통하여 田園詩 속에 위정자들의 반성을 촉구할 만한 뼈대있는 내용을 집어넣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