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3五言古風長篇-11樂府上(악부상)

구글서생 2024. 2. 6. 10:08

古文眞寶(고문진보)

악부(樂府上)-작자 미상

▶ 樂府上 : <문선27 樂府 上의 첫머리에 악부 4수가 있다그 古辭의 제1편 飮馬長城窟行이 이 시이다악부란 나라 武帝가 세운 음악을 관장하던 곳인데그곳에선 당시 각 지방에 유행하던 가요를 모아 이를 수정하고 또 새로운 가요를 지었다이들 악부에서 불리던 가요들을 악부체 또는 악부라 불렀고그중의 작자를 모르는 古歌를 古辭라 한다여기에서 악부상이라 한 것은 문선》 27에 악부상이라 하여 1428에 악부하라 하여 27수가 수록되어 있는데문선》 27대로 악부상이라 한 것이다그러나 上字가 붙어서 題名으로서는 부적합함은 말할 나위도 없다.

 

 

靑靑河畔草綿綿思遠道.
파릇파릇한 강가의 풀은끊임없이 임 가신 먼 길을 생각케 하네.
▶ 綿綿(면면) : 생각이 끊임없음李善은 문선에 細微한 생각이라 하고 있으나 불합리하다.
▶ 遠道(원도) : 먼 길을 떠난 임을 가리킨다.

遠道不可思夙昔夢見之.
먼 길 떠난 임 생각할 수도 없으니지난 밤 꿈속에 뵈었네.
▶ 風昔(숙석 문선》 王臣 注엔 宿昔이라 하였다은 과 통하여 '지난 밤'.

夢見在我傍忽覺在他鄕.
꿈속에선 내 옆에 계시더니깨어보니 타향에 계시는구려.

他鄉各異縣輾轉不可見.
타향서도 서로 다른 고을에 있으니이리저리 뒤척이며 만날 수 없네.
▶ 輾轉(전전) : 잠 못 이루고 이리 뒤척 저리 뒤척 함시경》 周南 關唯시에서도 '悠悠哉報轉反側라 읊고 있는데朱熹는 詩集傳에 '은 반쯤 뒹굼이고은 완전히 뒹굼이다.'라고 하고 있다.

枯桑知天風海水知天寒.
마른 뽕나무도 공중에 부는 바람을 느끼고얼지 않는 바닷물도 추운 날씨를 안다네.
▶ 枯桑知天風 마른 뽕나무는 가지나 잎새가 다 떨어졌어도 공중에 부는 찬바람을 안다뒤의 海水知天寒와 함께남편이 객지에서 겪을 추위와 고초를 걱정한 것이다마른 뽕나무나 바닷물도 추위를 느끼거늘 하물며 집 떠난 임이야 어떠하겠는가?

入門各自媚誰肯相為言?
집안에 들어가면 제각기 좋아하는 이에게 예쁘게 보이려 하니누가 임에게 말이나 붙여 주려 할 건가?
▶ 入門各自媚 집 문안에 들어가면 각자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잘 보이려고 시중을 잘 들어준다그러나 자기 남편은 객지이니 그에게 잘 보이려고 시중드는 이 하나 없을 터이다시중은커녕 말을 걸어줄 사람조차 없을 터이다.

客從遠方來遺我雙鯉魚.
나그네가 먼 고장으로부터 와서내게 한 쌍의 잉어를 주고 가기에,

呼童烹鯉魚中有尺素書.
아이를 불러 잉어를 삶게 하니배 속에 한 자 되는 흰 비단 편지가 있었네.
▶ () : 삶다.
▶ 尺素書(척소서) : 한 자 길이의 흰 비단에 쓴 편지.

長跪讀素書書中竟何如?
무릎꿇고 흰 비단 편지 읽었으니편지에 뭐라고 쓰였는지 아는가?
▶ 長跪(장궤) : 무릎을 꿇고 앉는 것.

上有加餐飯下有長相憶.
위에는 몸조심 하라 하였고아래엔 언제나 그립다고 쓰였더라네.
▶ 加餐飯(가찬반) : 고문진보엔 보통 이 으로 되어 있으나 여기선 <문선>을 따라 고쳤다가찬반은 앞의 에도 보였듯이 본시 '밥과 반찬을 많이 들라'는 뜻이나 몸조심 하라는 뜻으로 상용되는 成語이다.

 

 

 

 

 

 해설


《玉臺新詠》엔 이 시를 漢人 蔡邑의 作이라 하였으나 《文選》대로 작자 미상의 고사로 봄이 좋을 터이다.
《고문진보》 注에 일렀다.
'이 시는 옛날로부터 크게 멀지 않은 것이어서 《시경》의 유풍을 많이 지니고 있다.'
소박한 古人이 멀리 떠나간 임을 그리는 정이 문면에 약여하다.
또 이篇 후반의 구절들은 고시 19수의 제17수에도 비슷한 6구가 나온다.

나그네가 먼 곳으로부터 와서, 내게 한 장의 편지를 주었네.
客從遠方來, 遣我一書札.

위에선 언제나 그립다 말하고, 아래엔 오랫동안 이별하였다고 말하였네.
上言長相思, 下言久離別

이것은 옛날 멀리 떨어진 사랑하는 남녀 사이에서 주고받은 편지에서 늘 쓰이던 慰撫와 悲歎의 常套語였던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