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3五言古風長篇-7贈東坡(증동파)

구글서생 2024. 2. 5. 17:12

古文眞寶(고문진보)

동파에게 드림(贈東坡첫째 시-황정견(黃庭堅)

▶ 贈東坡(증동파) : 작자 황정견(黃庭堅호는 山谷)이 그의 스승 蘇軾에게 보낸 시山谷集》 1에 실려 있다.

 

江梅有佳實託根桃李場.
강가 매화나무에 좋은 열매 여는데복숭아나무와 오얏나무 밭에 뿌리를 뻗고 있네.
▶ 江梅(강매) : 냇가에 자란 야생의 매화나무스승 東坡를 이 江梅에 비겨 읊었다.
▶ 桃李場(도리장) : 복숭아와 오얏이 심어진 밭은 場圃의 뜻桃李는 일반 대신들桃李場은 그들이 활약하는 정계에 비긴 것이다.

桃李終不言朝露借恩光.
복숭아와 오얏은 끝내 말하지 않고아침 이슬은 은총의 빛을 주네.
▶ 桃李終不言 桃李가 끝내 말하지 않는다고 함은 대신들이 그를 질투함을 말한다.
▶ 朝露(조로) : 아침 이슬임금의 은총에 비긴 것이다.
▶ 借恩光(차은광) : 은혜로운 빛을 준다.

孤芳忌皎潔冰雪空自香.
외로이 향기로운 매화는 희고 깨끗하여 시기 받으며氷雪 속에서 공연히 스스로 향기를 뿜네.
▶ 孤芳(고방) : 외로이 향기를 내뿜는 매화를 가리킴.
▶ () : 시기를 받는다는 뜻.
▶ 冰雪(빙설) : 얼음과 눈이 있는 늦은 겨울철을 가리킴.
▶ 皎潔(교결) : 희고 깨끗한 것밝고 깨끗한 것.
▶ () : 공연히보는 이도 없는데.

古來和鼎實此物升廟廊.
예부터 솥 안의 음식맛을 내는 데 쓰여이 물건은 묘당에 올랐었네.
▶ 和鼎實(화정실) : 매실의 신맛은 소금과 함께 예부터 솥 안의 음식맛을 조화시키는 데 썼다그리고 이 매실과 소금은 王政을 조화시키는 宰相에 흔히 비겨졌다.
▶ 升廟廊(승묘랑) : 廟堂의 에 오른다는 왕궁의 前殿으로 묘랑은 조정을 가리킴승묘랑은 따라서 조정의 일에 참석함을 뜻한다.

歲月坐成晚煙雨靑已黃.
세월이 어느덧 지나가니안개와 빗속에 파랗던 매실이 누래져서,
▶ () : 어느덧.
▶ 煙雨(연우) : 안개와 비.

得升桃李盤以遠初見嘗.
복숭아와 오얏 쟁반에 담기어먼 데서 왔다고 처음으로 맛보다가,
▶ 以遠(이원) : 멀리서 가져왔기 때문에.

終然不可口擲置官道傍.
마침내 먹을 수가 없다고관청 길가에 던져버리네.
▶ 不可口(불가구) : 입에 맞지 않는다먹을 수 없다맛이 없다.
▶ () : 버리다내던지다이 구절은 동파가 官途에서 버림받았음을 뜻한다.

但使本根在棄捐果何傷?
다만 뿌리만 그대로 있다면버려지더라도 결국 무얼 슬퍼할 것인가?
▶ 但使本根在 단지 동파의 德性과 지조만을 지니고 있다면.
▶ () : 과연결과적으로.
▶ 何傷(하상) : 무엇을 슬퍼하겠는가?

 

 

 해설


이 시는 東坡를 梅에 비유하여 읊은 것이다. 강가에 좋은 열매가 달린 매화나무가 桃李가 자라는 밭에 뿌리를 뻗고 있다고 함은, 훌륭한 인격에 학식을 지닌 동파가 속인들이 모이는 정계에 참여하였음을 말한다.
桃李는 끝내 말을 안 하나 아침 이슬이 恩光을 빌어 주었다 함은, 정계의 王安石 같은 인물들은 그를 시기하여 말하지도 않지만, 임금은 동파에게도 똑같이 높은 벼슬을 주었음을 말한다.

매화는 그의 교결함을 시기받으면서도 의연히 추운 겨울에 꽃피어 향기를 뿜고 있다고 함은, 동파의 고매한 인격과 결백한 성품은 남들의 질투를 받으면서도 여전히 초속한 몸가짐으로 덕성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부터 매실(梅實)은 소금과 함께 음식맛을 조화시키는 데 써서 왕정(王政)을 조화시키는 재상(宰相)에 비유되어 왔는데, 그처럼 동파도 한때는 재상의 자리에까지 올랐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푸른 매실이 누렇게 익자 桃李 따위의 俗果와 함께 주인에게 바쳐졌다고 함은, 동파가 만년에는 왕안석의 新派 인물들과 함께 국정을 다투게 되었음을 뜻한다. 마침내는 주인이 먹어보고 매실은 맛이 없다고 관도 옆에 버려졌다고 함은, 동파가 신파에게 밀려나 귀양갔음을 뜻한다.

그러나 뿌리만 그대로 있다면 매실쯤 버림을 받았대도 슬퍼할 건 없다고 함은, 인격과 덕성만 그대로 지니고 있다면 官界에서 일시 밀려났다고 슬퍼할 건 없다는 말이다.
동파의 높고 바른 인격과 덕성을 따르는 제자와 후배들이 결국은 동파의 뜻을 이루어 줄 터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