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초산의 도사에게 부침(寄全椒山中道士)-위응물(韋應物)
▶ 全椒(전초) : 섬서성(陝西省) 봉상현(鳳翔縣)에 있는 지명. 이때 위응물(韋應物)은 소주자사(蘇州刺史)로 있었다. 날이 쌀쌀해지자 위응물은 전초산중(全椒山中)에서 도(道)를 닦고 있는 친구를 생각하고 이 시를 지었다. 이 시는 《韋江州集》권3에도 실려 있다.
今朝郡齋冷, 忽念山中客.
오늘 아침엔 군청도 쌀쌀하니, 갑자기 산속의 친구 생각이 나네.
▶ 郡齋(군재) : 군청 안의 자사(刺史)가 일을 보는 서재.
▶ 山中客(산중객) : 산중에서 수도(修道)하고 있는 친구. 객(客)은 도사(道士)를 가리킨다.
澗底束荊薪, 歸來煮白石.
시냇가 산골짜기에서 땔나무하고, 돌아와서는 흰 돌을 찌고 있겠지.
▶ 澗底(간저) : 산골짜기 시냇물이 흐르는 낮은 바닥.
▶ 荊(형) : 싸리나무.
▶ 薪(신) : 땔나무, 형신(荊薪)은 땔나무.
▶ 煮(자) : 삶다.
▶ 白石(백석) : 선인(仙人)들이 먹는다는 흰 돌. 《抱朴子》 내편(內篇)에 '인석산(引石散)을 한 치 넓이의 숟갈로 떠서 한 말의 흰 자갈에 넣어 물을 붓고 삶으면 곧 고구마처럼 익어서 곡식처럼 먹을 수 있게 된다.'라고 하였다.
遙持一盃酒, 遠慰風雨夕.
멀리 한 잔의 술을 들어, 그곳의 비바람치는 쓸쓸한 저녁을 위로하네.
▶ 遠慰風雨夕 : 멀리서나마 한 잔의 술을 들어 먼 산중에서 비바람치는 밤을 쓸쓸히 보내고 있을 친구인 도사(道士)를 위로한다.
落葉滿空山, 何處尋行迹?
낙엽이 텅 빈 산에 가득할 테니, 어디 가서 그의 행적을 찾을 수 있을까?
해설
도연명(陶淵明)처럼 전원(田園) 자연의 풍물시를 잘 지은 작가로 당대(唐代)에서는 왕유(王維)·맹호연(孟浩然)·유종원(柳宗元)과 함께 위응물(韋應物,736~790?)을 친다. 이 시는 본격적인 풍물시는 아니지만 쓸쓸한 가을날, 산속에서 수도하고 있을 도사(道士)에의 걱정을 통하여 자연에의 동경이 절감된다.
이러한 幽遠淸新한 시풍은 이백(李白)이나 두보(杜甫)의 풍격과 다른 또 한 가지 당시(唐詩)의 특징을 대표하는 것이다. 산속의 도사에게 보내는 따뜻한 우정이 아름다운 상상의 뒷받침으로 읽는 이의 가슴을 따스하게 해 준다.
그리고 끝의 '낙엽만공산(落葉滿空山)하니, 하심행적(何處行)고?'라 한 구절은앞에 나온 가도(賈島)의 <도사를 찾아갔다 만나지 못하고(訪道者不遇)〉 시의 끝머리 ‘只在此山中, 雲深不知處’라고 한 말과 함께 도사들의 탈속한 청정감(淸淨感)을 강하게 각인하여 준다.
'古文眞寶(고문진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2五言古風短篇-37足柳公權聯句(족유공권련구) (0) | 2024.02.03 |
---|---|
2五言古風短篇-36和韋蘇州詩寄鄧道士(화위소주시기등도사) (0) | 2024.02.02 |
2五言古風短篇-34戱簡鄭廣文兼呈蘇司業(희간정광문견정소사업) (1) | 2024.02.02 |
2五言古風短篇-33遊龍門奉先寺(유용문봉선사) (2) | 2024.02.01 |
2五言古風短篇-32待酒不至(대주부지) (0) | 2024.0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