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삼아 정광문에게 써주며 아울러 소사업에게도 보냄(戱簡鄭廣文兼呈蘇司業)-두보(杜甫)
▶ 戱簡(희간) : 장난삼아 편지하다.
▶ 鄭廣文(정광문) : 정건(鄭虔). 정주(鄭州) 사람으로 고사(高士)라 불렸다. 소허공(蘇許公)이 재상일 때 망년지교(忘年之交)를 맺어 그의 추천으로 저작랑(著作郞)이 되었다. 현종(玄宗)은 정건을 좋아하여 좌우에 두었으나 일을 안 하므로 개원(開元) 25년(737) 광문관(廣文館)을 열고 그곳의 박사(博士)에 임명했다. 얼마 안 가서 광문관은 국자감(國子監)과 병합되어 없어졌는데, 두보(杜甫)는 이밖에도 <廣文先生 홀로 官에서 쓸쓸하다>라는 시도 지어 그에 대한 동정을 표시하고 있다. 정건이 광문관 박사였으므로 정광문이라 부른 것이다.
▶ 蘇司業(소사업) : 이름은 원명(源明), 자가 약(弱夫). 국자사업(國子司業)이란 벼슬을 지냈으므로 소사업이라 한 것이다. 《杜少陵集》1권에 들어 있다.
廣文到官舍, 繫馬堂階下.
광문이 관청에 이르러, 대청 섬돌 아래 말을 매어둔다.
▶ 官舍(관사) : 관청. 여기서는 광문관(廣文館).
▶ 繫(계) : 매다.
▶ 階(계) : 섬돌.
醉卽騎馬歸, 頗遭官長罵.
취하면 곧 말을 타고 돌아가매, 상관들의 욕을 적잖게 먹었다.
▶ 頰(파) : 매우. 상당히.
▶ 遭(조) : 당하다. 파조(頗遭)는 ‘꽤 많이했다'는 뜻.
才名三十年, 坐客寒無氈.
재명을 30년이나 날리고도, 坐客이 춥다고 하여도 담요가 없다.
▶ 官長(관장) : 상관(上官).
▶ 罵(매) : 꾸짖다.
▶ 氈(전) : 털로 짜서 만든 방석, 담요
近有蘇司業, 時時與酒錢.
근래엔 소사업이란 분이 있어, 때때로 술과 돈을 보내준다.
해설
정건(鄭虔)은 현종의 사랑을 받았으면서도 일을 안 하여 출세하지 못하고 가난하게 살았다. 광문관(廣文館)의 박사(博士)로 있으면서도 어떤 형식이나 남의 비위는 아랑곳없이 超脫한 행동을 하여 상관에게 많은 꾸지람을 들었다. 그러한 성격 때문에 가난하게 살고 있으나, 두보(杜甫)는 그러한 초탈한 행동을 좋아했다. 짧은 시이지만 소박하고 욕심없으며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정건의 성격과 두보의 우정이 잘 표현되어 있다.
그리고 그러한 가난한 정건에게 언제나 마음을 쓰면서 좋아하는 술과 필요한 돈을 때때로 보내주는 소원명(蘇源明)도 훌륭한 사람이라 생각한 것이다. 앞의 이백(李白)의 <戱贈鄭溧陽> 시도 그렇지만 이 시도 '戱(장난)'라고는 하지만 작자의 진정이 잘 표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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