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사오기를 기다리며(待酒不至)-이백(李白)
▶ 待酒不至(대주부지) : '술을 사러 보내고 기다려도 빨리 오지 않는다', 이 시는 술을 사 오라 해놓고 꽃을 바라보며 술을 기다리다 술이 오자 꾀꼬리 노랫소리를 들으며 동산(東山) 아래서 술을 마시며 즐긴다는 내용이다.
玉壺繫靑絲, 沽酒來何遲?
구슬병에 파란 실을 매고 술을 사러 갔는데 어찌 이리 늦게 오나?
▶ 玉壺(옥호) : 백옥(白玉)으로 만든 술병.
▶ 繫靑絲(계청사) : 파란 실로 들기 편하도록 술병 목에 끈을 맨 것.
▶ 沽(고) : 사다.
▶ 來何遲(하지) : 오는 게 어찌 더딘가?
山花向我笑, 正好銜盃時.
산꽃은 나를 향해 방긋하니, 술잔을 기울이기 마침 좋은 때라.
▶ 銜盃(함배) : 술잔을 입에 물다. 곧 술을 마시다.
晚酌東山下, 流麗鸎在茲.
저녁에 동산 아래서 술마시니, 날아다니며 우는 꾀꼬리가 여기에도 있구려.
▶ 晩(만) : 저녁.
▶ 酌(작) : 술을 따라 마시다.
▶ 東山下 : 《李太白詩集》엔 ‘同牕下’로 된 판본이 있다.
▶ 鸎(앵) : 꾀꼬리, '鶯(앵)'과 같은 자. 유앵(流鸎)은 여기저기로 날아다니며 우는 꾀꼬리
春風與醉客, 今日乃相宜.
봄바람과 취객이, 오늘이야말로 잘 어울리누나.
▶ 相宜(상의) : 양편이 잘 어울리는 것. 서로 조화가 잘 되는 것.
해설
술을 좋아하는 이백(李白)의 기분을 잘 표현한 시이다. 술을 사러 보내놓고 술을 기다리는 애주가의 마음이야 얼마나 지루했을까? 안타까울 지경이다. 그 사이 주위를 바라보니 산에는 꽃들이 피어 나를 보고 웃고 있는 듯하다. 정말 술을 마시기 좋은 철이라 이백이 생각하고 있는 동안에 술이 왔다. 이백이 동산(東山) 아래 술자리를 벌인 것은 저녁 무렵이 되어서이다. 여기에 꾀꼬리가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고운 소리로 노래를 불러 흥을 돋구어준다.
술에 도연(陶然)해진 이백은 정말 오늘이야말로 봄바람에 어울릴만치 멋지게 술을 즐겼다고 만족한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 도연자약(陶然自若)하는 醉仙의 모습을 눈앞에 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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