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름꾼에게 묻는 말(問來使)-도연명(陶淵明)
▶ 問來使(문래사) : 도연명이 전에 彭澤縣令을 하고 있을 때 鄕里로부터 심부름 보낸 사람이 왔다. 이 시는 향리에서 온 심부름꾼에게 山中의 자기 집 모양을 물으며 은근히 산중에의 憧憬을 노래한 것이다. 이 시는 《陶淵明集》권4에 앞서 나왔던 <四時> 시의 앞에 실려 있으나, 湯東磵은 그 題下에 晩唐 사람이 이태백(李太白)의 <感秋> 시를 보고 위작한 것이라 注하고 있다.
爾從山中來, 早晚發天目.
그대는 산중으로부터 왔으니, 얼마 전에 천목산을 떠나왔겠지.
▶ 爾(이) : 너, 내사(來使)를 가리킴.
▶ 早晩(조만) : 곧, 얼마 전.
▶ 發(발) : 출발.
▶ 天目(천목) : 산 이름, 절강성(浙江省) 항주부(杭州府) 臨安縣 서쪽에 있는 도교(道敎)의 영산(靈山). 도연명의 향리와는 관계가 없으며 또 그가 가본 일도 없는 곳이다. 이 점이 이 시의 위작임을 의심케 한다.
我屋南山下, 今生幾叢菊?
우리집은 남산 아래 있는데, 지금은 몇 포기의 국화가 자라 있더뇨?
▶ 叢(총) : 떨기.
薔薇葉已抽, 秋蘭氣當馥.
장미잎은 진작 나왔을 테고, 가을 난초는 향기롭게 피어 있겠지.
▶ 薔薇(장미) : 덩굴장미
▶ 抽(추) : 잎새가 삐져나오다.
▶ 秋蘭(추란) : 난초(蘭草)의 별종(別種)으로 가을에 핀다.
▶ 當馥(당복) : 당연히 향기로울 것이다.
歸去來山中, 山中酒應熟.
돌아가 산중에 가면, 산중에는 술이 응당 익었으리라.
▶ 歸去來山中(귀거래산중) : 도연명에게 <歸去來辭>가 있어 이곳에서도 '來'자를 助詞로 보는 이가 있으나, '來山中', 즉 '산중으로 간다'라고 연결시켜 읽음이 옳을 터이다.
▶ 熟(숙) : 익다.
해설
향리에서 온 심부름꾼에게 물어본 말이지만, 이미 이 시에는 전원으로 돌아가려는 뜻이 강하게 나타나 있다.
洪邁(홍매)의 《용재수필(容齋隨筆)》 5집(集) 권1 問故居條에 도연명 문래사시(問來使詩)는…… 諸集 중에 모두 실려 있지 않다. 오직 晁文元의 家本에만 들어 있다. 천목산(天目山)은 도연명의 거처가 아닌 듯하다. 그런데 이백(李白)은 〈秋興〉에서 '陶令歸去來, 田家酒應熱(도연명이 彭澤令을 그만두고 돌아오니 田家에 술이 응당 익었을 게라.)’라고 읊었는데 곧 이것을 써서 지은 듯하다.'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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