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2五言古風短篇-22離別(이별)

耽古樓主 2024. 1. 30. 09:57

古文眞寶(고문진보)

이별(離別)-육구몽(陸龜蒙)

 

丈夫非無淚不灑離別間.
대장부도 눈물이 없지는 않으나이별할 때 흘리지는 않는다.
▶ () : 물을 뿌리다눈물을 뿌리다본음은 새.

仗劍對樽酒恥為游子顏.
칼을 짚고 술그릇을 대하니나그네의 서글픈 얼굴짓기 수치스럽다.
▶ () : 의지하다.
▶ () : 술통이별주가 담긴 술통.
▶ () : 부끄러운 것()의 俗字.
▶ 游子顏(유자안) : 나그네의 수심 띤 얼굴.

蝮蛇一螫手壯士疾解腕.
독사가 손을 한번 물었다면장사는 속히 팔을 잘라내는 법.
▶ 蝮蛇(복사) : 독사(毒蛇).
▶ () : 벌레가 쏘다독사가 물다.
▶ () : 빠르다.
▶ () : 解腕 독사의 독이 전신에 퍼짐을 막기 위하여 팔을 잘라내는 것장사(壯士)는 커다란 목적을 위해서는 조그만 희생 따위는 감수한다는 말이다.

所思在功名離別何足歎?
생각이 공명에 있는데이별 따위로 어찌 탄식하리?

 

 

 해설


《唐文粹》 권15에는 이 시를 ‘별리(別離)’로 제(題)하고 있다. 장부의 비장한 이별을 읊은 시이다. 정든 사람들과의 이별은 언제나 가슴 아픈 것이다. 그러나 큰 뜻을 품고 떠나는 남아(男兒)가 쉽사리 서글픈 얼굴을 하고 눈물을 뿌릴 수는 없다. 독사(毒蛇)에 물렸을 때 전신을 구하기 위하여 물린 팔을 잘라내는 듯한 결의로 이별의 슬픔을 억누르고 떠난다. '독사에 손을 물리면 장사(壯士)는 팔을 잘라낸다.'라는 말은 옛날의 성어였던 듯하다.
《通鑑綱目>엔 진(晉)나라 愍帝가 군사를 모집함에, 신하가 '독사가 손을 물면 장사는 팔을 자른다.'라고 하였고, 《前漢書》13 田儋傳에도 齊王이 '독사가 손을 물면 곧 손을 자르고, 발을 물면 곧 발을 자른다.'라고 하였다. 또 《文選》 陳孔障의 〈吳나라 將校 部曲에게 檄하는 글>에도 '독사가 손에 있으면 장사는 그 손목을 자른다.'라고 하였다.